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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급변하는 환경에서 유연성을 갖기 위한 노력

2021-06-29

 

 

이주형 후성그룹 인사전략실장

 

메타버스Metaverse 시대가 도래했다. 메타버스란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공상과학 속 개념이던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당연히 HR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

톱니바퀴처럼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는 조직은 안정감이 있다. 마치 조정경기에서 리더의 신호에 맞춰 모든 구성원이 똑같은 동작으로 힘을 집중하는 것과 같다. HR 업무도 각각의 담당자가 자신이 맡은 분야를 잘 해내면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고 조화롭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조정경기 같은 흐름의 시대는 지나갔다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면서 사나운 급류 속에서 버텨내야 하는 래프팅처럼 각자의 역할은 모두 다르지만 어느 한 곳이 제대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면 금세 배가 뒤집혀버리는 시대에 돌입했다. HR담당자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유연성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소양을 갖춰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유연성을 갖기 위한 노력 
첫째로 트렌드와 신기술에 대한 이해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재택근무, 수시채용, AI면접, 화상교육, 상시평가 등의 새로운 근무 형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섭게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과 새로운 기기, 각종 플랫폼 등의 패스트무버와 얼리어답터가 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쏟아지는 신기술을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늘 깨어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업무는 물론이고 회사에 도입이 시급한 기술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입을 제안하고 홍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서뿐 아니라 외부와의 네트워킹을 더 활발히 해서 계속 새로운 내용을 습득해야 한다. 또한 줌Zoom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교육과 회의, 클럽하우스를 통한 교류, 유튜브 강좌, 온라인 독서클럽 등 각종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이 새로운 트렌드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신기술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새로운 문화 정립이다. 먼저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급선무다. 조직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위계질서가 필요하긴 하지만 TV나 각종 매체에서 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을 제외하곤 아직도 과거 형태의 의사결정 및 기업문화가 지배적인 기업들이 많다.

HR부서에서는 현재의 기업문화보다 더 나은 문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적당한 근거와 타당한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상명하복에서 벗어나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리더십을 개발하고 권한과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팔로워십을 제안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물 흐르듯이 업무가 흘러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실제 현장에선 업무 프로세스와 관련해 HR부서의 역할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의 중요성을 구성원들에게 계속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조직의 퍼포먼스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피드백 문화를 피드 포워드 형태로 변경하여 조직과 구성원이 미래를 향한 시각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거의 모든 CEO들은 '우리 조직은 바뀌어야 한다. 나만 빼고'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일은 새로운 기업문화를 위해 최고경영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셋째로 사람(인문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지금은 우수한 학생들을 모두 공대로 진학시키고 정작 회사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조찬모임에 보내 인문학 교육을 시키는 모순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단기간에 이루기도 어렵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내용이나 인사담당자라면 꼭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항목이다. 그렇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기계적으로 하면 신기술을 등에 업은 기계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심지어 면접도 AI가 진행하지 않는가

현재는 일부 젊은 층 위주로 구성된 벤처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조직에 X세대와 MZ세대가 공존한다. 한 쪽에서는 '라떼는'을 남발하고 한 쪽에서는 꼰대들의 이야기가 듣기 싫어 마이웨이를 외친다. 그러니 각 세대별 특징을 잘 이해해야 한다. 가령, X세대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빨리 싫증 내고, 끈기도 없고, 자존심을 깎느니 차라리 정규직보다 적은 월급이라도 마음 편한 아르바이트직을 택하는 세대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세대별 차이를 공부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의 질서를 못 견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맞지 않을 때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조직의 방향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면 누구보다 헌신해서 임무를 완수해낸다. 그러므로 그에 맞는 EVP나 회사의 비전 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야 한다. 또한 사명감으로 뭉치고 자기희생에 익숙한 기성세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서로 다른 삶의 방향과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기업문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HR, 회사와 사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갈수록 전통적인 HR의 업무형태가 바뀌고 있다. HR부서의 역할이 커지고 HR담당자가 커버해야 하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 그럴수록 HR부서는 회사를 지키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영업이나 구매, 연구개발 등의 부서는 실적이 좋으면 겉으로 티가 난다. 그러나 HR부서는 업무를 훌륭히 수행해야 비로소 별 문제없이 지나가고 조금만 실수해도 크게 티가 나는 업무다. '사람'을 다루는 업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는 HR담당자를 채용할 때 인사관리 과목에서 A+를 받았는지 여부보다 이런 덕목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HR부서는 급변하는 환경의 한가운데에서 회사와 사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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