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리적 리더십과 창의성
기업 내 구성원들의 창의성(Employee Creativity)에 관해 최근 경영학 및 조직심리학 연구자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디지털 혁신에 따른 역동적인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경영 환경에서 기업 생존의 수단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그로 인한 지속적인 혁신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기업의 HR에서는 조직의 창의적 문화를 개발하고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직장 환경을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일반적인 조직 환경에서 직원들의 창의성이 스스로 발휘되기 어렵다. 이는 조직 규모가 크고 세분화되어 있을수록 심해진다. 따라서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조직의 우선순위로 인식하려는 경영진의 진지한 고민과 HR부서의 헌신을 필요로 한다. 창의성은 곧 전통적이고 관성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며 건설적인 갈등을 일으키고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창의성 증진에 관한 리더십의 기여 창의성을 촉진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윤리적 리더십(Ethical Leadership)’은 창의적 조직 문화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주요 원동력 중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윤리적 리더십이란 '개인적 행동과 대인관계를 통해 규범적으로 적절한 행동을 보여주고, 이러한 행동을 쌍방향 의사소통, 강화 및 의사결정을 통해 추종자들에게 촉진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윤리적 리더십을 가진 리더는 정직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으로 신뢰를 주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적절한 지원, 균형 잡힌 판단으로 직원들에게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과 업무 몰입의 자극을 준다. 학자들은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함으로써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리더십의 기여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간 많은 연구결과들이 권위적인 리더십과 직원의 창의성 간의 부정적 관계를 지적해 온 가운데, 새롭게 강조되고 있는 윤리적 리더십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직원들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며 혁신적 사고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창의성과 혁신의 개념을 정확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혁신은 창의성에서 시작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창의성이 혁신의 필요조건인 것은 아니다. 혁신은 많은 요소에서 비롯되는데, 예를 들어 창의성이 없더라도 기술이전만으로 조직 내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창의성은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의 ‘생산'을 말하며, 혁신은 조직 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적인 ‘구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직의 구성원들은 권위적이고 통제하는 방식보다는, 격려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시받을 때 더 높은 창의성을 보여준다.** 윤리적 리더십과 창의성의 연계: 인지평가이론의 관점 인지평가이론(Cognitive Evaluation Theory, CET)은 외부 요인이 직원의 자율성과 역량을 강화하고,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과정에 자신을 참여시킨다는 원칙에 기초하여 윤리적 리더십과 창의성 사이의 매커니즘을 다루는 접근법이다. CET는 자율성을 높이고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심리적 격려(Psychological Empowerment)의 기초가 되는 요인들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최근 CET 프레임워크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윤리적 리더십과 창의성 사이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도출하고 있다. 윤리적 리더십은 직원이 창의적이 되도록 일의 의미, 숙련도, 자기해결력과 영향력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내적 동기를 향상시킬 수 있다. 윤리적 리더십이 직원의 창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리더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타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사회 생활에 매우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리더는 직장 생활에서 윤리를 강조하고 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도록 장려할 수 있는 환경과 업무 관행을 제공함으로써 윤리적 리더십 스타일을 개발해야 한다. 심리적 격려가 윤리적 리더십과 직원의 창의성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리더는 직원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 본 기사에 게재된 내용은 (주)사람인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에는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Brown, Treviño & Harrison(2005). Ethical leadership: A social learning perspective for construct development and testing.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 Oldham & Cummings(1996). Employee creativity: Personal and contextual factors at work.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 Javed, Basharat & Khan, Atique & Bashir, Sajid & Arjoon, Surendra(2016). Impact of ethical leadership on creativity: the role of psychological empowerment. Current Issues in Tourism
2024-06-17
-
호감을 얻는 자, 성과를 얻는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은 단순히 뛰어난 능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리더, 상급자, 동료 직원 등 다른 구성원들의 호감을 얻지 못하면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 어떤 업무든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호감은 모든 대인관계와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며, 갈수록 다원화하는 직장 내에서 상호 협력의 질을 높인다. 한 사람이 풍기는 호감은 그 사람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긍정적인 태도, 공감 능력, 그리고 진정성 있는 소통은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준다. 이러한 태도는 타인들로 하여금 다시 만나고 싶게 만들며, 이로 인해 쌓인 신뢰는 비즈니스 협력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 협업 파트너나 고객 또는 거래처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그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긍정적인 대인관계가 조직에 주는 영향조직 내에서 호감을 사는 것은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증진시키고 결국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 협업과 팀 성과, 스트레스 감소와 심리적 안전감 등 여러 측면에서 나타난다. 먼저, 긍정적인 대인관계는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무 만족도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느끼는 만족감을 의미하며, 조직 몰입도는 직원들이 조직의 목표와 가치에 얼마나 동의하고 헌신하는지를 나타낸다. 우호적인 상호관계로 인해 형성된 높은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더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게 만들고, 이직률도 낮아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긍정적인 대인관계가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조직의 일원으로서 더 큰 동기부여를 느끼게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긍정적인 대인관계가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조직심리학 및 경영 관리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특히 조직 내 구성원들 사이의 긍정적인 대인관계는 팀 내 협력과 효율성을 높이며, 조직의 전반적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직무요구-자원 모델(Job demands-Resources Model)*에 따르면, 높은 업무량, 대인관계 갈등, 불합리한 작업 환경 등의 부정적 직무요구는 직원의 불만족과 소진(Exhaustion)을 초래하며 조직의 낮은 성과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그 밖에도 산업 조직 심리학과 인사 관리 분야에서 직장 내 긍정적 대인관계가 직업 만족도와 성과를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또한, 팀 내 긍정적인 대인관계는 협업의 질을 높이고, 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팀원 간의 신뢰와 존중이 바탕이 되면, 정보 공유와 문제 해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신뢰와 존중이 높은 팀은 더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며 목표 달성률도 높아진다. 이는 팀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며, 팀 전체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우호적인 분위기의 조직풍토는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심리적 안전을 증진시킨다. 심리적 안전은 직원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은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일수록 학습 행동이 활발하며, 이는 팀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직원들이 자신을 안전하게 느끼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더 높은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 사례 또한 심리적 안전감이 팀의 성과에 중요한 요소임을 일깨워준다. 성과가 높은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심리적 안전감이 높았으며, 이는 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실수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직속 리더와의 신뢰 관계는 직원의 업무 태도와 행동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상사 혹은 리더와의 긍정적인 관계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업무에 대한 의미와 자신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직원의 직무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의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 이처럼 리더-팀원 간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리더의 일관된 행동과 진정성이 중요하다. 상급자는 직원들에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하며, 열린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진정성 있는 관심과 지원은 소속 팀원들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직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조직 내에서 리더가 팀원들의 호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가 리더 또는 상급자로서 팀원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태도는 노력을 통해 발현된다 조직 내에서 호감을 주는 것은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증진시키고, 이는 궁극적으로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 협업과 팀 성과, 스트레스 감소와 심리적 안전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대인관계가 조직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직 내에서 호감을 주고받는 문화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 조직의 리더들은 이러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이 더 행복하고 생산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매력이 높은 사람이 호감을 살 수 있다. 여기서 매력은 단순히 외모나 일시적인 행동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태도와 행동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매력은 지속적인 노력과 습관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세, 그리고 꾸준한 자기 개발과 성찰을 통해 강화된다. 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요컨대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능력 못지않게 태도가 중요하다. 능력을 발휘할 기회는 호감을 얻는 태도에서 시작되며, 인간적 매력은 이러한 호감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힘이 된다. 성과를 내고 싶다면 무조건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끊임없는 노력과 습관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긍정적인 태도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바탕으로 한다. 내가 가진 능력을 온전히 펼치기 위해서, 호감은 단순한 감정 이상의 전략적 자산이며, 성과를 향한 첫 걸음이다.ⓒ 2024. 사람인 HR연구소 ※ 본 기사에 게재된 내용은 (주)사람인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에는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Bakker, A. B., and Demerouti, E. (2007). The job demands-resources model: state of the art. J. Manag. Psychol. **Edmondson, A.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24-06-10
-
작은 조직의 힘 - 고어앤어소시에이츠
영국 옥스퍼드 대학 진화심리학 교수인 로빈 던바(Robin Dunbar)가 1993년에 발표한 논문은 사회구조와 집단 행동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한 집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최적의 크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개념이다. 그가 제시한 수는 대략 150명으로,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리에 있어서 집단 구성원과 효과성이 동시에 올라가는 상한선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구성원이 수가 던바의 수를 넘어가면 효과성이 오히려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던바의 수는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대뇌 신피질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상호작용이 뛰어난 상위 2%의 인구에서는 던바의 수가 약 230명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생활을 하지만 인간보다 지적 수준이 낮은 원숭이, 고릴라 등의 영장류는 10에서 50마리 정도가 한계이다. 그 이상의 숫자로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생물은 지구상에서 인간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사회적 능력과 상호작용에 따라 적당한 집단의 크기는 변할 수 있다. 던바의 수는 절대적인 숫자라기보다는 특정 문화나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집단에서 상호 의무감과 협력이 더 쉽게 형성되며, 그룹 내 인원들에 대한 상호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의 경험 상으로도 자명한 사실이다. 던바 교수는 이 개념을 적용하여 직장 내 조직에 대해 연구하여 공장이나 사무실 조직이 150명 이하의 작은 단위로 구성되는 것이 업무 성과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상호 의무감에 의해 이끌어지고 서로 협력하는 사적인 관계의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것이 대규모 계층 조직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근로자와 관리자 간의 긴장이나 경쟁적인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집단 전체가 함께 일하는 것의 효과성을 입증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HR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이러한 이론을 받아들여 조직을 작게 나눠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던바의 이론을 입증한 ‘W. L. 고어앤어소시에이츠’작은 집단에서의 밀도 높은 협력과 개인 중심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성장해나간 회사 중 하나로 고어앤어소시에이츠(W.L.Gore & Associates)를 들 수 있다. 1959년 윌버트(빌) 고어가 부인 비브 고어, 아들 밥 고어와 함께 미국 델라웨어 자택 지하실에서 창업한 회사이다. 지금은 미국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에 약 9,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30억 달러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창업자 겸 초대 CEO인 빌 고어는 1912년 아이다호 메리디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타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1945년에는 다국적 화학회사 듀폰(DuPont)에 입사하여 테프론 브랜드를 연구하는 일을 시작했다. 테프론을 이용하여 절연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던 경험으로 44세에 퇴직하고, 마침내 아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고어앤어소시에이츠는 창업 2년만에 성공적인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2대 CEO이자 빌 고어의 아들인 밥 고어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화학을 전공했는데, 테프론 소재를 연구하던 중 열과 함께 장력을 가하면 아주 미세한 구멍이 생겨 액체 상태의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지만 기체 상태의 수증기는 통과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1969년에 개발된 등산복 원단 ‘고어텍스’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어라는 회사는 몰라도 고어텍스는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고어텍스는 특히 가혹한 환경의 고산지대 등반 시, 비와 눈은 막아주지만 땀으로 인한 습기는 빠르게 배출시켜 체온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므로 수많은 산악인들의 생명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유용한 발명품이다. 현재 고어는 주로 우주선용 특수 케이블, 대체 혈관 소재, 등산복 원단, 그리고 기타줄과 같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소재 과학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료전지용 전해질막 및 막전극접합체 특허를 바탕으로 양산화에 성공해 최근 현대차그룹과 차세대 수소자동차에 적용할 연료전지 전해질막 공동개발 협약을 맺는 등 전 세계 주요 연료전지 전문기업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며 첨단 수소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대화의 에너지가 혁신과 성과로 나타나다고어는 한 공장,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을 반드시 150명 내외로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아무리 많아도 절대 200명은 넘지 않는다. 각 공장과 사무실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고어의 경영진들은 비즈니스 이익이 동료애와 격식을 갖추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작은 규모의 응집력 있는 조직 안에서는 그 누구도 남의 뒤에 숨거나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공동의 목표를 가진 작은 조직을 대상으로 소통을 하면 구성원들의 날 것 그대로의 생각과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어는 직원들을 종업원(employee)이 아니라 모두 동료(또는 동업자, associate)라고 부른다. 다른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위계 서열이 없으며, 모든 구성원이 수평적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 부서의 리더는 회사가 승진시키거나 인사명령하지 않으며 동료들이 직접 선정한다. 심지어 CEO조차 설문조사로 선출한 적이 있는데, 2004년 3대 CEO였던 척 캐럴이 회사를 그만둘 때 전사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테리 켈리를 제4대 CEO로 임명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리더십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이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는 창업자 빌 고어의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고어는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조직 문화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업무에 관한 의문이나 불만은 누구든 팀 내 동료나 리더, CEO 등 직접 찾아가 소통을 하며 해결한다. 이처럼 팀 중심의 독특한 조직문화로 인해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고 있으며, 어소시에이트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처럼 작은 조직과 활발하고 수평적인 소통을 원동력으로, 고어의 직원들은 회사의 압박이 아닌 주변 동료들의 지원과 격려를 통해 성장하며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참고문헌김환표 (2019),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북카라반마이클 버첼 & 제니퍼 로빈, 이민주 역(2012), 최고의 직장, 위즈덤하우스
2024-05-13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