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R매거진 조직문화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2021-09-14

 

 

 

이임복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 /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저자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메타버스는 거품일까 아니면 새로운 미래일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영리 기술 연구단체인 ASF는 메타버스를 다음과 같은 4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증강현실' AR(Augmented Reality)이라 부르는 기술로 현실세계 위에 가상의 데이터가 덧붙여진 것을 말한다. 이케아나 한샘의 어플을 실행해 집안에 가상의 가구를 배치해보거나, 포켓몬 GO라는 게임에서 현실세계 위에 가상의 포켓몬이 나타나게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라이프로깅'은 삶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워치로 매일의 운동 기록을 데이터로 남겨 다른 사람들과 순위 경쟁을 하거나, 사진과 글을 올려 트위터, 페이스북 활동을 하는 것 등의 모든 기록을 의미한다

'거울세계'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구글 어스는 실제 지구의 모습을 위성사진과 3D 모델링을 통해 구현해냈다. 배달의민족 역시 현실세계에 있는 상점을 사이버상에도 구현했다는 점에서 폭넓게는 메타버스의 범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에 아직은 미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오감을 활용한 VR 서비스들은 물론 바람의 나라, 리니지와 같은 고전 게임에서 제페토, 로블럭스와 같은 게임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의 아바타들이 만나 활동하는 가상세계는 메타버스 중 하나이자 핵심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메타버스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작된 미래를 뜻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술과 앞으로 발달할 기술로 볼 때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가상현실인 '오아시스'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메타버스를 만나는 것은 적어도 2030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렇기에 지금의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의 세상으로 가는 기술과 콘텐츠들이 하나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VR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들과 VR은 아니더라도 가상의 세계에서 서로 연결되는 데 초점을 맞춘 '소셜 서비스'의 확장이라는 투 트랙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정부에서의 활용 
2021 5, 정부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민관 협력체계로 움직이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미 청와대는 2020 5월 어린이날 행사를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진행했고, 인천은 인천크래프트란 이름으로 인천 국제공항, 송도 신도시 등의 명소를 마인크래프트 맵으로 만들어 공유했다. 또한 '확장현실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스마트 시티로의 도약을 선언한 상태다. 대선 주자들 역시 하나둘씩 메타버스에 선거사무소를 구축하며, 정치권 전반에 걸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내부에서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사혁신처는 중증장애인 공무원들과 함께 메타버스를 통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업에서의 활용 
통신 3사는 5G 초기부터 VR AR을 활용한 서비스 확장에 나섰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SK텔레콤으로, 'Jump'라는 브랜드 아래 Jump AR 앱을 통해서는 스타들의 모습을 어디서든 3D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Jump 앱을 통해서는 순천향대학교 입학식과 매일경제 스물스물 캠퍼스, 강원정보문화진흥원 창립기념식,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발대식 등의 행사가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과 단독으로 계약을 맺어 독립형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2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 기업들은 어떨까. 보수적이라 생각되는 금융권에서도 이미 메타버스 활용은 시작됐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5월 제페토에서 경영진 회의를 진행했고, KB자산운용은 '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란 이름의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다. 6월 말 미국에서는 미국 내 유망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가 출시됐다.

LG디스플레이와 롯데하이마트는 각각 '동물의 숲'에 자신들의 섬을 만들어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공개했다. 이를 통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 효과와 MZ세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가 지속되며 야구 또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구단들의 고민은 '팬들의 관심을 지속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두산과 KT는 제페토 내에 자신들만의 맵을 만들어 팬들이 방문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예술에서의 활용 
예술작품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의 활용은 활발하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작품이 700억 넘는 금액에 낙찰된 이후 NFT 작품들과 이를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고, 매일같이 NFT 작품들의 경매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실물이 있다면 집에 보관하거나 갤러리에 전시해서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할 수 있을 텐데, NFT는 사이버상에만 존재한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올옥션의 자회사인 프린트베이커리의 브랜드 '에디션' '크립토복셀'이라는 메타버스 내에 갤러리를 짓고 '더 제네시스 : 인 더 비기닝'이란 이름의 전시회를 열었다. 누구나 쉽게 접속해 전시된 NFT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이렇듯 메타버스는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와닿지 않는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Jump 등 현재까지 이야기되는 메타버스는 아이들이 하는 게임에 가깝고 조작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직접적으로 업무에 연관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바로 게더타운gathertown이다

LG화학은 신입사원 연수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900명의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기로 했으며, 네이버는 클로바 AI 러시 컨퍼런스 결과 공유회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이외에도 끊임없이 메타버스에서 직장인들이 일을 하고, 세미나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면 '게더타운을 이용한 거구나'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필자 역시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를 출간한 후 첫 번째 북파티를 게더타운으로 진행했다. 누구나, 쉽게 만들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와 리모트워크가 대세가 되었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가지기란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소통' 때문이다. 줌과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쓰면 팀원 모두와 소통할 수 있지만 '모두'와 카메라와 마이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일한다는 것은 상당한 피로감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회의 때에만 서로의 얼굴을 본다면 나머지 시간에는 혼자 고립되어 일해야 하니 이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적당한 거리감을 주는 가장 이상적인 업무용 메타버스가 '게더타운'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더타운의 장점은 3가지다

첫째,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맵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다
둘째, 각자의 아바타로 접속해, 아바타가 서로 만나야만 카메라와 음성이 실행된다. 현실세계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려면 가까이 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셋째, 필요 시 줌과 같이 여러 명이 자신의 화면을 공유하며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타버스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금까지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현재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아직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가. 메타버스는 아직도 먼 미래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이미 카카오톡을 통해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를 수신하고 있고, 당신이 올려둔 SNS 포스팅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데 쓰이고 있다. 매일 같이 SNS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라도 메타버스에서의 소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구찌는 이미 메타버스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나이키도 메타버스에 뛰어들었다. 아직은 어수선하고 정리되지 않았기에 어느 메타버스에서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생각했던 것만큼의 광고 효과도 매출도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뛰어들어 얻은 경험은 다가올 진짜 메타버스의 시대에 로켓과 같은 추진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작지만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메타버스 하나를 지금 시작해보자. 미래를 향한 기회는 이 순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