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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글로벌 HR컨설팅펌 3인을 통해 듣는 하반기 HR쟁점

2018-07-31


 

하반기 기업 경영은 투자와 성장보다는 효율화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6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 투자된 자본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한국기업에 타격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거시적 요인을 보면 하반기 국내 경제전망은 상당히 어둡고 성장 중심 전략을 취하기가 조심스러운 실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정부의 친노동정책은 근본취지와 목적은 선하나 단기적으로 기업에게는 비용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업은 경기하강에 대응해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정부 정책을 따라야하는 딜레마에 봉착했다.

 

정현석 콘페리헤이그룹 대표는 "이러한 국내외의 상황이 최근 한국기업이 성장전략의 하나로 선택하고 있는 글로벌화 전개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사업수행에 부담을 증가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간의 평화회담은 향후 국내의 건설, 물류, IT등에서 미래 사업기회가 많아질 것" 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제시했다. 권오성 에이온코리아 대표는 "최근의 기업 환경 변화는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근로시간의 단축과 최저임금 정책으로 인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보다 고부가가치의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예상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의 구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성과와 고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 특히 인사담당자들은 그 고민의 중심에 있다. 하반기 경영환경에 따른 HR이슈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글로벌 HR컨설팅 대표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제품 혁신과 글로벌화 화두가 될 것, 미래형 인사제도 개편이 관건" 

- 정현석 콘페리헤이그룹 대표

 

Q. 주목할 HR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대다수의 한국기업은 고성장을 위해 기존사업의 지속적인 혁신, 가치사슬 확대를 통한 가치제고와 동시에, 4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혁명시대에 걸맞게 기술-시장-조직 간의 공진화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한국기업에게는 단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사업구조 변혁과 같은 사업모델 전환과 기존-신규 사업의 확대운영을 위한 제품혁신과 글로벌화 등이 큰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분야의 사업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해외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내부적으로 조직역량을 가질 수 있는 매트릭스 조직 운영 그리고 미래형 인사제도 등을 새로이 하는 개편 작업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또한 해외의 관련 기업을 과감하게 직접 인수-파트너십을 만드는 M&A와 JV 방식을 통해 조직역량을 빠르게 내재화 해나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목에서 HR은 신규 사업모델에 연계된 조직과 인사제도의 차별화된 구성, 그리고 신규 사업에 적합한 전략적 인력계획과 인력의 정교한 선발과 육성 그리고 고유의 문화조성(예 : agile culture) 등에 대한 조직-인사 관점의 혁신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해외 기업 M&A시 PMI 전략수립과 실행을 통해, 빠르게 인수사업이 안정화 될 수 있게 HR 솔루션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정부의 근로자 중심의 고용정책과 주 52시간 근무제 실행 등과 맞물려서는 효율성과 생산성 유지-제고라는 측면에서 성과평가와 보상제도 그리고 노사관계 운영 등의 개선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기업의 HR은 조직의 업무분석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하고 간소화해, 업무속도를 제고할 수 있는 조직과 인사의 인프라를 만들 되, 직원의 일하는 방식 선진화를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조직 내 직원간의 소통, 협업을 통해 업무를 스마트하게 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지요. 이 때에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혁신적인 리더십입니다. 조직리더의 리더십은 직원의 업무역량 못지않게 업무 생산성 제고와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입니다.

 

Q. HR의 역할 변화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많은 기업이 생존을 위해 사업모델을 개혁하고 전략을 새로이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HR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머지않아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과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HR은 좀 더 불규칙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이 일에서 구성원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적인 조직운영과 인사정책을 전개해야 합니다. 동시에, 인사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HR 애널리틱스와 인재위원회 활동 등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HR은 전략적 인력계획과 운영 그리고 HR 운영결과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단순히 재무와 행정적 관점이 아닌, 전략수행의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동시에 구성원의 역량-내면의 속성을 깊게 관찰하고 조직 내에서 개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인사 철학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역할전환을 하는 것이야 말로, HR역할이 변화무쌍한 미래의 환경에서 전통적 인사관리자를 넘어 전략적 자원관리자로의 역할진화를 가속화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착오, 최저임금산정 관련 노사정 갈등 예상- HR, 패러독스관리 방식으로 전환"

- 박형철 매서코리아 대표

 

Q. 주목할 HR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정책적 변화와 관련된 영역을 살펴보면, 첫째 주52시간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실행됨에 따라 이를 이행하고 적용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적으로 법률을 준수하지 못하거나 잘못 이행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곧 이로 인한 생산성 악화, 실질 임금의 감소, 업무 추진의 지연이나 혼란 등의 문제가 가시화 되며, 이를 어떤 방법으로 줄여 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입니다. 이를 조직문화나 의식변화와 같은 소프트차원에서 해결하려는 기업도 있을 것이고, 업무수행 방식의 변화, 조직구조 슬림화, 성과관리 세밀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기업도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창의적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려우면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법-제도 보완 요구 목소리도 커질 수 있습니다.

 

둘째, 내년 최저임금 산정과 관련해 하반기 노-사-정 간의 극심한 갈등이 예상됩니다. 노-사 간의 갈등 뿐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소규모 자영업 등 기업 규모에 따라 노-노 혹은 사-사 간의 이견도 매우 커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기업은 내년 인사예산, 특히 임금과 정원 및 채용 계획 수립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혁신과 관련된 영역을 살펴보면, 첫째, 4차 산업혁명의 본질과 중요성에 대해 상반기 많은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이와 관련된 역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외부와의 협력강화, 스타트업 발굴 및 인수합병, 4차 산업 연관 인재의 공격적 채용, 조직과 개인의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교육훈련 강화 등이 예상됩니다. 둘째, 채용분야를 시작으로 촉발된 인사영역에서의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의 활용도 성과관리, 리더십 육성, 직무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정교화 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인사 운영의 효율화, 과학화, 실시간 관리를 위한 인사정보시스템 구축과 보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과거 폐쇄적 인사정보시스템에서 이른바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를 따르는 개방형 클라우드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대한 관심과 실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선결조건인 직무체계의 명확화도 하반기 지속적으로 기업의 관심과 실행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임은 물론입니다.

 

Q. HR의 역할 변화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전에 없이 어려운 환경에서 인사부서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역할하려면, 기존의 문제해결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배척되는 목표 사이에 있는 딜레마 상황에서 순간순간 최적의 대안을 찾고 실행하며 보완해 나가는 이른바 패러독스관리Living with Paradox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주52시간근무 제도라는 법규를 위반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계기로 더 응집력 있게 일하며 생산성과 목표 추진력을 상실하지 않을 수 있는 조직구조, 운영방식, 협업방식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동시에 추진함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특히, 형식적인 집중근무제도 등은 오히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성 소규모 팀제의 적극적 도입, 조직위계의 축소, 성과관리 주기의 세밀화 등 보다 근본적인 구조와 제도적 개선을 고민하고 실행하며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분명 일부 기업은 제도적 보완보다는 조직문화나 구성원 의식변화 등을 통해 새로운 노동환경 변화를 극복해 나가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불확실하고 추상적인 방식이므로 지양해야 합니다. 제도와 구조의 변화 없이, 순간적으로 문화나 의식의 변화가 말로 강조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팀장의 평가자로서의 역량과 업무조정 능력 강화에 힘써야 합니다. 팀장이 업무 시간의 절대적 크기와 같은 근태적인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실질적인 역량과 목표달성 정도와 과정을 더욱 집중적이고 세밀하게 관찰해 평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팀원의 전문성 파악과 이에 근거한 업무배분, 타 팀원과의 협업 등도 보다 세밀화 된 직무분석에 근거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과평가 방법론의 변화 주목- 밀레니얼세대, 고령사회 고려한 복리후생제도 재설계"

권오성 에이온코리아 대표

 

Q. 주목할 HR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성과평가의 방법론에 대한 변화가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고요. 어떠한 방법론도 장단점이 있지만 중요한 점은 과거 방식의 성과평가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직무중심의 보상제도를 강화하는 변화도 최근 눈에 띠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든 조직의 중요한 공통적인 이슈는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직무를 강조하는 최근의 변화를 통해 오히려 조직의 유연성과 도전정신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어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제도를 재설계하여 유연한 보상Flexible Benefits 제도로 전환하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직원들에게 일정금액을 주고 단지 복지몰을 이용할 수 있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복리후생제도를 아우르는 유연한 보상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 교육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 더 나아가 어떻게 저축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를 가이드 하는 재무자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고령사회에 재무적 웰빙Financial Wellbeing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Q. HR의 역할 변화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클라우드 시스템 등의 도입으로 HR은 더욱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에 인사이트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조직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HR은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이에 따른 인적자원 관련 요건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조직문화와 같은 무형적 자산의 형성과 유지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은혜 HR Insigh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