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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 살기 : 인지적, 제도적, 물리적 대응법
강민우 카카오커머스 P&C 팀장 "늦은 시간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금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카카오커머스도 우리 크루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이
조치를 실시하오니 크루 분들은 잘 숙지하셔서 이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월 23일 일요일 저녁 8시 50분 카카오커머스 크루 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첫 안내가
아지트(사내 업무 툴)에 공지됐다. 이 안내를 시작으로 6월 12일
현재까지 약50개의 코로나 관련 사내 안내문이 게시됐다. 카카오커머스는
코로나19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많은 논의와 결정을 했고 현재도 여전히 이를 진행하고 있다. 부족함이 많지만 이를 정리하여 공유한다.
코로나 대응 방향성지각된 조직 지원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또는 조직 지원 인식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조직이 구성원의 기여를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는가'와 '조직이 구성원의 성과창출을 얼마나 지원하는가'에 대한 구성원의 전반적인 믿음의 정도를 말한다. 조직 지원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으로부터 받는 지원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구성원의 몰입과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즉, 구성원이 지각하는 조직의 지원이 구성원의 업무수행이나 리텐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 진행한 경력직 면접에서도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했는지가 구성원의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지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하고 예측이 힘들다는 점, 그리고 상황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방향성을 정하고 대응하기 쉽지 않다.
카카오커머스도 3월부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명확히 했다. '모든 크루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과
회사가 예방활동을 하더라도 부지불식간에 걸릴 수 있다는 점'과 '장기화된다면
크루 중 누군가는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로 크루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고 동시에 지속적으로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자는 방향성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방향성에서 우리 인원 규모나
상황에 적합한 인지적, 제도적, 물리적 대응을 진행했다.
인지적 대응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은 관련 정보를 정리하고 공유해 크루들에게 상황을 인지시키고 그에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카카오커머스도 카카오 및 카카오 공동체 회사들, 질병관리본부, 고용노동부, 지역 보건소 등의 정보들을 수집해 정리하고 공유했다. 초반에는 코로나19의 주요 증상과 국민예방수칙, 정부의 방침 등을 공유했고, 이에 맞춰서 오피스 내 생활가이드도
수립하여 전달했다. 동시에 파트너나 면접 지원자 등 외부 방문객에 대한 대응 안내도 진행됐다.5월 재확산 시점에서는 가이드를 확대해 표준근로시간(카카오커머스는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 중에 있다) 중과 표준근로시간 외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크루,
조직장, P&C(인사/총무)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문서와 포스터로 공유했다. 오피스 가이드로
인해 내부 이동 동선의 제약도 많았고 키친, 사내카페 등 편의시설에 제약도 있었으나 크루들이 코로나19의 상황을 잘 인지하고있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는 가이드가 잘 지켜졌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에도 지속 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해 퇴근 시 노트북 등 업무 장비를 가지고 퇴근하도록 안내했고,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한 오피스 폐쇄-방역 시에도 어떻게 업무를 지속할지에 대해 팀 내부적으로 논의하도록 했다.
제도적 대응 인지적
대응만큼 빠르게 적용된 것이 제도적 대응이었다. 초반에는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2월 26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해
4월 6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 기간 동안 커머스 업의 특성상 외부 파트너를 만나거나 서비스 측면에서 조직 간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오피스
출근을 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출퇴근 중에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자차 이용 시에는 주차 공간 및 주차비를, 자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크루들에게는 택시비를 지원했다. 4월부터는
재택근무를 계속해서 연장하기보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 오피스 내 과밀도를 줄이고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조직별 50% 출근제를 시행했다. 다만 50% 출근에 대한 단일화된 가이드를 제시하기 보다는 업무 상황, 조직의
특성 등을 고려해 팀별로 50% 출근제를 운영했다. A조직은
요일별로, B조직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는 크루들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C조직은 협업의 빈도에 따라 상호간 조율해 오피스에 50% 정도의 크루만 출근하도록 했다. 기계적으로 순번을 정해 놓고
진행하기 보다는 유연성을 높여 업무상 오피스 출근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출근하도록 했고 교통비, 주차비
지원은 계속 진행했다.50% 출근제 시행 초반에는 강제적으로 출근일을 고정하지 않으면 한 층에 모든 크루들이 근무하는 우리 오피스 특성상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강제로 출근일을 정한다고 코로나19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커머스는 크루들이
회사에 머무는 시간 이외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업무 효율과
자기 주도성에 기반해 출근일을 강제하지 않고 진행했다. 4월 7일
부터 6월 5일까지 약 두 달간 50% 출근제를 시행한 후 최종적으로 6월 8일부터 발열 등의 이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원 오피스 출근으로 전환했다. 6월 5일 금요일, 주변
회사들이 재택근무 또는 순환근무를 연장하는 상황에서 차주부터 전원 오피스 출근을 공지함으로써 제도적 지원을 일단 종료했다. 향후에도 상황에 따라 다시 재택근무 등을 시행할 수 있겠지만 크루들이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많이 익숙해진 듯하다.
물리적 대응 코로나19에 대한 물리적 대응은 크게 두 가지로 시행됐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초반에는 오피스 입구에서 출입하는 전원에 대해 발열검사를 시행했다. 외부 방문객, 면접 지원자뿐만 아니라 크루들에 대해서도 서비스데스크
직원이 일일이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공항이나 대규모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열화상 카메라 구매도 검토했으나
편리성이 높고 대단위 오피스에는 적합하지만 방사율 측정이라는 점에서 셋팅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내부 검토 의견과 발열자 발생 시 모니터링
요원이 상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한동안 오피스 출입구를 한 곳으로 통제하고 발열검사를 계속하는 형태를 유지했으나 코로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근본적으로 발열
시 아예 출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체온계를 구매해 전 크루에게 지급했다. 동시에 체온계를 활용한 '오피스 출근 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배포했다. 출근 전 스스로 체크해 보고 이상이 있는 경우 재택근무를 하도록 안내했다. 출근
전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출근 동안 이상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오피스 출입구에 셀프 발열검사가 가능하도록 비대면 체온계를 비치했고, 외부 방문객에 대해서는 서비스데스크에서 전원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무증상
확진자도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발열, 인후통이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이라는 점에서 출근 전 셀프 발열체크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전원 출근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크루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 응급키트Kit를 제작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모든 크루에게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때 크게 심리적으로 동요되고 불안할 수 있어 최소한의 물품을
키트로 제작했다. 키트에는 KF94 마스크, 라텍스 장갑, 천연 손소독겔, 소독용
알콜솜, 동필름 항균 파우치, 안내 가이드가 포함됐다. 카카오커머스 크루뿐만 아니라 오피스 내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에도 지급했고 크루들에게는 본인 자리 중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비치하도록 안내했다. 확진자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의 세부 지시가 있을 때까지 불안한 크루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 외부에서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VPN 증설이나 화상회의 솔루션 구축 등은 이미 준비되어 있어서 자택에서도 원활하게 근무할 수 있었다.코로나 대응과 크루의 반응
카카오커머스
P&C(People & Culture team)에서는 5월 크루들과 인터뷰
할 기회를 가졌다. 20명의 크루들과 다양한 인사 이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코로나 대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크루들이 재택근무로 인해 심리적 안전감을 얻었고, 동시에 집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일해 보니 의외로 집중이 잘 되는 부분도 있었고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다만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에는 오피스만큼의 업무 환경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장시간 집중하기 힘들었고 기획이나 협의 없이 진행되는 업무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으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진행이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회사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했고 특히 약 3개월간 진행된 교통비-주차비 지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인터뷰 이후 지급된 체온계에도 전반적으로 크루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였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큰 일부 크루들은 재택이 지속적으로 연장되지 않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6월 8일부터 현재까지 전원 오피스 근무로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있으나 크루들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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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지키고 변화엔 빠르게 대응
이윤석 (주)GS ITM 인사실 이사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GS ITM은 코로나19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언택트 근무환경, 업무-교육 방식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에 구성원들도 함께 동참하면서 업무방식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위기가 기회, 언택트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
GS ITM은 IT회사답게 MS 팀즈Teams 등의 솔루션을 통해 원격근무 환경을 빠르게 구축했다. 화상회의, Wiki, 프로젝트 관리, 업무관리 등을 모바일, PC 등에서 구성원들이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오프라인 중심의 업무관리가 빠르게 언택트 중심의 온라인 근무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GS ITM의 한 조직 리더는 외부에 영업 및 Pre-sales를
나갔을 때, 길거리를 걸으며 개발팀원 전체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관련된
회의록은 바로 Wiki에 등록해 구성원 전체가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관리도 팀즈의 플래너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그동안 구두로 한정된 인력에게 전달하던 내용들이 더욱 빠르게 전체 공유돼 조직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실제 업무 효율성도 올라가고 있다.
또한, 구성원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의 중심을 오프라인 집합교육에서 온라인 중심의 블렌디드 러닝으로 바꾸고 있다. 자사가
만든 GetSmart라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신기술 교육, 신규입사자
교육, 비전 공유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하고 있다. 이 플랫폼의
강점은 기존 이러닝 서비스에 더해서 회사에서 만든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교육담당자가 직접 플랫폼에 탑재시켜 활용할 수 있고 동영상 단순 시청이
아닌 수강기록-테스트까지 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그림 2>와 같이 자사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직접
만들고 탑재해 구성원이 모바일, PC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술교육도 온라인 환경에서 수강할 수 있도록 구성해 신기술에 대한 구성원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신규입사자 교육 프로그램도 제작 중인데 입사한 당일부터 1주일간 동영상으로 경영진 메시지, 회사사업/서비스 소개, 비전, 인사제도, 각종 제도-규정, 비용
정산, 비즈니스 매너 등의 필수 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오프라인 집합교육은 분기별 1회 정도 진행하고 스마트워크,
입사자 네트워킹에 집중할 계획이다.
GS ITM의 심리적 안전감 확보 방법
GS ITM은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우선 전 구성원들에게 2주간의 재택근무 방침을 전달하고, 연차 사용, 재택근무, 교대근무, 출퇴근시간 조정 등을 유연하게 적용했다. 하지만 GS ITM은 다양한 고객사의 IT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주는 사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구성원들이 다양한 회사에 파견을 나가 있기 때문에 고객사의 상황을 무시하고 자사의 근무방침을 전면적으로
따르게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우선 고객사의 가이드에 맞추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감염 시 리스크가 큰
임신부의 경우에는 고객사에 적극적으로 요청, VPN 등을 오픈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작지만 이러한 노력이 구성원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의심되는 상황인데 검사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 상황에는 기다리지 않고 회사 비용을 사용,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본인, 동료, 고객 모두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심리적 안전감은 코로나19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회사가 미래의 비전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에게 알리는 데에서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올해 창립기념일을 맞아
경영진의 메시지와 각 조직의 사업비전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GetSmart 플랫폼에 탑재시켜 전 사원에게
공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HR
및
리더-구성원들이 가질 태도와 노력
위의 사례에서 설명한 것처럼 위기는 기회라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고
힘들다고만 하면 움츠러들게 되고 그로 인해 경영상황도 더욱 안 좋아질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HR, 리더, 구성원들은 아래와 같은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원칙을
공지하라 단 하나의 실수에서도 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HR은 먼저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명확히 세우고 공지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HR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보다는 모두의
공익이라는 관점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흥업소나 사람이 밀집된 곳은 모두를 위해서 피해
달라는 것을 명문화 해 공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식적으로 명문화 해 놓으면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약간이라도 생각하면서 행동할 확률이 높아지고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대한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라 얼리치 교수는 저서 ≪HR Champions≫에서 HR의 핵심역할은 전략적 파트너, 변화관리자, 행정전문가, 직원옹호자의 4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언택트 중심의 근무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HR이 변화관리자의 역할과 행정전문가의 역할에 집중해 근무환경 및 업무방식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리더들의 동참이 매우 중요하다. 오프라인 업무방식이 익숙한 리더도 온라인 언택트 중심의 근무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리더의 노력은 구성원들의 행동에 빠른 변화를 가져 오게 된다. 불편하더라도
화상회의, 메신저, 자료공유실 등의 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라 어렵다고만 해서 움츠러들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경영진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내
웨비나, 이메일 등을 통해서 구성원에게 향후 조직이 나갈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HR은 이러한 비전이 구성원에게 잘 전파되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주어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해 주는 것에서 높아진다.
작은
비용으로 큰 위험을 막아라 현재 GS ITM은 본사 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출퇴근시 인력들이
스스로 상황을 확인해 심리적 안전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물의 각 위치에 손 소독제, 체온계를 배치하고 있으며,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 비용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어찌 보면
낭비되는 비용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작은 비용으로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안전감과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100% 리스크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럴 때 구성원들은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을 지양하고 모두의 공익관점에서 방침을 따라 주는 것이 중요하며, 회사에서는 가진 여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고, 사업적 리스크 예방 및 지속가능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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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환경에서 뉴노멀을 실험하다
이승찬 NHN 인사담당 이사
뜻하지 않았던 긴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지난 2월부터
nhn은 전 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다. 또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는 조심스러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기사를 연일 접해 회사도 개인도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함을 몸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모두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불안했지만 모두가 경험했고 앞으로 만들어 가야할 우리의 실험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새로운 근무 형태 실험
재택근무는 낯선 제도였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 효과가
어떤지에 대해 누구도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다. 최소한 우리에게는 그랬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재택근무 기간 동안 회사와 직원이 보여준
신뢰가 바탕이 된 경험은 어쩌면 우리의 다음 근무 형태가 이래도 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듯했다.
"반드시 대면이 아니어도 되는 회의도 많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출퇴근에 대한 부담도 줄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서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조용히 생각하고 정리하고 싶은 일들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처럼 보일까 더 조심하고 스스로 관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택 기간 중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재택근무를 위한 의견들을 모았고 좋은 의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물론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데 만날 수 없어서 답답했다거나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효율이 떨어졌다는
등의 개선점도 있었다. 특히 조직장들의 입장에서는 업무 관리를 더 치밀하게 할 수 밖에 없어 스스로
리더의 역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의 시작이었지만 우리는 회사의 안정된 근무 시스템을 바탕으로 화상회의, 메일, 결재, 프로젝트 관리 등 근무 위치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 대응했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일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실험하기로 했다. 주
1회 자발적인 리모트워크를 시행하기로 하고 매주 수요일 '(마이)수요오피스'이라는 이름으로 직원 스스로가 근무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자발적 근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는 2018년에
이미 '퍼플타임'이라는 개인의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제도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수요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 디자인해 보는 시도를 하게 됐다.
nhn은 지금까지 장기간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근무 형태가 어쩌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될 수도 있지만 비상상황 하에서의 제도와
일상이 되는 제도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우리는 수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의 업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 더 힘든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인사적으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수요일 하루의 근태를 체크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업무를 관리,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결과만을 판단하기보다 과정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고 실제 평가자 입장에서도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종합해 평가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좋은 의도로 변화를 주는 새로운 근무 형태가
어떤 효과를 내게 될지 nhn의 수요오피스는 회사와 직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
새로운 교육과정 실험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언택트'이다. 거리를 두는 것을 넘어 직접 만나지 말아야 하는 사회적인 약속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대면회의 대신 화상회의가, 대면면접이 사라지고 화상면접이 진행되는
등 기존에 진행해 오던 루틴들이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교육 과정을 시행하지 못했다. 대부분이 집합교육으로 대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했고 우리는 온라인 강의를 선택했다. 그 첫 번째로 올해 승진자 교육을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했다.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대면 교육을 빠르게 전환, 수강생이
듣기만 해야 하는 기존 온라인 교육보다는 쌍방향의 라이브 교육이 맞다는 판단 하에 실시한 승진자 교육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처음 해보는 교육 형태가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집합 교육 시 다소 소극적인 교육생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실시간 댓글로 질문과 답변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직원을 직접
방송에 참여시켜 우리의 실제 사례들을 다루어 보다 친근하고 참여하고 싶은 교육으로 만들었다.
물론 아직은 개선해야 할 점도 보였다. 자리에서 하는 교육이다 보니 업무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오히려 교육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직원도 있었기에 이러한 방식의 정착을 위해 업무와 교육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hn은 현재 연간 교육체계 전체를 다시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언택트 교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할 예정이다.
새로운 조직문화 실험
기업의 조직문화는 한두 해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믿음을 갖고 꾸준하게 다듬어 나가야
자연스럽게 우리만의 것이 되고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다.
매년 5월 우리는 가족 행사를 한다. 1회성
이벤트로 기획했던 행사가 다음 해에도 또 그 다음 해에도 진행됐고 가족까지 생각하는 우리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월에도 어김없이 익숙한 행사를 했어야 했지만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다. 회사에 가족과 친구를 초대하던 행사는 '방구석
위패밀리' '방구석 위프랜즈'라는 이름으로 그 장소와 성격을
회사에서 가정으로 옮겼다. 그리고 항상 해오던 행사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다양한 물품들을 가정으로
배달해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한 각자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위패밀리'에 참여해 매년 찍던 가족사진은 휴대용 셀카 삼각대로,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는 유기농 비누 만들기와 보드게임 등으로 그 모습을 대체했다. 친구들과
함께 하던 '위프랜즈'는 홈트레이닝 키트와 가죽 명함 케이스
제작 키트 등으로 부족할 수는 있지만 최선의 변화를 시도해 직원들로부터 기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장기간 재택근무로 지쳐있을 직원들의 회식은 온라인을 통해 발전해 나갔다. 회사의
조직 운영비는 조직장의 선택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간식이나 커피 등으로 전달됐고 어느 조직은 회사의 두레이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 랜선 회식을 진행하는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새로운 시도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느라
도입을 꺼렸을 제도와 운영 방법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기존의 방법들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직원들은 시간과 공간의 자율권이 커지면서 스스로 업무 관리를 디자인해야 하고 그 과정에 대한 책임 또한 보다 무거워지게 될 것이다. 회사는 결과와 함께 과정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판단을 해야 하니 평가의 방법도,
인정의 방법도 다시 정리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회사가 정한 기준의 비중이 컸다면 앞으로는 직원 스스로가 정할 수 있는 기준들이 보다 많아지게 될 것 같다. 확장해 생각하자면 그러한 기준들을 스스로 지키고 관리하도록 리드하는 리더의 역할이 보다 커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의 다음을 우리의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nhn의 뉴노멀을 만들어가는 이 시기가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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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소통 문제, 언어의 결을 다듬다
이경랑 SP&P컨설팅 공동대표 / 원장
최근 기업 리더십 코칭을 하면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Latte is horse."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시의 한 구절인지, 유명인의 명언인지 당황했는데, 곧 웃음을 터트렸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꼰대스러운' 서두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문장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스운 꼰대' 이야기는 좀 더 현실적인 하소연을 낳기도 한다. 약 5년 사이에 리더들의 하소연이 변했다. "이해가 안 된다"에서 "대화가 안 된다"로,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다"에서 "말하기가 겁이 난다"로 바뀐 것 같다. 세대 간 소통 문제로 보일지 모르지만 좀 더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소통' 그 자체에 대해 이제까지 얼마나 관심을 가졌던가를 반성하게 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대화에서 오는 고충
리더의 '설득적 메시지'에 대해 코칭할 때 모
기업의 HR 임원이 자신의 고충을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요즘 직원들은 결론만 들으려고 해요. 미팅을 하자고 하면 '뭐 때문에 부르셨나요?'라고 먼저 질문합니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제 일이기도 한데…. 점점 더 어려워지네요."
해당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갑자기 1대 1 면담 요청을 받았다면, 뭔가
이슈가 있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게다가 솔직해진 요즘 대화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상할 것도 없다. 오히려 결론을 빠르게 듣고자 한다면 의사소통의 효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여기에는 피할 수 없는 함정이 있다. 상대방의 의중이 그렇다 하더라도 다짜고짜 결론을
전달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오곤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이다.
출근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업무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니 "회사에서 정해진
업무 시간부터 제 책임이고 의무인데, 제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건가요?"라는 반발로 혹은 '업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데, 왜 불필요한 규칙을 자꾸 만드는 걸까' 등의
거부감으로 해석돼 돌아오기도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나면, 자신의 생각이나 범위를 벗어난 사안에 대해 거부하거나 '개인보다
조직을 앞 세운다'거나 '권위의식' '불합리한 강요'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언어의 결을 다듬자
기업 내 협업, 리더십이 강조되어온 세월 동안 우리는 협상, 설득, 그리고 코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법들을 배워왔다. 그러나 결국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기법들과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결론만 알고 싶어 한다는 뜻은 대화를 통해 설득 당하거나 협상 당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대화의 목표를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결론(출근 전
업무 준비, 저성과자 동기부여, 상벌의 통보, 업무 협조 등)'과 같은 '전달사항'을 전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대화의 목적을 유지하되 긍정적 의미에서의
관계 강화, 상대에 대한 배려와 공감, 선한 의도 등 대화
당사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 만족스러운 (혹은 불만족의
제거) 이해 (혹은 오해의 제거)가 목표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둘째.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달하는 주제에
따라, 대화 당사자의 입장 등에 따라 발생될 수 있는 오해와 거부감을 걷어낼 수 있도록 '언어적 결'을 다듬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또 하나! 우리의 의도와 다르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상대방이 오해하고,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에 이러한 오해를 걷어내는 '언어적 결'을 다듬어야 하는 단계이다. '업무 시간 전에 출근해서
업무 준비를 해두자'라는 주제를 두고 대화의 결을 다듬어 본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실제 모 기업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코칭 중 일부 실습 내용이다).
코칭 전 대화
- 리더 (메시지 전달) : 우리 팀은 현재 업무량이 많습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출근시간은 9시 이지만 가능하면
10분 전에는 착석해 업무 준비를 시작해 주시기 바랍니다.
- 구성원 (합리적인
반발 및 거부감) : 하지만, 저희는
출근 시간 전에 출근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날 업무 마무리 시 다음날 업무 시작 준비까지 다
해두는 것 또한 업무의 연장이므로 근무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칭 후 대화
(1) 메시지의 목표의 선정 : 업무 시간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10분 정도 미리 출근해서 준비해
보면 어떨까? 라는 질문에 긍정적 동의를 얻어내는 것.
(2) 대화에 대한 준비 : 우리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업무 시간의 효율성, 집중력을
높이는데 있어 어떤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을까? 그들 또한 업무 성과를 높이고, 미션을 달성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 리더 (질문):
우리 팀은 현재 업무량이 많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구성원 (대답) : 네, 많은 편입니다.
- 리더 (질문): 평소보다 많은 긴장감이 여러분들께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만큼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겠죠.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또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도 많은 아이디어와 시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어떤 방법들을 쓰고 계시나요?
- 구성원 (대답) : 특별한 건 없지만, 가능하면 효과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진행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리더 (질문)
: 그렇군요. 이번 기회에 우리 팀만의 업무 효율의 체계화를
잡아보는 것도 팀과 여러분 모두에게 의미가 있겠네요. 업무 집중도가 가장 높고 효율이 잘 나오는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혹은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효율이 부족한 경우는?)
- 중략
- 리더 (메시지) : 업무 성과를 높이고, 동시에 좀
더 생산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니 제가 하나의 안을 제안해 드립니다. 9시 출근이지만 8시 50분에 모두 자리에 앉아 업무 시작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요? 가벼운 담소와 스트레칭, 커피 한잔이 주는 여유가 우리의 오전 업무와
하루의 활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칭 전 대화에서 대화의 두 당사자 모두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서로 생각이 다른 것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관계 형성과 상호 이해의 수준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물론 코칭 후 대화의 마지막에서도 코칭 전 대화와 같은 반응이 동일하게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반발, 혹은
반대의 강도는 더 낮아질 수 있고, 리더의 의도는 좀더 '정성스럽게' 이해되어질 것이다. 당연히 동의를 얻어낼 가능성도 높아지고 관계
강화에 필요한 서로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높아질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면 관계상 간결하게 실었지만 같은 결론 (업무 준비를 위한 10분)에 도달하기 위해 리더는 훨씬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 또한 나의 생각에 앞서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을 고려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
간다.
그런데 코칭 과정에 또 한분이 이런 걱정을 했다.
"이렇게 대화하다가 '결국 그 이야기 하시려고 하신건가요?' 라는 반응이 나오면 어쩌죠?"
그렇다. 내 대화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잘 이어졌는데,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에 정성이 더해졌는데, 더 나빠질 리 없다. 다만, 질문의 의도가 너무 뻔해서 마치 몰아가듯 진행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선한
의도 즉, 팀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긍정적인 뉘앙스의 질문을 해본다면 말이다.
질문과 경청으로 선한 호기심을 나타내라
"우주가 인류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_ 메리
올리버
미국의 수필가 메리 올리버는 인류의 성장과 발전에 가장 큰 원동력이자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선물같은 에너지가 바로 사랑과 질문의
결합이라고 이야기했다. 필자는 이를 간단히 '선한 호기심'이라고 정의해 본다. 이 선한 호기심이 우리의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고
대화의 주인공이 '상대방'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개념이자
태도이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오로지 '나'의 입장만 존재할 것이고 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또
선한 마음이 없다면 단순한 호기심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자신의 이익만이 기준이 돼 상대를 평가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앞선 '코칭 후 대화'에서 리더의 질문도 결이
달라지면 대화의 뉘앙스, 즉 상대방의 느낌이 달라진다.
- 리더 (질문):
우리 팀은 현재 업무량이 많습니다. 어떤가요?
- 구성원 (대답) : 네, 많은 편입니다.
- 리더 (질문): 맞아요.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 구성원 (대답) :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로 프로세스를 잡아보려고도 합니다.
- 리더 (질문) : 네. 하지만 효과가 나오려면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업무
시간은 충분한가요?
- 구성원 (대답) : 시간이 좀 모자라서요. 프로젝트 기간을 좀 늘려 주실 수 없나요?
- 리더 (질문)
: 그건 좀 어려운데요. 야근을
하긴 어려우시죠?
- 구성원 (대답) : 야근이야 피하고 싶지만….
- 리더 (질문) : 그럼 출근을 좀 일찍 해서 미리 업무 준비를 하면 어때요? 제가 보기에는 9시가 넘어도 업무 몰입도가 높지 않은데요. … (중략)
리더는 분명 여러 가지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렇게 롤 플레이를 해보면
금세 느낄 수 있다. 일을 더 열심히, 잘, 많이 하라는 지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음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선한 호기심을 띤 질문이 아니다. 게다가 구성원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아니기에 누구라도 직감적으로 '이건 좋은 대화'가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 어쩌면 그냥 '지시'를 내리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선한 호기심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동시에 원하는 방향의
대화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주로 질문의 형태로 전달됨과 동시에 상대방의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러운 칭찬과 격려를 담은 경청으로 이어지므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을 만들어 내는 선순환이 생겨난다.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어 내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오류를 예방해 준다.
효과적인 소통의 중요성과 힘이 더 커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방법들을 학습하고 적용해
봐야겠지만 선한 호기심 즉, 상대에 대한 사랑과 애정, 긍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누군가를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일방적인 설득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동의를 얻어내거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대화였는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선한 호기심은 분명 쉽지 않은 주제이다. 하지만 언어적 태도를 점검하고 대화의 결을 다듬는
훌륭한 척도임에 분명하다.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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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좀먹는 고인물 문화_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바로 세우기
코모레비 브런치 작가
조직문화에는 정답이 없다. 따라서 수평적인 조직문화, 수직적인 조직문화 중 어느 하나가 무조건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보다는
본인이 속한 산업과 업무 특성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설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더 나아가 회사 그리고
리더와 구성원까지 모두가 함께 추구하는 조직문화에 공감하고, 이를 살아있는 가치가 되도록 업무와 의사결정에
일관되게 적용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고인물을 거둬내고 성장의 흐름을 만드는
방법
인사담당자의 관점에서 조직에 고인물을 거둬내고, 성장의 흐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에이미 애드먼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안전감과 업무 수행 기준을 두 축으로 하는 조직 유형 매트릭스를 제시했는데, 높은 업무 수행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이상적인 조직으로
소개했다. 여기서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조직 환경을 뜻한다. 이 매트릭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4월호에서 공유했던 몰입과 실력의 함수관계 매트릭스와 업무
수행 기준(=난이도)이라는 유사한 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자칫 몰입을 유도한다며 높은 업무 목표와 성과만을 강조하다가 두려움이 만연한 조직Anxiety Zone으로 몰아가는 실수를 범하곤 하는데 이때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줌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참고한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조직을 바로 세우는 방법을 아래 두 단계로
그려볼 수 있다.
1.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변화 욕구를 파악해 이에 걸맞은 업무와 역할을 제시하고, 조직
내에서의 경력개발을 적극 지원
2. 도전적인 목표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결과와 과정 모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환경 구축
인사담당자는 구성원들을 각성, 몰입, 자신감의
영역으로 이끌기 위해 HRM과 HRD의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변화와 도전을 장려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도 구성원 서로가 믿고 배우며 성장하는 문화를
조직에 심어야 하는 것이다.
HR 솔루션 1. 새로운 경험과
배움의 문을 열어 두기
조직 전체의 성장보다 보신을 중시하는 조직장들의 공통점은 조직 내 인사이동을 극도로 꺼려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단기적 성과와 안정을 위해 현재 각 영역의 담당자들을 고정값으로 바라본다. 회사가 두 쪽 나지 않는 이상 그들은 조직에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간혹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용기 있게 직무 변경을 희망하는 팀원에게 조차 "때가 되면 옮겨주겠다"라는 말로 잠정적 연기를 반복한다.
"시스템과 제도가 리더와 구성원의 행동을 바꾼다."
HR의 역할은 제도와 시스템의 힘으로 조직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경로를 활짝 열어 주는 것이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잘못된 리더십에 억눌려 회사를 떠나기 전에 전문성 개발을 위한 커리어 패스를 회사에서 설계해
줄 수 있을 때 그들의 경험은 조직에 축적되고, 자산이 된다. 동시에
조직에 맑은 정신이 흐르고 생기가 돈다. 회사와 리더가 나의 경력개발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조직에 대한 신뢰 그리고 자부심과 직결된다. 따라서 조직 내 직무 순환 제도, 사내 채용, TF 조직,
Generalist/Expert 2 Track 제도 등 직원들의 CDP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연한 인력-조직 운영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고인물 조직을 벗어나게 만드는 효과적인 조직개발
방법이 될 것이다.
HR 솔루션 2. 결과만 통보하지
말고, 과정을 함께하도록
매년 성과평가 기간이 종료되면 퇴사율이 솟구친다. 주된 이유는 1년 동안의 노력과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알파벳 단어 하나로 자신을 평가하는 리더와 조직 전체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다. 특히나 상대평가 제도의 경우 구성원마다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에 제각기 설정된 평가
기준과 목표가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고, 성과 등급별 배분율은 고정되어 있어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인원에게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낮은 평가등급을 줘야 하는 허점도 존재한다.
평가제도 진행 프로세스에 따라 설계된 평가권자 대상 교육은 전반적인 평가제도의 운영 수준을 끌어올려 공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필자가 속한 회사에서는 성과관리 프로세스에 맞춰 목표 수립, 중간
평가 면담, 최종 평가 면담 등 전 과정에서 필요한 리더의 올바른 관점과 커뮤니케이션 기법에 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했다. 교육은 성과평가 제도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제도
셋팅의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회사와 업의 특성에 맞게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피드백 루프를 만든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도입할 때 만큼이나 운영 과정에도 정성스럽게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상대평가 제도를 없애는 다소 과감한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사내 경쟁을
조장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과감히 없앤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활을 이끈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더 이상 등급은 없다'라고 과감히 선언했고, 협업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질적 평가제도를 안착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평가의 요소 중 동료와의 관계를 포함시켜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단기성과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조직을 변모시켰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예측과 관리가 어려운 연 단위 성과관리 제도보다는
가슴 뛰는 목표와 CFR(Communication, Feedback, Recognition)이라는 3요소로 도전을 촉진하는 OKR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HR 솔루션 3. 학습된 무기력을
없애고, 실패를 통해서도 성장하는 문화로
"가만히 있으면 절반이라도 간다."
조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후배들의 일할 의욕까지 꺾어버리는 에너지 뱀파이어 선배들이 자주 던지던 말이다. 허나 그들의 역사에도 패기 넘치는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시절이 존재했으리라. 그들을 뱀파이어로 만든 주범은 잘못된 리더십 또는 경직된 조직구조인 경우가 많다. 도전적인 업무를 맡아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자 실패자로 낙인찍어버리거나, 성과평가 과정에서 불이익이 반복된다면 제 아무리 열정이 넘치는 인재일지라도 변화 앞에서 무기력해지고,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업무는 기피하게 될 것이다.
성숙한 리더와 조직이라면 용기 있는 도전이 낳은 실패를 사람의 문제로 결론짓지 않는다. 그들은
도전의 과정이 새로운 길을 여는 위대한 첫 발걸음이었는지 재조명한다. 담당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전에
어떤 시스템과 조직의 구조가 실패에 영향을 줬는지 먼저 살핀다. 이를 위해 실패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과정을 철저히 리뷰한다. 이때
HR담당자는 이런 소중한 자리가 빛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사적으로 넓게 퍼져나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발표의 시간은 담당자를 질타하는 자리가 아닌
모두의 성장을 위한 배움의 자리다. 그 자체가 직원 교육인 것이다.
HR 솔루션 4. 주변 동료를
최고의 성장 파트너로
"최고의 동료가 최고의 복지다"라는 넷플릭스의 인사철학을 바라보자. 또 각 분야 최고의 직원이 곧 최고의 강사라는 인식으로 사내 전문가를 발굴하고, 이를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구글의 사례는 어떤가? 리더 홀로 평가와
피드백, 육성까지 모든 부담을 짊어지게 하는 조직은 무책임하다. 조직에
모인 모두가 서로를 통해 배우고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고인물 문화를 벗어나는 가장 생산적인 방법이다.
다면평가 제도 혹은 직원 간 피드백을 활성화하는 것은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리더십
평가 시 다면평가 방식을 도입해 리더를 평가권자인 동시에 피평가자로 만들어준다면 리더들은 제도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동 개선의 노력을 시작한다. 이때 HR의 역할은 평가에 대한 리더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면평가 결과를 리더십 개선을 위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겠다고 선언하고, 외부 전문가를 통한 코칭 세션을 지속적으로 마련한다면 성장에 초점을 맞춘 피드백 방식이 정착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구성원 간의 다면평가 방식을 도입했을 때에도 발전적 피드백이 오고 갈 수 있다. 각자의
업무의 주요 목표와 분기별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서로 지속적인 자극을 받도록 하고, 함께 협업하는
과정에서 좋았던 점,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도록 해 건전한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8년부터 전통적인 피드백 방식을 관점Perspectives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일방적인 평가처럼 느껴지는 피드백이라는 표현을 대체하는 관점 시스템은 피드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둬내고, 동료들로부터 건설적인 의견을 수렴하며 함께 관점을 나누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물의 흐름이 멈춘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조직과 리더는 자신들의 예측
범위를 벗어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유형의 조직과 리더는 고인물을 바라봐야
마음이 평온해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업무만을 추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새로운 도전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작은 실패들조차 무작정 질타한다. 그렇게 조직과 리더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려는 씨앗을 거두고, 잘라버리는
것이다.
고이지 않았다는 것은 곧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흐름이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조직 전체를 지배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이다. 우리의 사업과 서비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내부 의사 결정권자가 아닌 오직 고객을 위한 가치만을 바라보는 집요함,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조직 차원에서 장려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해야만 한다. 변화가 없는 개인과
조직은 성장을 멈추고 고인물이 되어 썩어간다.
생태계가 무너져버린 하천을 단 시간에 회복시키려고 대규모 공사를 하더라도 떠나갔던 생명들이 다시 자리를 잡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직에서 힘주어 만든 제도와 시스템 또한 조직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 숨쉬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담당자는
우리 조직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조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세심하게 다듬고 또 다듬어 가야 한다. 올바른 시스템과 제도 위에서 일관성 있는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조직 전체가 변하는 진짜 힘이 생긴다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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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을 이기는 전략 : 센스메이킹을 통한 조직관리
현재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환경은 지극히 불확실하다. 많은 기업에서 특히 HR담당자들이, 고용시장의 변화, 업무의
변화, 새로운 세대의 출현, 선발과 교육방법의 변경 등 큰
불확실성과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센스메이킹이다.
센스메이킹이란?
센스메이킹이란 단어를 만들어낸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 칼 웨익Karl Weick은
센스메이킹을 조직 내에 진행되는 여러 현상을 '메이크 센스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경영측면에서의 센스메이킹은 '조직의 내-외부에서 진행되는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을 명백하게 이해하게
하고 그 이해에 바탕을 둔 행동을 취하게 하는 인지 과정' 정도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지난 몇십 년간 이 개념을 다룬 학자들의 숫자만큼 많은 각기 다른 센스메이킹의 정의가 나왔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조직
내의 센스메이킹은 직원들이 혼란스럽고, 경험하지 않았던 사건과 마주할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 직원들, 특히 리더들은 그동안 그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기존의 역할과 행동패턴들,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직의
기본 전제Assumptions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센스메이킹은 CEO나 HR담당자뿐 아니라 전략, 마케팅, R&D, 생산 등 경영 각 분야의 리더들에게 모두
중요한 개념이다. 각 기능별 부서를 맡은 리더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새로운 기술이 우리 생산과정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또는,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맞춰 판매방법을
어떤 방향과 속도로 바꿀 것인가?" 또는,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져 나타난, 새로운 경쟁자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라든가 "외국 출신 직원들의 HRD는 어떻게 시켜야 하는가?" 등의 질문 말이다. 그 어떤 질문도 간단치 않고 정답을 알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센스메이킹을 강의하는 데보라 안코나Debora Ancona는
센스메이킹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위에 나온 질문들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어떤 식으로든
이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라 주장한다. 즉
요즘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센스메이킹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센스메이킹은 어떤 프로세스이며, 어떻게 개인이나 조직이 센스메이킹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필자는 관리자, 특히 HR담당자들의 센스메이킹에 도움이 될 만한 다음 네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꾸준하게 정보를 업데이트하라
센스메이킹을 통해 분석하는 '현실Reality'은 '현재진행형Ongoing'이다. 따라서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지된
사진, 즉 스냅샷이 아닌 진행되는 상황을 보아야 한다. 오늘
일어난 사건은 어제, 또는 아주 먼 옛날에 시작된 사건의 결과이고 오늘의 사건이 또한 내일 또는 먼
훗날 일어날 일에 영향을 줄 것이다. 기업 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연속적이고, 그 전후 맥락이 전혀 없이 진공상태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당면한 사건만이 아닌 그 사건의 맥락과 뿌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정보의 축적과 업데이트가 필수이다.
다양한 정보 소스를 활용하라
최근 '스토브리그' 라는 스포츠 드라마가 인기였다. 스토브리그란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지칭한다.
실제 경영성과 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현실판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두 개의 저주, 즉 '밤비노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를
깬 테오 엡스타인Theo Epstein일 것이다.
그는 2004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연소 단장으로서, 애칭
밤비노로 알려진 베이브 루스를 양키즈로 넘긴 다음 생긴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보스턴 레드삭스를 우승시킨다. 2016년에는 사장으로서 시카고 컵스의 극적인 월드시리즈 7차전
역전 우승으로 염소의 저주마저 깨뜨린다. 컵스가 그 전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1945년이었는데 당시 월드시리즈가 열린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 염소를 데려온 관객이 입장을 거절당하자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붓고 떠나서 컵스가 '염소의 저주'에 걸렸다고 했다.
엡스타인의 성공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1, 2차 자료,
즉 개인적 인터뷰 자료와 컴퓨터의 통계자료를 다 섭렵하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것이다. 그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타율보다는
출루율, 승률이나 방어율보다는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등 선수의 능력을 기존에 사용하는 기준이 아닌 새로운 통계 지표로 선발하는 방법-의 신봉자이지만 결코 빅 데이터만으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부단장 시절 야구인 출신이 아니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단장 케빈 타워스가 남 캘리포니아 일대를 돌아다니며 유망주 발굴에
나설 때마다 그를 수행했다. 타워스는 엡스타인에게 매일 밤 캐처 플레이트 뒤에서 스피드건으로 구속과
구질을 측정하라고 말하며 투수의 구질을 구별하는 방법 등 기초적인 스카우트 이론을 알려주었다.
기존의 세이버메트릭스 지식에 타워스로부터 현장 지식을 배운 엡스타인은 통계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현장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단장이 됐다.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죠. 나는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과 그 의견의 근거를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마 로스쿨에서 배운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의 영향일 거예요"라고 회고한다(그는 예일대
학부, 샌디에이고 대학 법대 출신 변호사다). 그는 2017년 미국 경제지 ≪포츈≫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50인(The World's 50 Greatest Leaders) 랭킹에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프란치스코 교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감 능력을 통한 팀 워크와 그것을
독려하는 문화를 만들어라
기업에서 하는 결정은 많은 경우 개인이 아니라 팀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기업 내의 센스메이킹도
마찬가지로 구성원 간의 대화, 조정, 타협, 그리고 무엇보다도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실제 행동을 취할
때는 팀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업무의 배분과 권한위임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기업 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막혀 있고 사일로 효과가 큰 조직이라면 제대로 된 센스메이킹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구글은 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연구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을 차용해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팀 성과 극대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연구
팀은 1년이 넘는 조사 끝에 마침내 구성원들이 이 그룹의 규범을 이해하고 그 규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가 팀 성과에 가장 중요한 예측변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크게 다음 다섯 가지 요인으로 이 변수들을 분류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이다. 팀원 상호간 서로 상처받거나 창피당할 걱정 없이 팀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 항목이 나머지 4개의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개인은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팀의 신뢰도 무너진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조직도 직원이 팀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눈치 보지 않고 말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이를 위해서는 협업을 독려하는 문화, 그에 맞는 성과급, 그리고 무엇보다도 리더의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0년대 초반 애플에
시가총액 면에서 역전당한 후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다. MS를 되살려 낸 사람은 현 CEO 사티아 나델라이다. 나델라가 주도한 성과 관리 방법은 구성원간의
협업이 강조되는 커넥츠Connects라는 시스템이다. 나델라의 전임자인 스티브 발머 퇴임 직전까지 MS의 성과평가 시스템은
스택 랭킹Stack Ranking이라는 상대평가 시스템으로, 10명의 평가 대상 팀원이 있다면 그 중 무조건 두 명은 고성과자, 7명은
평균레벨의 성과자, 1명은 저성과자로 분류되어야만 했다. 이런
평가 방법은 팀원 간 협동을 막고 경쟁을 부추긴다. 개인의 영업실적으로 성과평가가 가능한 세일즈 관련
직종이라면 이런 평가방법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팀원 간 협업을 통해 혁신을 창출해야만 하는 부서에서
이런 평가방법을 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협업의 대가가 보상이 아니라 경쟁자의 승진과 나의 고과평가
하락이라면 그 누가 적극적으로 남을 도울 것인가?
MS는 나델라 취임 이후 평가방법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평가 기준 중 하나로 동료와의 관계를 도입했다.
팀원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내가 팀원의 업무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주요
지표다. 2018년부터는 '비판'이라는 뉘앙스가 강한 '피드백'이라는
용어 대신 '퍼스펙티브(관점)'란 이름으로 동료의 업무를 칭찬하거나 건설적인 제안을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2014년 나델라 취임 이후 6년간, 시장은 MS 시가총액을 네 배 이상 끌어올림으로써 그의 노력에 화답했다.
복기復棋의 중요성: 사후강평After Action Review을
해 보라
1973년 미 육군 교육사령부(US Army Training and Doctrine Command)
초대 교육훈련부장에 취임한 폴 고먼Paul F. Gorman 장군은 2차 대전, 한국전쟁, 월남전을 연구하면서 한 가지 믿음이 생겼다. 통계적으로 처음 공중전에
투입된 신참 미군 전투기 조종사가 격추당할 확률은 무려 50%였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출격까지 그 조종사가 살아남으면 다음 출격에서 격추당할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고, 다섯 번째 출격할 무렵의 피격추율은 첫 출격시의 1/10인 5%로 떨어졌다. 미 해군 잠수함 함장들이나 육군 소대장들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초기 전투에서 살아남을 경우 그 후의 전투들에서의 생존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따라서 전공을 세울 가능성도 높아졌다.
고먼 장군은 이는 전적으로 전투를 거듭하면서 생긴 학습효과 덕분이라고,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들이 조종사나, 잠수함 함장이나 육군 소대장들의 생존율을 높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육군의 훈련방식을 완전히 개혁하였다. 개혁의 핵심은
실전과 매우 비슷하게 시뮬레이션 된 훈련과 훈련 후 사후강평제도의 도입이었다. 실전으로부터 배우는 군인이
더 강군이 된다는 전제 하에 가장 실전에 가까운 훈련과, 매 훈련 후 철저한 복기를 통한 학습과 상호
의견교환이 강군 육성에 필수적이라 본 것이다. 여러 가이드북에서 제시하는 사후강평의 기본 전제조건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적극적인 참여: 모든
훈련(민간조직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당사자가 참여한다.
· 가급적 훈련(프로젝트) 직후에 한다.
· 모든 사람의 의견은 공평하게 취급된다.
· 비난하지 않는다.
· 100% 옳은
정답이나 틀린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 새로운 생각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 질문 시에는 공격적으로 하지 않는다(예: '왜 협력업체에게 그런 요구를 했나?'보다는 '그렇게 협력업체에게 요구했을 때 그들의 반응이 어떨 것이라
생각했나?'가 낫다).
· 참가자들은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한 철저하게 솔직한
관찰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
고먼 장군의 주도로 설립된 미국 국립훈련센터(NTC)에서
80년대부터 실전 같은 훈련과 사후강평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실전 같은 훈련과 사후강평의
효과를 검증한 최초의 실전은 1991년 초 이라크를 상대한 걸프 전쟁이었다. 이 전쟁 중에 벌어진 '동경 73도선
전투'에서 미군 제2기갑수색연대 산하 3개 대대는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타와칼나 사단을 상대로 미국 전쟁사에 남을 대승을 거두었다. 특히 그 중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H.R. 맥마스터McMaster가 중대장으로 지휘한 부대는 단 아홉 대의 전차와 12대의
브래들리 장갑차로 이라크 전차 57대, 보병 전투차량 28대, 궤도 장갑차 11대, 트럭 45대와 3개의
방공포대를 파괴했다. 맥마스터 부대 측 사상자 숫자는 '0'이었으며
전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23분이었다. 미
육군은 맥마스터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했고, 의회는 그를 불러 이 경이로운 승리의 비결을 물었다. 맥마스터는 상원군사위원회에서 NTC의 훈련방식이 이 기적 같은 승리의
원동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민간조직에서도 사후강평을 벤치마킹하거나 이와 비슷한 토론제도를 도입해 조직의 효과성을 증진시키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컨대 픽사(그리고 디즈니)에는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독특한 회의 제도가 있다. 회사의 핵심 멤버들과 제작팀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의 제작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미흡한 점과 개선점을 토론하는
자리다.
이 자리가 생산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모든 참가자는 공평한
기회를 갖되 경영진이 감독의 뜻을 뒤엎을 수는 없다. 자칫 감독의 창의성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발언자의 계급은 중요하지 않다.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어떤
모진 발언도 가능하나, 감정적인 비난은 금물이다. 즉 부하직원이
내용에 대한 어떤 비판을 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 전제가 실현되려면 회의 참가자들 간에 철저한
신뢰가 필요하다. 그래야 참가자들의 심리적 안전이 담보되고, 팀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건설적인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픽사를 인수한 디즈니는 거의 같은 제도를 '스토리 트러스트'란 이름으로 도입했고 이런 방법으로 제작된 작품
목록에는 토이 스토리 시리즈, 라따뚜이, 업 등부터 최근의
겨울왕국 시리즈까지 포함된다.
기업들은 모두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의사결정을 한다. 기업이 선박이라면, 경영자는 그들이 가진 제한된 정보와 시간을 갖고 가장 그럴싸한 지도를 만들어 항해하는 선장이다. 그런 지도를 만들고 항해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센스메이킹이다.
굳이 '몇십 년 만에 최악의 지정학적 위기'라는
모 그룹 총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북핵, 대중-대일 관계 및 중국 경제상황 등으로, 대내적으로는 근로 관련 제도와
노동문화의 변화, 경기침체, 불안정한 정치 상황까지, 우리 경영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들은 무척 많다. 센스메이킹은
바로 이런 환경의 HR 담당자들에게 필요하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 모두가 다양한 소스를 통해 얻은 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끈끈한 팀워크와 복기를 활용해 센스메이킹을
하는 HR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
1)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불확실을 이기는 전략: 센스메이킹』 (2019년, 박영사)을
발췌 및 축약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김양민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본 기사는 HR Insight 2020. 03월호의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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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가 최고의 브랜드이다
얼마 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흥미로운 글이 하나 소개됐다. 지난 25년간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에서 마케팅과 브랜드 전문가로 일해 온 데니스 욘이라는 컨설턴트가 그동안의 자신의
경험을 돌아볼 때 최고의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 구분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조직문화에 있었다고 강조한 글이었다. 그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은 단지 조직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이 고객과 외부의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느끼기를 원하는지를 정의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브랜드에 맞는 차별화된 조직문화
필요
최종고객을 직접 만나는 B2C기업에게만이 아니라 B2B기업들에
있어서도 기업 브랜드는 고객사의 구매 의사결정을 쉽고 빠르게 해 줄뿐만 아니라 구매 의사결정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준다. 그리고 기업 브랜드는 경쟁자들로부터의 강력한 진입장벽을 제공하고 고객과의 강한 신뢰를 유지하게 해준다. 또한 인재전쟁이라 불리는 시대에 훌륭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조직들과 좋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 브랜드는 그 기업에 대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강화해 줌으로써 환경, 인권, 상생, 빈곤 등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에 의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오히려 그 기업의 새로운 기회와 가치로
전환시킬 수 있게 한다.
데니스 욘에 의하면 효과적인 기업 브랜드들은 기본적으로 9가지의 브랜드 타입으로 분류될
수 있고, 이러한 각 타입의 기업 브랜드는 각기 다른 형태의 조직문화를 통해서만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아마존 등의 회사들은 혁신적인Innovative 브랜드 타입에 속하는데, 이러한 브랜드는 그 기업이 파괴적인 제품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소개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위험감수와
상상력 그리고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편 호텔 체인인 리츠칼튼이나 유통 전문업체인 노드스트럼 같은 회사들은 서비스 브랜드에 속하는데, 이러한
브랜드는 그 기업이 작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변함없는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겸손과 친절함 그리고 안정성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 수립은 왜
중요한가
시장과 트렌드를 분석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브랜드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그 순간의 매출이나 영업활동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할 수는 없다. 이렇게 고객이 인지하는 기업 브랜드의 특성과 그 기업의
조직문화의 특성을 일치시켜가고자 하는 노력을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이라고 한다.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은 고객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무엇보다도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재해석하고 의미부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브랜드 에센스를
고객관점만이 아닌 조직 구성원들의 관점으로, 그리고 '제품의
제공가치'라는 관점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의 제공가치'라는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드 비전 또는 브랜드 목적 등을 구성원 개개인의 경험과 개인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게 하고 이를 상호협력적인 대화와 긍정적인 충돌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 목적이 조직의 목적화 되어 간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구성원들 개인의 일의 의미로 구체화 되게 된다. 동시에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들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조직의 핵심가치 속에 스며들고 이것이 결국 구성원 개개인의 일과 삶 속에 개인적인 가치로 내재화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브랜드 목적과 아이덴티티에서 출발한 조직의 목적과 핵심가치들이 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스며들고
소통, 일하는 방식, 문제해결, 의사결정 등에 있어서 그들만의 독특함이 되고, 더 나아가 이러한
독특함을 가능하게 하는 채용, 육성, 평가 등을 포함한 조직의
모든 지원 제도와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질 때에 비로소 모든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일하고 행동하는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
또한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은 기존의 조직문화를 재해석하고 의미부여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조직 목적과 가치를 구성원들이 상호협력적인 대화의 과정을 통해 고객과 제품의 관점에서 브랜드 목적과 브랜드 핵심 아이덴티티로 재정립해가는
노력을 해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조직문화의 핵심가치를 통해 강화된 브랜드는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의 캡Authenticity Gap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브랜드 인식을 더 긍정적으로 강화시키게 된다. 결국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심화되는 경쟁구도 속에서도 조직문화가 받쳐주는 브랜드는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적이고 그리고 진정성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된다.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은 브랜드 진정성을 확립하는 좋은 마케팅전략이 되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조직 구성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이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진심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일이며, 우리가 일 속에서 의미를 찾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조직문화와 브랜드가 어긋날 때의 부작용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와 브랜드가 동일한 목적과 가치를 통해 발전해 갈 수 있다면 고객의 마음과 구성원의 마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외부경쟁이나 시장변화에 흔들리지 않은 탄탄한
조직역량을 갖춘 진정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브랜드컬처 조직문화 전략을
통해 우리 조직만의 독특한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 구성원들은 외부의 경쟁으로부터 완전히 차별화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다. 동시에 고객이 브랜드를 통해 인지하는 독특한 가치들이 조직
내부로 피드백 되는 과정을 통해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의 독특한 일하는 방식 또한 촉진되고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들이 기업이 고객에게 어필하는 브랜드와 어긋나는 상황이 된다면 어쩌면 행복하고 생산적인
구성원들이 오히려 조직의 성과에 반하는 잘못된 결과를 이끌어내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비용절감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조직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일하고 있는 한 동네 마트가 있는데 그 마트의 마케팅 기획자는 시장 트렌드라는 관점에서 고객경험을
중심에 둔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이 조직이 조직문화를 강화해 나가기 위한 시도를 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그
시도들이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면 마트의 구성원들은 조금 더 행복하게 조금 더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좋은 고객경험이라는 가치를 기대하고 그 마트를 방문한 고객들은 이러한 조직문화의 시도들로 인해, 더
열심히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공하려는 직원들의 노력과 맞닥뜨리게 되고 친절하고 품격 있는 쇼핑경험에 대한 기대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고객 불만은 마트 구성원들의 동기와 만족감을 기존보다 더 떨어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그 마트의 마케팅 기획자가 조직정서적인 특성들과 매칭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마케팅적인 노력을 한다면, 즉 마트를 고객들에게 가성비 높고 실용적인 마트로서 브랜딩하려고 시도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조직분위기를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적인 시도들은 마트구성원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그리고 조금
더 열심히 일하도록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작은 부분일지라도 가성비와 실용성을 기대하고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조금 더 향상된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만족하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경험하게 되는 마트 구성원들은 자신이 세상에 조금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동기유발 되고 일과 조직에 대한 만족도도 향상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향상된 구성원들의
경험은 다시 고객경험을 강화하게 되는 선순환을 이끌어 낼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동네 주민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마트의 브랜드를 조직문화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반대의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상황은 앞서 이야기한 동네마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구성원들이
하는 일도 자신의 일상적인 업무들과 브랜드의 연결성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직접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동일한 가치를 기반으로 조직문화와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한 방향을 지향하는 구성원들과 조직 기능간의 정렬을 보다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고객과 세상에 제공하는 궁극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조직의 각 기능별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훈련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마케팅과 영업조직에서 조직관점에서의 목적과 고객관점에서의 목적 사이에서 더 이상 혼란스러울 필요도 없다. 궁극적으로는 기업 내의 모든 기능조직들과 구성원들이 동일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일하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조직문화와 브랜드가 일치될 때 고객
충성도 높아져
한 사람의 개인도 안과 밖이 같아야 타인으로부터의 인정과 자신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이 옳다고
믿는 목적과 가치들이 그대로 고객과 세상이 우리를 인식하기 원하는 것들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세상에
좋은 브랜드들이 그러한 것처럼 한 가지로 명명할 수 있는 좋은 조직문화는 없다. 고객과 세상이 우리의
브랜드의 독특함으로 인식해주기를 원하는 우리 조직문화의 독특한 요소를 발견해내야 한다. 또 동시에 우리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우리 조직문화의 독특함을 고객과 세상이 우리의 독특함으로 인지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해 그것을 촉진하고 강화해 조직문화
또는 브랜드로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조직문화와 브랜드가 서로 일치될 때 조직의 기능적 효과성도,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도 그리고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와 조직문화는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도 브랜드가 그래야 하는 만큼이나 특별해도 좋을 것 같다.유준희 조직문화 공작소, AIPU 대표본 기사는 HR Insight 2020. 02월호의 내용입니다.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hrinsight.co.kr
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