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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인사평가

채용 단계에 따른 인사담당자의 역할 변화

2021-06-22

 

 

 박해룡 The HR 컨설팅 대표

 

수시채용의 확대는 인사관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사담당자의 역할과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 또한 변화시키고 있다

공채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상하반기 일정 시점에 채용을 진행하여 일률적으로 연수를 시키고 동시에 현업 부서로 배치했다. 이어 유사한 OJT(On the Job Training)와 멘토링이 이어진다. 신입사원의 직급, 호봉, 호칭이 일률적으로 부여되고 처우 조건도 '대졸초임'이라는 형태로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입사 후 직무 순환, 승진뿐만 아니라 퇴직 때까지 입사년도와 '기수'가 고려된다.

그러나 수시채용을 하면 인사관리에 변화가 생긴다. 먼저 채용 시점이 다양해지고, 전형 방식도 직무마다 다양해진다. 채용 주체도 그룹 또는 본사 인사팀 중심에서 각 사 또는 현업 중심으로 변한다. 채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현업 조직으로 이관되는 것이다. 수시로 채용하기 때문에 신규 입사자에 대한 교육, 직급, 호칭, 연봉 등 처우결정도 변할 수 있다.

이처럼 수시채용 확대에 따라 인사제도 전반에 변화가 발생하지만 본 고에서는 채용을 중심으로 한 인사담당자의 역할 변화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채용 단계에 따른 인사담당자의 역할 변화
채용 준비 단계 - 모집 및 선발 단계 - 입사관리의 3단계로 채용의 단계를 구분해 인사담당자의 역할과 요구역량 변화를 살펴보자.

채용 준비 단계
적정 인력규모 산정, 채용 프로세스 정립, 모집 활동, 인재풀 확보, 처우결정 기준 정립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긴다.

먼저 적정 인력규모를 판단하고 조율하는 역할이 중요해진다. 수시채용 시에는 채용 규모의 문제가 대두된다. 채용결정권을 현업에 위임하면 채용이 필요한 직무와 규모를 판단하는 형태가 다양해진다. 조직의 현재 인원 및 인건비 데이터, 업무량, 구성원의 역량, 경영실적, 사업계획 및 중장기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용 예정 인원을 산정해야 하며 현업 부서와 협의해야 하는 것이다. 수시채용으로 하위 조직별로 채용하더라도 전사 및 상위 조직관점에서 인력규모를 조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사담당자는 현업 직무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채용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각 부서가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채용 프로세스 및 운영방식, 채용 단계별 역할 구분, 프로세스별 소요시간, 채용 전형별로 구체적인 운영 가이드를 정립해야 한다. 물론 채용하는 부서에 따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큰 경우에는 지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지원자 모집 활동을 세분화해야 한다. 수시채용 확대에 따라 지원자들이 회사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정보에 더해 채용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유튜브, 홈페이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취업준비생이 접근하기 쉬운 SNS를 통해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무에 대한 소개와 필요한 역량을 정리함으로써 구직자에게 정확한 요구역량을 안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넷째, 수시 및 상시채용을 위해 인재 풀Pool을 확보해야 한다. 각 직무별로 전문가 풀을 확보하여 필요할 때 즉시 충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현업 부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링크드인, 원티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각 직무에 필요한 정보를 구축하거나, 현업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로 운영 가능하다.

다섯째, 처우 조건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채용 시점도 다양하고 '중고신입' 형태의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지원자와 경력직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지원자의 연봉 및 직급 등 처우 조건이 갈등의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전결규정에 따라 의사결정할 수 있는 적정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모집 및 선발 단계
수시채용에 따른 전형 과정의 변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직무별로 전형을 달리하는 것이다.

인재를 선발하는 도구는 매우 다양하다. 직무 관련 시험, 토론 및 발표, 대면 면접, 과제나 역할 수행Role Play을 할 수 있으며, 코딩, 설계 등 직무 관련 능력을 직접 시연Test할 수도 있다. 공채에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 과정을 통한 일률적인 프로세스를 적용했다면 직무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시채용에서는 직무의 특성에 따라 해당 분야에 대한 직무별 주제 발표를 하거나 집단 토론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개발직무의 경우 코딩이나 CAD 프로그램을 통한 설계 또는 통계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분석을, 영업직무의 경우 가상의 영업 활동을, 디자인직무의 경우 직접 작품을 디자인해 보도록 하는 식이다. 앞으로는 더욱 세분화된 직무별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되며 특히나 수시채용에서는 전화면접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직무 경험이나 적합도를 먼저 확인한 후 인성면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채용을 할 때 인사담당자는 면접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공채 때에는 면접관 교육을 일괄적으로 하고, 면접 경험이 있는 임원 및 팀장들이 주로 면접을 진행했다. 수시채용 역시도 비슷하지만, 현업 관리자 및 실무자까지 면접관 역할을 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사내 면접관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이해하며, 공정한 절차로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면접관의 태도에 대한 가이드를 구체적으로 정립하고 교육해야 한다. 인사담당자가 직접 면접관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일정 수준의 면접 역량을 갖춘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면접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인사담당자는 면접 질문과 평가척도를 개발하여 현업 면접관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기업의 인재상 및 핵심가치에 관련된 공통질문, 각 직군별 공통질문, 직무별 상세 질문을 만들어 면접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면접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물론 면접장 환경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각 직무별로 수시로 채용을 할 때 면접장 환경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적어도 면접 장소는 독립된 공간에서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 지원자와 소통하는 방법, 면접 안내, 면접비 지원 등에서 부서별로 차이가 나지 않도록 챙기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역할이다.

수시채용, 특히 경력직 채용을 할 때 일대일 화상면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사내 시스템을 갖추고 부서별로 이용할 수 있는 화상면접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하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입사관리 단계
수시채용 후에는 합격자에 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공채 때는 동기간에 서로 팀빌딩을 하고 동기애로 위로받기도 했다. 하지만 수시채용, 특히 코로나 시대의 수시채용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을 활용할 수 없어 신규 입사자 관리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직무중심 수시채용을 할 때 '온보딩 패키지'를 만들어 부서별로 공통의 매뉴얼에 맞게 신규 입사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신규입사자의 이메일 개설, 명함, 회사 배지, 사무용품, 노트북 및 PC, 축하 선물, 복리후생 이용방법 등을 패키지로 구성하여 각 현업 부서에서 일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수시채용에서는 공채와 달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집체 교육을 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교육 내용을 매뉴얼로 만들어야 한다. 문서로 된 매뉴얼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회사 생활 기본 안내, ERP 등 정보시스템 활용 방법,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 근태 및 직장 매너, 회사의 비전과 핵심가치, 사업 및 직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각 부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OJT 및 멘토링 등 온보딩에 필요한 가이드를 정립하여 교육시키고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사팀에서 일률적으로 했던 일들이 각 부서로 이관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때 개별 회사의 상황을 고려해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인사담당자, 더욱 다양한 역량 갖추어야
수시채용에 따라 인사담당자에게 요구하는 역량도 다양해졌다. 먼저, 사업과 직무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직무를 분석할 수 있고, 적정인력규모를 판단할 수 있는 기법을 활용해 종합적으로 인원 및 인건비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화상면접 뿐만 아니라 지원자 모집에 필요한 홍보활동이 SNS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지원자에 대한 분석 및 판단을 위해 인공지능,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류전형 및 검사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및 관련 기술에 대한 학습을 통해 검사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속성을 알 수 있는 검사도구,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면접 기법을 학습하고 인사담당자 및 현업 면접관에게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AI검사 결과에 대해 담당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현업 부서 면접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면접관 교육을 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다. 면접관의 태도와 질문뿐만 아니라 면접관의 오류에 대해 설명하고, 채용절차법에 대한 이해 등 법 규정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또한 인사담당자가 좋은 질문을 개발하고, 지원자에 대한 평가척도까지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지원자와 소통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인사담당자의 작은 실수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지만 반대로 칭찬을 받아 회자되기도 한다. 지원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인사담당자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특히 채용 경험이 적은 현업 부서에서 직접 채용을 담당할 때 구설수에 오르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인사담당자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질문과 응답을 매뉴얼화 해서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 부서에서 지원자의 질문에 각기 다른 답변을 하는 등의 잘못된 대응이 일어날 수 있다. FAQ를 만들어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지원자의 관점에서 질문을 예상하고 정리해야 한다.

SNS 관리 역량 역시 요구된다. 회사의 고용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해 취업준비생과 소통할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시채용은 현업이 중심이 되어 직무 중심으로 채용한다는 대전제를 놓고 볼 때 인사담당자는 현업을 지원하는 코치가 되어야 하며,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용브랜드 관리자가 되면서 동시에 자신이 최고의 면접관이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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