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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보고서3. -매출이 0원이었던 결제 앱 개발 스타트업의 첫번째 이야기

@ 모든 회원분들께
회사 생활 보고서 세 번째입니다.

두 번째 보고서에서 매출 중심의 사고 때문에 꿈을 잃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두 번째 보고서 첫 번째 이야기
https://www.saramin.co.kr/zf_user/company-review-qst-and-ans/detail-page?qust_idx=37475
두 번째 보고서 두 번째 이야기
https://www.saramin.co.kr/zf_user/company-review-qst-and-ans/detail-page?qust_idx=38087

그래서 선택한 세 번째 회사는 꽤 성공한 창업가가 대표였고,
서비스는 스토리보드만 있는 정도의 결제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으로 돌아가서 진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실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서도 한 서비스 회사에 입사했다가 나왔지요.

1. 내 이력서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었던 회사

세 번째 회사는 사람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는데, 면접제의가 와서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저에게 꽤 큰 권한을 약속했었고, 제 능력을 가장 인정해준 회사기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저의 이력서를 꽤나 잘 이해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제 이력서는 일반적인 회사를 다녀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이력서입니다.
수상 경력은 꽤 있지만, 그저 '화려한 실패'의 나열이거든요.
한국 최초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붙지만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실패했기 때문에 '화려한 실패'라고 표현해요.
그럼에도 '화려한 실패'를 높이 평가받아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수상경력과 서비스 운영 실패의 경험은 회사에서 관심을 가지는 요소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제 이력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면접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질문을 해주셨어요.

2. 그야말로 안 하는 게 없었던 직무

그랬기에 이 회사에서 저의 역할과 직무는 조금 독특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당장 서비스를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서비스의 PM이었습니다.
시장조사, 마케팅(시장 진입) 전략, 서비스 개념/프로세스 정의, 서비스 프로토 타이핑 등이 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허 검토나 상표권 검토도 있었고요.

하지만 팀빌딩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팀빌딩을 위한 회사의 홈페이지를 혼자 만들고, 채용공고 작성부터 면접까지에 이르는 인사업무도 했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싸이월드의 공동 창업자 출신이셨기 때문에 꽤나 재산이 있으셔서 투자사를 운용하시는데,
투자 제안서를 검토하거나 M&A할 기업을 파악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뭔가 많다...)

이 회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잘 몰랐다면 괜찮았을 회사'으로 할 수 있을거 같은데요.
환경적으로 안정되어 있었고, 외부적으로 보기에 문제없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회사에서 너무 넓은 직무를 맡다보니 너무 알게되는 것이 많지 않았나 싶어요.
(까탈스러운 니가 문제야!)

3. 이 회사의 장점 : 경험 있는 창업자와 적자를 걱정하지 않는 환경.

이 회사의 대표님은 싸이월드와 네이버의 공동창업자 출신이셨고,
라이코스 한국 지부장을 지내기도 하신 경험 있고 성공한 창업자였습니다.
그랬기에 많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계셨고,
이는 저의 관점이나 시각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나누기 힘든 이야기들도 많았지요.

한편으로 스타트업 치고 꽤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었고,
이미 인맥이나 직원도 꽤 있는 편이었습니다.
운영하는 회사도 꽤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개발 자금은 걱정하지 말라고 자주 이야기하시곤 했습니다.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 이유 역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면접 시에 질문이 꽤나 수준이 있는 것들이었고,
많은 권한을 약속했으며, 초기 자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았기 때문입니다.

4. 이 회사의 단점 : 매출이 없다는 현실에 대한 인지

그러나, 현실은 매출이 없는 회사입니다.
저는 당시에 중간 관리자로 회사와 직원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중에 가장 이견이 컸던 것은 복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회사의 매출은 0원이고, 서비스도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 분들이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서비스의 구조가 어떻게 되고, 이게 어떤 강점을 가지고,
어떻게 시장에 진입해야 할지는 이해하지 못하면서,
복지는 이야기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대표님이 하나하나 호출해서 확인해봤지만,
서비스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직원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질문으로 당황한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운명공동체의 '동지'로 보았던 것인데,
사실 동지가 아니라 '직원'이었으니까요.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이 서비스가 어떻게 성공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경영진의 역할이었죠.

좋은 복지가 좋은 인재를 입사하게 만드는 환경임에 분명하고, 당시의 저도 동의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좋은 인재를 입사하게 하는 환경은 성장에 대한 복지(교육형 복지)이지,
생활에 대한 복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 회사의 매출이 0원이라는 것을 다들 잊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깨닫는 것인데,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같은 배를 탄 동지로 생사를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원은 그냥 직원일 뿐이라는 걸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지금에서야 직원으로서 당연한 요구였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연봉 대신 지분을 요구하는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었겠지요.
(이것조차도 나중에 다른 회사에서 얻은 깨달음. 당시에는 몰랐어요.)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 두 번째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이정도면 예상하시겠지만,
다음편에서는 이 회사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소고로 맺으려고 합니다.
원래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되었던 내용이라 갑자기 잘리는 것 같은 느낌이 조금 있네요!
*최대 1개 ( jpg, png, gif만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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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내 이력서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었던 회사
    2. 그야말로 안 하는 게 없었던 직무
    3. 이 회사의 장점 : 경험 있는 창업자와 적자를 걱정하지 않는 환경.
    4. 이 회사의 단점 : 매출이 없다는 현실에 대한 인지

    장단점이 강렬한 (?) 회사였네요
    잘 읽고 갑니다!
    9년차 직장인_박네넵 님이 2022.12.09 작성
  • 저도현재 매출이 0원인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고보조금으로 비용을 충당했지만 자체매출이 없던터라 급여줄 금액이 매달 걱정인 곳입니다 스타트업이니 손이 부족하면 직원들이 자기일외에도 맡아서 하는것이 당연한걸로 생각하는것 같더라구요 전 거절했습니다 처음 입사당시에는 이런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서 경고했었는데 대표가 위험성 자각을 못하더군요 국고보조금이 있을때는 자신감이 있고 이런사업쪽은 초반투자가 들이 부어야하는거라며 이 아이템이 성공할거라고 믿으니 빚을져서라도 끌고갈거라고 했습니다 이런쪽은 한방터지면 건당 오천만원, 이억씩 매출이 생긴다나...보조금이 떨어지고 돈나올구멍이 없자 급하게 작은용역건 몇건 끌어다하려고 하는데 직원들 한달급여도 안나오네요 (미팅만 많지 건질건 없어요) 자기도 바깥에서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좀 내부에서 풀려고하는것도 보이고 직원들도 그동안 쌓인게 있어서 마찰이 조금씩생깁니다 (벌써 10명중 2명이 그만두었네요 또그만둘 예정인 사람도 있구요) 저에게도 끌어올수있는 국고보조금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하구요(그런 업무는 보통 다른회사에서는 팀장급인데 사원인 저에게 그 급여를 주고 끌어오라는건 뭔지...쓸자금이 없어서 저는 멍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돕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같아서 못하겠다고 선그었죠 그럴바엔 다른곳으로 이직하지 싶기도하고.) 현재는 구직중으로 체크를 해놓았습니다 면접을 보러가는게 힘든데 그것만 해결되면 이직하려고합니다 스타트업에는 다시안가려구요
    7LOpwx0OZfj1syr 님이 2022.01.08 작성
    ㅠㅠ 고생이 많으셨네요. 말씀하신 회사는 사실 스타트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라고 봐야할거 같아요. 정부 사업을 통해 회사는 망하지만 대표 개인은 돈을 버는 구조가 한국에는 좀 있는 편이죠. 이런 기업을 잘 가려서 다음 직장 찾으시길!
    IT 히어로 힝맨 님이 2022.01.10 작성
  • 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려면 어렵죠
    집에서는 돈을 돌라고 하고 아이 학원은 보내야 하고, 아이보라고 빨리 퇴근하라고 하고 어휴~
    그냥 직장에 다닐때는 직장을 우선해서 생각을하고 직장에 불합리한 소리를 하는 경쟁사에 반발할수 있는 행동, 퇴사시에는 인수인계를 확실히 해야겠죠.
    wmD8swAMKKyh6RZ 님이 2022.01.08 작성
  • 잘 읽었습니다 유용한 글이네요. 저는 사실 그냥 직원의 입장에서 팀장이 왜 자기가 바라는걸 안하냐는 식의 의문을 던지면..내가 이연봉에, 없는 복지에 그런것까지 해야되나 반발심 부터 들더라구요. 어느회사던 직원이 애사심이 생기게 해준다면 생각이 달라질거라 생각합니다..
    oyr7hBmrdWfJ8Qx 님이 2022.01.08 작성
  • ㅉㄲㅉㄲㅉㄲㅉㄲㅉㄲㅉㄲㅉ
    Ac7ffo2dnGUPnpk 님이 2022.01.0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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