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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인사평가

채용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_첫 단추를 제대로 시작하라

2018-08-30


 

탁월한 직원은 더 빠르고 큰 폭의 성장을 한다. 이러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발 단계에서부터 잘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적당한 인재를 선발한 후 최고의 인재로 육성시키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최고의 인재를 찾는 데 가장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러한 채용을 위해 어떠한 것들이 뒷받침돼야 할까.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보도록 하자. 

 

새로 시작해 막 가능성의 맛을 보기 시작한 스타트업이 있다. 아이디어는 명확하고, 비전은 가슴 뛸 만 하다. 창업자를 포함한 세 명의 구성원은 회사의 네 번째 멤버를 찾고 있다. '직원'이 아니다. '멤버'를 찾는 것이다. 회사가 가진 아이디어에 열광하고,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에 기대와 흥분으로 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질 멤버. 새 멤버가 될지도 모를 한 후보자와의 면접은 면접이라기보다는 어느새 회사 주요 프로젝트의 당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토론장이 된다. 면접에 초대한 이 후보자를 제대로 찾은 거라면, 인터뷰를 통해서 창업자와 동료들은 후보자의 탁월한 통찰력과 해당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문제들을 푸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또 후보자는 어렵지만 매력적인 이 프로젝트의 문제를 이 열정적인 팀과 함께 풀어 보고자 그들이 가진 비전에 합류하겠다고 선택할 것이다. 

 

모든 채용이 이와 같을 수 있다면 어떨까.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여러 회사들이 채택한 채용 프로세스는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직원이 서너 명뿐인 작은 스타트업에게 한 명의 새 직원은 사업의 성공에 매우 큰 의미와 영향이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큰 회사라고 해서 다를까. 몇 백 명, 몇 천 명의 직원을 가진 회사에 또 한 명 적당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에 꼭 필요한 탁월한 인재를 집중력 있고 끈기 있게 찾아내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한다. 적당한 인재를 찾은 뒤 최고의 인재가 될 것을 바라며 인재육성에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인재를 찾는 데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탁월한 직원은 인재육성 과정을 통해 더 빠르고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 채용에 성공확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어떤 것들이 뒷받침 돼야 할까.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Do's 채용담당자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육성하라

훌륭한 엔지니어는 훌륭한 엔지니어를 찾아내는 안목이 있다. 뛰어난 리더는 우리 조직에 필요한 차세대 리더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엔지니어나 리더의 네트워크는 한정돼 있고, 직접 채용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치 않다. 사업 부문의 핵심 기술이나 사업모델, 전략, 조직의 이슈까지 깊이 이해하는 채용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회사는 채용담당자의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투자해야 한다. 사업부문에서는 직무 분석표Job Description를 쓰고 채용담당자에게 브리핑 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이것은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투자'이지만 장기적으로 반드시 '수익'을 낸다.

필자와 함께 일했던 리쿠르터 K는 처음 기술부문 채용을 맡았을 때 몇 개월 동안 한 명의 엔지니어도 채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 부문과 꾸준히 소통하며 1년이 지나자, 한꺼번에 훌륭한 엔지니어 채용을 쏟아냈다. K가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외부의 기술 인재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으며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잠재적인 후보자들이 회사에 대한 관심의 끈을 이어가도록 한 것이었다. 채용담당자가 특정 부문 채용의 전문가가 되면, 꾸준히 후보자가 될 인재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적시에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채용담당자가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면 사업 부문이 변화할 때 변하는 인재상 또한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또한 채용담당자는 채용시장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회사 브랜딩의 역할을 맡아줄 것이다.

 

Do's 회사 내부에 채용 생태계를 조성하라

채용시장에서는 구직자 쪽의 적극적인 노력과 회사 쪽의 구인 활동에 의해 인재 이동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 회사 내에도 이러한 생태계Recruiting Ecosystem가 조성돼야 한다. 전통적으로 인재 재배치는 회사의 고유 권한으로 인식돼 왔다. 회사 내에서 직원이 자체적으로 다른 팀으로의 이동을 위해 '구직활동'을 한다는 것은 아직도 많은 회사에서는 낯설거나 조심스럽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가 돼야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된다. 탁월한 인재는 찾는 이가 많다. 이러한 인재가 경력개발을 위해 다른 기회를 찾을 때가 됐다면, 회사 밖으로 눈을 돌리기 전에 회사 안에서 자유롭게 탐색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Don'ts 감에 의지 하지 않는다

채용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신의 '감'에 의지해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자연스런 경향으로부터 채용의 결정과정을 독립시키는 것이다.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인재상과 사업부문의 필요와 전략에 기반한 명확한 직무 분석표가 마련됐다면, 이를 실제로 채용 의사결정에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인재의 적합도와 탁월함의 정도를 측정할 항목별 평가기준을 명확히 하고, 각 면접자가 항목별 평가점수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 역시 많은 면접을 해 봤지만, 지금도 면접하면서 적어놓은 노트의 내용을 분석하다 보면 실제 분석에 근거해 도출되는 평가점수가 내가 후보자에 대해 감각적으로 느꼈던 인상과 다른 것을 발견하며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과 더불어 '구조화된 면접' 또한 면접관의 오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리 잘 고안된 질문 세트를 준비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과 그날의 분위기가 흐르는 대로 면접을 하는 것은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질이 다르다.

 

Don'ts 권한을 관리자에게 집중 시키지 않는다

채용의 의사결정 과정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결정 권한의 분산이다. 관리자에게 너무 큰 영향력을 몰아주지 않음으로써, 관리자가 가진 자연스런 편향이 채용에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다양한 사람을 면접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관리자 뿐 아니라 함께 일할 동료 등이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각각 독립적으로 그러나 사전에 합의된 기준에 따라 평가해 채용 여부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각 면접관의 평가 내용을 동일하게 중요한 데이터로 사용하도록 하면, 후보자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후보자 평가를 위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면, 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최종 결정은 누가 할 것인가? 이를 다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검토해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조직별, 직군별로 운영할 수 있는 '채용위원회Hiring Committee' 제도는 매우 좋은 예이다. 채용위원회는 해당 조직, 직군 안에서 경험이 풍부한 여러 사람들로 구성하되,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팀의 관리자Hiring Manager와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야 한다. 채용 위원회와 관리자의 직접 소통 역시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오직 우리 회사를 위해 최고의 인재만을 선별하겠다는 동일 목표로 모인 위원회가 되도록 고안해야 한다. 이렇게 구성된 채용위원회는 채용과정을 통해 모아진 모든 데이터와 의견 등을 취합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토론하며 채용 결정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 혹은 직군 전체를 관통하는 채용 퀄리티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Don'ts 타협하지 않는다

인재 채용에 실패하는 흔한 요인 중 또 하나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이다. 핵심적인 역할일수록, 시장에서 흔치 않은 인재일수록, 우리 회사가 원할 때 곧바로 인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채용 프로세스의 속도와 효율성을 위해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지만, 인재의 퀄리티와 적합성을 타협해선 안 된다.

 

사실 우리는 이미, 채용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다. 여러 시스템과 제도도 도입할 수 있다. 채용에 성공하는 많은 기업의 비밀 병기는 따로 있다. 바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것도 그 본연의 취지대로

 

 

민혜경 구글코리아 피플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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