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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핵심인재관리

우아한형제들_다양성 관리로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 확보

2019-11-20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일하는 기업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국가, 산업을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현실의 노동시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아직도 차별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별, 인종, 연령, 장애유무, 피부색 등으로 대표되는 다양성은 성차별금지법, 인종차별금지법,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장애인차별금지법 등과 같은 법적 강제성에 의해 지켜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조직 성과를 위해서도 기업들이 점차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2018년 링크드인에서 발표한 '글로벌 리크루팅 트렌드Global Recruiting Trends 2018'에 의하면, 인재모집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요소로 78% 이상의 기업이 '인력 다양성'을 꼽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가 시사 하는 바는 무엇일까?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철폐를 위한 다양성 추구


노동시장에서의 다양성 문제는 오랜 역사를 걸쳐 다뤄져 왔다. 미국에서는 1차 세계대전 때 전쟁터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해 여성들이 노동력을 대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남성들이 다시 일자리로 돌아오면서 여성들은 일자리를 잃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1920년 노동부 산하의 여성부와 1935년 흑인여성협의회가 설립됐고, 노동시장에서의 여권신장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공식적으로는 1948년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군 내에서의 인종, 피부색, 종교, 출생지에 따른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여성지위위원회를 설립함으로써 공정한 절차를 통한 여성의 고용과 출산휴가를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했고, 정부조직 내 고용에 있어 인종차별을 철폐하고자 평등고용기회에 관한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설립했다.


100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포괄적 의미의 차별금지법을 통해 성별, 성정체성, 장애(신체조건), 병력, 연령, 출신국가, 인종, 피부색,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종교, 정치성향, 학력 등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기업들은 고용을 할 때 이러한 다양성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 나아가 소속감을 주는 것이 핵심


'
다양성Diversity'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의 특성을 의미한다면, '포용성Inclusion'은 수단으로서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다양한 인력을 고용하는 것만으로 기업은 책임을 다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다양성이 확보됐더라도 그 안에서 여전히 차별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형식주의 식의 관행에 그칠 것이다. 다양성을 가진 임직원이 스스로 온전히 인정받고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면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가진 임직원들이 자신이 안전하게 소속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소속감Belonging', , 일터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링크드인의 조사에서 채용에 있어 '인력 다양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회사들은 '소속감-포용성-다양성'의 순서로 집중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이는 결국 포용성과 소속감이 기업의 인력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성별, 장애, 고령자 취업문제 등이 다양성과 관련된 주된 이슈이며 산업분야에 따라서는 점증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문제도 있을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 다양성에 대한 노력


우아한형제들은 다양한 복지제도를 통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과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여성가족부로부터 여러 차례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큰 저출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에 따라 해당 구성원들의 일과 가정생활 균형을 위한 여러 배려를 한 덕분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전체의 약 40%, 국내 600대 기업의 여성직원 평균 비율인 23.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IT서비스업 평균인 12.8%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3배에 달한다. 실리콘밸리의 선진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우버 등의 글로벌 주요 IT 기업의 평균 여성 비율인 36%와 비교해도 앞서는 수치다.


다음으로 우아한형제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은 장애인 고용 창출이다. 2018 2월에는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채용해 '우아한 아마추어선수단'을 창단했다. 사격, 보치아, 역도, 탁구, 농구 등의 다양한 종목에서 선수들을 발굴해 회사에 소속된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명절 및 선수단의 대회가 있는 날이면 매번 찾아가 격려인사와 응원을 보낸다. 이번 추석에도 여러 훈련장소에 있는 선수들을 찾아가 명절선물을 전달하고 함께 운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우아한 아마추어선수단은 전국장애인체전, 세계선수권대회, 패럴림픽 등의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내에서 함께 근무하는 장애인을 고용할 때 가장 먼저 고민했던 부분은 장애인이 담당할 수 있는 직무가 어떤 것이 있을지였다. 일반 사무직보다는 장애인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특수성이 있는 직무가 더 적합할 것이라 생각했고, 그 시작은 2017년부터 시행된 '선생님' 제도다. '손선생님'은 시각장애인에게만 발급되는 '안마사'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로, 사내에서 구성원들에게 전문적 안마 및 지압 치료를 제공한다. '손선생님' 제도는 시각장애인을 고용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에 지친 구성원들에게 피로회복과 건강을 되찾아 줌으로써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확대 운영되고 있다. 점심식사도 거르고 병원치료를 다니던 구성원들은 이제 근무시간 중에 각 사옥에 근무하는 손선생님에게 지압치료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사내에 장애인이 운영하는 '우아한 매점'을 오픈했다. 역시 구성원의 복지 증대뿐만 아니라 장애인 고용창출을 통한 적극적인 사회 기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우아한 매점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진 사우들이 상품 검수와 진열, 매장 정리 등의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 오픈 3개월이 지난 지금, 항상 깨끗하고, 꼼꼼하고, 친근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우아한 매점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우아한 매점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사우들도 우아한형제들에서 근무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인사 받고 싶으면 먼저 인사하자' 라는 글귀가 사무실 곳곳에 써 있듯, 인사가 몸에 벤 구성원들의 상냥한 인사말, 눈웃음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따뜻한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


현 제도부터 정착해 긍정적인 효과를 느껴야


간혹 기업들이 생산성만 추구하다 보면 인력정책에 있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의무제는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민간기업들은 근로자의 3.1%를 장애인으로 채용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미 준수 시에는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대기업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2.09%에 그친다. 장애인을 채용하는 것보다 1인당 100만원이 넘는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오직 조직의 성과를 위해 여러 다양성 추구 및 가족친화적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향후 조직의 성과가 낮아지더라도 이러한 정책은 계속 이어가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삼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대표적인 복지제도인 급여삭감 없는 임신 전 기간 단축근무, 2주의 배우자 출산휴가, 한 달의 유급 특별 육아휴직 등은 인당 생산성을 따진다면 쉽게 도입할 수 없는 제도들이다. 인건비는 똑같은데 근무시간은 줄어들어 생산성은 당연히 저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배려로 인해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해당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여러 복지정책이 적용되는 과정 중에도 우아한형제들이 3년 동안 연평균 70% 성장, 흑자 전환, 신규 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등 여러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믿음 때문일 것이다. 가족을 돌보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구성원에게 시간을 선물하니 충분한 휴식을 통해 가정의 안정을 이룰 수 있고, 결과적으로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을 고용함으로 인해 회사에서는 신경 써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고, 장애인 사우들의 원활한 업무를 돕기 위한 장애직무 전문가도 필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마련해주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다른 구성원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조직에 대한 소속감은 물론 자기 효능감도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조직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의 투자인 셈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법으로 보장되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 최대 유급 5일의 배우자 출산휴가, 연간 90일의 가족돌봄휴직 등의 제도들도 있고, 심지어는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고용하라고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들이 기업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이 비용 및 단기적 성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 확보, 글로벌 시대 필수 경쟁 요소


기업의 다양성 문제는 성별, 인종, 장애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고 차별을 금지하라는 법률 준수의 관점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법률 준수를 시작으로 다양성 확대를 위한 여러 시도를 하면서 실증적으로 알게 된 사실은 다양성의 확대가 기업의 경영성과와 평판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여성의 유리천정이 존재했던 노동시장에서 여성인력의 차별 없는 고용이 기업의 성과를 올린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됐다. 창의성과 혁신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고객의 숨은 니즈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 성지향성, 장애유무 등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포브스, 포춘, 글래스도어 등 글로벌 유수의 매체에서 '다양성 우수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성 지수를 발표하고 적극 홍보하는 이유는 이 리스트에 오르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럽 집행위원회가 200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0% 이상의 기업이 다양성 추구 이후 기업의 평판이 많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2018
년 링크드인의 조사에서 '인력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첫째, 기업 문화 개선, 둘째, 기업 성과 창출, 셋째, 더 나은 고객경험 제공이라고 답했다. 다양성이 확보된 조직일수록 더 높은 생산성, 혁신성 그리고 조직 몰입도를 보인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양성의 추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곽지아 우아한형제들 선임 평가보상담당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10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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