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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성과관리에 작별을 고하다
전통적
성과관리의 종말, 기민한 성과관리의 시작그렇다면 MBO 기반의 연 1회
상대평가를 골자로 하는 전통적 성과관리에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CEB에 따르면 관리자는 연간 평가와 관련된 활동에 평균 200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반면, HR 리더 90 %는 '연간 평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추가로 WSJ에 따르면, 직원은 본인의 평가 등급을 들었을 때 '투쟁 또는 도피' 모드로 전환된다고 한다. 실제 어도비는 연말 평가 후 직원의 상당수가 심각한 몰입 저하 및 퇴사에 이르렀고 이것이 기존 연 단위 상대평가
방식을 버리게 된 중요한 이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굳이 복잡한 연구 결과를 들지 않더라도 일선 현장에서 많이 듣는 하소연은 "평가가
종료되고 나면 조직 내 후폭풍이 한 달은 간다"는 얘기다. 공감할
수 없는 평가 결과를 놓고 상사는 "잘 주려고 했는데…"
부하는 "내가 왜 저 사람보다 낮은 평가를…"이라며
분노와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그나마 논의라도 된다면 다행이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평가 결과는 시스템에서
조회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나 피드백이 없다. 분노한
직원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에 바쁘고, 평가자는 떠나버린 직원 마음을 돌려놓기에 바쁘다.
이처럼 전통적 연 단위 평가란 회사에서 하라고 하니 하는 행위일 뿐 어떠한 가치도 의미도 찾기 힘들다. 오직 제한된 보상과 승진을 결정하기 위한 행위로 전락한지 오래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전통적 성과관리가 성과를 향상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내부 경쟁을 초래하고 직원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인식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환경변화와
애자일 조직 및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이 유연하고 수평적인 특징을 갖는 기민한 성과관리로의 전환을 한층 가속화했다.
기민한
성과관리의 5가지 특징HCG 분석에 의하면 기민한 성과관리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되는 5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각각의 특징은 전통적 평가제도가 갖는 한계와 정확히 1:1로 대응한다. 예를 들어 무등급 평가는 연말 평가 후 심리적 후폭풍을 막고 발전적 피드백 강화에 도움을 준다. 수시로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은 환경의 가변성에 대응 및 목표 수정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집단 지성의 활용은 평가자 자의성 해소 및 신뢰도를 높이는데, 인정
중시는 부정적 피드백을 통한 사기 저하 및 갈등을 해소하고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문화 조성에 도움을 준다.
실제 국내 기업에서도 기민한 성과관리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5가지 특징을 모두 보유한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을 해 보면 대체로 연중 수시 리뷰와 피드백의 필요성 및 집단지성 활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은 상사의 상시 성과관리(수시 리뷰)에 기반한 평가제도를
운영 중에 있으며 네이버, SKT 등은 동료 다면리뷰 방식의 성과관리 제도를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 기업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민한 성과관리의 특징은 연초 목표를 설정하지 않거나, 연말
등급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상시 리뷰와 피드백은 목표 수립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레벨까지 조직과 연계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보다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절대평가 또는 무등급 평가이다. 절대평가를 하면 무조건 관대화/상향화가 발생하지 않을지, 등급 없이 어떻게 보상과 승진을 운영할 수 있는지……. 일부에게는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절대평가를 도입한 A사에 따르면 "일반적 우려와 달리 분기별 리뷰를 통해 객관적 근거가 누적되어 과도한 상향 평가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한 근거와 면담을 통해 평가의 공정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2017년부터 무등급 평가를 도입한 B사 역시도 "등급 없이도 상시 또는 다면 리뷰에 기반해 자유롭게 보상/승진을
결정함에 따라 관리자의 만족도 및 책임 의식이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절대/무등급 평가도 더 이상 글로벌 기업에서나 가능한 꿈 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왜
원격근무엔 기민한 성과관리인가?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기존처럼 근태 및 과정에 기반한 성과관리가 어려워졌고, 기업은
생산성 유지 및 객관적인 결과 위주 성과관리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결과로 말해야 하지만 소기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직원이 '간섭과 불신으로 느끼지 않을
정도의 과정관리'와 '적정 수준의 개입과 조언을 통한 육성'이 강화되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인 셈인데, 이 지점에서 기민한 성과관리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기민한 성과관리는 일상업무와 성과목표를 일치시킨다. 실제 업무와 괴리된, 평가를 위한 목표보다는 수시로(격주~분기) 목표와 기대수준을 상사와 합의하고 실행한다. 기민한 성과관리는 시의 적절한 피드백을 강화한다. 연말 피드백은
한 박자 늦다. 직원에게 필요한 것은 감독관도, 구경꾼도
아닌 수시로 필요한 조언을 해줄 플레잉 코치다. 사실 기민한 성과관리가 원격근무에 최적이라는 점은 Anytime & Anywhere를 지향하는 글로벌 IT기업에서
기민한 성과관리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는 사실만큼 확실한 증거는 없다.
기민한 성과관리 업체인 BetterWorks에 따르면 기민한 성과관리로 전환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1년 내내 31%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기민한 성과관리는 성과평가를 연례
행사[Too Long]나 원격근무에 대한 잦은 감독[Too
Short]이 아닌 자연스럽고 반복적인 일상의 코칭 및 과정관리의 일부로 만드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결국 성공적 원격근무에는 4가지가 필요하다. ①원격근무에
대한 회사의 명확한 방침 ②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는 디지털 인프라 ③기민하게 업무와 성과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 및 도구 ④기대 성과를 명확화하고
효율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관리자 리더십이다.
과연 우리 직원은 기민한 성과관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까? 아니면 그럴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기업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일까? 만약 전통적 성과관리를 고수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뉴노멀이 될 기민한 성과관리를 준비하고 대응하길 권한다.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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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의 본질과 접근법의 변화
유규창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인사관리의 역사를 보면 지속성과 변화를
반복해왔음을 알 수 있다 동기부여, 역량강화, 공정성, 성과 향상은 과거에도 인사관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었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동시에 경영환경의 변화, 노동시장의
다양성, 기술의 변화 등에 대응해 HR의 구체적인 프랙티스들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해왔다.지속적 경쟁우위 확보와 성과관리
성과Performance의
의미와 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 변수Factors가 역량과 동기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개개인의 성과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며, 개인성과의 합은
조직성과와 상관관계가 높다. 당연히 기업은 개개인의 성과를 향상시킴으로써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조직이 기대하는 바람직한 개개인의 성과는 바람직한 구성원들의 행위Behavior에서 나오며 이것은 자신들이 맡은 직무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Will do와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Can do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이 성과의 기본 모델은 현대적 조직이 만들어진 이후 지속돼 왔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이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그리 오래 전은 아니다. 1980년대 글로벌화와 극심한 경쟁 체제로 돌입하면서 기업들이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한 화두가 됐고, HR의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성과관리라는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
최근 들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변화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성과관리에 또 다른 변화가 오고 있다. ICT의 발달은 그 자체가 변화의 동인이면서
실시간 성과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성과관리에 대한 3단계 접근법지금까지 성과관리는 3단계 접근법으로 진화해왔다. 성과관리의 뿌리는 인사평가에 있다. 첫 번째 단계인 전통적인 인사평가 모델은 성과를 내는 요소인 역량과 동기에서 개인의 차이가 있고, 이 차이를 리더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를 하면 자연스럽게 성과가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주로 인사부서의 주도로 세밀한 평가표를 만들고 관리들을 교육시켜 주어진 기준에 맞춰서 기계적으로
잘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관리자들에게는 적극적인 리더보다는 수동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평가의 문제점이 노출됐고, 성과 향상에
대한 기여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두 번째 단계는 인적자원관리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성과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다이내믹한 조직 현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활용하기 위해 리더들에게 권한을 더 부여하게 됐다. 전략적
성과관리에서는 리더와 구성원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피터 드러커의 MBO 평가방법을 활용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상사와 부하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한다. 그리고 중간에는 점검과 피드백 기회를 제공했다. 전통적인 인사평가
모델에서 성과를 정체된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전략적 성과관리의 철학은 성과라는 것이 사전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리더는
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됐다. 전략적 성과관리는 한동안 대부분 글로벌 기업과 한국 대기업에서
활용됐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지고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자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성과관리 시스템의 경직성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단계의 성과관리는 현재 진행형인데 아직 일반화된 명칭이 통용된 것은 아니나 대체로 애자일 성과관리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현재 애자일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경영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구글에서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존 도어의 OKR 목표설정 방식도
여기에 접목되고 있다. 애자일 성과관리는 개개인마다 접근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리더가 실시간으로
구성원의 목표 달성 여부와 피드백을 동시에 진행하는 접근법이다. 구글 뿐 아니라 어도비, MS, 언스트앤영, SAP, GE 등 다양한 산업의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관리 접근법에 따른 HR과 리더의 역할 변화성과관리의 접근법이 달라짐에 따라 HR부서와 리더의 역할도 변화해왔다. 모든 제도의 설계 그리고 관리까지
인사부서에서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하던 방식에서는 리더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전략적 성과관리로
오면서 리더의 적극적 코치 역할이 강조됐고, 인사부서의 역할도 변화하게 됐다. 이러한 경향은 애자일 성과관리로 진행되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리더는
코치의 역할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목표 달성을 독려할 수 있는 퍼실리테이터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HR은 이러한 리더의 적극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파트너 역할이 필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대부분 조직의 성장과 진화과정은 과거의 것을 내포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성과관리도 마찬가지다. 성과관리의 세 번째 단계인
애자일 성과관리는 전략적 성과관리와 전통적 인사평가를 특성도 포함하고 있다. 리더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감시자Judge로서의 역할과 코치Coach로서의 역할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편 애자일 성과관리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의 설계는 여전히 인사부서의 몫이다.
*유규창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인적자원관리 분야를 강의하고 있으며, 경영대학장과
경영전문대학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직무중심 인사관리,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조직 건강, 윤리 경영
등이다.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인사관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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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 이것이 궁금하다 Q&A
황진국
EY PAS 상무 성과관리는 합리성, 투명성, 공정성 등의 이슈에 늘 부딪히곤 한다. 그러다보니 경영진과 인사담당자들은
더 나은 성과관리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 가져가게 된다. 글로벌 기업의 '완벽해 보이는' 제도를 찾아보거나 경쟁사는 어떻게 성과관리를 하고
있는지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구축한 제도가 운영 단계에서 삐걱거리기 일쑤다. 왜 다른 기업에서 잘 된다는데, 우리 기업만 이럴까. 아예 평가제도를 없애 버릴까 싶은 고민마저 든다. 이런 고민에 빠진
인사담당자들이 질문을 던진다.
Q. 최근 들어 육성형 평가, 절대평가, 수시평가, 등급폐지
등 평가와 보상의 관계가 느슨해지고 있습니다. 보상과 연계성이 약해진 평가는 구성원들이 간과하기 쉬운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육성형 평가, 절대평가, 수시평가, 등급폐지 등이 과연 평가와 보상의 관계를 느슨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보상을
금전적 보상으로만 한정 지었기 때문에 나온 질문 같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보상하면 금전적
보상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보상에는 안정, 인정, 가치실현과
같은 내재적 보상도 있습니다.
지금은 보상을 금전적 보상에 한정시킬 수 없는 저성장 시대입니다. 개인
간의 큰 차등을 둘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이익을 실현하는 회사는 많지 않고,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불황을 맞는 산업도 많습니다. 과거 고성장기에는 높은 임금상승과 맞물려 금전적 보상으로 성과 차등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금전적 보상으로만 동기부여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내재적 보상을 기본으로 하고 금전적 보상은 예외적인 것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육성형 평가, 절대평가, 수시평가, 등급폐지가 평가와 보상의 관계를 느슨하게 만든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구성원에 대한 내재적 보상을 강화하고 그들의
가치를 실현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제도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오히려 강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많은 기업들, 특히 대기업-전통기업은 상대평가제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절대평가가 트렌드라고 하는데, 절대평가만이 답일까요?절대평가도 상대평가도 시대와 산업을 초월한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산업의
특성과 외부환경, 노동시장의 특성, 업무 특성, 업무 스타일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절대평가가 좋을 수도 상대평가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상대평가는 성과와 역량이 명확하여 구성원 간 비교가 가능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절대평가는 구성원 간 비교가 아닌 개개인의 목표수준과 목표달성이 중요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가령 개인의 성과가 조직의 성과로 직결되는 영업팀원의 경우 목표가 높을수록,
달성률이 높을수록 성과에 기여하게 됩니다. 굳이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워 상대평가를 통해 보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도입기 단계에 있는 산업이나 같은 기업 내에서도 신규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부의 경우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 비정형화된 업무 프로세스, 외부 인력의 수시 유입 등으로 현업 관리자(팀장)의 평가권한을 높이는 절대평가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 전통기업이 상대평가제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관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고 검증된 역량과 성과가 조직에 통용되기 때문에 상대평가가 보편화된 것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 절대평가로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조직, 사업의 특성에 따라 같은 조직 내에서도 평가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Q. 업계에는 매력적인 평가보상 사례가
소개되지만, 저희 회사는 평가무용론이 팽배한 상황입니다. 평가
결과에 대한 불신과 보상에 대한 불만이 높은데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평가무용론이 팽배해 있다면 과감히 평가를 없애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HR이
쉽게 결정하기 어렵긴 하지만 평가를 안했는데 경영진을 비롯해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고 조직관리나 성과에 영향이 없다면 평가를 안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기업에서 일어나는 많은 활동들 중에는 관습에 의해, 작년에 했으니까, 남들도 하는 것이니까 올해도 어김없이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평가라고
예외일까요? 더구나 많은 구성원들이 불필요하다고 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써가면서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진정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꼭 평가를 해야 한다면 어떤 평가를 해야 할 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고민을
시작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매력적인 제도는 간절한 필요에서 나온 것일 테니까요.
코로나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다면 대면 면담 및 코칭의 기회가 줄어들텐데 이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비대면 환경에서의 면담, 코칭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면담과 코칭을 진행하라고 한들 평소의 행동이나 업무과정을 관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피드백
내용도 풍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일상적 활동이 대면을 전제로 이루어지다 보니 면담, 코칭 때에 친밀감과 공감을 표현하는 제스처까지 가이드하던 HR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비대면 환경을 제약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비대면 환경을 활용해 성과위주의 면담, 코칭, 나아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도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리더는 산출물의 기대수준, 내용,
완료일자 등을 정확히 지시하고 일하는 과정이나 태도보다는 일의 결과만을 보고 피드백을 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리더들이 일의 과정에 개입하고 성과 자체보다는 팀원의 태도와 친밀도에 더 중점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성과는 과정과 결과를 포함하지만 비대면 환경을 활용해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소를 배재하고
팀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없애는 기회로 활용해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인사제도, 조직도 등이 자주 변경됩니다. 제도가 안착되기도 전에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최소 얼마나
유지하고 지켜보는 게 좋을까요?인사제도가 바뀌는 근인根因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선
현상적으로 인사제도가 바뀌는 원인을 관찰해보면 크게 외부요인과 내부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부요인으로는
우리나라의 1997년 외환위기처럼 기업의 존망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경제적 혼란이 발생하거나, 법 또는 사회적 여론으로 변화가 강제되거나, 경쟁기업의 새로운 HR제도, 조직이 성과로 이어지는 실증적인 결과가 있을 때 등이 있습니다. 또한 내부 요인으로는 CEO가 교체되어 새로운 사업전략-계획이 수립됐을 때, 사업의 변화로 요구되는 역량과 인재상의 변화가
필요할 때, 내부 구성원, 노동조합의 불만과 요구가 있을
때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회사 또는 HR이 무시할
수 있는 변화요인이 있을까요?
잦은 HR제도와 조직의 변화는 구성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하고 인사
철학이 흔들린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변화하는
HR이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HR이 사업과 전략에 맞추어 변화를 이끄는 변화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구성원과 공감하고 변화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한다면 변화 주기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방향성 없이 '다른 기업이 이렇게 하니까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오래됐으니 바꿔보자' '경영진이 하고 싶은 대로 하자'와 같이 줏대 없이 갈팡질팡하는
변화를 경계해야 하고 변화의 원인이 없다면 오래된 제도라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BSC, OKR, KPI, CSF 등 평가에는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합니다. 방법론을 벤치마킹할 때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요?벤치마킹 3단계 방법론을 추천 드립니다. 첫 번째 단계는 방법론이 지향하는 바가 우리 회사가 의도하는 변화 방향과 같은 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방법론의 세부 사항이 우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원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세부 사항들을 우리 회사에 맞게 변형시켜 적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지향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 없이 세부적인 방법에만 집착하면 업무의 진행이 더딜 뿐만 아니라 막상 현재 모습과의 차이만
부각되어 좋은 방법론과 사례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BSC 도입을 검토해보라' 'OKR이 요즘 트렌드라는데'라는 경영진의 지시나 관심이 있으면
우선 더디게 보이더라도 제도가 탄생된 배경과 도입 목적, 타사에서 추진하게 된 배경 등을 먼저 조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경영진과 1차 미팅을 갖고 벤치마킹을 진행할지 진행한다면 어떤 점을 집중적으로 파악할지에 대해서 합의를 한 다음 세부적인
방법론 탐색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나면 어떤 원리들이 현재 조직의 문제점들을 개선시킬 것인지를 정의해야 합니다. 가령, 'BSC는 재무지표와 비재무지표를 균형 있게 설정함으로써
재무적인 성과에만 매몰되어 있는 우리 회사에 과정과 지속적인 성장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심어줄 수 있다'라는
식으로 원리와 개선방향을 담아야 합니다. A회사는 재무지표를 50%로
하고 어디는 30%로 하더라는 식의 단순 사실 나열은 열심히 조사한 것 같지만 의미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원리를 이해한다면 '우리 조직은 과정과 지속성장에
대한 개념조차 미미하기 때문에 재무지표를 30%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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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박조현 펜실베니아주립대 인적자원·조직개발 박사 효과적인 성과평가는 임직원 동기 부여, 몰입 및 유지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더 나은 성과평가 방법을 항상 고민해 오고 있다. 1960~1970년대에 급속히 증가하는
노동력을 획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연간 성과평가 방식은 많은 기업들이 오랫동안 사용해
왔지만 여러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측정 항목이
지나치게 단순해 평가에 있어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기가 어렵고, 건설적인 피드백보다는 부정적인 평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임직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보다는 실망감을 주고 의욕을 저하시켜 성과 감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일방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커뮤니케이션의 기회가 제한적이고, 피평가자가
성과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보다는 결과에만 집중하게 되고, 평가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평가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성과평가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기업들은 평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다 민첩하게 목표를 수립-조정하며, 수시로 임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 성과향상에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커짐에 따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미래 지향적 성과 검토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피드백 방식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미래 지향적 성과 검토에 집중한다. 이러한
평가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동료평가이다. 글로벌 기업 사례를 통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고려해야할 사항에 대해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 기업의 동료평가 활용 사례
구글
구글은 연간 2회의 성과평가를 실시하는데,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간단한 Preview를 실시하고,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11월에 Complete Review를 실시한다. Complete Review는 자기평가, 동료평가, 조정 그리고 확정의 4 단계로 진행된다.
성과평가의 첫 단계로 임직원들은 자기평가를 실시한다. 구글다움Googleyness, 문제해결Problem-solving, 실행Execution,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 리더십Leadership, 존재감Presence의 6가지 기준에 대해 '전혀 발휘하지 않는다'부터 '항상
발휘한다'에 이르는 5점 척도로 평가하고, 이러한 자기평가의 근거로써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예시를 제시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임직원들은 자신의 주요 업적과 기여에 대해 적게 되는데, 이 내용은 다음 단계에서 진행되는 동료평가
에서 자신을 평가하게 될 동료에게 전달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강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자기평가를 마치고 나면 360도 평가가 이어진다. 360도
평가는 관리자가 피평가자를 더 잘 이해하고, 피평가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프로세스이다. 360도 평가를 위해 임직원들은 관리자와 상의해 평가를 요청할 3~8명의
동료를 선택한다. 선택된 동료는 평가를 요청한 동료의 강점 및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코멘트를
주고, 자기평가에서 사용된 6가지 평가 기준으로 동료들을
평가하며 특정 프로젝트의 기여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동료평가의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관리자에게만
보여지고, 평가를 받는 임직원은 평가 내용만을 볼 수 있다.
자기평가와 동료평가가 모두 이루어지고 나면, 관리자들이 모여 임직원들의 평가를 함께 리뷰하는
조정 과정을 거친다. 관리자들은 OKRs에 기반해, 임직원들의 성과를 Needs Improvement, Consistently
Meets Expectations, Exceeds Expectation, Strongly Exceeds Expectations, Superb의 5단계를 사용해 먼저 평가하고, 이러한 평가를 확정하기 전에 5~10명의 관리자들이 모여 조정 단계를 거치게 된다. 관리자들은
임직원들의 자기평가와 동료평가 결과를 함께 리뷰하고, 관리자의 평가가 공정한 지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러한 조정 과정은 임직원 평가가 편향되지 않도록 하고 임직원들이 평가가 공정하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실시된다.
성과평가가 확정되고 나면, 관리자는 임직원과 두 차례의 미팅을 하게 된다. 하나는 동료평가와 관리자의 평가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상 및 승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시간이다. 보통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경우 대부분 임직원들은 보상 측면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소홀할 수 있기
때문에 구글에서는 연봉 및 보너스와 관련한 결정과 개인의 성장과 개발을 분명히 구분하기 위해 연봉 논의는 한 달 후에 진행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기존의 성과평가 시스템은 임직원에게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하기 어렵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연초에 세운 목표를 연말에 리뷰하고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5점 척도로 임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존의 평가 시스템은 많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성과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해 동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관리자 역시 임직원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결국, 평가를 받는 임직원에게도 평가를 하는
관리자에게도 괴로운 시간이 될 뿐이라는 판단 하에 형식적인 연간 성과평가를 중단했다. 대신, 성과평가 프로세스의 일부로써 360도 평가를 도입하고, 관리자와 임직원이 업무의 일부로써 성과와 관련한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의 모든 임직원들은 회사 내 누구에게나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팀 동료와
관리자에게 서로 피드백을 준다. 동료평가는 상대방에게 줄 피드백을 적는 것이 전부이고, 수치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은 없다. 피드백을 작성할 때 어떤 방식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보통은 시작/중지/유지 방식을 사용한다. 즉, 피드백을
주는 대상이 무엇을 새로 시도하면 좋을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지를 적는 것이다. 자기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
피드백은 실명으로 제공되며 피평가자 본인뿐만 아니라 관리자와 HR담당자에게도 자동으로 피드백이
공유된다. 동료평가를 처음 도입했을 때에는 익명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지만, 이후에 실명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일부 팀에서는
대면으로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실명으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은 임직원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할 때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의 동료평가는 사람들이 솔직하게 진실을 이야기한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넷플릭스의 문화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지향하며, 360도 평가를 통해 임직원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도록 권장한다. 넷플릭스는 일회성의 수치화된 연간 평가보다는 성과에 대해 정기적으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임직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넷플릭스에서는 이러한 솔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의 교환이
형식에 맞춰 계획된 이벤트가 아닌 회사의 고유한 문화의 일부로 여겨진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업무의 일부로 여기게 된다면 임직원들이 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는 보상 심의와는 관련이 없으며, 4개월의 시간 차이를
두고 별개로 진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워크와 협력, 그리고 임직원의 성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편했다. 이전에 적용했던 스택 랭킹Stack Ranking 시스템은 팀원들이 다같이 협력해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하위 고과를 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임직원의 몰입과 동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임직원들은 서로 협력하기 보다는 자신의 성과에만 집중하게 되며, 심한
경우 동료가 성과를 내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또한,
일 년에 한두 번 실시하는 성과평가는 임직원들이 장기적인 혁신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게 하고,
평가 결과가 연간 보너스에 반영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관리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 결과, 경쟁사와의 경쟁이 아니라 임직원 간의 경쟁이 심화돼 회사의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마이크로소프트는
혁신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새롭게 도입한 평가 시스템은 임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기보다, 임직원들이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와 더불어 동료들과 얼마나 잘 협력해 성과에 기여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Perspective'라는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해, 임직원들이
동료들에게 건설적인 방법으로 칭찬이나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피드백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으로 느끼거나 움츠러들 수 있기 때문에 Perspective는 위협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평가보다는
코칭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들은 Perspective를 통해 '계속해야
하는 것Keep doing'과 '재고해야 하는 것Rethink'에 대한 동료들의 '관점'을
요청할 수 있다. 계속해야 하는 것은 피드백을 요청한 사람의 장점과 이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주는 것이며, 재고해야 하는 것은 피드백을 요청한 사람이 어떻게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료의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다. 동료에게 피드백을 요청할 때, 어떠한
의견을 구하고 싶은지를 구체화해, 보다 유용하고 실천 가능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동료들의 피드백은 실명으로 해당 임직원과 매니저에게 공유된다. 동료평가
결과는 관리자가 조정 과정을 거쳐 승진과 보너스를 결정할 때 근거 자료로 사용된다.
동료평가가 건전한 피드백이 되기 위한
고려사항
이상의 사례에서 살펴보았듯이, 각 기업들은 동료평가를 다양한 목적과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료평가를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
회사의 전체 성과평가 제도, 업의 특성, 그리고 조직문화에
맞게 동료평가를 적용해야 한다. 성과평가
제도의 일부로써 적용을 동료평가의 도입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성과평가 제도를 더욱 효과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성과평가 시스템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동료평가를
적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 기존 성과평가 제도의 단점을 보완해 더욱 효과적인 성과평가가
될 수 있도록 동료평가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회사 혹은 일의 특성을 고려해 동료평가 실시 주기와 횟수를 회사 혹은 일의 특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가 짧은 주기로 진행되는 조직에서 연간 1회의 동료평가를 실시한다면, 이를 통해 임직원이 발전의 기회를 얻기
보다는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버릴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동료평가의 간격을 줄이고 임직원들에게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해 업무 성과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료평가
횟수가 늘어나면 임직원들이 이로 인해 업무에 방해를 받거나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절차를 간소화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회사 내 프로젝트나 임직원들의 업무의 변화가 빠르지 않은
경우, 너무 잦은 동료평가는 불필요 할 수 있으며 임직원들이 번거롭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와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임직원들이
평가자로서의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조직 내 피드백 문화가 조성 되어야 한다. 동료평가는 피평가자를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가깝게 일한 사람이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평가하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 성격 등에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 또한, 피드백 내용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효과적인 동료평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평가자로서 객관적으로 동료의 성과나 기여도를 평가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피평가자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피드백을 주는 것이 좋으며, 보다 건설적인 피드백이 되기 위해서 피평가자의 강점과 더불어 더
개발해야 할 영역들을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관리자는 알지 못하는 동료들만 알 수 있는 피평가자의 업적이나 행동-태도
등을 강조해 주는 것이 좋다. 동료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평가를 위해 숙지해야 할
지침을 임직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공지하고, 필요한 경우 교육과정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임직원들은 동료를 평가하는 것, 특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동료를 평가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조직 내에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는 미래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 임직원들이
서로 비판하기 보다는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발전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동료평가의 핵심은 신뢰이다. 임직원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동료평가가 실명 또는 익명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진실성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임직원들이 동료평가를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동료평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임직원들에게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료평가 실시 후 피드백 없이 성과평가에
반영이 되는 경우, 임직원들은 평가가 투명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동료평가가 피드백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전통적인 연간 성과평가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발전적인 평가 프로세스가 아닌, 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다.
실명 또는 익명으로 동료의 피드백이 피평가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방식으로 동료평가를 실시할 수도 있고,
관리자에게만 피드백 내용이 전달하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관리자는 별도의 피드백 세션을 통해 임직원과 함께 평가 결과를 리뷰하고, 계속
유지해야 할 강점이 무엇인지, 조직이나 팀 성과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또한, 임직원의 역량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코칭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료평가가 반드시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동료평가가
임직원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팀의 성과 향상을 위한 수단이 아닌, 특정 동료를 매장시키거나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익명 방식의 피드백은 평가자가 책임감을 덜 느끼게 되어 편파적이거나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혹독한 피드백을 줄
수도 있다. 익명의 동료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경우, 피평가자는
자신을 방어하거나 해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이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동기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 결국, 동료평가 도입의 본래 목적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조직의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료평가는 발전적인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임직원의 발전과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미래의 지향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동료평가 도입을 통해 우리 조직이 무엇을 얻고자 하며, 어떻게 나아가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설계하고 계획을 세워 적용해야 할 것이다.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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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기반 성과관리 시대, 효과적인 피드백 3단계
양민경 HR블레틴 대표 등급을 매기는 평가 기반의 성과관리가 코칭 중심의 실시간 성과관리로 옮겨가면서 피드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마다 그 정의 혹은 초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잘 했어!"와
같이 긍정적인 코멘트를 주고 받는 것이 활성화된 것을 "피드백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개선을 위해 수행이 저조한 사항, 즉
부정적인 코멘트를 전달하는 것을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피드백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피드백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상품 구입 후나 서비스 사용 후 피드백을 요청받는다. 상품, 서비스
경험에 대해 묻는 몇 개의 객관식 질문과 함께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묻는 주관식 문항이 포함되곤 한다. 상품, 서비스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 핵심 요인에 대한 만족도를 객관식으로 평가하고 그 밖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주관식으로
묻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주고 받는 피드백의 목적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개인, 팀의 업무 수행 역량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성과, 업무 수행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전달하는 것이다. 목적을 이해하고 나면, 피드백이란
무엇인지 쉽게 기준을 세울 수 있다. 피드백이란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한 유형의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업무 수행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피드백은 피드백을 받는 단계, 이해하는 단계, 행동을 변화시키는 단계를 거쳐 수행 향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피드백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관문을 넘는 것이 우선이다.
피드백 받는 단계_업무-행동-구체적-시의적절성 필요
피드백을 전달하면 상대방이 받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피드백이
모호하거나, 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두었을 때, 행동과 피드백
간의 시간차가 클수록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보고서를 작성한 후배에게 "잘
했어!"라고 말하는 것이 피드백을 전달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피드백에는 어떤 내용, 행동이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단지 긍정적인 평가일 뿐 자신의 수행에 대해 배움을 주는 피드백은 아니다. 그리고
좀 더 '활발하게' '꼼꼼하게'와 같이 성격, 기질에 대한 피드백은 자기self에 위협을 주기 때문에 방어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거나, 만약
수용하더라도 쉽게 바꿀 수 없는 영역이어서 피드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특정
행동에 대해 피드백이 수주, 수개월 후에 전달될 경우 행동과 결과 간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드백이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들며 오히려 "그걸 왜 지금 얘기해?!"와 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정리하면 피드백이 수용되기 위해서는 "어제 작성한 재택근무 운영안 잘 확인했어요. 인사팀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과 직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해줘서 임직원들이 혼선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어요"와 같이 업무와
관련되고, 행동에 초점을 두고, 구체적으로, 시기적절하게 전달해야 한다.
피드백 이해하기 단계_의미 해석과 반추하기
피드백을 받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피드백의 의미를 해석하고 반추하는
것이다. 이 단계부터는 조직의 피드백 문화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피드백
문화란 구성원이 수행 증진을 위해 공식적, 비공식적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요청하고, 개발에 활용하는 것과 관련된다. 피드백을 받으면 전달자의 의도나 내용의 명확화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다면진단은 각 문항이 구체적 행동을 묘사하고 있고, 주관식 응답을 통해 팀원의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진단 대상자 입장에서는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 피드백 문화가 잘 조성되어 있다면 팀원들에게 보다 자세한 피드백을 구함으로써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혹은 조직에서 코치를 지원해 준다면 전문가로부터 진단 결과의
의미를 해석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피드백이 이해되지 않아도 "이 피드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래요?"라고
묻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그로 인해 피드백의 정확한 의미 파악이 어렵거나 잘못된 해석을 내릴 수 있다.
행동을 변화시키는 단계_우선순위와 달성 목표 정의하기
세 번째는 행동 변화를 만들어 내는 단계이다. 실질적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달성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계획을 세우고 나면 실천하는 것만 남았다. 이렇게 개발 계획을 실행하는 와중에 목표에 얼마나 근접해 가고 있는지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조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을 스스로 혹은 팀장, 동료가 알아봐 주고
칭찬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드백 문화 조성
조직 차원에서 피드백 문화를 조성하고 싶을 때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성과관리와 피드백
분야에서 연구를 해온 마뉴엘 런던Manuel London 교수는 리더에게 피드백, 코칭 훈련을 시킨 후 그들이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피드백을 구하고, 전달하는 모습을 통해 피드백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솔선수범과 롤 모델을 통해 피드백 문화를 조형하는 것이다.
리더 개발과 더불어 주간-월간 리뷰, 피드백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원활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HR 테크 컨퍼런스인 언리시UNLEASH에서 다양한 성과관리, 피드백 툴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이 툴들은 리더가 팀원을 주기적으로 코칭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직원의 역량과 성과달성 추이에 맞게 코칭 일정과 질문 가이드를 제공하고 '피드백 주기' '피드백 요청하기'
기능을 통해 언제라도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게 개발되어 있었다. 직원들은 회의나 프로젝트
종료 후와 같이 중요 업무가 끝났을 때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특정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을 때 앱을 활용해 피드백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다. 피드백을 촉진하는 데에 반드시 피드백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한 기업에서는 음식 아이콘을 인정이나 피드백의 도구로 활용하는데, 누군가를 칭찬하고 싶을 때는 담당자를 호출하여(@담당자명) 타코 이모티콘을 보내고, 피드백을 주고 싶거나, 요청하고 싶을 때는 '날것 그대로 이야기해줘'라는 의미로 스시를 보낸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우리 스시타임 가질까?" "스시가 필요해"와 같이 피드백 요청 표현으로 활용된다.
직원들 간에 주고 받는 피드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조직과 직원 간의 피드백이다. 이를
테면, 피드백 문화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서 원하는 피드백 문화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그 결과를 명확히 그림으로써 목표를 분명히 한 후, 이것을 위한 노력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직원들로부터
피드백을 얻어 지속적인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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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 인기투표인가 성장의 발판인가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회사 이직은 다니던 조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리더가 어떠하냐가 조직이나 개인의 성과와
큰 연관이 있다는 것이 구글 산소프로젝트의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스스로 성장을 일궈나갈 수 있을까? 임원의 70%가 자신의
역량을 상위 25%라고 생각한다는 맨프레드 켓드브리 교수의 연구가 있다. 리더의 성장은 자기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자기 인식이 리더의
효과성과 연관 있음이 많은 연구에서 증명되면서 리더 개발에 다면평가의 활용이 부쩍 늘고 있다. 다면평가를
진행한 후에는 어떻게 옥석을 가려 변화와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내 자신과 다른 사람 중, 과연 누가 나를 더 잘 알까?
30여만 건을 연구한 한 메타분석에서 자기평가와 타인평가의 상관관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피드백을 얻기 어려운 역량에 대해서는 그 연관성이 더욱 낮다. 사이민 바지르의 실험에
의하면 잘 아는 영역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자존감, 불안, 신경증과 같은 개인 내면과 관련된 영역은 자신이 더 잘 알고, 창의력과
지적 능력 같은 알아차리기 어려워도 측정하기 쉬운 특성은 타인이 더 정확했으며, 겉으로 드러나고 알아차리기
쉬운 리더십, 스피치, 통솔력 같은 영역은 자신이나 타인의
평가 정확도가 비슷했다. 다면평가의 대상이 되는 항목이 대부분 리더십 역량이나 인지적 능력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다면평가에서는 타인 점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리더의 시각과 조직원의 시각을 비교하는 드문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받으면 우선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에 "누구야"하며 범인 찾기에 나선다. 누구나 자신이 최선이라 믿고 있는
것을 하고 있는 마당에, 부정적 평가를 받고 나면, 충격은
분노로, 부정으로, 회피로,
결국 상처로 남고 학습은 사라지기 쉽다. 이런 상처가 두려워 아예 자기 점수를 낮게 주는
이도 있다. 자기 착각이 큰 사람이라는 평보다 리더십 없는 솔직한 사람이 더 낫다는 심산에서 전략적
겸손을 선택한 것이다.
다면평가의 갭, 어디서 오나
어쨌거나 불편한 감정과 조직의 피로감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이왕에 시행된 다면평가이니 많이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데이터를 읽어보자. 우선 최고치와 최저치 항목을 훑어보고, 역량군 별로 비교하고, 전년도와 올해를 비교하고, 평균과 더불어 표준편차도 살펴보지만 역시 제일 눈여겨봐야 할 것은 나의 관점과 타인 관점의 갭이다. 주관과 객관의 차이는 어디서 올까? 역량의 발현 과정에서 오는 갭과
인간의 인지적 한계로 인한 갭,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역량 발현 과정과 관련해 각자 역량에 대한 눈높이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갭이 생긴다. 리더 자신은 약간의 재량권을 주며 던진 업무 지시를 위임이라 여기고 바쁜 시기에 올라온 휴가 신청 승인을 존중이라
생각하는 순간, 구성원은 위임과 존중의 부족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머리로는 알고 있으나, 행동이 미흡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다. 결정적 행동의 부재 또는 절대량의 부족으로 구성원이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즉 역량은 있으나 발휘되는 과정에서 비효과적인 것이다. 또는 리더는
자신의 암묵적 지식이나 내재된 스킬 등 잠재된 영역까지를 역량으로 보는 반면, 구성원은 행동으로 드러난
발현 차원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역량의 주체냐 객체냐에 따라 역량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둘째, 우리의 인지적 기능의 한계이다. 구글
리워크 자료에 의하면, 초당 주어지는 정보 1100만 비트
중에 우리는 40비트만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즉 99.999996%의 데이터가 우리의 의식에 잡히지 않은 채 사라진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는 대로 보는 선택적 지각, 심지어
눈뜨고도 보이지 않는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현상이 일어난다. 리더의 특정 역량에 대해 구성원이 기대나 관심이
없다면 행동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조직문화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 리더들은 대체로 구성원보다 더 긍정적으로 조직문화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액센추어의 2020년 조사 자료에 의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혁신할 수 있다'에 대해 직원은 36%, 리더들은 68%가, 유연한
근무환경에 대해서 직원은 29%, 리더들은 7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각자
입장이 다르고 가용한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갭이 생길 수 있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배경, 의도, 취지 등 맥락 정보를 다 갖고 있지만, 구성원은 리더의 겉으로 드러난 최종 표현을 볼 뿐이다. 내 행동은
풍부한 정보 속에서 긍정적 잣대로 이해하고 상대는 적은 정보 속에서 가장 인색하게 이해한다.
이렇듯 우리의 인지 과정은 '나'와 관련될 때와 '상대'에 대한 것일 때 다르게 작동한다. 행위가 내 소유일 때 즉 내가 행위 주체자일 때는 그 행동의 가치를 높이는 정보에 집중하게 된다. 이른바 소유효과가 발생하는데,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를 탐색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만족스런 10%를
크게 기억하는 리더, 리더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런 10%를
크게 기억하는 구성원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은 적어도 평균 이상은 되지 않을까 하는 느슨한 자기인식과
자기고양편향Self-enhancement bias이 더해진다면 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느낌'이 주는 눈감을 수
없는 진실 마주하기
포착해야 할 신호는 이것만이 아니다. 평균은 웬만한데 평가자간 편차가 큰지, 역량 점수는 높으나 리더만족도나 NPS가 낮은지, 역량 간 균형이 맞는지 등등 한 둘의 수치에 매이지 말고 종합적으로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정확한 측정과 체계적 관리를 위해 역량이 쪼개져 있지만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평상시 느낌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즉, 다면평가의 결과가 구성원의
몰입을 결정하는 기본 심리적 욕구의 충족 여부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다면평가 결과는 조직 전반에
대한 더 큰 진실로 들어가는 문이다. 한 때는 효과적이었던 행동이 더 이상 유효기간이 지났다거나, 겉으로는 잘 돌아가는 듯 하나 구성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이 낮다거나, 현재
조직적 맥락에서 요구되는 것이 방치되고 있는 등 조직의 진짜 진실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면평가 결과를 너무 리더 개인에 대한 피드백으로만 한정해 이해하지 말아야 한다. 다면평가의
결과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각종 방어만 나타날 수 있다. 켓드브리 교수가 지적하는 방어로는
계산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자기 식의 다른 합산법을 제시하거나(수학적 방어), 안 좋은 시기에 평가가 실시됐다고 시기 탓을 하거나(배드 타이밍
방어), 평가자들이 바빠서 대충 무성의하게 답변한 것이라고 하거나(게으름
방어), 한두 명의 악질적인 직원이 점수를 깎아먹었다고 보는 희생양 방어가 있다.
리더는 담당 조직의 A에서 Z를 책임져야 하지만, 한 조직의 문제를 리더의 개인적 역량 개발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리더에게 수퍼맨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 나은 수행이 되도록 리더가 노력하고 개발해야 하는 부분과, 가용
자원을 동원해 환경 조성해서 해결해 가는 부분이 있다. 다면평가의 결과를 리더 개인에 대한 피드백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팀과 개인의 성장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생각하는 성장 마인드셋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지점이다.
우리는 지금 팀이 가야할 방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고 있는가? 상시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열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가? 피드백으로부터 새로운 학습 루프가 시작되는 진정한 학습조직이
되기 위해 다면평가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역시 결국 리더의 선택이다.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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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마다 다른 평가 성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리더는 자기가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무도 공정을 담보할 수는 없다. 공정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따라서 교육과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과관리 과정에서 평가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출발해야 한다.
대표적인 평가 오류
성과나 역량 변별을 잘못했을 때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먼저 평가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 교육내용은 ▲목표설정과 중간리뷰, 최종평가를
하면서 1:1 면담하는 방법 ▲평가를 하다보면 생기는 평가오류 등이 대표적이다. 평가오류는 인지 단계에서 발하는 오류와 점수 부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있다. 이런 오류를 평가자가 알고 평가하는 것과 모르고 평가하는 것은 그 갭이 크다.
인지 단계에서 발생 하는 오류
인지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후광효과다. 후광효과란 한두 가지의
긍정적 정보로 다른 미확인 정보 역시 좋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말한다. 출신학교가 대표적이다. SKY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 보고 다른 것도 다 괜찮을 걸로 생각한다. 아버지가
대기업 사장이거나 의사란 이유로 좋은 집안에서 자란 성격 좋은 사람으로 지레 짐작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브랜드만 보고 품질을 확인하지 않고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 후광효과의 원인은 서로 달리 정해진
실행목표와 평가방법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로 묶어 논의함으로써 발생한다. 후광효과를 줄이는 방법은 세밀한
관찰, 실행 목표와 평가 방법은 한 번에 하나씩 논의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오류는 대비오차이다. 대비오차는 관리자가 자신과 피평가자를 비교해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다. 대비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의
요구수준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인지, 성과 목표나 역량의 기준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스테레오 타입의 오류도 있다. 어떤 하나의 그룹에 속한 사람을 판에 박힌 듯이 평가(이공계 출신은 분석이 뛰어남, 전라도 사람은 어떻다 등)하는 경향을 말한다. 스테레오 타입의 오류는 과거의 선입견적 경험, 통계적 확률의 과신에서 온다. 사람은 다 다르고 상황은 다 다르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기억 오차Christmas effect도 있다. 최신 기억에 의해 평가하는 경향이다. 예를 들면 5, 6월에 노조하고 밤새며 씨름해서 성공적으로 노사협상을 이뤄낸 사원이 12월, 익년도 1월에 실시하는 성과평가에서는 평가시즌 당시 일이 많은 연말정산
담당자보다 평가는 낮게 받기 마련인 현상을 말한다. 최근사건 오류는 관리자가 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서 평가를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책은 그때그때 평가하고 기록하는 데에 있다.
점수 부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관대화 경향은 사실 근거보다 더 관대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부하직원과의 인간관계
악화 우려, 평가 자신감 결여, 결과보다는 노력에 초점을
두는 관리자들에게 잘 나타난다. 이들에게는 부하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평가에 의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한다.
관대화의 반대로 평가를 할 때 낮은 점수를 주는 엄격화 경향도 있다. 이는 평가자의 기준이
높은 경우 그 기대수준과 직원이 대비되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으로 구체적인 목표 대비 결과치를 평가해야 한다. 중심화
경향 점수가 평균점에 집중하는 경향인데 이는 평가권을 부여받은 평가자가 권한을 포기한 사례이다. 그런
관리자는 평가자 리스크 최소화, 관찰 부족, 평가 자신감
부족, 개인차 극소화로 평가 오류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고성과자가 잠재적 퇴직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나쁜 평가자 유형이다.
리더의 평가 오류를 방지하는 방법
평가자들에게 성과평가 결과를 공유한다. 대부분의 평가자는 회사전체 성과평가의 결과를 알지 못한다. 상대평가든 절대평가든 간에 특정부서를 표기하는 것은 서로 비교해 문제를 일으킨다. 부서표기를 하지 않은 상태로 전체 부서별-부문별 평가결과를 공유하고
이상적인 평가결과를 보여줌으로써 평가자들이 자기부서나 부문의 평가결과가 전체 평가결과보다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기부서나 부문은 타 부서 타 부문보다 더 회사에 공헌도가 높다고 주장하는 평가자들을 위해 조직평가항목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평가자는 평가가 끝나면 획득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관리자들에게 성과관리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십중팔구 '평가' '상여금'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성과를 관리하고자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조직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나 성과급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성과관리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은 평가권에 대한 고집이다. 팀원들은 평가받는 입장이고 이 평가결과가 연봉이나
보너스, 승진에 영향을 주는 주된 요소이기에 평가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관리가 성과관리인데
부수적으로 나오는 열매만 취하는 꼴이다.
그럼 진짜 성과관리란 무엇인가?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성과관리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이런 평가에 치우친 성과관리 때문에 "우리 회사는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회사도 생기고, 일부 경영 컨설턴트들이 4차 산업혁명 등의 개념을 도입해 인사관리도 평가제도 없이 조직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2019년 현재 평가제도 없이 조직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은 조직 내에 공정한 평가가 있어야만 한다. 평가를
바탕으로 성과급도 차등지급하고 연봉도 조정하고 승진도 교육도 다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원은
그들이 갖고 있는 성격Personality, 성품Characters, 역량Competency과 업무에 대한 태도Attitude, 타인과의 협력, 업무몰입도, 조직몰입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평가자는 평가하기 전에 성과관리를 하면서 획득할 10가지를 알고 성과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평가자나 피평가자 모두 전 평가과정을 알고 있어야 한다. 평가자나 피평가자가 성과평가
결과를 놓고 서로 놀라지 말아야 한다. 성과관리는 평가를 넘어서 관리자와 팀원 간 공식적이고 과학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이다. 과학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1년
내내 관리자와 팀원은 서로 조직의 업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수한 대화를 한다. 관리자들은 그때그때
말로 지시하고 보고 받는다. 노트에 적지는 않는다. 이메일을
이용해 지시해도 그때뿐이다. 팀원이 판단할 때는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평가는 B라니?" "이런
일은 왜 시키는 것인가? 안 해도 되는 일을 가지고"
"정말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도움이 될까?" "팀장은 매번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일을 시켜, 내가 담당자인데" 등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게임이나 스포츠를 좋아한다. 왜 그럴까?
성과관리는 싫어하고 게임이나 스포츠는 왜 좋아할까? 왜 어떤 사람은 일을 즐기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마지못해 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게임이나 스포츠는 곧바로 피드백이나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스톱은 약 3분이면 그 결과가 나오고 농구는 불과 1분 안에 슛한 것이 골인이 되어 전광판의 숫자가 바뀐다. 화투판이나
전광판에 결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이다. 몰입해 일하는 이들은 회사로부터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때 더욱
업무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을 했는데 아무도 피드백해 주지 않고, 일을 하다가 장애가 발생했는데도 논의할 상사나 동료가 없다면 어떨까. 논의할
상사가 있어도 일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성과관리는 과정관리이고 그 과정에서 매일 매일 피드백을 주고 받고 게임에서 전광판에 성적이 나타나듯이 노트에 적는 행위를 말한다. 이것이 회사가 마련해 준 과학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이고 앞서 언급한대로 다양한 고용형태의 개개인별 맞춤식Tailored 업무추진 방식이다.
평가자를 평가한다. 인사의 가장 핵심인 평가에서 공정성을 상실하면 제일 먼저 인재가 그 조직을 떠난다.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공정평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많은 오류 등을 통해 평가오류를 범하게 된다. 특히 관대화 경향, 가혹화 경향, 중심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그중 관대화나 가혹화 경향은 HR의 보정변수를 써서 정상분포로 만들
수가 있어서 다행인데 중심화 경향은 관리자가 관리자인 것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최근 사건경향도 관리자가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기록에 의존해야 하고 최근 사건보다 그에 앞선 KPI달성이 회사에는 더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평가에 반영해야 해당직원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이 평가결과에 대해 받아들일 수가 있다. 따라서
평가자들이 제대로 공정평가를 하는지는 매번 리뷰해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2~3차 조정 라운드Adjustment Round가
필요하다. 한독에서는 3차에 걸쳐서 조정라운드를 거친다. 1라운드는 팀장들이 평가를 한
것이 실장이나 본부장에게 보고되고 실장이나 본부장이 2차 고과자로서 부문 내에 각 팀의 평가전체를 보고 2차 고과자로서의 조정을 팀장과 상의한다. 2라운드는 2차 고과자(실장 or 본부장)까지 완료한 결과를 HR이 취합해서 전체 부문과 부서의 평가결과(절대평가+상대평가)를 놓고
편중된 부분과 자기평가 1~2차 고과자 평가의 차이가 큰 사원 등 문제점 등을 발견해 HR의견을 삽입해 다시 2차 고과자에게 조정하라고 보낸다. HR은 다시 HR 의견을 보고 2차
고과자 조정한 것을 취합해 3라운드에 넘긴다. 3라운드는 CEO, COO, HR과 해당부문장이 협의를 거쳐 평가를 확정한다. 그렇게
되면 HR은 그 결과를 e_HR에 업로드 해 피평가자나 평가자들이
최종평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
평가에 대한 공식적인 이의제기 기간을 갖는다. 평가가 e-HR에 공개되면 평가결과에 대해 불만을 가진 직원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독은 2주간의 공식적인 이의제기Argue 기간을 갖는다. 그것도 1~2차
평가자는 배제하고 불만직원이 HR에 직접 이의제기 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평가에 대한 불만은 대체로 2가지 경우이다. 1)자기평가에
대한 믿음이 큰 직원이고 2)평가자의 오류일 수도 있다. 1)의
경우는 대부분 자기평가가 후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에버랜드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가평가
결과 85%의 직원이 나는 업무를 잘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직원은 자기 자신에 대해 후하다는
것Over Estimate을 평가자는 인지해야 한다. 평가자가 평소 피드백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관리자들이 정에 휩싸여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바로바로 부정이든 긍정이든
피드백Real Time Feedbacks을 주어야 하고 그것을 기록하면 1)의 경우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2)의 경우는 HR이 우선 객관적인 데이터를 찾고 해당 부서장과 본부장, 이해관계자의
면담을 통해 얻은 결론을 갖고 이의제기한 직원을 면담해서 설명해 주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이때
직원의 주장과 객관적 데이터가 일치하면 CEO 보고 후 최종 평가를 변경시켜준다.백진기 한독 HR 부사장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11월호의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www.hrinsight.co.kr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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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 익명성의 장점과 위험이 공존하는 피드백 방식
"조직 리더에 대한 수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 '본인과 타인이 생각하는 자신' 사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고 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을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미국 포춘 500대 기업의 75% 이상에 HR 서베이를 진행하고 있는 Talent Smart Inc의 트래비스
브래드배리 박사가 리더십 다면평가의 장점을 역설하면서 한 말이다.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기업 임직원의 16%만이 본인이 다니는 회사의 평가방식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2012, 삼성경제연구소). 많은 기업들이 현재의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평가 방식에 대한 연구를 하는 이유이다.
현행 평가제도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상사의 '일방적' 평가방식이다. 평가는 원칙적으로 상사가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평가 스킬이 전혀 없는 상사가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성과와
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지 않고 연공이나 직급 위주로 평가결과가 편향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불합리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되는 것이 다면평가 또는 다면진단이다.
다면평가는 상사 1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나
부하직원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하는 평가 방식이다. 다면 평가는 그 성격상 다수의 사람이 익명성을 가지고
평가에 참여한다. 상사가 보지 못하는 다른 강점과 약점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입체적인 피드백 정보를 가지고 개발 목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면평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잘못 도입하면 또 다른 문제점을 양산하기도 한다. 제도의
장단점을 잘 확인하고 도입의 여부와 도입의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다른 인사제도도 마찬가지지만, 몇 개의 좋은 사례만을 보고 무턱대고 그대로 따라할 일은 아니다.
개발 목적인가? 평가 목적인가?
글로벌 기업에서는 다면평가를 '360 Degree Feedback'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른다. 필자가 근무한 글로벌 기업에서도 대부분 360도 피드백을 실시했다. 하지만 업무 성과Performance를 직접적으로
평가하거나 연봉 조정을 위한 평가와는 별도로 운영했다. 즉, 성과
평가Performance Appraisal가 아니고 개발을 위한 피드백Feedback for Development을 목적으로 시행했다. 그래서 '평가'라는 표현보다는 '피드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면평가는 기업마다 운영 방식이나 도입 목적이 모두 다르다.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도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장단점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한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GE는 1970년대부터
리더십 다면 평가를 실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의 다면 평가는 후계자 육성 계획Succession plan의 일환으로 실시해 왔다. CEO나
핵심 임원 포지션의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직속 상사의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연관이 있는 다른 부서의 리더들로부터 업무 스타일과 역량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했다. 부하직원들이 제공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자가 근무한 글로벌 기업에서도 GE와 비슷하게 제도를 운영했다. 360도 피드백의 대상은 전임직원이 아니다. 모든 리더를 대상으로
하지도 않는다. 수많은 포지션 중에서 핵심 포지션의 후계자Successor와
핵심인재Key Talents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설계된 설문지를 통해 집계된 피드백 결과는 해당 리더와 직속상사에게만 제공됐다. 핵심리더들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 것이다.
반면에, 드물기는 하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글로벌 기업도
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일 년에 두 번,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면 평가를 실시한다. 성과 목표를 온라인상에서
공개하고 상사는 물론 타인으로부터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다. 피드백 방식도 점수 방식이
아니고 기술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한 것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개방적인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때문이다.
익명성이 갖는 양면성
다면평가의 최대의 장점은 다양한 피드백 정보에 있다. 직속 상사가 부하 직원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복잡해지고 일의 다양성이 확대 되면서 상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성과와
역량이 있을 수 있다. 같이 일하면서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동료들의 인식과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리더십에 대한 취약점을 파악하고자 할 때 부하직원의 피드백이
큰 참고가 된다.
다양한 피드백 정보는 개인의 취약한 부분과 개발해야 할 부분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이러한
다양하고 솔직한 피드백은 다면평가의 익명성 때문에 가능하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태에서의 다수의 피드백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다면평가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 운영하면 다음과 같은 위험 요소도 발생할 수 있다.
첫째, 다수의 평가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가에 참여하는 동료와 부하가 상사 보다 피평가자에 대해서 정말 더 잘 알까?
상사가 보지 못하는 면을 볼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사보다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지는
못한다. 한 사람의 숙련된 평가자가 다수의 평가자보다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익명성의 부작용이다. 익명성은 다면 평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익명성에 숨어서
편향적인 피드백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실제로 한두 개의 불편한 사건을 가지고 감정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온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셋째, 상사의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다면평가의 결과가 개발 목적이 아니라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에
반영이 된다면, 직속 상사의 리더십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강력한 리더십이나 추진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면평가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 고려할 사항
기업 문화를 잘 고려해 다면평가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현재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제도의 도입 목적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다면평가 제도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리더십 개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면평가는 그 성격상 리더를 평가 대상으로 한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고위 임원이나 핵심리더를 대상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그리고 제도의 성숙도를 보아 가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반드시, 전 직원으로 확대할 필요도 없다. 소수를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운영해 경험을 축적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도입 초기에는 임원과 핵심 리더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핵심 포지션의 후계자를
선정하거나 핵심적인 직책을 보임하기 전에 다면 평가를 실시해 보는 것은 매우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다. 섣불리
다면 평가 결과를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조직의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고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를 위해서는
기존의 하향식 평가를 보완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행동Behavior 위주로 평가하도록 한다. 역량은 행동을
통해서 나타난다.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태도가 아니고 행동이다. 우리가 다면 평가를 실시하는 이유는 행동을 잘 관찰해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함이다. 다면평가의 결과는 피평가자의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잘 활용돼야 한다.
'성실성' '책임감' 같은 잘 정의되기 힘든
태도 요소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성과를 내기 위해 요구되는 행동을 정의하고 피평가자가 어떤
행동과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예들 들어, '의사소통
능력이 우수한가?'라고 포괄적으로 묻는 것은 효과적인 질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먼저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가?'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행동 관찰 위주의 평가를 위해서는 서술식으로 평가의견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서술식으로 작성하면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에 점수법 (예를 들어, 5점 척도, 7점 척도)으로
평가를 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도의 도입 초기에는 점수법을 사용하고 제도가 성숙된 이후 서술식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비밀이 보장 되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한 회사에서 다면진단을 했을 때의 일이다. 본인이 예상하지
못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든 한 임원이 부하직원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때 한 팀장이 나에게 와서 다면평가의 익명성에 의문을 제기해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 그
팀장은 자신의 평가 결과가 임원에게 노출됐다고 노심초사했다. 이런 상황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익명성이 깨지면 다면평가는 효과가 없다. 익명성과 비밀이 보장이
되지 않으면, 솔직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기대할 수 없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평가자 Pool를 먼저 만들고 평가자 Pool에서 무작위로 평가자를 선정해야 한다. 평가자의 수는 15명 안팎이 명이 가장 이상적이다. 인원이 너무 적으면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평가자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평가를
할 만한 성숙한 평가자를 잘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넷째, 부정적인 피드백이 더 중요하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보다
한층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 행동 교수인 라리사 타이든의 말이다.
평가의 궁극적인 목표를 잘 설명하고 있다. 다면평가 결과를 받아 든 사람은 긍정적인 평가
결과 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결과에 신경을 더 쓰게 되어 있다.
우리는 상사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해 있다. 평가 결과에 대해 불평은
하지만 '나는 잘 하고 있는데 상사가 나를 잘못 평가한 거야'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동료나 부하직원의 부정적인 평가는 다르다. 실망의 정도가 더 클 수 있다. 한 사람이 아닌 다수의 피드백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면평가를 시행하기 전에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다면평가의 목적이 잘못을 질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피평가자와 평가자 모두 이러한 방향성에 대한 깊은 컨센서스가 있을 때 다면평가의 효과가 나타난다.
다면평가 제도는 기존의 하향식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다면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현재의 하향식 평가제도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성과 평가의 일부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성과평가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질적으로,
다면 평가는 성과평가 목적보다는 리더십 개발 목적에 더 효과적이다. 핵심 리더를 선발하고
육성하는데 강력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수의 다양하고 솔직한 피드백은 리더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훌륭한 근거가 된다.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은 권한이기도 하지만 책임 있는 행위이다. 다면평가는 '인기 투표'가
아니다. 도입의 목적과 범위를 분명히 하고 체계적으로 설계돼야 하는 이유이다.임병권 연성대학교 경영학과 조교수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9월호의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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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채용담당자가 빠진 고민
인력운영에서
채용의 중요도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현업의 눈높이에 맞는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현업부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특히 인재에 대한 눈높이가 다를 때 채용담당자는 고민에 빠진다. 현업부서와 채용에 대한 대화를 어떻게 나눠야할까. 실무자들의 질문과
백진기 한독 HR부사장의 답변을 통해 TIP을 확인해 보자.
Q.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에
대한 현업과 HR의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무리한 고스펙을
요구하기도 하고, 특정 대학-기업-나라-출신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력에 대한 역량은 현업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기도 하는데, 라이트 피플을 정의하기 위한 현업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현업과 인사는 '라이트
피플'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자. 인사와 현업은 인재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시각차가 없을
수 없다. 인사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지원자가 과연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일까를 보는 시각이고 현업은
지원자가 과연 일을 잘 할까라는 시각에서 선발에 접근하기 때문에 라이트 피플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내가
현업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바로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우리 부서에 들어와서 산적한
일들을 척척해주길 바란다. 그 지원자가 어떤 성품을 가지고 있는지, 같이
일하는 다른 이들과 협업을 잘하는 지는 일단 뒷전이다.
조직은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 독불장군은 안 된다. 기업이
그 어떤 조직보다 생산성이 높은 것은 여러 명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만약 시너지를 못
낸다면 그것은 조직이 아니다. 5명이 모여 5개 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면 모여서 일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요즈음 회사에서 하는 일 중 협업 없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업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역량,
협업지수가 필요충분조건이다. 회사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적합성Fit organization이 뛰어나야 한다. 그동안 이를
무시해 여러 번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스펙이 좋거나 업무처리역량이 좋다고 판단해
선발한 경우였다. 하지만 조직부적합성 때문에 조직 내에 작고 큰 갈등이 생기고 많은 팀원이 힘들어 하며
업무의욕을 상실하다가 결국은 못 견디고 회사를 떠나는 일을 많이 봤다. 특히 이런 사람이 관리자 위치에
선발되면 조직이 와해되는 일까지 발생한다.
업무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현업과 조직문화에 잘 맞는 조직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인사의 시각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이렇게 시각이 다르게 존재하기에 두 개의 기능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오히려
현업과 HR은 라이트 피플을 선발하기 위해 각자 본연의 시각으로 절충함 없이 접근해야 한다.
두 개의 기능을 직렬에서 병렬로 바꿔보자. 지금은
직렬(깔대기 선발방식)로 한다. 임직원 선발시 1차는 현업, 2차는 HR, 3차는 경영진 순이다. 이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현업과 인사의
선발기능이 왜곡되고 라이트 피플이 선발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많은 조직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회사가 인사에서 외부나 내부에 리쿠르트를 하고 난 후 이력서가 모이면 그 이력서를 현업에 전달해 1차
서류전형을 하게 한다. 현업 스크린이 끝난 후 소수 인원만 HR면접, 즉, 2차 면접으로 넘어온다. 이렇게
되면 업무역량만 보고 올린 것이라 이미 조직역량을 체크할 수 있는 인원수가 대폭 줄어 이 부분을 체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위해서는 병렬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현업과 HR이
서류전형을 같이 하고 동시에 각각 1차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면접 대상자를 선발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면접위원 구성을 항상 현업과 HR로 편성해 실시하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HR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평소에 라이트 피플에 대해 정의해 보자. 대부분의 회사에서 라이트 피플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은 자리가 비었을 때이고, 평소에는 라이트 피플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는다. 싫으나 좋으나 조직원 T/O가 채워져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한 자리라도 비게 되면 그때부터 라이트 피플을 생각한다. 그럴
때 라이트 피플에 대해 생각하면 늦다. HR과 팀원들이 함께 워크숍을 통해 라이트 피플상을 미리 만들어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현업 관리자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인재상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또한 워크숍을 통해 적합한 인재상이 만들어졌더라도 적합한 사람이 선발되지 않으면 현업에서는 시간에 쫓겨 라이트
피플에 대한 절대 기준을 상실하고 자꾸 현실과 절충하게 된다. 조직에서의 라이트 피플은 "어떤 일에 적합한 사람(RPRP-right people for
right position)"이라는 말이다. 분명히 시장에는 어떤 일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는 신념으로 라이트 피플을 찾아야 한다. 무리한 고스펙을 요구하는 것도 RPRP에 어긋나고, 특정 대학-기업-나라 출신 등을 요구하는 것도 RPRP개념에 어긋나면서 고용정책기본법 7조도 위반한 것이다. 그 길을 택하지 말자.
Q. 면접을 준비할 때 그저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현업 부서장의 생각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 검증자료와 업계의 선두 회사의 사례 등 4가지 방법으로 설득해보라. 선발 시 가장 위험한 것이 관리자 개인의 "감Gut feeling"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에 노하우가 축적되는 것이 아니고 조직이 원하는 방향과도 일치하기 어렵다. 개인 취향이나 감에 의해 선발하기 때문에 관리자 개인이 퇴사를 하거나 타부서로 옮기면 조직에 막대한 피해가
오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발전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저해요인이 되므로 인사는 이런 관리자의 면접방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 대책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본다. 첫째는 전체의 퇴직자 분석으로 설득하는 방법이다. 퇴직자 분석은 HR의 기본이다.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현업 부서장 산하의 퇴직자 수나 고성과자의
이직상황을 분석해 본다. 이것이 타 부서의 수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분석해 그 결과를 가지고 설득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고
말하는 관리자는 본인의 감에 의존해 면접을 본다. 두 번째 방법은 그런 관리자의 과거 몇 년 간 조직
성적과 구조화된 면접Structured interview을 진행하는 관리자의 조직성적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업계에 제일 잘나가는 회사의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선진기업이나 다국적기업들은 구조화된 면접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방법은 CEO명을 빌어 '그렇게 말하는 관리자'에게 다른 관리자들 면접교육을 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강의안을
준비하면서 본인이 얼마나 개인 취향이나 감에 의해서 면접을 했고 그런 방법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그동안 해오던 질문이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고용정책기본법
등 위반인지 등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Q. 다양한 채용도구가 개발되는데, 면접관의 직관과 과학적인 채용도구
결과가 다르지 않을 때 채용도구가 그저 판단을 지지해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 결국 굳이 사용해야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반대여론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면접관의 직관과 과학적인 채용도구 결과가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우연이다. 필연일 수는 없다. 우연이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관리자에게
과학적 검증자료로 설득해야 할 것이다. 물론 관리자 직관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많은 경험에서
얻어진 경험치이다.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경험치도
과학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면접질문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획득)은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
"그 친구 면접 점수는 1등이었지. 그런데
입사하고 나서 성과를 못 만들어. 왜 그럴까?"
"그 사람은 운이 좋아서 합격했어. 김 전무님 계셨으면 탈락했을 거야."
직원들이 이런 말을 한다면 채용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타당도와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타당도와 신뢰도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두 가지 요소라 할 수
있다. 타당도는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와 입사 후 업무 평가와의 상관관계라 할 수 있다. 신뢰도는 평가하는 사람에 상관없이 유사한 결과가 나오는지 여부를 의미한다.
타당도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 보자. 타당도란 '선발한
직원이 일정 기간 후 기대한 성과를 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성과가
기대 이상이면 타당도가 높은 것이고 기대 이하면 낮은 것이다. 기대 이하의 사람을 선발했다면 채용 절차나
면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실수가 자주 발견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언젠가 삼성전자의 인사 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입사 시
면접 점수와 몇 년간 인사고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는 현재 전형 방법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우리 회사는 어떠한가? 입사 전형 성적과 입사 후 업무 성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가? 낮다면
선발 방법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고 결국 회사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림 1>은 로버슨Roberson과 스미스Smith가 지난 2001년 발표한 '선발 방법과 성과Selection Measure and Job Performance '에
관한 그래프다. 우리가 앞으로 알아볼 역량기반면접은 구조화 면접으로 타당도가 0.6 이상이다(일반적으로 타당도가
0.6 이상이면 각각의 항목 간의 상관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간주함). 시간과 노력
대비 가장 높은 타당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량기반면접을 활용하는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여러 선발 도구와 성과와의 상관관계를 살피는 연구가 필요하다. 면접관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은 타당도를 온전히 관리자 개인에게 의존한다는 말이다. 너무도 위험하다.
인사 부서는 회사에서 활용하는 선발 도구 점수와 입사 후 성과를 확인해 효과적인 선발 도구를 선정하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다.
Q. 면접위원이 바뀌면 선발기준이 달라지고 선발되는 사람이 달라진다. 과연 회사가 의도한 바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답은 신뢰도다. 어떤
면접관이 면접을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 선호하는 타입이 있다. 면접관은 대개 경력이 많은 사람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업무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스키마를 가지고 있다. '강원도 사람은 이래, 경상도
사람은 이래,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은 이래, 이런 인상은
일을 못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일을 잘해' 등 사람
숫자만큼 다양한 인간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면접관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면접의
신뢰도는 낮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발된 지원자가 입사해 제 역할을 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면접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질문지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면접관 교육을
하면 교육생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다른 회사는 면접할 때 어떤 질문을 많이 하나요?"다. 그럼 나도 그들에게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지를 묻는다. "취미가 뭔가요?" "소주는 몇 병이나
마시나요?" "친구는 많나요?" 같은
질문을 한단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 물어보니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기 위해서라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연결이다. 역량중심 면접으로 적임자를 찾자.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개의 회사가 있다. 업종도
각양각색이다. 모든 면접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질문도 있겠으나, 각
회사의 업종이나 가치관 등에 부합하는 질문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와 궁합이 잘 맞는, 최고의 인재를 선별할 수 있다. 지원자의 역량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인 '직무 역량',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공통으로 갖추어야 할 '공통 역량', 마지막으로 관리자 이상의 직원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이다. 각각의
질문을 자사의 상황에 맞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Q. 아무리 좋은 인재를 뽑아도 조직이 키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브랜드 파워로 채용이 어렵지는 않는데, 그들은 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가기 일쑤. 또 채용하면 그만이라는 경영진 및 리더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인재전략에는 자체육성전략make과 외부에서
영입buy하는 전략이 있다. 어느 한쪽도
완전치 않다. 고도전문화된 회사이기에 육성전략만 가지고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외부 수혈을 하지 않으면 고인 물에 물이 썩듯이 새로운 사업 등의 아이디어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인재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전략을 쓸 수도 없다. 왜냐하면
내부직원이 "우리회사에서는 나의 앞으로 커리어 비젼이 없어"라고
판단하여 인재가 오히려 빨리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회사 상황에 맞춰 이 두요소를 적절하게
운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재를 유지시키려면 보상체제도 적절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직무 역량의 경우 역량이 있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성과 차이는 영업사원은 2.8배,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6배로 나왔다.
그렇다면 리더십 역량의 경우는 어떨까?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역량이 있는 리더는
평범한 리더보다 약 22배의 성과를 창출한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존재할까? 리더의 역량은 성과 측면에서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동료 리더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인적 자원의 개발 측면에서는 팀원뿐 아니라 리더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무자는 개인의 성과로 끝나지만 리더는 어떤 사람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조직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큰
이슈가 된다.
훈련된 면접관이 미리 만들어진 3가지 역량중심면접 질문지competency base interview를 가지고 면접에 임하면(structured
interview-구조화된 면접) 타당도가 0.6까지
확보된다. 여기에 직무기술테스트까지 더 하면 타당도를 0.8까지
높힐 수 있다. 구조화 된 역량중심면접으로 적임자를 찾는 것을 강추드린다.
백진기 한독
HR 부사장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5월호의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www.hrinsight.co.kr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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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_디지털 전환으로 HR본연의 역할에 집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업무에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HR의 역할 또한 바뀌고 있는데, 경험이나 감感에
의존하기 보다는 폭넓은 HR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사업무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직원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여러 예측모델에 활용하는 'HR 애널리틱스Analytics'가 대표적이다.
작년 6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SHRM 컨퍼런스에서
많은 강좌가 개설되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도 단연 HR 애널리틱스 분야였다. 글로벌 기업들은 'Better Insight, Better
Retention, Better Training, Better Hires'를 위해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기술을 HRM-HRD 구분 없이 접목하고 있었으며, 이를 반증하듯 SHRM 컨퍼런스의 주요 스폰서 명단에도 유수의 IT기업이 자리하고
있었다.
구글은 '우수인재 알고리즘' 및 최고 평균 수준의 기술자들의 생산성 차이를 정량화해 연봉 책정 시 참고하는 '엔지니어 공헌도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직원의 조직 내 성공확률을
예측하고 있다. IBM은 신입사원이 구직 과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AI
왓슨을 활용해 제작한 챗봇 '와블리'로 채용담당자의
문의대응 업무를 큰 폭으로 줄였다.
포스코는 2017년부터 스탭 업무에 빅 데이터, AI,
IoT라는 3대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신입 공채 시 자기소개서 평가 및 서류심사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채용시스템', 직책자 보임 검토 시 최적의 후보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직책자 후보 자동추천시스템'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포스코 빅 데이터 기반 채용시스템
포스코 신입 공채에는 매년 약 18,000명이 지원하고 있으며, 서류심사 시 학점, 어학 등 서류 기본자력 평가를 수작업으로 진행함에
따라 서류심사 과정에만 2주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러한
방식은 장시간, 대규모 인력투입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담당자
실수로 인해 불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인성검사를 통해 지원자의 성격 및 조직적합성을
검증했으나, 실제 입사 후 성과창출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포함되지 않아 면접 시 면접관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포스코의 빅 데이터 기반 채용시스템은 서류심사 자동평가 시스템 및 POSCO Fit Test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포스코는 서류심사 점수 자동 산출 모델을 개발해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학점-어학 등 데이터 확인 및 평가 과정을 완전 자동화했고, 상기 시스템에
힘입어 2주 이상 걸리던 서류심사 기간을 3일로 80% 가량 단축하고, 실수로 인한 오류 가능성을 제로화 했다.
아울러 지원자의 성과창출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POSCO Fit Test를
개발했다. 포스코의 저근속 직원 중 고성과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및 생각특징을 빅 데이터로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지원자의 성과창출역량 측정하는 문항을 개발해 공채 시 진행하는 인성검사에
포함했다. 입사 지원자가 해당 문항에 답변하면 고성과자와의 답변 유사도에 따라 포스코에서의 성과창출
가능성이 평가되며, 면접관의 역량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었던 평가방식을 객관화하게 된 것이다.
직책자 후보 자동추천시스템 활용
조직에서 리더(직책자)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새로운 팀장으로 누구를
보임할 것인가?"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모든
HR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기존의 직책자 보임검토는 HR부서가 해당 부서에 후보자 명단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현업부서는 내부 승진을 선호하기 마련이라, 타부서의
후보자는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인재에 대한
현업의 의향Taste이 지나치게 반영되어 조직의 다양성이 부족하게 된다. 그리고 포지션별로 리더가 갖춰야 할 경험 및 자력 등 요건Profile이
구체적이지 않아 인사권자와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도 있다.
포스코는 각 직책 포지션별로 이상적인 인재상Profile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고, 표준화된 HR 데이터를 활용해 직원 중 최적의
직책자 후보를 추천 순위와 적합도 점수로 정량화 해 추천해주는 '직책자후보 자동추천시스템'을 개발해 보임 검토 시 활용하고 있다.
직책자후보 자동추천시스템은 ▲현업의 직책포지션별 요건Profile설문결과
▲과거 직책자의 데이터 분석결과 2가지를 상호 보완해 구현했다.
우선 현업 임원 및 부서장에게 현재 맡고 있는 직책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의 경험(업무-부서-직책) 및 자격(학력-전공-어학자-격증 등) 요건이 무엇인지를 설문을 통해 조사했다. 답변을 보면, 업무경험이 가장 중요하고, 연구소 조직의 경우 '전공', 현장
공장장의 경우 '성격'을 중시하는 등 조직간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답변결과는 현재 및 미래에 가장 적합한 직책자의 특징을 정의해줄 수는 있었으나, 응답자 개인의 주관적 인식이나 역량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거 10년간 포스코에서
직책자로 활동했던 2,000여 명의 HR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활용해 '우수 직책자의 공통특성'을 도출했다. 직책자 가운데 상위 직책(부장 →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높은 고과를 받은 인력은 '적합군', 상위 직책으로 승진하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고과를 받은 인력을 '비적합군'으로 분류했다. 30여 개의 정량-정성적 H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MBO 평가시 본인이 평가한 자기평가
점수와 상사가 평가한 평가결과 간의 차이Gap가 작을수록 우수한 직책자로 나타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이 결과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어져 객관성은 높으나, 과거 10년의 데이터를 활용했기에 현재와 미래의 리더를 예측하는
데는 다소 한계도 있다.
직책자 후보 자동추천시스템은 상기 직책포지션 요건 설문결과 및 과거 우수 직책자의 공통특성 일치도가 공통적으로 높은 직원을 각 직책
포지션별로 1위부터 순위별로 추천해준다. 아울러, 후보별 순위뿐만 아니라 일치도가 점수로 표시되기에 어느 후보가 얼마만큼 더 적합한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경영층에
설명이 가능하다. 당사에서는 시험 운영시기를 거친 후에 정기인사 뿐만 아니라, 수시로 직책자 보임이 필요할 때 후보군을 복수로 선정하는데 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HR은 '사람'에 집중하는 본연의 역할 수행
앞서 설명한 인공지능 채용시스템 및 직책자 후보 자동 추천시스템은 모두 단순 데이터 작업이나 탐색에 투입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객관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채용담당자가 공채
시즌마다 입사지원서 더미에 묻혀 밤을 새고, 정기 인사시기에 HR부서가
퇴근을 포기하는 것은 비단 한 두 조직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HR 애널리틱스의 활용목적은 인사업무를 개선하는 데에서 나아가 HR부서가 지금보다 '사람'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공채
서류심사에 투입하는 시간을 면접에 투입해 지원자의 인성 및 조직적합성 여부를 심도 있게 검증할 수 있다. 또한
직책보임 검토 시 후보자 탐색 및 HR 데이터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 평판-리더십 등 데이터로 파악할 수 없는 리더의 적격성 확인에 집중할
수 있다.
굳이 AI나 빅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챗봇, RPA(로보틱처리자동화, Robotics Process Automation)을 활용한 각종 제증명서 발급, 출장여비 정산업무 등 HR 단순 업무 자동화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쪼록 포스코가 HR 애널리틱스에 도전한 작은 경험이 여러 회사의 인사업무 담당자들이
창의적 혁신에 동참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재우 포스코 인재경영실 과장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4월호의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www.hrinsight.co.kr
201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