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B스토리

[김 부장의 事記] 2편 갈등을 대처하는 법 - 3화 두 팀장 갈등의 시작

[김 부장의 事記] 2편 갈등을 대처하는 법 

3화 두 팀장 갈등의 시작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의 수장이 된 김 부장은 바로 이 팀장, 최 팀장, 황 과장을 불러 당면 업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상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는 오늘부로 스톱합니다. 1팀이 진행하던 매출이익률 증가 계획과 2팀이 맡고 있던 신규 사업 아이데이션이 대상입니다.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는 내가 팀장이고, 이 팀장이 박 과장이랑 1분과를, 최 팀장이 채 과장이랑 2분과를 맡습니다. 아, 대표님 보고 자료와 단발성 기획 업무는 수고스럽겠지만 황 과장이 맡아줘요. 버거우면 나한테 얘기해주고요."

 

"네, 알겠습니다." 김 부장의 직속팀 황 과장이 대답한다.

 

"황 과장은 가봐도 좋습니다." 황 과장이 나가자, 최 팀장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말문을 연다.

 

"아니, 회의할 때 대표님께서 박 상무님이랑 한바탕하셨다면서요? 분위기가 그렇게 심각했나요?"

 

"최 팀장,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아주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것만 기억합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쟁은 언제나 있는 법이잖아요. 대표님께서 역정을 좀 내셨지만 아주 중요한 결단을 내리셨어요. 그 결단을 제대로 받드는 게 지금 우리가 할 일입니다."

 

"알겠습니다, 부장님. 근데... 이 팀장님은 오늘 한 말씀도 없네요? 다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야... 내... 내가 뭘 알고 있다고 그래? 최 팀장, 당신이 점쟁이야 뭐야?"

 

"햐~ 말 떨리는 거 봐봐. 뭐 있죠? 뭐 있어, 말해봐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부장님, 말씀 다 하셨으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 팀장은 재빠르게 자리를 뜬다. 

 

"부장님, 이 팀장 진짜 뭐가 있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인간이 그 회의를 그냥 넘기다뇨? 뭔가 있어요."

 

"있긴 뭐가 있겠어요. 어려운 일 맡게 되니 생각이 많아서 그랬겠지. 최 팀장도 그만 가보세요."

 

최 팀장은 고개를 꾸벅하고 나간다.

 

'이 팀장이 이상하긴 해. 오늘 미팅 내내 아무 말도 없었고, 덤덤한 표정이 평소와는 분명 다르긴 했어. 휴우... 5년을 같이 일했는데, 아직 내 사람이 안 된 건가.'

 

뉘엿뉘엿 저무는 노을빛이 김 부장의 한숨을 거들고 나선다.

 

 

TF의 새로운 사무실

TF(Task Force) 사무실은 옆 건물 8층에 꾸려졌다. 물리적으로 완전히 독립시킨 것이다. 첫날 총무팀 임 팀장이 들러 대표의 지시를 전했다.

 

"김 부장님, 프로젝트 시간 동안 불편하신 점 없이 챙기라고 하셨습니다. 외부감사 수준 이상으로 근무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8층에는 일반 엘리베이터는 서지 않습니다. TF 멤버들은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전용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필요한 건 뭐든 편하게 말씀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임 팀장. 신경 써준 거 내가 잊지 않을게요."

 

총무팀장이 나가고, CTO(기술담당 임원) 도 상무의 전화가 왔다.

 

"김 부장, TF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대표님의 신신당부가 있었습니다. 업무적으로 문제없도록 최대한 지원할게요. 책장 열어보면 새 노트북이 있을 겁니다. 사무기기들도 지난 주말에 새 모델로 바꿔 놨습니다. 아! 한 가지 더 있네요. TF 멤버들은 사내 메신저에서 항상 오프로 표기되도록 하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방해 못 하도록 말이죠."

 

대표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상무님. 프로젝트 기간 내내 조언 구하겠습니다."

도 상무는 원래 무색무취한 사람이었다. 다만, 박 상무의 전횡에 반감이 있었고, 그에 대항하는 김 부장을 틈틈이 지원해주기도 했었다. 기술 파트를 맡은 만큼 그의 역할이 이번 프로젝트에도 아주 중요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조직문화를 바꾸는 수단은 결국 IT가 핵심이란 생각에서였다.

 

사무실 세팅이 완료되고, 바로 TF 전체 회의가 소집됐다.

 

 

첫 번째 회의부터 또 다시 갈등

"알다시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입니다. 실제 조직문화 진단 업무는 외부 전문가를 쓰기로 대표님과 얘길 나눴습니다."

 

오늘도 이 팀장이 먼저 말문을 연다.

 

"그럼, TF가 실제 할 일은 뭔가요?"

 

"두 팀장은 아직 외부 컨설팅을 직접 활용해본 적은 없죠? 컨설턴트가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니까 편하고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컨설턴트를 누를 수 있는 위치까지 도달해야 제대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러려면 왜 굳이 돈 들여 컨설팅을...?"

 

"컨설팅을 받는 이유는 내부에 자원이 없기 때문이 아니에요.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복잡한 이슈를 정리하기 위해서지요. 생각해봅시다. 조직진단을 한다면, 어느 부서, 그리고 누가 타깃이 될까요?"

 

"아무래도 사업본부가 타깃이겠죠? 결국엔 박 상무님이..."

 

말을 받은 최 팀장. 셋은 빤히 서로를 볼 뿐 한동안 말이 없다.

 

"대표님의 뜻입니다. 그렇게 이해해줘요."

 

"우리는 한 달 동안 조직문화에 대해 학습합니다. 물론 시간이 짧아요. 인사팀 조 팀장한테 부탁해서 마 과장을 TF에 합류 시켜 달라고 했어요. 마 과장이 조직문화 전공으로 석사를 했다고 해서요."

 

"잘됐네요. 내부 전문가가 도와주면 우리는 좋죠. 안 그래요? 이 팀장님?"

 

"어어... 그럼 좋은 거지 뭐."

 

"자세한 얘기는 마 과장이 오는 내일 다시 얘기될 겁니다. 동시에 우리 전략기획실 내부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해봤으면 합니다."

 

"네? TF 말고 별도 프로젝트를 하자고요? 부장님, 너무 굴리시는 거 아닙니까?"

 

잠자코 있던 이 팀장이 갑자기 발끈하고 나선다.

 

"내부 프로젝트는 조직문화 진단 컨설팅을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이 팀장과 최 팀장 간의 진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부장님!" 이 팀장과 최 팀장이 거의 동시에 한 목소리로 외친다.

 

"다들 눈치 챘겠지만, 두 사람을 붙여 놓은 건 서로 충돌을 하면서도 좋은 방향을 찾아 주길 바라서였습니다. 근데 안 되겠어요. 이젠 좀 솔직하게 직면해봅시다."

 

얼굴이 붉그락푸르락해진 이 팀장이 포문을 연다.

 

"부장님! 저 많이 참았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첫 회사고 여기서 퇴직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최 팀장이 들어와서 이것저것 지적질하는 거 이제는 더는 못 참습니다!"

 

"이 팀장님, 말은 바로 합시다! 회사 짭밥만 많았지, 팀장님이 전략기획실에 기여한 게 뭐가 있습니까? 맨날 하던 일만 했지, 뭐 새로운 거 하나라도 만든 적 있었습니까?"

 

"최 팀장! 너 말 다 했어? 이게 여자라고 봐줬더니만..."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 팀장! 여기서 '여자'가 왜 나오나!" 

 

둘 간의 높은 언성 사이를 김 부장의 목소리가 뚫고 나온다. 평소 화를 내지 않는 김 부장의 성격을 잘 아는 두 팀장은 금세 돌처럼 굳어 버렸다.

 

"나는 적어도 두 사람이 '틀림'과 '다름'은 구별할 줄 아는 지성인이라고 믿고 싶었는데, 오늘 두 사람한테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싸우지 말라는게 아니에요. 싸울 가치가 있는 걸 가지고 싸워야지, 근속연수와 성별을 갖고 시비를 붙습니까? 당신들이 애요, 어른이요? 어?"

 

"다 나가세요! 꼴도 보기 싫으니까!"

 

시무룩해진 두 사람이 나간다. 김 부장은 심한 자괴감에 빠져든다.

 

"일이 잘 굴러가면 뭘 하나, 사람을 건지질 못했는데... 아... 나는 사람을 관리할 줄 알았던가..."

 

(4화 예고)

내부 프로젝트에서 두 팀장은 계속 충돌하고, 김 부장은 두 사람의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조직진단 컨설팅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과의 미팅 전 날, 회사를 뒤흔들 뉴스가 나오게 되는데...


 
 

l 필자 김진영 (jykim.2ndlife@gmail.com) 

l 정리 인터비즈 박은애, 디자인 김수우

23년 동안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인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총무 IT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현재 모 그룹 리더십 과정 개발 프로젝트와 모 그룹 리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 중이다. ‘성장과 발전은 끝이 없음’을 신조로 삼고 있으며, 코칭과 강의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팀장클럽>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4월에 출간했다.

팀장클럽
| 팀장에게도 사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 100만 팀장의 일상과 고민, 성장을 돕습니다
| No임원, No팀원, 오로지 팀장만을 위한 공간
| (https://cafe.naver.com/teamleaders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