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성 시대의 Human Risk Management ③ Framework [더플랩]
휴먼 리스크 관리(Human Risk Management)는 조직이 구성원들의 행동과 관련한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고 대응하기 위한 프로세스 전반을 의미한다. 휴먼 리스크 관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고의나 과실(오류), 무모하거나 악의적인 행동 등 인적 오류는 물론, 특정한 리더십이나 조직문화 등 조직 자체의 잠재되거나 활성화 된 오류(Latent or active failures)들에 대한 평가와 대응방법 등을 제시한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행동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조직의 정책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작업 프로세스 설정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이 위험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한 충분한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휴먼 리스크 관리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기술과 경제 상황 때문에 인사관리에서 가장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의사결정, 의사소통, 팀워크 및 스트레스 관리와 관련한 연구뿐만 아니라 휴먼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과 프레임워크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고위험 산업에서 인간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강화되면서 여러가지 분석 기법들이 산업 분야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휴먼 리스크 관리의 프레임워크
고위험 산업이라고 하면 대규모 플랜트, 원자력 발전, 의료, 해운, 항공 등을 들 수 있다. 첫 화에서 사례로 제시한 바 있지만, 그 중 항공이야말로 사소한 인적 오류가 대규모 인명 사고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산업의 대표적 분야이다. 플랜트나 원자력발전의 경우 허가된 인원만이 출입할 수 있는 닫힌 체계(Closed system)라서 외부 이벤트가 직접적으로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적다. 그에 반해 항공은 열린 체계(Open system)인데다, 운항이 시작되면 상공으로 비행하는 특성 상, 외부 조력이 개입하기 힘들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여러 고위험 산업군 중에서도 항공분야는 독보적으로 휴먼 리스크 관리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발전된 분석 및 관리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 중 ‘크루 리소스 매니지먼트(Crew Resource Management, CRM)’와 ‘인적 요소 분석 및 분류 시스템(Human Factors Analysis and Classification System, HFACS)’은 항공 안전에서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다. CRM은 비행 승무원 간의 의사 소통, 팀워크 및 의사 결정을 개선하기 위해 NASA를 비롯한 미국 항공 산업에서 1970년대에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에 설계되었으며, 현재는 세계적인 조종사 교육의 표준이 되었다. 이러한 분석 기법의 개발은 항공 안전에서 인적 요소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게 된 결과이고, 실제로 현장에 적용해서 사고를 줄이는데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하다.
크루 리소스 매니지먼트(CRM)
CRM은 1972년 미국 이스턴항공 401편 여객기 추락 사고를 비롯한 여러 대형 항공 사고에 영향을 받아 개발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401편은 늪지대에 추락했기 때문에 항공 사고 중에서는 비교적 생존자가 많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1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조사결과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들의 단순 판단 착오와 그로 인한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으로 밝혀졌고 이는 업계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왔다. 이 사고로 인해 승무원들의 결격 사유를 비롯하여 인간이 업무에서 느낄 수 있는 피로, 스트레스와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각종 장해 요소에 대한 복합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CRM에서 강조하는 주요 원칙은 다음과 같다.
의사소통 : 운항 중 승무원 간 그리고 관제 시 효과적인 의사 소통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비상 상황에서 서로 명확하고 간결하게 의사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CRM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표준화된 의사 소통 절차와 명확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상황 인식 :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무원은 직면한 상황을 빠르고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항공기의 위치, 고도, 속도 및 주변 공항 등 중요한 요소에 대해 빠르게 인식하고 대책에 포함시켜야 한다. 상황 인식을 유지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 능력을 사전에 검증한다.의사결정 : 승무원은 고압력 상황에서 빠르고 효과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CRM은 정보 수집, 옵션 평가 및 최선의 대응 방안 선택을 포함하는 구조화된 의사 결정 과정의 형성 여부를 파악한다.팀워크 : 어느 업계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번 이륙하면 다시 착륙할 때까지 고립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팀워크는 필수적이다. CRM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지, 팀원 간 신뢰와 존중 가능성 및 개방적 의사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리더십 : 상공에서 기장(Captain)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기장(및 유고 시 기장을 대리하는 경우 포함)은 리더로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집단 전체의 이익을 위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과거에도 기장과 객식 최고 책임자의 빠른 판단과 결단으로 수많은 승객의 목숨을 구한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CRM은 리더 뿐만 아니라 모든 직급의 승무원들이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을 중요한 판단요소로 제시한다.
항공 분야에서 휴먼 리스크 관리의 프레임워크로서 CRM이 도입된 것은 수 십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만큼 항공 안전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것도 입증되었다. 미국 연방 항공청의 연구에 따르면, CRM 교육을 시행한 항공사는 사고 및 사건 발생률이 19% 감소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CRM 교육이 조종 승무원의 실수 발생률을 최대 50% 감소시켰다는 결과도 있었다.
인적 요소 분석 및 분류 시스템(HFACS)
HFACS는 각종 항공 및 해운사고에서 휴먼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프레임워크로 각 대학의 항공 관련 학부과정에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유명한 이론이다. 1990년대 미 해군 소속의 연구자 더글라스 비그먼(Douglas Wiegmann)과 스콧 샤펠(Scott Shappell) 박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군 소속 함선 및 항공기 사고의 이유와 사고율을 줄이는 방법을 파악하라는 임무를 받고 개발했다.
그들은 제임스 리즌(James T. Reason)의 선행 연구(스위스 치즈 모델)를 바탕으로 HFACS를 개발해 제안했다. 이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제임스 리즌의 모형을 토대로 조직 내 여러가지 요소들의 인과관계에 집중한다. 사고가 단일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다양한 수준에서 복잡한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사고는 대부분 사람의 고의와 과실로 발생하지만 그러한 원인은 개인이 아닌 조직에 있다’는 기본 원칙과 함께 네 가지 계층(Tier)적 분석 기준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를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해서 검토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체크리스트와 같다.
/Wiegmann&Shappell, 2003
HFACS 의 각 계층은 다음의 4단계로 구성된다.
Unsafe Acts(불안전한 행동) : 사고에 직접적 원인이 되는 개인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오류, 위반 및 절차적 불이행 등이 있다.Preconditions for Unsafe Acts(불안전한 행동의 전제 조건) : 피로, 스트레스, 교육 부족과 같은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외부 환경적 요소들을 말한다.Supervisory Factors(불안전한 감독) : 관리자와 감독자가 안전한 행동을 장려하는 환경을 잘 조성하고 있는지와 그러한 권한이 충분히 있는지 검토한다.Organizational Influences(조직적 영향): 이 단계는 불충분한 자원, 부적절한 의사 소통 및 비효율적인 정책과 같은 광범위한 조직적 요소가 사고에 기여하는 것을 고려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HFACS는 일반적인 산업과 조직 구성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용어와 분석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항공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산업에서도 이를 조금씩 응용하여 안전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사고 발생 가능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직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고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HFACS는 오류의 심층적, 인지적 원인까지 다루지는 않는다는 비판이 일부 있으나, 작업자의 상태부터 관리감독과 의사결정까지 거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광범위하고 빠짐없이 다루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오류의 원인을 비교적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서 여러 고위험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휴먼 리스크 관리를 위한 방법론
휴먼 리스크 관리는 20세기 이후 산업화 시기 벌어진 대규모 인명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사소한 오류가 큰 파급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구성원 개인 부주의와 악의적인 행동을 조직적으로 방지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개발해 왔는데 1980~90년대 이르러 리더십과 조직 문화가 위험 관리에서의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앤드류 홉킨스, 그리고 미국의 조직이론가 칼 에드워드 윅(Karl Edward Weick)은 조직 내 안전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리더들이 안전을 적극적으로 촉진하고 강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든 작든 사고의 대부분은 인간의 행위에 기인한다. 인간이 다루는 기술과 설비가 매우 빠르게 발전한 반면,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인식능력과 의사결정 상의 특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전체 사고의 빈도는 감소하고 있으나, 인간 행위에 의한 사고 비율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래서 최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은 구성원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휴먼 리스크 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최근의 경영 환경에서 사소한 휴먼 리스크는 조직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사고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법적 책임 문제는 물론이고 수 많은 종업원과 그의 가족들까지 불어닥친 불황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사례들과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는데 HR에서는 휴먼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다음의 최소한의 원칙을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하자.
명확한 정책, 절차 및 규정을 수립하여 직원들이 따를 수 있도록 한다. 직원들이 정책, 절차 및 규정과 그들이 작업에 적용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관리자의 보고에 의존하지 말고 사업장 특성에 맞게 직원들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잠재적 위험을 회사에 보고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현한다.직원들이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교육 및 교육을 제공한다.안전과 보안을 위한 정책과 규정을 잘 따르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특별한 보상을 명시하고 널리 알린다.사고 가능성이 명확하게 식별, 평가, 관리되도록 잘 알려진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거나 자체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개발/도입하여 활용한다.
/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6-01
-
-
-
불확실성 시대의 Human Risk Management ② 리더십과 조직문화 [더플랩]
저성장 위기 고조
국제통화기금 IMF가 23년 4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를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2.8%,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초 대비 3개월만에 각각 0.2%p, 0.1%p 낮춘 것이다. 특히 중기(5년) 성장률은 역대 최저치인 3%라고 발표했다.
당초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다시 경착륙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긴축 정책의 여파와 여러가지 국제적 분쟁으로 인한 투자 경색 때문이다. IMF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인플레이션이 목표한 수준으로 낮아지면 금리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핵심 인플레이션이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확장적 투자를 재검토하고 부채를 재조정하며 성과를 방해하는 구조적인 요인들에 대한 전면적 조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킨다. 개별 사업부서 단위에서 당장의 영업이익 관련 지표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은 인건비 외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부서 통폐합과 신사업 단위 폐지 등을 수반하는 구조조정이 일어나게 된다. 채용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개별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재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무팀에서 기업의 손익 요인을 점검하듯이 HR에서는 조직 신용과 브랜드에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인적 실패 요인이 있는지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휴먼 리스크를 보는 두 가지 관점
지난 글에서 소개한 스위스 치즈 모델의 제임스 리즌(James T. Reason)은 저서 『인적 오류(Human Error: models and management)』에서 인간의 오류 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개인적 접근(Person approach) 방식은 사람이 저지르는 오류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의 원인을 건망증, 부주의, 무모함 또는 도덕적 결함 등 개인의 자질 탓으로 돌린다. 두 번째로 시스템적 접근(System approach) 방식은 개인이 근무하는 환경에 집중하고, 오류를 피하거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구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리즌은 “개인을 비난하는 것이 기업이나 조직 전체를 상대하는 것보다 쉬울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 접근방식보다는 시스템적 접근방식을 취할 것을 주장한다. 사고나 비리의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려면, 우선 사람들이 안전한 행동과 안전하지 않은 행동 사이에서 온전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 아쉽게도 그런 기업 조직은 많지 않다. 대표이사라고해도 일정 수준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면 외부감사의 대상이므로 모든 결정을 마음대로 내릴 수 없는데, 하물며 상위 관리자의 통제를 받은 일반 직원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관점은 빠른 의사결정과 대 고객 조치에는 유리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법적, 제도적 책임으로부터 기업의 소유주와 관리자를 분리하여 안전하게 하는데 편리할 뿐이다.
방사능 사고, 기름 유출 등 심각한 위기로 여겨졌던 인재(人災)들은 대부분 기업 또는 공공조직에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가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은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보고 문화’를 확립하고 존중하는 데 달려있다는 것이다. 리즌은 이를 일컬어 ‘안전한 행동과 위험한 행동 사이에 선을 그어야 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집단적으로 아는 문화’라고 정의했다. 개인에게 지나치게 책임을 묻는 것은 사고의 개별 원인(현상)에 리소스를 집중하여 사실 상 패턴화된 구조적 원인을 시스템 맥락에서 발견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종종 조직 내에서 성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던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HR은 조직의 리더십과 문화를 점검하고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이 직원 개개인의 자질보다는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GettyImagesBank 리더십-조직문화와 휴먼 리스크 리더십은 조직을 유지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집단 성과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래를 위해 어떤 위험을 감수할 것이며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단순히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어떤 업무를 누구에게 위임할 것인지 정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리더가 평소 어떤 것을 장려했고 어떤 것을 지양해 왔는지는 조직 내 휴먼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큰 영향을 준다.
리더십은 조직의 가치와 행동을 결정함으로써 직원들의 책임감, 투명성, 변화와 혁신 문화를 조성하여 위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고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리더는 또한 충분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여 직원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개방적인 의사소통과 피드백을 장려하되, 정밀하고 효과적인 감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격함을 보여야 한다. 리더 스스로가 안전하지 않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줄어들고, 감독 권한을 가진 사람은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정기적인 위험 평가 및 감사 수행, 컴플라이언스 부서를 통한 명확한 정책과 절차 수립, 위험 요소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 포상을 제도적으로 시행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리더십은 조직 문화로 이식된다. 안전, 책임성 및 지속적인 개선을 중요시하는 긍정적인 조직 문화는 휴먼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반면, 성과 달성을 위해 불법 행위를 용인하고 각종 편법적인 행위를 장려하며, 이에 대한 개방적인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조직 문화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위험도가 높은 작업 현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안전하고 윤리적인 행동을 강조하는 가치 선언서를 만들어 두고 있는데, 이것이 실제 조직문화에서 추구되는 가치와 괴리되는 경우 그야말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게 된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HR의 역할
호주국립대 명예교수이자 엑손 가스폭발사고, BP 석유유출사고 등 대형 산업 재해 컨설턴트를 역임한 휴먼 리스크 전문가인 앤드류 홉킨스(Andrew Hopkins)는 저서인 『Organising for Safety: How structure creates culture』에서 “안전을 추구하는 강력한 조직 문화가 휴먼 리스크를 관리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며, 조직은 이러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석유 및 가스, 항공, 의료와 같은 고위험 산업의 휴먼 리스크 관리에서 조직 문화의 역할이 매우 크며, 특히 리더십이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홍보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휴먼 리스크는 기업에게 중대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시기의 피할 수 없는 도전 과제이다. 재정적 손실, 평판 손상, 법적 책임, 심지어 인명 사고와 같은 다양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리더는 휴먼 리스크와 사고의 발생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사소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완화하는 전략을 개발할 책임이 있다. 리더의 평소 행동과 지시는 휴먼 리스크가 발생하는 시스템적 원인을 예방하고 파급효과를 완화하는 전략을 개발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리더십 그 자체가 개인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리더십이 조직 문화로 전이되어 파급력을 가질 때, 조직 구성원 전원에게 집단적 가이드라인이 생성된다. 이것이 바로 HR의 역할이다. 휴먼 리스크의 성격과 원인을 이해하고 안전하고 윤리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명확한 미션과 가치 선포, 충분한 교육 및 자원 제공, 개방적인 의사 소통과 피드백 장려를 통해 HR은 휴먼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조직의 장기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4-17
-
불확실성 시대의 HRM(Human Risk Management) [더플랩]
불편한 진실, 휴먼 리스크
HR 소속이든 아니든 ‘휴먼 리스크(Human risk, 인적 위험)’라는 말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을 조직의 자산(Asset)으로 대우하고, 투자를 통해 계속해서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최근의 HR 기조와는 거리가 있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HR 부서에서는 업무 특성 상 구성원들의 위험 관리가 비즈니스파트너로서 조직의 장기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명시적 · 경험적으로 인식하고는 있으나,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확장적 경제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사업 추진과 수익창출을 위해 기존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신규 아이템을 발굴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여 빠른 의사결정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부서 안에 다양한 역할의 구성원을 두는 조직 형태로 운영한다. 또한 기업마다 환경에 맞는 다양한 조직 체계 등을 채택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복합위기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인재에 대한 투자와 채용 실패에 대한 비용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 채용 실적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호황기에는 채용 계획 대비 충원량을 중심으로 측정한다면 불황기에는 한정된 채용 예산 내에서 인재의 질적 측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별 인재의 특성에 대해 기업의 케이퍼빌리티를 더욱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HR의 질적 제고를 위해서는 회사의 HR 정책 중 ‘휴먼 리스크’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며, 복합위기 시대에 맞는 ‘인재상 재정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휴먼 리스크 관리란 무엇인가
휴먼 리스크 관리(Human Risk Management)는 조직이 구성원의 행동과 관련된 위험을 미리 식별하고 대응 체계를 평가하기 위한 프로세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은 구성원들이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오류), 태만, 무모함 그리고 악의적인 행동(부정, Fraud) 등에 대한 잠재적 위험 평가를 포함하며,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회사는 업무 프로세스 및 필수 확인 절차 설정해 알려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이 위험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사전에 숙지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휴먼 리스크 관리는 산업 재해와 위험 관리에서 ‘인간’이라는 요소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등장한 상대적으로 새로운 연구 분야이다. 산업혁명 이후 2차 대전을 거쳐 중공업 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산업 사고와 재해가 많아졌고, 사람이 저지르는 오류의 역할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Swiss Cheese Model /British Medical Journal
하인리히의 도미노 이론을 개선 발전시켰다고 평가받는 1970년대 버드와 로프터스(Bird & Loftus)의 ‘수정 도미노 이론’은 위험에 있어서의 인적 요인을 다른 결함에서 이어지는 순차적인 이슈로 파악했다. 영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James T. Reason)이 1990년 발표한 ‘스위스 치즈 모델(Swiss Cheess Model)’은 다양한 위험 요인(기술적 결함, 인적 결함, 조직적 결함, 환경적 결함)들이 동시에 일어날 때 각 방어 계층이 여러 겹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우연히 하나의 구멍을 통해 위험이 침투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모델화 한 유명한 이론이다. 최근에는 조직의 위험관리에 관해 조직문화와 리더십의 차원에서 다루려는 시도와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별도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언제나 인재(人災)는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소수의 인원이 조직을 괴멸적인 상황까지 몰고가는 사례를 수도 없이 목격했다. 223년의 유서깊은 역사를 가진 영국 베어링스 은행은 싱가포르 지점에 발령된 28세의 젊은 딜러 한 사람의 부정 행각으로 단 2년만에 파산해버렸다. 미국 Three Mile 섬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원자로 보조 급수 점검 후 밸브를 닫아놓는 사소한 실수와, 직종 간 안전교육 내용이 통일되지 않은 점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국가 전체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개편으로 이어진 대규모 사고였다. 2015년 독일 루프트한자의 자회사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고와 1982년 국책 항공사인 일본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는 조사결과 승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야 할 부기장 또는 기장의 정신병적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판명났다.
영국의 사회학자 배리 아서 터너(Barry A. Turner)는 그의 저서 『Man-Made Disasters(1978)』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확실한 환경의 모든 요소를 통제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세상의 불안정성은 인류가 완전히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터너는 대규모 조직이 지배하고 복잡한 기술에 의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달성할 수 있고 어떤 것을 달성할 수 없는지에 대해 더 나은 이해를 가져야 하며, 상식과 지식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고는 에너지(과잉과 부족 모두)와 잘못된 정보의 합으로 발생하는데, 조직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필연적인 이유는 조직이 재난을 초래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에 대해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조직은 정보를 올바르게 관리함으로써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 앞서 든 사례에서 베어링스 은행의 젊은 행원은 입사 전 범죄를 저질러 벌금형에 처해진 적이 있었으며, 재직 중 회사 이름으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수 차례 서류를 위조한 정황이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이 사람을 채용에서 걸러내지 못했고, 업무에서 배제하지도 않았다. 일본항공의 기장은 사고가 발생하기 수년 전에 이미 발병 진단을 받았지만 회사는 일정기간 휴직시켰다 복귀시키는 조치에 그쳤다.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노심 수위에 대한 공통적인 교육이 단 한 번만 이루어졌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휴먼 리스크 관리는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은 언제나 구성원들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경험하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의 변동이 크고 원자재 수급 차질이 빚어져 언제든 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이러한 사소한 리스크 하나가 조직 전체를 생존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 채용 및 HR 운영 등에 있어서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인하여 산업재해, 인명사고, 기밀유출, 횡령 등 부정 사례 등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HR 부서에는 HR Risk를 사전에 관리하고 최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 예측 가능한 HR 정책과 인재 관리로 조직 안정성을 확보해야 조직의 생존은 물론이고 장기적인 미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휴먼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유연한 경영환경을 갖출 것을 강조한다. 2014년 크랜필드대학과 영국 리스크관리보험협회(Association for Insurance & Risk, Airmic)가 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보인 글로벌 기업 8곳을 조사한 결과 산업현장에서 각종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추적하고 관리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발빠른 보고 체계를 확립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이러한 대비태세는 경영진으로 하여금 새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게 된다.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하는 점은 휴먼 리스크 관리는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적 오류와 부정의 대부분은 과도한 성과 중심주의에서 비롯된다. 성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절차나 안전수칙을 무시하게 되며, 성과에 기인한 평가가 극단까지 치닫는 경우 목표 달성에 실패한 사람은 부정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어떠한 경우에도 회사의 규정이 절대적으로 우선함을 전 직원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야하며, 위반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리스크 관리 권한을 HR 등 부서에 정확하게 위임해 책임이 분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HR은 휴먼 리스크에 대비한 업무 가이드를 확립하고, 채용, 승진, 발령 등 인재 선발에 휴먼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검증도구를 활용하여야 한다. 이사회는 이러한 사안들이 경영진들에 의해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는지 감독하고 사소한 실수로 회사가 쌓아올린 브랜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4-06
-
ChatGPT와 HR의 미래 [더플랩]
전 세계 사람들이 22년에 갑자기 찾아온 ‘챗(Chat)GPT’ 열풍에 휩쓸리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소식과 함께 언론에서도 앞다퉈 챗GPT를 다루고 있고, 블로그나 유튜브 등으로 챗GPT를 작업이나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회사인 OpenAI사에서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이다. OpenAI는 2015년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류에게 유익한 인공지능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거대한 투자를 받아 설립되었다. OpenAI가 선 보이고 있는 ‘GPT’ 시리즈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라는 의미인데 우리말로 하자면 ‘적절한 단어를 생성하도록 사전 학습된 트랜스포머’란 뜻이다. 여기서 ‘트랜스포머’는 어텐션(Attention, 집중) 인공신경망 기법을 기본 원리로 하여 2017년 발표된 언어처리 알고리즘의 이름이다.
쉽게 말해, GPT는 방대한 양의 언어 표현 패턴을 사전에 학습한 뒤, 인간의 시각적 집중 매커니즘을 모방하여 사용자의 발화에서 중심 문맥을 파악하며,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도록 되어 있다. 챗GPT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GPT에게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자연어)로 말을 걸어 마치 채팅하듯이 대화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로, 매우 직관적인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는 다양한 화제로 사용자와 대화가 가능하며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답변에 활용하는가 하면 사용자의 입력에 대해 능동적으로 응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대화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에세이를 쓰거나, 시를 짓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를 모아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챗GPT는 무엇이 다른가?
사실 대화형 인공지능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챗봇’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은행, 보험, 각종 정부 서비스 민원앱 등에는 자체 개발된 챗봇이 탑재되어 사용자의 대화형 질문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Q&A형’ 챗봇을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단순히 어떤 정보가 어떤 곳에 있다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 줄 뿐 그 이상의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복잡한 문장을 쓴다면 ‘이해하지 못했다’라거나 동문서답이 돌아온다.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사용자의 반복된 활용으로 학습을 통해 반응이 개선되는 기능이 있다고는 하는데, 고작 한 명의 사용자가 하루 십수회 사용하는 정도로는 기계학습을 통한 기능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챗GPT가 이러한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Large Language Models, LLMs.) 인공지능이라는 점이다. GPT-3의 언어모델의 크기는 1,750억개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간 두뇌의 뉴런 갯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챗GPT는 기존의 챗봇들의 답답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어 사용자가 엉터리 영어로 질문을 해도 똑부러지는 답변을 내놓으며 더 정확하게 질문하도록 유도하고, 심지어 한국어로 번역해 주기도 한다.
HR 업무에 끼칠 영향은
그렇다면 이런 ‘물건’이 우리 HR업무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이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대화형 인공지능의 대표 격인 챗GPT의 특징을 하나씩 짚으며 살펴보기로 하자.
● 뛰어난 접근성
OpenAI사의 설립 취지대로 전 세계 모든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챗GPT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일정 정도의 영어 능력이 요구되고 그 밖에 토큰(Token)이니 템퍼러처(Temperature)니 하는 세부 옵션을 건드려야 하긴 하지만, 영어는 번역기를 활용하고 세부 옵션 등은 잠시 시간을 들여 사용법을 배우면 전혀 문제없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또한 MS 오피스 제품군이나 구글 드라이브 문서툴과 연동되어 작동하는 확장프로그램들이 이미 배포되고 있어 별도의 어플리케이션 없이 기존에 자신이 사용하던 문서툴에 바로 챗GPT의 기능을 가져다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미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로 레시피, 여행일정, 조사과제 등 여러가지 작업에 활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고, 심지어 조금 손을 보면 특정 언어로 복잡한 코딩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쉽고 빠른 글짓기와 요약 능력
하나의 화제로 적당한 깊이와 논리를 갖춘 일정 분량의 글을 매우 빠르게 만들어 낸다. 또한 장황한 분량의 글과 데이터를 분석해서 일목요연하게 요약해 준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회의원 보좌관들도 여론 동향 요약 보고, 각종 행사의 축사 작성, 법안 기초 작성 등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중심으로 챗GPT의 기능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내용보다는 형식과 분량이 더 중요한 글이라면, 서두와 결론 한 두 문장 정도만 사람이 쓰고 나머지는 챗GPT가 쓴 글로 채워둬도 언뜻 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막강한 언어 생성과 요약 능력은 엉뚱하게도 교육 현장에서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학생들의 챗GPT를 활용한 과도한 표절은 위에 언급한 접근 용이성과 결부되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일부 서구권의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에게 자료 조사 또는 에세이 과제를 당분간 중단하라는 조치가 내려질 정도이다.
● 아직은 개선과 진화가 요구된다
챗GPT의 능수능란한 언변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유심히 보다보면 사실 관계가 틀린 답변을 할 때가 있다. 현재 챗GPT의 학습상황은 2021년까지이며, 온라인에 게시돼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말만 다듬어 답변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사실관계가 드러난 개념이나 많은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개념이 있다면 이것을 그대로 가져와 답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권이 아닌 다른 언어를 쓰는 집단에 관한 이슈는 오답이 매우 많은데, 이는 사전 학습된 내용의 절대 다수가 영어로 되어있어 그 외 문화권에 대한 기초 자료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챗GPT로 특정 주제에 관해 에세이를 쓰도록 반복하다보면 세부적인 내용이 묘하게 동어반복적인 느낌을 준다. 논점을 다룰 때 표면적으로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법을 활용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쉽게 말해 ‘발견’은 가능하지만 ‘발명’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챗GPT의 첫 인상에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고성능 AI ‘자비스’를 떠올린 사람들이 있다면 다소 실망하게 되는 대목이다. 오히려 어떤 사회적 문제를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물으면 챗GPT는 “저는 인공지능 언어 모델일 뿐이라(As an AI language model)”면서 답변을 회피한다.
● 챗GPT와 인재 채용
위에서 살펴본 챗GPT의 특성을 정리하자면 사람이 직접 웹 검색을 해서 모은 정보를 다듬어 그럴듯하게 산출해내는 데 필요한 작업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볼 때 가장 직접적으로 HR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채용 관련 업무일 것이다. 동시에 여러 곳에 지원하는 구직자의 경우 본인의 경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조금씩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자기소개서를 여러 개 써야하기 때문에 챗GPT의 힘을 빌린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을 거친 자기소개서는 그저 형식에 불과할 뿐 진정한 본인의 가치를 전달하기는 어렵다. 어떤 기업의 채용담당자도 지원자가 그저 ‘적정한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채워 넣었는가’만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표절 문제도 조만간 해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는 창과 방패의 문제인데, 이미 프린스턴대의 한 학부생은 ChatGPT가 생성한 글을 감지하는 툴인 ‘GPTZero’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한다. GPTZero는 ChatGPT가 생성한 글과 사람이 작성한 글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통계적 특징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즉 인공지능이 글을 만들 수 있다면, 그 글이 인공지능이 만든 글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챗GPT와 HR Data Analytics
기존 HR Solution 및 수동분석을 통한 직원들의 근무 및 성과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비식별기반 직원들의 휴가, 근태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한 직원의 생산성 및 퇴직 직원의 분석을 통한 직원 이직률(Turnover Rate)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면서 HR과 연계되어 있는 조직의 문제점, 주요 리더들의 리더쉽 수준, 구성원의 조직몰입도 등에 대한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챗GPT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퇴사한 직원 수, 퇴사 사유, 직무, 근속 기간,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같은 기타 데이터 요소에 대한 정보 등 토대로 개인정보를 제외한 비식별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이직률은 조직의 생산성, 사기 및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서,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직은 그 원인과 패턴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구조적인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www.aihr.com
● HR Support Service 등 다양한 활용
HR에 챗GPT를 도입하여 회사의 인사 제규정과 각종 복리후생을 학습시킨다면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줄 수 도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HR은 매일 재직 중이거나 새로 입사한 멤버를 대상으로 각종 인사 제도를 안내하고 요청을 접수하며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데 하루 업무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전자서류와 메일이 오가며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한다해도 순서가 뒤바뀌거나 절차가 누락되는 실수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대화형 인공지능의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특히 직원 수가 많거나 사업장이 분산되어 있는 경우에도 누구에게나 제도를 정확하게 안내하고, 복잡한 서류 제출과 승인, 특이사항 검토 후 피드백 하는 등의 단순 반복된 절차를 지치지 않고 수행할 수 있다. 학습을 통해 더 발전한다면 정량평가 등 성과관리와 연계된 Payroll 업무까지 영역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의 대두와 HR의 미래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의 대화형 인공지능은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에 이은 제3의 IT 혁명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관심과 투자도 이어지는 중이다. Open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화제가 된 Microsoft는 챗GPT보다 업그레이드된 언어 모델인 ‘프로메테우스’를 적용한 인공지능 검색 엔진인 ‘New Bing’을 출시했고, Google에서는 별도의 언어모델인 ‘람다’를 기초로 한 대화형 인공지능인 ‘Bard’를 선보인 바 있다. 이제 우리는 향후 챗GPT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에서 개발된 다양한 대화형 인공지능들과 협업을 하는 시대를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학습과 알고리즘을 통해 자연어로 서술된 질문을 이해하고, 온라인 상의 취합 가능한 빅데이터를 다듬어 적합성 높은 검색결과를 다시 자연어로 ‘즉시’ 답변해 주는 것이 챗GPT를 위시한 대화형 인공지능의 본질이며 동시에 한계이다. 이러한 본질적 능력만을 잘 활용한다면 HR의 여러 부문에서 일부 투입을 대체하고 작업 속도를 올리는 등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질적 한계로 인해 아직 대화형 인공지능은 HR 담당자의 최종적인 판단과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으며 빠른 판단을 돕는 역할에 머무를 것이다. 그간의 실무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전략을 스스로 제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이 사전 학습하는 것 역시 그간의 실무 영역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HR담당자들은 챗GPT의 강력한 데이터 요약과 분류 기능을 인재확보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사용자들은 챗GPT를 주식투자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하다. 챗GPT는 스스로 상승할 종목을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상장 기업들의 각종 방대한 데이터를 전부 끌어 모아 특정 조건을 갖춘 곳은 선택하고, 갖추지 못한 것들은 배제하여 리스트 형태로 사용자 앞으로 가져올 수는 있다. 앞으로는 인재들의 이력서나 실적을 일일이 들여다보거나 대조할 필요 없이, 인간의 언어로 명령을 내리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즉각 서치를 하고 비교 평가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기업에서 조직개편이나 구조조정 등 각종 선발 작업에 필요한 투입도 대폭 감소하게 될 것이다.
/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3-27
-
조직 내 세대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 [더플랩]
최근 한국 언론에서 유독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는 단연 ‘MZ세대(Generation MZ)’일 것이다. MZ세대란 밀레니얼(Millenial) 세대와 Z세대를 합친 용어인데, 2018년 말에 한 연구기관의 트렌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이후 이 표현이 독자들에게 반응이 있다고 판단한 언론 등에서 받아들이면서 현재까지 한국에서는 ‘젊은이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영어로 된 말이지만 정작 한국을 제외하고는 ‘MZ세대’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MZ Generation’이나 ‘MZer’라는 단어가 통용되기는 하는데, 이를 활용한 문서를 검색해보면 대부분 ‘한국에서는 ~’이라는 단서가 붙곤 한다. 우리나라도 몇몇 언론에서 칼럼을 통해 MZ세대라는 용어의 부적절성을 짚은 바 있고, Z세대들은 왜 자기들이 이모·삼촌뻘인 M(밀레니얼)세대와 한데 묶여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한국에서 발간되는 연구보고서에서 MZ라는 용어를 전혀 쓰지 않는 타국의 사회현상을 MZ세대 대두의 결과로 풀이하는 경우도 있다.
/GettyImagesBank
전 세계적으로 세대구분은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X세대(Generation X), 밀레니얼 세대(‘Y세대’에서 명칭 변경), Z세대로 나뉜다. 한국에서는 전형적인 전후 세대인 55~65년생 베이비붐 세대와, 65~80년에 출생해 독재와 반공교육 잔재를 경험한 X세대와는 달리, 유년시절부터 급격한 경제발전과 80년대 이후 민주화 문화 속에서 자라난 세대가 그 이전과 구별된다. 이는 한국 사회만의 특색일 것이다. 그래서 사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연구기관 별 정의에 따라 최대 30년 넘게 차이가 나지만 한국에서만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요즘의 주류 젊은이들’로 묶이는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각각 청년, 청소년기에 발전된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 디바이스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입어 개인 간 연결성이 그 이전 세대에 비해 무척 높다는 매우 중요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알파벳으로 세대를 구분하는 방식 자체에는 이미 여러 나라 학자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알파벳으로 세대를 나누기 전에 각자 개성과 성향을 먼저 보라’며 동시대 구성원들이 불필요하게 대립하지 말자는 취지의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세대 구분으로 가장 저명한 곳이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인데, 여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이러한 세대 구분을 위한 라벨링을 해오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이제는 연구 목적이라기보다는 아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너도 나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세대 용어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의 ‘MZ세대 붐’은 전술한 바와 같이 급격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는 한국 현대사의 특징과, 기사 배포 방식의 변화로 생존을 위해 자극적인 용어를 추구하게 된 최근 언론들의 합작품일 것이다. 어쨌든 사회적으로 널리 퍼졌고 다른 개념과 구별되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상, 심한 부작용만 잘 경계한다면 소위 ‘족보 없는’ 용어라며 매도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MZ세대’ 중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대부분 산업현장에 진입했고 빠른 경우 대학 교수로 자리를 잡았거나 대기업 임원급까지도 올라가 있는 상태이다. Z세대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있는 중이거나 이미 주니어 직원으로 많은 기업들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겠지만 이제 구성원들의 절반은 MZ세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이 조직 내 주류를 차지할 만큼 수가 많아지자 당연히 MZ세대와 비MZ세대 간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애초에 별 차이가 없었다면 MZ세대라는 말이 국내에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지도 않았을 것이니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산업 현장에서 두드러지는 MZ 세대의 특징은 첫째,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세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잘 연결된 집단일 것이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과 완벽하게 구축된 소셜 미디어의 존재로 빠르고 긴밀한 가상 연결에 익숙하며, 사이버 세계의 즉각적 반응에 민감하다. 둘째, 기술에 정통한 세대란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 기반으로 성장한 최초의 세대이며 각종 장치와 네트워크의 기술적 복잡성을 탐색하는 데 상대적으로 능숙하다. 그리고 자신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기술을 갈고 닦아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연결성과 기술 친화라는 주요 특징으로 인해 이들은 개성적인 것을 넘어 독립적인 성향이 돋보이게 된다. 타인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밀접하게 묶여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계속해서 집단과 관련성을 유지하면서 반면에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 보이기 위한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로 인해 사이버 괴롭힘에 취약하며 성공에 대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또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강한 자기 인지를 가지게 된다. 조언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통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마지막으로 MZ 세대는 사회나 조직 내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며, 전체를 위한 이슈보다는 특히 나와 관련이 있는 이슈들 중에서 논리적 부당함이 있거나 불공정의 문제가 있는 사안에 쉽게 공감하고 매우 민감하다.
현재 기업의 리더십은 이러한 특징을 가진 MZ세대를 조직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들에게 ‘소프트 스킬’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업무에 필요한 기술(자격증·어학능력)이나 지식 등의 하드 스킬은 문제가 없는데, 입사 후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업무 태도,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조직 적응 등의 소프트 스킬은 이전 세대와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콜 포비아(Call Phobia · 전화공포증)’로 대표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의존 현상은 이미 미디어를 통해서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며, 상대적으로 쉽게 이직(離職)을 결정하거나 공표한다. 그래서 대부분 베이비 부머와 X세대로 구성된 임원들과 팀장들은 향후 이들이 조직을 잘 지탱하고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반면에 MZ세대들은 그들이 본인들이 살아왔던 ‘좋았던 시절’만 생각하고 지금 변화된 현실을 잘 알지 못하면서 자신들을 매도한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어느 조직이나 세대 갈등은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갈등을 관리하거나 대처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 조직은 서서히 와해되고 성과는 무너지게 된다. 주어진 업무 외에 세대 갈등을 관리하며 차이를 좁히는 방법을 익혀 나가는 것은 도전적이고 정서적으로 소모 될 수 있지만,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흐름 속에서 생산적인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공개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세대 갈등을 다룰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개적으로 의사 소통하라는 것이다. 업무 뿐만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관점 및 아이디어에 대한 대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말로 하면 간단하지만 실제 HR에서 근무하는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사실 가장 조성하기 어려운 문화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굳이 말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것이 몇 배는 더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있어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다가, 퇴사할 무렵에나 HR 또는 익명 커뮤니티에 그간의 생각을 쏟아내곤 한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터놓고 말했을 때 그것이 존중되고 환영되는 일이며, 실제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HR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해, 존중 및 타협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소한 수용되지 않더라도 상호 간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표현하는 일 자체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세대의 차이를 인정하고 유연한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각 세대 별로 직장에서의 요구 사항과 기대치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하나의 가치관에 따르라는 ‘원팀 스피릿’을 강조한다거나, 단일한 규칙과 표준을 부과하려고 하면 성과 없이 실패감과 분노만 발생할 수 있다. 같은 결과(목표)를 추구하더라도 거기에 이르는 방식은 유연해야 하며,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재택 근무’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있는데, 대립되는 의견들 사이에서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어느 한 쪽의 의견만을 수용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각 세대가 가지고 있고 대표하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며 필요하다면 복수의 규정을 도입하여 그들이 조직에 가져오는 다양한 경험과 기여를 촉진해야 한다.
세대 갈등은 전 세계적 현상이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에서 그것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해서 구성원들을 단일 세대로만 채울 수도 없는 일이다. 엄연히 갈등이 존재하고 있고 또한 그것을 다루기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여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HR의 첫 번째 할 일이다. 그 다음으로 HR은 공개적으로 의사 소통하고 각 세대를 존중하는 환경을 만들며, 색다른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우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조화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조직을 더욱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3-17
-
'인구절벽'을 등반해야 하는 HRer를 위하여 [더플랩]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약 25만명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출산율은 0.78%로 집계되어 0.8%의 벽마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OECD 국가 중에서 10년째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2021년에는 광복 이후 인구조사 역사 상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려놨다. 계속해서 우리는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출생아 수/통계청
인구절벽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Dent)가 제안한 용어로 국가 경제 내 주요 소비자 계층인 40대 중후반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4년 새 전국 어린이집 8천 곳이 문을 닫았고, 초·중·고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는 2012년 27.5에서 2022년 21.6명으로 줄었다. 문제는 대학 입시까지 올라와 있다. 23년도 정시모집에서 비수도권의 한 사립대학은 정원의 34%를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으며 서울권의 대학의 추가모집 인원도 대폭 늘어나, 작년 입시에서 추가모집을 하지 않았던 중앙대, 한국외대도 올해는 각각 10명, 20명 넘게 추가모집을 진행했다.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 시점에, 우리는 인구절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구절벽은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해야하는 사회문제의 선을 넘었다. 이미 시작된 패러다임의 변화로 보아야 한다. 유치원, 학교에 이어 대학까지, 도미노는 시작되었고,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넘어질 블록은 기업이 될 것이다.
COVID-19로 인해 ‘뉴노멀’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예견된 패러다임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다가오는 인구절벽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2002년생(현재 만 20세)이 취직을 준비하며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5년 뒤,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HR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인구변화에 맞춘 새로운 채용 전략
인구감소라고 하지 않고 인구'변화'라고 표현한 이유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단순히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인구비율의 변화 또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인구절벽 시대에 젊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당장은 고용비용 증가 때문에 꺼려질 수 있지만, 고용에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여 젊은 인재들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 채용브랜딩을 더욱 더 중시해야 한다.
혹자는 인구변화를 단순한 노동공급의 감소라고 보며, 노동자의 고용시장 우위를 점치지만, 인구감소는 시장의 축소로도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인구절벽을 단순한 노동공급의 감소로 보고, 젊은 인력을 어떻게 더 끌어들일 지에 대해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구 감소로 인해 시장 또한 축소되고, 변화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기업은 일자리의 질적, 양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 줄어드는 시장, 변화하는 소비문화에 맞추어, 기업 내 존재하는 직무들을 대대적으로 재정의하여 그 직무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수요, 공급을 예측하고 인력채용, 재배치 등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령 친화적 조직문화 및 근무환경
인구변화로 인해 고령의 임직원 비율이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그들을 제대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하며, 그에 따른 조직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로 대표되는, 고령 임직원에게 적당히 쉬다가 은퇴하라는 식의 제도 및 조직문화로는 기업내의 고령 임직원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또한, ‘고용=비용’이라고 생각하는 시장원리적 경영철학에서, 고령의 임직원은 높은 비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고령 임직원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고령의 임직원을 내보내려고 하는 이유는 주로 임금대비 생산성의 하락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고령의 임직원이 근무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직문화를 미리 조성한다면, 생산성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BMW의 경우 2007년부터, 고령화될 독일 사회를 미리 예측하여, 고령의 기술자들에게 물리치료사가 개발한 스트레칭을 시키고, 탄성이 좋은 마룻바닥에 두꺼운 고무창을 댄 작업화를 신고 일하게 하여 무릎 통증을 줄이고, 누워서 쉴 수 있게 해주는 등, 고령인 기술자들의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여 생산성이 7%나 오르는 등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BMW처럼 미리 대비를 한다면 정말 고령화 사회의 위기가 닥쳤을 때, 젊은 인력의 부재로 허둥지둥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외국인 인재 도입도 적극 고려해야
위와 같은 방법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구의 감소로 인한 노동자 수의 절대적 감소는 여전히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노동수입형 이민모델을 추진중이다. 이미 제조업 등 1, 2차산업 생산직에서는 구인난으로 인한 외국인 인력 고용이 정착되었고,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일반고용허가제(E-9)의 경우 올해에 역대 최고인 11만명을 도입할 예정이며, 이들이 차질 없이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를 취하고, 한국어 능력을 갖춘 외국인력은 체류기간에 있어 특례를 주는 제도를 신설할 예정이다.
당장은 1, 2차산업 생산직에 국한된 고민들이지만, 채용브랜딩의 실패 및 부재로 인한 구인난이 더욱 심화될 시, 외국인 채용이 선택지 중 하나로 급부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외국인력의 유입 또한 생각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 대응
피터 드러커는 “인구통계의 변화는 미래와 관련된 것 가운데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인구절벽이라는 큰 이슈는 현재 타격을 받고 있는 교육계, 국방 뿐만 아니라, 경영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사회적 현상이다. COVID-19과 같은 경우 기업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미리 대비할 수 없는 성질의 변화였다. 하지만 인구절벽과 같은 예견된 큰 사회적 변화는 미리 대비할 수 있다. 인구통계를 참고하여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고 미리 대비한다면 격동하는 시대에 조금 더 수월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3-10
-
-
기술격차 해소를 위한 재교육: 리스킬링 [더플랩]
전 세계를 휩쓴 COVID-19는 현대 비즈니스 현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다. 인류의 모든 생활 국면에서 만남과 대면이 적극적으로 기피됨에 따라 온라인과 비대면이 필수 요소가 되었고,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생존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혹은 뒤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각양각색의 이유로 ‘디지털 전환’이라는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이 전쟁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바로 인재 영입이었다. 기술 인재풀은 서서히 늘어나는 중이었지만 급격한 수요 증가에는 역부족이었고, 그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IT 엔지니어의 품귀 현상과 대규모 연봉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났다.
기술에 정통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사이의 기술 격차(Technological Gap)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무형자산으로서의 기술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나아가 해당 산업 발전을 견인해 마켓을 확장하는데 핵심 요소이다.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회사가 사용하거나 제공하는 현재 기술을 평가해 봐야 한다. 기술 평가에는 현재 적용 중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향후 구매 또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계획이 포함된다. 부족한 영역을 식별해야 한정된 자원으로 투자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평가를 거쳐 현재 가장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확정하고 집중 투자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자동화(Automation)를 활용하면 회사 간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데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데이터가 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다.
시선을 외부로 돌려 업계 트렌드를 따라 잡는 것도 중요하다. 전략 부서는 이를 통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기술의 최신 개발 동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업계 트렌드를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하면서 투입 대비 효과를 계산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 리스킬링(Reskilling·재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사용하고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며 적절한 리스킬링 없이는 사용 중인 기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높은 기술 수준과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는 방법의 대안으로 교육·훈련에 투자하면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업 간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리스킬링이란 무엇인가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로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최신 기술의 보유 여부는 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커리어 패스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리스킬링 프로그램이 단순히 변죽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려면 관련된 과제들과 예산을 고려해 교육 계획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리소스 투입과 시의적절한 지원을 통해 HR은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최신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내부의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다음과 같은 장점을 취하고 있다. 기술과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발전함에 따라 직원들의 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또한 직원들에게 성취감과 함께 스스로가 진보한다는 감각을 부여한다.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훈련 받으면 기존 지식과 경험을 새로운 작업에 적용하여 업무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직원들의 이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 및 자기계발이 제공되면, 그들은 커리어를 고민 떄문에 이직을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리스킬링 프로그램 운영 현황
Amazon은 리스킬링에 가장 미래지향적인 회사 중 하나이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고 보다 진보된 역할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는 7 억 달러의 "Upskilling 2025"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몇 가지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아마존에는 코딩, 데이터 중심 의사 결정(data-driven decision making)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같은 주제로 2만 여 개의 코스를 제공하는 Upskilling Pathways Program을 운영 중이다.
Microsoft는 7천 5백만 달러들 투자하여 직원들에게 무료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Microsoft Reactor 프로그램을 시작해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기계 학습 등에 관한 과정을 제공한다. Microsoft는 또한 Coursera와 제휴하여 데이터 사이언스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같은 주제에 대한 3천 여 개의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Google은 리스킬링의 또 다른 리더로 코딩 및 머신 러닝과 같은 주제에 대한 무료 온라인 코스를 제공하는 자체 "Re : Work"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또한 자체 "Google Skill-shop"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과 같은 주제에 대한 500 개 이상의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Apple은“Apple Professional Learning Series”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코딩, 머신러닝, 데이터과학 등에 대한 700 개 이상의 코스를 제공한다.
지멘스AG의 CHRO이자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hief People and Sustainability Officer)를 맡고 있는 유디트 비제(Judith Wiese)는 2022년 다보스 포럼에서 자사가 도입한 기술 향상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조직에 필요한 능력(Capability)이 무엇인지 늘 찾고 있습니다. 기업 내·외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인재를 더 찾을 수 있을까? 국내 인재풀은 그걸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 양호한가? 어떤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임직원들을 위한 학습 경로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인재 부족에 대한 기술 향상 요구라는 큰 헤드라인을 다양한 직무에 대한 실제 로드맵으로 세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리스킬링 프로그램 계획
기술과 시장 동향이 변화함에 따라 회사는 경쟁에 적응하고 따라갈 수 있어야한다. 리스킬링은 직원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도록 해 준다. 기술은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기업은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와 개발을 따라야 한다. 또한 발전을 추구하는 재능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도 리스킬링은 필수적이다.
물론 무조건 추진해 나갈 수는 없다.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비용이다. 리스킬링에는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며 직원들이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때까지 회사의 전체적인 성과는 요동칠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직원들의 심리적인 장벽이다. 모든 직원들이 진보와 성장을 원하는 것은 아니며 뭔가 배우는 것은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새로운 과제를 목전에 두고 주저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에 위협을 느껴 변화에 저항할 수도 있다. 회사는 이것이 왜 요구되는지 직원들을 설득해야하고 적절한 보상을 약속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지원이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자주 격려해야 한다.
HR 전문가들은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구현할 때 소규모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직원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향상시켜야 할 기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려면 대규모 프로그램보다는 필요한 자원과 지원이 적시에 제공될 수 있는 소그룹이나 멘토링이 유리할 수 있다. 한편 회사는 정기적으로 리스킬링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직원이 자신의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GettyImagesBank
기존 직원의 현재 기술 평가 : 회사는 어떤 기술을 개발 해야하는지, 어떤 기술을 새로 업데이트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직원의 현재 기술을 평가해야 한다.리스킬링 계획 개발 : 회사는 개발해야 할 기술과 개발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리스킬링 계획을 개발해야 한다. 계획에는 복수의 기술 습득 시점에 관한 타임 라인도 포함되어야 한다. 비즈니스의 발전과 직원들의 커리어 개발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며 여기에는 인력 재배치가 수반될 수 있어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실행과 환경 조성 : 일단 계획이 발표되면 직원들이 적시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업무만큼이나 교육와 실습이 조직에 꼭 필요한 행위임을 인지시키고 직원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에 몰입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직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성과와 무관한 것으로 여기거나 또 하나의 불필요한 과업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모니터링과 지원 : HR는 직원들의 교육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여 적시에 필요한 지원을 해야한다. 또한 프로그램 진행이 조직과 직원의 전체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하며, 필요하다면 면담과 설문조사를 시행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리스킬링, 누구에게 집중할 것인가
디지털 혁신은 전 세계 경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올바른 교육 및 개발 계획을 통해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부분의 인력을 교육장 안으로 들여보낼 수는 없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리스킬링에서 우선되어야 할 작업은 대상자를 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상자는 구식 기술 또는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직원, 신기술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직원,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따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투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효율성 차원에서 훈련 자원이 반드시 선별되어야 한다. 주로 기술 테스트, 면담(Interview), 온라인 코스 수강결과, 워크숍 등 여러 평가 수단이 사용된다. 이 때 대상자들의 교육 수용도와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적절한 검사도구가 동원될 수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주도성(Initiative)과 문제 해결(Problem-solving) 역량을 갖춘 직원을 대상으로 할 경우 교육의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선정된 대상자들의 피드백을 통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고 그에 따른 지속적인 조정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측정하며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인재 전쟁과 기술 격차를 동시에 해결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디지털 혁신에 수반하는 직원들의 리스킬링은 필수적이다. 리스킬링은 회사가 시장과 기술의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며 장기 성장의 중요한 부분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인재 평가와 재배치를 포함한 전사적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진/GettyImagesBank
● 지금 더플랩 인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욱 다양한 HR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