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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코로나19 시대에는 '메디컬 리더십'이 필요해

2020-07-21

 

 

 

 정은혜 HR Insight

 

 

 

코로나19 사태는 기업들이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단언을 할 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코로나 이전부터도 VUCA(Volatile, Uncertain, Complex, Ambiguous) 시대로 경영의 예측불가능성과 리더들의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백기복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진단하고 처방하는 메디컬 리더십"을 강조하며 "과학적 베이스에 입각한 냉철한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존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조직 내 가정Assumption을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할까요.
백기복 교수 한마디로 메디컬 리더십Medical Leadership이 중요합니다. 메디컬 리더십이란 전문성에 입각해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처방하는 리더십을 말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리더들이 비전을 제시한다거나 따뜻한 배려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의사들처럼 정확히 진단하고 표준화된 절차를 통해 처방하는 메디컬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조직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리해 문제의 핵심을 짚을 수 있어야 합니다. 현상 자체가 도전을 받고 있는 지금에서는 현상을 가정해서 이야기했던 Risk Management(위험관리)가 아니라 Disaster Management(재앙관리)를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업의 리더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장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백기복 교수 지금의 위기는 '과연 누가 특출한 인재인가'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봅니다.
나무를 심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처음 심을 때부터 아주 밀도 있게 심는 밀식재배와 간격을 띄워서 심는 소식재배가 있죠. 심은 나무가 많을수록 생산량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생산성 부분에서는 밀식재배보다는 소식재배가 더 효과적입니다. 밀식재배는 병충해가 많아서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죠. 나무 심기를 기업 경영에 비유하면, 무조건 많은 사람을 뽑아서 육성하는 방법은 오히려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맥락과 같습니다. 이미 밀식재배형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면 중간에 튼튼한 나무만 남기고 썩은 나무는 잘라내는 간벌도 필요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간벌을 하기 좋은 상황이 됐습니다. 불필요한 업무나 의사결정 단계는 줄이고, 꼭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그것을 잘 하는 좋은 인재를 골라낼 수 있는 기회가 됐죠.

 

지금의 위기에서 오히려 성과를 내는 기업의 특징은 무엇이 있습니까.
백기복 교수 현 상황에서 잘 나가는 기업은 자신들의 업의 효과를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 대해선 호불호가 있는 아마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주가가 오르고, 배달의 민족도 조직 안팎으로 이슈들이 있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잖아요.
이러한 사실은 기업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앞으로 불시에, 더욱 빈번하게 찾아올 재앙에도 탄력적으로 유지될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죠. , 기존 사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 무슨 사업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이제는 리더를 육성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리더십 개발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백기복 교수 첫째, 리더십 개발 투자가 적습니다. 둘째, 과학적 베이스 없이 강의 만족도 높이기에만 연연한다는 점이죠. 단기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셋째는 검증되지 않는 체계로 간다는 점, 그리고 방법이 너무 획일화되어 있는 점도 아쉽습니다. 기업 교육이 획일화된 이유는 교육 니즈 파악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니즈가 다른데 똑같은 교육을 진행하니 효과가 없을 수 밖에요.

 

리더십 교육에 대한 투자가 적은 이유는 ROI가 불분명해서가 아닐까요?
백기복 교수 맞아요. 그래서 과학적인 접근이 더욱 필요합니다. 먼저 리더의 선발부터 잠재력을 확인해야 하며, 훈련을 시키되 모든 구성원들에게 똑같은 훈련을 시켜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해야 합니다. 리더십에 따라서 성과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못 발휘함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업무를 담당하는 리더들에게 리더십 훈련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해야 합니다. 대량살포식으로 하는 교육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은 조직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때의 리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백기복 교수 가정 파괴Assumption Challenge를 해야 합니다. , 가정에 입각해 행동하지 말고 기존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사실에 도전하고 깨 부셔야 합니다. 각 회사마다 공유되는 가정이 있습니다. 모 회사에 갔더니 회장실 문 앞에 커다란 화분이 있었어요. 그 공간에 있기엔 불편해 보이는 화분이었죠. 이 화분을 왜 여기에 두냐고 물으니 비서들이 '회장님이 좋아하는 화분이라 절대 옮기면 안 된다. 10년이 넘게 그 자리에 있다'라고 했죠. 그런데 막상 회장님께 그 화분을 왜 거기에 두냐고 물으니 '글쎄요, 모르겠네요'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고 가정해버린 것이죠. 조직에서 이러한 가정을 꺼내어 깨뜨리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직의 가정을 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백기복 교수 물론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꺼내 놔야 하는 시기입니다. 모 회사에서 워크숍을 했는데 회사 전체적으로 '우리는 2위이다. 현재 1위 기업은 너무 견고하기에 우린 절대 1위는 못한다. 2위라도 잘 하는 것 아니냐'라는 가정이 만연해 있었습니다. 분명 추월할 수 있는데, '그냥 2'라는 가정을 당연시하고 편안하게 지내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깨보자고 했습니다. 전체 1위는 아니더라도 어느 한 기술이나 사업에서는 추월할 수 있다고 자극했죠.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함께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그 회사는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2위입니다. 하지만 일부 기술에서는 1위에 근접했고, 직원들의 일에 대한 태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저 2위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1위에 대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으니까요.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가정, 스스로 깨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정이 혹시 있으신가요?
백기복 교수 저는 너무 교육에만 빠져 있습니다. 사람 다루는 것을 30년 해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시도가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전혀 다른 업종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배우는 게 많아요. 특히 요즘 소설가들을 많이 만나는데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고, 재밌습니다(웃음).


조직에서의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노력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백기복 교수 소통에는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감정소통, 이성소통, 영감소통이죠. 대한민국 사회의 리더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하루 소통 중 64%가 감정 소통이었습니다. 이성소통은 35%, 영감소통이 1% 정도였죠. 이처럼 우리는 감정소통에 너무 큰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는 이성소통과 영감소통이 더 많이 필요한데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어려워합니다.
이성소통을 하려면 근거를 가지고 말해야 하며, 합리적으로 추론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화에 자신을 대입시키지 말고, 자신을 객관화시켜야 하죠. 리더들은 이미 답을 정하고 직원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습니다. 이미 긍정을 기대하고 유도하는 말을 하는 것이죠. 이러한 리더의 질문에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직원이 몇이나 될까요.
또한 업무에서 일 자체를 가지고 소통해야 하는데, 사람을 아이디어와 독립시키지 않아요. 의견을 낸 사람이 싫어서 채택하지 않거나 의견을 거절당하면 마치 자신이 거절 당한 것처럼 좌절하기도 합니다. 감정소통이 얼마나 우리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죠. 이성소통은 훈련으로 충분히 나아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교수님은 리더십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 활동을 계속 해 오면서 리더십과코칭 MBA를 만들고, 이끌어 오고 계십니다. 국민대학교 리더십과코칭 MBA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기복 교수 리더십을 연구해 오면서 국내에는 리더를 육성하는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산업 전반에서 코칭 붐이 일어나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코칭에 대한 이론적 기반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 진행되는 점이 아쉬웠어요.
국민대 리더십과코칭 MBA는 정규 과정을 통해 경영학 석사 학위와 국내외 코칭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개설된 국내 최초 리더십과 코칭 전문 MBA 과정입니다. 커리큘럼은 크게 리더십 영역과 코칭 영역으로 나뉘는데 리더십 영역의 과목들은 리더십 이론과 모델, 리더십 진단과 평가, 리더십 개발/강의법, 리더십과 조직문화 등 다양합니다.
코칭은 정규과목 이수로 국내 코치 자격 KAC/KPC과 국제 코치 자격 ACC/PCC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의 다양한 리더들과 교류가 가능해 리더십 실무와 최신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주로 기업의 리더, 리더십 연구자, 리더십 강사, 코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론과 실무를 접목한 커리큘럼을 통해 현장에서의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리더십 전문가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교류활동도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백기복 교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0.1%의 리더육성을 위한 리더십 학습 및 실행 플랫폼인 KoLa(Korea Leader Development Agent)와 대한민국의 코칭 문화 확산을 위한 코치 양성 및 활동 플랫폼인 KCN(K-Coaching Network)를 중심으로 재학생과 동문들이 연결되어 활발하게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결을 기다리는 우리사회의 이슈들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리더십 이론과 코칭 실습을 통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리더 육성의 첨병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더십과코칭 MBA 동문들의 활동은 국민대학교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고, 융합하고 실천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르네상스 부흥을 이룬 피렌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융합하여 세상의 판을 깨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지행합일의 실행 공동체로서 사회와 공공을 위한 이슈들을 분석하고,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해법을 찾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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