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이라는 건 토지를 매입을 해서 그 곳에 건축물을 세우는 업무에요. 주거, 업무 시설, 상업시설, 물류, 공장, 리조트 등 다양한 건축물을 토지에 기획하고 건축하는 일을 하는 거죠. 그 안에 다양한 일들 건설회사, 설계, 금융, 분양 등에 관해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보시면 되는데 초기 기획, 매입부터 준공, 운용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업무를 다 하는 것이죠. 설계사, 시공사, 금융사를 붙여서. 한 땅에 건물이 세워지기까지 모든 것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장기 사업으로 짧으면 3년부터 길게 10년까지 해야 할 업무들이 많아요. 몇 년 전만해도 준공까지가 끝나는 시점이었는데 이제는 준공 이후의 건물 운용, 임대차 , 매매, 건물 관리, 사후 관리까지 들어가게 됐어요.
행정학과를 나오셨는데 부동산 개발 쪽으로 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희 때에는 그룹 공채가 있었어요. 현대 그룹 공채에 들어가면서 지망 선택 때 건설 회사를 들어가게 됐고. 저는 전혀 건설회사 갈 생각이 없었는데 그 당시에 건설 쪽은 법 중심으로 업무가 많이 돌아갔거든요. 무슨 법에 따라 어떻게 땅을 사야하고. 어떻게 허가를 맡아야하는 것이 주 포인트였어요. 그렇게 해서 회사에서는 법학과나 행정학과를 선발하게 되었고 제가 수주와 사업관리 부서에 입사하게 된 거죠. 재개발 재건축 5년 정도 했었고, 그러다 보니 회사를 나와서 부동산 개발 쪽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을 주로 하다가 부동산 자산운용분야까지 업무 영역을 넓히신 이유가 뭔가요?
부동산 개발시장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많은 건설회사가 도산위기에 있기 때문에 건설회사의 신용 등의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개인 시행사들까지 어려워지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시행사들이 할 것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부동산 개발 업을 하기 위해서 유리한 전공이나 필요한 자격증 같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으로 부동산학과, 상경계열, 법학 쪽이 유리하긴 하지만 비전공자라고 해서 불이익이 있거나 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자신이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금융과 건설이 아예 별개였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요. 이제는 금융 기법 같은 것이나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 관련 법률이나 금융구조 등을 조금 알아야 해요. 부동산도 금융 상품처럼 상품을 마케팅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산운용사나 CCIM 같은 자격증이 있으면 업무를 한다거나 취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사회초년생이 자주 하는 실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로 사업성 분석이나 면적계산 등의 숫자 실수와 보험약관처럼 되어 있는 분양계약서 등의 오기 등의 실수가 종종 있어요. 계약서 검토 하나 하는 것, 숫자 콤마 하나 앞 당겨 쓴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잘 보고 꼼꼼하게 해야 합니다.
재무 쪽도 마찬가지겠지만 숫자 하나 때문에 사업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결정될 수도 있어요. 자산운용이나 부동산 금융 분야에는 업무관련 법률들이 금융과 관련이 있어 건설 쪽 법률보다 굉장히 엄해요. 하나부터 열까지 법률에 정해진 대로 진행하지 않다가 나중에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개인이나 회사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굉장한 세밀함이 필요해요.
업무를 하면서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땅을 성공적으로 샀다 던지 수주를 했다 던지 하는 것이 뿌듯하죠. 제가 신입사원 때는 재개발 건축 때 전단지 돌리고, 어깨띠 둘러매고 일주일, 2주일씩 하루에 2~3백 개의 계단을 올라가면서 주민들 만나가면서 주민 투표로 시공사를 결정하는데 드라마틱하게 역전이 된다던지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아요.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 여자들이 일하기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여자는 그 때도 많이 없었지만 지금도 많이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예전에는 많이 터프하던 업무들이 많이 세밀해지고, 세련되게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멘토님만의 강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신뢰감이 아닐까 해요. 부동산 쪽이 요즘에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심하게 시장이 어지러웠어요. 시행 쪽에 있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게 땅을 중개한다든지 시공사나 금융사를 소개시켜준다든지 하는 역할을 하는 일명 브로커라는 사람들 중에 신뢰감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렇게 밝은 모습의 사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많았었죠. 우리나라 사람들 동업을 하긴 쉬운데 깨지기 쉽듯 서로간의 신뢰감이 있어야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어요.
또한 어떤 지역에 어떤 좋은 땅이 나왔다는 정보, 건설회사 금융회사에 대한 네트워크가 많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인간관계도 필요해요. 먼저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만든 인간관계를 자신의 배경,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거죠.
다시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면 다시 이 분야를 선택 하실 건가요?
반반이에요. (웃음) 원래는 원하지 않던 방향이었어요. 또 힘들었어요. 건설 쪽은 많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까 많이 힘들어요.
앞으로 부동산 개발 분야의 비전은 어떤가요?
얘기하기가 조금 힘든 게 건설회사 힘들고 PF 관여했던 저축은행들 다 힘들죠. 자산운용사, 신탁회사들까지 다 어려워요. 국내 부동산 개발 쪽은 요즘 많이 힘들다고 할 수 있어요. 완공된 상품을 가지고 운용하는 자산운용 쪽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마저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러니까 건설이나 부동산으로만 보지 말고, 금융이나 자산관리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관심의 일부를 부동산으로 돌린다면 특화된 강점이 될 수 있겠죠. 금융에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을 잘 모르기 때문에...
업무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나요?
부동산 개발은 사업 사이클이 길다보니까 초기에는 되는 사업이라고 했다가 인허가나 건설기간이 사이(3-4년이 걸리니까)에 법령이 바뀐다든지 경기가 가라앉는 등의 이유로 망가지는 사업도 있고, 안될 줄 알았다가 나중에 복덩이가 되는 사업이 종종 있어요. 이를 보면 마치 사업이 복불복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상품이 잘 팔리려면 품질이 좋아야 하듯이 부동산 입지가 기본적으로 괜찮다면 어렵더라도 반드시 한두 번의 기회는 옵니다. 또 조금의 경력이 쌓이면서 자만심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럴 때 섣부른 지식으로 함부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큰 돈이 왔다 갔다 하는 사업이다 보니 단 한 번의 실패가 회사의 존망을 좌우하니까 그런 것들을 상당히 주의해야 합니다. 자산운용은 남의 자산을 대신 운용하는 경우가 많고, 향후 매각이나 임대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엮어주게 되는데 요즘엔 경쟁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당장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투자자나 오너에게 뭔가를 숨긴다던지 하면 언젠간 나오는 부분이니까 업무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신뢰, 믿음과 같은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저의 경력은 서울 외곽지역들과 지방 쪽 개발 사업이 많아요. “저건 내가 했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랜드마크 건물을 서울 중심지에 세워보는 거죠.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건 '창의력'이 있어야 해요. 예전에는 땅만 잘 잡으면 돈이 들어오던 시기였기에 발 빠른 정보력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창의력이나 기획력의 중요성은 보다 낮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발전한 만큼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는 때이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던지 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시대니까 반짝하는 상품기획력이나 틈새를 노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뭐나면 부동산 개발이 큰돈이 움직이는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결단력이나 추진력이 좀 있어야 해요. 물론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리스트 파악은 해야 하지만 그 것을 다 하고 나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해요. 좋은 땅은 누구나 원하기 때문에 매입을 하려면 확실히 매입을 하고 포기하려면 확실히 포기해야 하죠.
부동산 개발 분야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나요?
항상 공부를 해야 해요.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에요. 관련업 사람들도 다양하지만, 고객들도 정말 다양해요. 아파트 경우 불특정 다수가 올 것이고, 오피스를 한다면 투자자들이 올 것이고, 물류 창고를 하게 되면 유통이나 대기업들, 공장을 하게 되면 중소기업 공장, 제조업 관련 사람들이 오듯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관련 세금 관련 법률과 부동산 관련 법령도 6개월에 한 번씩 바뀌고, 정치 정책에도 관심 가져야하고 항상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도 많이 보고, 사람들을 만나서 많이 듣죠.
그래서 보통 저녁 시간대에 업무들이 많아요. 넓은 대인관계를 가져야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이 될 수가 있어요. 옛날에 본부장님 말씀이 점심시간에 직원들끼리 점심 먹지 말고 옆에 있는 은행 말단 사원들하고 밥을 먹어라. 그러면 우리가 나중에 차장이 되어 있을 때 그 친구들은 지점장이 되어있을 거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인 관계도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 게 굉장히 필요해요. 개인이든 회사든 영업력이 없으면 힘들다고 생각해요.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분야가 다양 금융, 유통, 물류 등 접점에서 만나는 사람들로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해주는 것이 좀 막연해요. 지금은 출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죽어서 안타까워요. 이 분야에서 바로 출발을 하라는 것이 조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부동산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분야에 있어도, 보험 하다가 온 사람, 세금 분야에서 일 하다 온 사람도 있듯 어느 분야에 시작이 있어도 관심이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분야니까.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영어를 하는 게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자산 운용 쪽에 힘 있고 돈 있는 외국계투자자도 많기 때문이에요. 중국 쪽의 투자자도 많기 때문에 제 2외국어 까지 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영어는 하는 게 좋아요. 이제는 외국에서 투자유치를 해야 되는데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의지를 하게 되니까. 영어를 못하면 손해를 볼 수 있고, 영어를 잘한다면 굉장한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람인에 보통 신입사원들이 많잖아요? 제가 신입사원 때 반 강제적으로 읽은 책 <정주영 회장 자서전> 독후감도 쓰고 그랬어요. 내용 중에 그 분을 상당히 미화시킨 일화들, 예를 들면 그리스 선주에게 500원 짜리 지폐의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고 수주해서 지금의 현대중공업을 일으켜 세웠다는 등의 얘기들처럼 그 당시에는 그렇게 와 닿지가 않는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우리 생활이나 작은 업무부터 적용시킨다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시중의 처세술이나 성공학 서적들을 보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아요.
나에게 부동산이란?
김태희같은 존재. 저는 부동산에 대해서 잘 알아요. 누가 돈을 가져오면 어디에 투자를 하고, 사업을 하려면 어떻게 하라고 조언을 하지만 나는 막상 가질 수 없는 거랄까요.
나도 큰 자산 운용회사, 큰 부동산을 갖으리라 꿈은 꾸는데 시장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진입 장벽이 예전만 해도 넓었는데 지금은 많이 좁아져서 아쉬운 거랄까요.
지금 출발하는 초년생들은 일확천금을 꿈꾸기 힘들어서 아쉬운 것도 있을 거예요. .
그 당시에는 소자본으로 시작해서 10억, 100억(쉼표 삽입)을 번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시장이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하고, 금융 상품처럼 이자율 먹기 시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산운용으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보니까 내가 직접 해보는 기회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죠. 전 이효리를 좋아했지만 요즘 대세가 김태희다 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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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차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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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차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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