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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은 회사 VS 머물고 싶은 회사
IT 인력에게 매력 있는 직장이란?떠나고 싶은 회사 VS 머물고 싶은 회사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경영시스템연구소장 / 경영학 박사 인재채용과 인재유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단순히 비용 측면에서만 따져보자. 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공고를 하고 선발을 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할 것 같은) 인력을 채용하게 되며 채용된 인력은 직무교육, 직무체험, 조직문화 체험 등을 통해 그 회사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헌데, 통상 신입직원이 한 회사에 적응해 능력을 발휘하게 될 때까지 최소 1~3년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신입직원이 입사 3년 시점에서 타사로 이직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직접교육비뿐만 아니라 조직(선배, 동료 등)의 노력, 업무단절, 업무이관, 조직사기 저하, 후임 채용비용, 다른 인력을 못 뽑은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 손실은 채용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에 더해, 그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한다면 그 손실은 생각하기 싫을 정도의 악몽이 된다.이와 같이, 채용도 중요하지만 좋은 인력 유지가 훨씬 더 중요한 만큼 이 글에서는 채용보다는 유지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IT 인력의 특징IT업종은 통상 태생자체가 컴퓨터나 통신망 상에 존재하는 소프트웨어(패키지, 시스템통합), 통신서비스, 인터넷서비스, 게임, 하드웨어(컴퓨터, 장비, 부품) 업종을 일컫는다. 한편 농업, 제조, 금융, 유통, 자동차, 의학 등과 같은 1, 2, 3차 전통산업에도 IT 기술이 적용돼 '융합'이라는 키워드로서 IT 영역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핀테크 등 새로운 IT 융합영역이 탄생되고 있다. IT 업종의 주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첫째, 기술변화 주기가 짧다. 새로운 기술 또는 업그레이드 된 IT 기술이 통상 1~2년 마다 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이동통신망, 운영체계, 가전제품, 모바일앱 등을 생각해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 변화의 격동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기술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든가 적어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된다. 이에 따라 IT 업종에 종사하는 인력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함을 숙명처럼 여기고 있다.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자기계발욕구가 강해진다. IT 업계에서는 대략 50세 전후가 실질 정년이라고들 생각한다. 이는 전통보다는 새로운 지식이 선호되면서 경력에 따른 이득이 마냥 커지지 않아 결국 조로早老되기 때문이다.둘째, 사업 흥망이 공장, 설비, 장비보다는 사람에 의존한다. 물론 하드웨어의 경우에는 설비 등이 중요하겠지만,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람 능력에 매우 의존하며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간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의 가치를 인지하며 스스로를 그런 인력이라고 생각할 경우 회사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유인책을 기대하게 된다.셋째, 업계 1등의 선점효과가 크다. 이는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 비즈니스 특성에 기인한다. 언어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공간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는 가장 이름 있는 곳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결국 능력 있고 경험 있는 인력을 조기에 확보해 실수 없이 실행해야 한다. 이러한 인력들은 끊임없이 타 기업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게 되며 현 회사와의 특별한 관계나 충성심, 적절한 대우가 없다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넷째, 아주 복잡하거나 고도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남의 성과를 베끼기 쉽다. 생산시설 자체가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의 경우 전문가가 다뤄보면 쉽게 아이디어 복제가 가능하며 하드웨어의 경우에도 공장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아웃소싱을 통해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따라 하기 쉽기 때문에 유사 제품-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나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하게 된다. 사람을 잘 지키지 못해 경쟁사로 이직하게 하거나 독립해 유사사업을 행하게 하는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다섯째, 현재보다는 미래를 먹고 산다. 태생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계속 추종해야 하기 때문이지만, 미래를 제시해야 시장을 계속 만들어내면서 첨단기업 이미지를 창출 내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래지향성은 IT 인력에게 새로운 기술과 사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게 하는 정당성과 부담을 지어주게 된다.마지막으로 IT 기술을 적용시킬 대상에 대한 지식domain knowledge이 매우 필요하며 기반기술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아니라면 이러한 지식이 사업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빅 데이터, 생물정보학, 농업 IT, 스마트공장, 핀테크, O2O 등을 보면 해당 업종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고 우위를 유지할 수도 없다. 이를 위해서 IT 인력은 IT 기술뿐만 아니라 특정 업종 지식도 습득하려고 노력한다. 소위 '융합 사고를 갖는 융합인재'가 돼야 IT 기업과 비IT 기업으로부터 각광받기 때문이다.IT 인력이 회사를 선택할 때 고려사항과연 어떤 경우에 회사를 떠나려고 할까? 또 반대로 어떤 이유로 계속 머물까? 그리고 어떻게 계속 머물게 할까? 이에 대한 답은 "회사를 왜 다니는가"에 대한 깊은 사고를 통해 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이직-근속 요인과 기업이 기울여야 할 노력은 다음과 같다. 각 요인에 대한 만족도 합에 따라 떠남과 머무름의 결과가 정해지게 된다.경제적 이유 가장 기본이 되는 요인이며 자신에게 필요한 금액 또는 기대 수준과 실제 수준과의 차이가 관건이다. 또한 비교그룹(동일업종-유사경력-유사직무)과의 차이도 요인이 된다. 기업입장에서는 당연히 급여를 많이 주고 싶지만 마냥 그럴 수는 없다. 이럴 때 많이 사용하는 비급여 보상방법으로는 주식 부여, 인센티브 지급, 취미비용 지원, 의료비-학비 지원, 가족 경조사 지원, 근속혜택 등과 회사콘도-구내식당-구내카페 운영, 생명-실손보험, 종합검진 등의 복지혜택이 있다. 이때에는 비정기, 수동청구, 변동액 방식으로 운영하여 통상임금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법률문제를 피하면서 직원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전공-경력 적합성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에 맞거나 지내온 경력내용과 잘 맞는 업무를 선호하게 된다. 이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각 업무역할position or role에 대한 직무명세서job description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의지에 의해 업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은 수의 국내회사에서는 직원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때그때 회사상황에 맞춰 인사발령을 내고 있는데 이는 자칫 직원 적성과 경력계획을 무시해 결국은 이직에 이르게 만든다. 또한 본인이 원하지 않은 자리로의 이동은 업무몰입을 약화시켜 생산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경력경로(career path)상 필요성자신이 설계한 경로 또는 가고 싶은 경력목표에 이르기 위해 중간에 필요한 일이라 할 경우 다른 요인에 다소 불만족 하더라도 어느 한계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을 설계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기(1년 또는 반기)로 자신의 경력경로를 설계 또는 수정하게 하고 그 직원이 다음 자리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배양할 기회를 줘야 한다. 또한 이동이 쉽도록 관련 절차를 구성해야 한다. 유능한 직원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그 회사 내에서 경력경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그 직원을 놓치지 않는다.근속가능성 안정을 선호하는 인간 본성을 감안하자면 현재 회사를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은 큰 이직 요인으로 작용하며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이직할 확률이 커진다. 이를 위해 회사에서는 안정되게 근속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명확한 해고규정, 공정한 인사, 임금피크제, 출산휴가제도, 연령에 따른 차별금지 등이 있겠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의 근속가능성 강화정책은 근속하면 안 될 인력까지 회사에 머물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 설계해야 한다.재취업 가능성종신고용이 붕괴된 현대사회에서는 상시 구조조정이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 상황에서는 근속가능성보다는 재취업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된다. 따라서 자신에게 맡겨지는 업무가 타 기업에서도 통용되는 업무(기술)인지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젊은 직원들은 재취업가능성이 높은 업무에 더 끌리므로 회사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업무(비인기업무, 회사특화업무)에 대한 유인책(수당, 상대적으로 높은 기본급, 승진가점 등)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여성 친화성 육체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IT 업종에서 여성의 역할은 타 업종에 비해 더 크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여성입장에서 여성에게 적합한 업무환경은 회사선택과 유지에 있어 큰 유인책이 된다. 눈치퇴근, 야근, 회식필수참석, 남녀급여차이, 유리천장 등과 같은 '후진문화 타파' 정도로는 여성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유연시간 근무, 시간제 정규직(예를 들어, 10~16시 근무), 재택근무, 자녀동반출근, 시간제 휴가 등과 같이 근무제도에 큰 변화가 있어야만 능력 있는 여성인력들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 또한 일에만 신경 쓰면 되는 문화가 조성돼 있어야 한다.업무담당자 근속 경력이 쌓이면 관리자가 돼야 한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한국사회 전반에 거쳐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경력이 쌓여도 관리자가 되고 싶지 않은 개인에 있어서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라는 종용에 지나지 않는다. 경력은 많지만 업무담당자individual contributor로서 근속할 수 있는 인사제도(관리자 트랙과 전문가 트랙)가 필요하다. 최종으로는 이 제도를 통해 임원급 업무담당자가 배출되어야 한다. 단, 이 제도가 실행되려면 수평 조직문화(비연공서열)와 연봉제가 선행돼야 한다.회사 명성회사 명성이 나의 후광으로 작용함을 알고 있고 또한 이것이 본인에게 중요한 경우 그 회사에 머물 이유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결혼을 고려할 경우에 이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어느 면에 있어서는 남들에게 자랑하고픈 영역(예를 들어, 기술, 제품, 사회사업, 조직문화, 복지제도 등)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알리는 회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회사 미래회사 상황이 지금은 비록 어렵지만 미래를 확신할 경우 자신의 성취감과 결실을 위해 현재의 부족함을 참고 견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도 공감하면서 달성 가능한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게 되면 그 성과를 같이 나누는 보상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그 도달과정을 일정 시간마다 솔직히 공개해 '같이 한다'는 공동체의식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공정한 평가와 보상조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평가와 보상이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평가가 이뤄지고 그에 맞는 보상(금전-비금전, 공개-비공개)이 이뤄질 경우에만 그 조직은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차라리 보상을 안 하는 것이 보상을 잘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종종 조직에서 주로 단기성과만 평가하고 보상하는 면이 있으나 성장잠재력과 같은 장기성과도 평가에 포함해야 한다. 이는 경영상황 때문에 잠시 성과가 좋지 않지만 성장잠재력이 있는 인재의 유출을 막게 해준다.자기계발기회 부여변화가 빠른 IT 업종에서 자기계발은 생존을 위한 필살기이다. 특히 기술인력에게는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회사는 자기계발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명시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가령 일주일의 10~20% 시간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라고 장려해야 한다. 더불어, 관련서적 구매, 외부교육 수강, 컨퍼런스 참석, 경진대회 참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한도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직원들은 "회사가 빼먹으려고만 하지 않는구나,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구나"라는 감동과 함께 열정, 동기부여, 충성심, 의무감(보은)이 생긴다. 개인역량 성장은 회사성장과 직결된다. "실력이 좋아지면 회사를 나가지 않을까?" 하는 옹졸함을 갖기 보다는 실력이 좋아져도 나가기 싫은 회사를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조직문화어떻게 보면 위의 요인들을 모두 포용할 만큼 큰 영역이다. 조직문화에는 그 회사의 독특함과 철학이 묻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좋고 나쁨을 논하기 어렵다. 다만 IT 업계의 역동성, 인재중심, 미래지향성, 창의성을 감안한다면 몇 가지 세부요인을 꼽을 수 있겠다.● 자율성 - 단순히 정해진 일, 지시된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 실행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지시가 필요한 경우에도 업무 의미를 설명하고 어떤 성장 기회가 있는지에 대한 공감을 얻어야 그 직원의 열정commitment을 끌어낼 수 있다. 상명하달에 익숙해지면 결국 복지부동이 만연하게 된다.● 부하직원 관리능력 - 말단직원 바로 위의 관리자first level people manager는 조직 내 허리로서, 이들의 역량은 조직 내 실행역량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통상 "일을 잘하는 사람이 사람관리도 잘 한다"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물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관리도 잘 하겠지만 이는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관리를 위해서 탄탄한 관리자역량 배양교육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 업무 할당-평가-보상, 피드백 기법, 관리자로서의 언행-태도-배려, 경력 멘토링 등은 관리자로서 사전에 갖춰야 할 기본역량이다.● 일의 가치 인정 - 어떤 일이든 일하는데 있어 피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그 일이 이뤄지는 데 걸리는 노력을 쉽게 본다는 것이다. "3일 안에 끝내", "왜 오래 붙잡고 있어" 등 일하는 담당자와 일을 시키는 관리자 간 시각 차에 의해 갈등이 생기게 된다. 담당자가 그 일의 난이도와 투입량에 대해 관리자에게 설명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반응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내리는 지시는 담당자 영혼을 갉아먹는 폐해가 된다. "내가 뭐 자판기인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래 사람들을 볶아 댄다" 하는 류의 불평과 경고를 주변에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시간 존중 - 엄밀하게 말하자면 회사는 하루에 8시간, 주당 40시간만 급여를 주고 직원을 빌린 것이다. 물론 이 이상의 시간을 직원이 희생(?)하겠지만 회사가 알아서 시간을 지켜준다면 직원들의 만족감과 감사함이 다른 여타 복지 혜택보다 더 크게 생길 것이다. 상시야근, 주말산행, 주말교육, 조기출근 등 충성심 증명을 빌미로 직원 개인시간을 빌려 쓰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위 모든 사항의 실현여부는 결국 CEO 의지에 달려 있다. "기업은 딱 설립자의 그릇만큼만 성장한다"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CEO가 아는 범위만큼만 전진하고 인정하고 머물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회사를 만들었으니 내가 다 안다"는 착각은 직언을 들을 기회를 막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CEO만 모르는 일들이 많아져 결국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아래 사람에게 믿고 맡기는 수 밖에 없다. '인재사관학교'라는 말이 있다. '쓸 만한 인력을 많이 배출한다'는 말은 곧, '쓸 만한 인력이 자주 퇴사한다'는 명예스러운 동시에 불명예스러운 의미이다. 당신 회사가 의도하지 않게 이 용어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편집자 주 ------호웅기 소장은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경영학(MIS, MoT) 석사-박사이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시만텍, 컴퓨터어쏘시에이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과 티맥스소프트, 사이버패트롤, 공군전산실 등 한국 IT기업에서 마케팅, 영업, 기술, 개발, 조직관리 직무를 수행한 경영전문가이다. 현재는 영림원소프트랩 경영시스템연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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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 _ 피드백의 조직문화,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한국IBM _ 피드백의 조직문화,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강혜진 한국IBM 인사총괄 전무 / 아시아태평양 산업부문 인사총괄 IBM이 성과등급제를 폐지한 지 2년이
다 돼 간다. 그 사이 IBM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해 빠르게
변신했다. 인공지능 솔루션인 IBM 왓슨은 이달 초 한국어
공부를 끝냈다. 의료용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는 엄청난 양의 암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암 환자 진료를 돕고, 인공지능
챗봇인 '와블리'는 24시간
지원자들의 채용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심지어 새로운 노동계층이 등장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노동계층인 뉴칼라New
Collar이다.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IBM은 새 사업 전략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리더십, 그리고
문화의 변화를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그 중심에 성과제도의 변화가 있다. 등급평가는 없어지고 피드백 중심의 제도가 등장했다. 예전에는 직원들은 1년 성과를 작성하느라, 관리자들은 등급평가를 하느라 연말연시를 바쁘게
보냈다. 불과 2년 만에,
이러한 모습이 마치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질 만큼 피드백 문화는 빠르게 IBMer(IBM 임직원)의 삶에 반영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산업 간의 경계는 없어졌다. IBM은 전통적인 IT기업에서
채용하지 않던 의사나 간호사, 기상전문가를 채용한다. 누가
나의 미래의 경쟁자가 될지, 어떤 시장이 새로 생겨날지를 정의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노동인구의 세대가 교체되는 것도 주요한 변화 중 하나이다.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고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대부분의 노동인구로 대체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과 도구에 빠르게 적응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감정을 표현하고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다. 기존 세대와는 가치관이나 일하는 방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누가 새로운 기회의 중심이 되느냐는 모두에게 큰 관심이다. 얼마나 외부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처하느냐가 바로 생존의 관건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일 년에 한 번만 성과를 검토하는 것은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목표를 놓치기 매우 쉬운 환경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IBM이나 GE,
마이크로소프트, 딜로이트 등 많은 기업이 등급평가를 버리고, 코칭과 피드백 중심의 문화로 탈바꿈했다.
체크포인트의 탄생, 전 직원 소통과 피드백 문화를 만들다
IBM은 등급평가를 폐지하고, 2016년 체크포인트Checkpoint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피드백과 코칭 중심의 문화를 선언한 것이다. 체크포인트는
탄생 과정부터 매우 흥미롭다. 만드는 과정부터 제도의 본질인 피드백과 소통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기존 제도의 개선점을 공유하고, 개발 단계마다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체크포인트의 틀을 만들었다.
체크포인트라는 이름도 전 세계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됐다. 직원의 목소리를 빠르고 유연하게
반영하기 위해, 개발 과정에 애자일Agile 방법론을 도입했다.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인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방식을
적용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했다. 직원들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반영했고, 새로운 문화 창조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직원 성장을 돕다
체크포인트는 단순히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나 프로세스가 아니다. 핵심성과지표KPI를 재정의하고, 그에 맞게 직원들의 행동양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이다. 등급이라는 '결과'보다는
피드백과 코칭의 '과정'을 중시하는 것, 그것이 체크포인트의 핵심이다.
우선, 체크포인트는 피드백 항목을 다섯 가지로 확대했다.
비즈니스 성과, 고객의 성공, 협업, 혁신, 그리고 스킬이다. 과거
성과평가 제도가 비즈니스 결과에 집중했다면, 체크포인트는 변화를 가속화할 행동양식 항목을 추가해, 직원이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돕는다. 일 년 단위로 평가된 등급에
인사 관련 의사결정을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 영역을 고르게 참고해 전반적인 인사프로그램에
반영한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 짓는 단일 척도도 없어졌다. 이전 성과평가 제도에서는 직원의
성과를 하나의 등급으로 표현했지만, 체크포인트에서는 등급으로 직원의 성과를 더 이상 나누지 않는다. 다섯 가지 피드백 항목 중 일부 개발이 필요하다는 코칭을 연말에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해당 직원이 저성과자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각
영역을 수치화하거나 한 개의 등급으로 평균 내 활용하지 않으며, 대신 다섯 개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참고하여
균형 잡힌 코칭 자료로 활용된다.
피드백과 코칭을 관리자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피드백의 주체를 부서나 직급에
상관없이 360도로 확대해 직속 관리자가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문제를 보완했다. 특히 고객을 대면하는 일이 많은 IBM 직원들은 고객사나 모바일
근무지와 같은 유연한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360도 피드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체크포인트는 직원의 장기 목표를 단기 목표로 세분화할 것을 강조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일 년에 한 번 세운 목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 목표를 세분화하면, 시장과 비즈니스 환경이
변할 때 바로 목표를 수정할 수 있다. 단기 목표를 세우면, 직원이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도 쉽게 점검할 수 있다. 직원 스스로 피드백을 더 잘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지속적인 피드백은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된다. 고성과자는
잘하는 역량을 더 성장시킬 수 있고, 저성과자는 부족한 점을 적시에 인지하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IBM은 피드백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2014년 Smarter Workforce 조사에 따르면, 전자 메일 및 소셜
미디어와 같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직원은 14% 이상 더 높은 직업만족도가 있다고 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기술을 통한 피드백
방식에 기존세대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반의 ACE(Appreciation-Coaching-Evaluation) 애플리케이션은 실시간으로 360도 피드백을 가능하게 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Checkpoint Tracker도 도입됐다. 감사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각종 Appreciation Tool 등이 사용된다. 모두
피드백 문화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다.
건설적인 피드백 문화, 신뢰가 바탕 돼
등급평가를 없앤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피드백 도구도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통과 피드백을 조직문화로 체화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도입한 피드백 제도의 '형태'는 비슷할 수 있다. 관건은 구성원이 제대로 된 피드백 문화를 실천할
수 있느냐이며, 얼마나 빨리 조직문화로 자리 잡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피드백 스킬을 조직 구성원 모두가 갖추도록 충분히 훈련돼야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서로 간 신뢰가 있을 때 발전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새로운 조직문화로 꽃피울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에 대한 관심, 감정에 대한 이해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조직과
구성원 모두의 성장과 행복이 있다.
편집자 주------
강혜진 전무는 한국 IBM 인사총괄과 아시아 태평양 산업부문 인사총괄을 겸임하고 있으며, 정부 및 민간기업 자문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채용
챗봇인 IBM 왓슨 와블리(Wably)의 아침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도 끊임없이 미래의 HR의 모습을 상상한다.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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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브랜드의 비결은 결국 사람입니다
"일등 브랜드의 비결은 결국 사람입니다"
오민영 기자 우연히도 스타벅스에서였다. 경제-경영 도서 부문에서 한창 인기몰이 중인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주홍식 작가를 만난 것은. 앉자마자 공간을 눈으로 빨아들이듯 샅샅이 훑어본 그가 이 매장만의 특징을 재미나게 풀어낸다. 아마 주 작가라면 우리나라 전 지역에 퍼져 있는 '별다방' 점포 중 어디를 지목해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할 수 있을 터다. 그도 그럴 것이, 7년간 인사팀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동종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 스타벅스의 오늘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처음엔 대형 광고를 오히려 지양하는 스타벅스의 감성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400여 개의 매장을 돌았죠. 직접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답니다. 당연히 속속들이 잘 알 수밖에요.(웃음)"주홍식 작가는 요즘도 스타벅스에 간다. 고객과 파트너*가 커피 향기와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란다. 창업주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이 말을 들었다면, 이렇게 답했을 테다. 그야말로 스타벅스의 철학과 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소비자이자 전략가라고.스타벅스에서 만난 진정한 인사 전략주홍식 작가의 삶은 몇 번의 변화를 거쳐 왔다. 그때마다 환경이 바뀌기도 했고, 직책이 달라지기도 했다. 허나 인사(人事)만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꾸준히 곁을 지켰다.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를 졸업하고, 군인으로서 첫발을 뗐을 때부터 경험 많은 인사 전문가가 된 지금까지 함께해 왔으니, 과연 그를 설명하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육사 졸업 후 병과 즉, 회사로 치면 직무를 정해야 하는데, 고민 끝에 부관을 택했어요. 병사의 인력 배치, 평가, 관리 등을 담당하는 역할이니 인사에 해당하는 셈이죠. 헌데 입대부터 전역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핵심 분야인 부관병과에 육사 출신이 거의 없는 거예요. 결국 군 인사를 내 손으로 바꿔보겠다는 거창한 목표로 뛰어들었죠."4년 동안 약 1만 명이 넘는 병사의 인력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그대로 쭉 나아갔다면 군에서 이름을 빛냈을 것이다. 그런데 참을 수 없는 도전 정신이 그를 흔들었다. 더 넓은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다. 안정적 삶이 보장된 길을 미련 없이 벗어난 까닭이다. 사회에 발을 내딛자마자 몸담게 된 삼성전자에서 회사 인사의 기틀을 익히고, 러시아 모스크바 삼성 R&D 연구소 인사책임자라는 중임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가 인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타벅스를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 작가는 가장 세계적이면서 한국적인 브랜드의 인재 운영을 완성했다. 사회 문제는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은 높이고!사람은 다양하다. 마치 제각각 다른 맛과 향을 가진 원두처럼 자신만의 매력과 개성이 분명하다. 그런데 조직에서 섞이면 개별적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한층 특별한 조화를 발휘한다. 원두를 블랜딩하면 하나로만 뽑아낼 때보다 더욱 깊은 풍미의 커피가 탄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허나 마구잡이로 섞었다간 인사든 커피든 망치기 십상이다. 고심해서 좋은 콩을 선별한 뒤 정성껏 배합하는 바리스타의 맘으로 주홍식 작가는 실력 있는 파트너를 받아들이고, 스타벅스 안에서 하모니를 이뤄냈다.장애인에게 차별 없는 기회를 연 것은 인사의 시작이었다. 이전엔 스타벅스도 다른 기업과 다를 바 없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대신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냈다. 파트너들은 장애가 있으면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숨겼다. 허나 조심스레 사실을 밝히며 용기 낸 파트너에게서 가능성을 엿본 그는 대표를 설득해 201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MOU를 체결하고 채용과 트레이닝 과정을 진행했다. 이때 1기 15명의 장애인 파트너를 선정했으며, 현재 그 수는 무려 100명에 달한다. 이제 글로벌 스타벅스가 외려 스타벅스코리아의 장애인고용정책을 참고할 정도다.경력단절 여성(이하 '경단녀')의 고용도 주목할 만하다. 매장이 가장 바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경단녀 근로자 쿼터를 따로 만들었다. 주부 고객의 맘을 잘 이해하면서 위로는 점장을 든든히 받쳐주고, 아래로는 경험이 얕은 후배를 잘 다독이는 경단녀 파트너는 스타벅스의 또 다른 저력이다. 그 밖에 대졸 실업 해소와 지방대 출신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졸 부점장 공채 제도 또한 주 작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그의 인사이트로 구축한 인사제도는 스타벅스를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큰 힘이 됐다. 역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틀림없다.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인사전문가는 혁신을 남긴다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다. 나라를 수호한 군인은 국립묘지 안장이라는 영예를 누린다. 그렇다면 인사 전문가에게는 무엇이 남는 걸까. 주홍식 작가는 그에 대한 답을 스타벅스에서 찾았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혁신을 글로 옮긴다면 살아온 보람이 남을 터였다. 허나 재직 중에 스타벅스의 이름으로 책을 내면 홍보성으로 비치거나, 진솔한 내용을 담기 어려울 수 있었다. 앞서 밝힌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를 출간하기 전, 회사를 떠난 이유다. 스타벅스는 결국 이 책에 간섭하지 않았다. 야속하게도(?) 대량 구매 또한 해주지 않았다. 허나 많은 독자가 그의 진심을 알아봤고, 책은 금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이에 용기를 얻었다는 주 작가는 저서 활동과 동시에 HR TUBE라는 인사 전문회사를 열어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사 전문가 출신이 부족하다는 헤드헌팅 계에서 활약하며 인재를 찾는 회사와 실력 있는 구직자를 연결하는 튜브(TUBE)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인사팀장이라는 맘으로 인재를 선별하고, 인사 전문가로서 구직자를 컨설팅해주고 있어요. 저를 거쳐 커리어를 완성한 인재 100명이 모이면 그들의 이야기도 책으로 내고 싶어요. 벌써 그 날이 기다려지네요."[주]—————* 파트너(Partner) : 스타벅스 회장 하워드 슐츠는 직원을 '회사의 열정을 고객에게 전달할 책임을 지닌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파트너라고 명명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구성원은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든 파트너로 불린다.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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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 김상훈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인사조직본부 과거 급속한 산업화의 시대를 거쳐 폭발적 성장을 경험해 온 한국 경제에 있어 "남들보다 더 오래 근무하고, 주어진 책임을 완성하기 위해 삶의 가치는 뒷전이 되는 일상"은 일종의 관행이자 미덕으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자리 잡아 왔다. 이는 그간 노동 시장을 지배해왔던 집단적, 획일적 근무 형태만으로도 생산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뤄낼 수 있었고, 이러한 과정은 성과 창출이라는 결과물을 기업들에게 항상 담보해왔기 때문이다.그러나 IT 인프라의 발달로 업무 수행에 있어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개인과 사회의 가치관 변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Flexible Working의 개념 하에서 근무 형태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노동 시장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즉, 장소와 시간(Location & Time)의 동일성(Same)이 아닌 다양성(Different)을 근간으로, 탄력시간근무, 원격근무, 재택근무, 모바일워크 등의 혁신적 근무 형태를 적용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근무 형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선언한 도요타 VS 재택근무를 폐지한 IBM이러한 Flexible Working을 중심으로 하는 근무 형태 진화의 정점에 서있는 기업이 바로 도요타(Toyota)이다. 도요타는 얼마 전 전체 직원 7만 2천명의 3분의 1에 이르는 2만 5천명을 재택근무 제도로 운영하겠다는 혁신적인 근무형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간 소극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택근무 대상으로 설정해왔던 콜센터 등 고객 상담직이 아닌 인사, 회계 등 사무직과 연구개발(R&D)직, 기술직 등을 재택근무 대상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도요타가 재택근무 제도를 단순히 조직 구성원의 편의 또는 동기부여 관점이 아니라 실질적인 생산성과 효율성에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그간 일과 삶(육아, 간병 등)의 양립 문제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으로 핵심인재가 유출되고, 이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뿐만 아니라 핵심역량의 훼손을 불러일으켜왔던 근무 형태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도요타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그러나 재택근무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근무 형태의 혁신은 재택근무자에 대한 평가, 육성-개발, 협업-조정 등 조직-인사 관리 관점에서의 다양한 딜레마를 유발한다. 이는 관리자의 책임과 권한 하에서 획일화된 기준과 통제 방식에 의해 이뤄져왔던 기존의 조직-인사 관리 방식으로는 근무 형태의 혁신을 수용할 수 없고(각자의 장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로 인해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이유가 바로 최근 IBM이 24년 만에 재택근무 제도를 폐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재택근무의 원조 격으로 '통근자 고통 지수'라는 지표를 개발하는 등 Flexible Working의 장점을 이론화한 주역으로 꼽혀왔던 IBM이 재택근무 제도 폐지를 선택한 이유는 실적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는 표면적 원인도 존재하지만, 재택근무 제도를 지양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가 창의성 발휘와 협업을 통한 성과 창출에 더 효과적이라는 전략과 그 맥을 함께 하고 있다.결국 재택근무 제도를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삶의 가치 향상을 통해 실질적인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를 이룰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무 형태의 혁신 수단으로서 재택근무 제도를 적용하고, 이를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과 최종적인 성과 창출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조직-인사 관리 관점에서 어떠한 고려와 접근이 필요한 것일까? 재택근무 도입 시 고려할 사항직무관리 이슈재택근무 제도 도입과 운영에 앞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는 직무관리의 문제이다. 이는 단순한 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대상이 되는 직무의 수행 내용과 특성, 역할과 책임 범위, 필요역량 등의 폭넓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정보를 의미한다. 이러한 직무 정보가 요구되는 이유는 재택근무 제도 하에서는 일상적인 사무실 근무 형태에서 이루어지는 관리자의 통제범위(Span of Control)가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떠한 근무 형태는 관리자 1명이 발휘하게 되는 통제 범위(1명의 관리자가 통제하는 직원의 수를 의미) 자체는 동일하지만 발휘의 폭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는 일상적인 근무 형태 하에서는 각각의 구성원이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고, 해당 직무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해당 직무 수행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상시적인 관찰과 평가를 통해 판단 가능하지만, 재택근무 제도는 물리적 공간이 분리되고, 단절되는 업무수행 구조라는 고유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통상적인 근무 형태에서의 통제와 동일한 폭을 관리자가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택근무 제도 하에서는 통상적 근무 형태보다 훨씬 더 많은 직무 정보를 필요로 하고, 그러한 정보가 축적돼야만 재택근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통제범위의 작동이 가능해진다.도요타가 혁신적인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근간에도 바로 이러한 통제범위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화된 직무관리 체계가 존재한다. 재택근무를 수행하는 개별 구성원의 포괄적인 직무수행 범위와 역할-책임, 고려해야 할 특성에서부터 일일 단위의 직무수행 진척도, 향후 직무수행 일정과 산출물, 직무수행 품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직무를 안정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한 채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 하락으로 기업 경영 전반에 심각한 리스크와 손실을 유발시키는 자명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직무기술서를 기준으로 직무정보를 구성하고, 해당 정보의 소극적 활용을 통해 인사관리의 단편적 도구로 활용하는 관점이 아니라, 상시적(월간, 주간, 일간)으로 직무정보가 축적-갱신되고, 이를 통해 재택근무자의 직무수행 상태 또는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재택근무 제도를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재택근무 대상의 직무 설정이러한 직무관리 체계가 확보된 이후에 판단해야 할 것이 바로 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이다. 재택근무는 공간의 분리(때로는 시간의 분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상 직무 설정의 첫 번째 판단 기준은 직무수행의 독립성이다. 공간의 분리는 물리적 업무수행 구조의 단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업무수행 주체들 간(구성원-구성원, 관리자-구성원)의 유기적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적 업무수행 메커니즘이 작동되기란 사실상 어려운 구조에 가깝다. 따라서 타 조직 또는 타 구성원과의 협업 구조가 반드시 요구되는 직무의 경우, 재택근무 대상 직무로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업무가 이뤄지는 수행 프로세스 상(계획-실행-모니터링)에서 협업이 필요한 단계와 필요치 않은 단계를 구분할 수 있고, 해당 업무의 진척도(계획 단계에 있는지, 실행 단계에 있는지, 모니터링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재택근무 제도의 적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의 차별적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 그러나 제도 운영과 관리의 비효율성, 재택근무 대상자의 혼란, 안정된 협업수행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업무 프로세스 관점에서의 수행 단계에 따른 탄력적 제도 운영이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할 필요가 있다.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을 위한 두 번째 판단 기준은 상대적 성과 비교의 가능성이며, 이는 앞서 언급한 공간의 분리와 연계되어 있다. 장소와 시간의 동일성을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근무 형태 하에서는 그것이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정량적 성과지표이든, 주관적 판단이 필요한 정성적 지표이든 관리자의 관찰과 평가 과정을 통해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 간의 직접적인 성과 비교가 가능하다. 관리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원의 성과에 대한 상대적 서열을 판단하고, 이 결과는 다시 임금 차등 등 실질적인 제도 실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간의 분리는 기존 근무 형태에서 통제 가능한 상대적 성과 비교의 가능성을 현격히 저하시킨다. 재택근무자의 독립적 업무수행 구조에서는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시적인 관찰과 평가를 통해 상대적 성과 비교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가된 성과의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계량화된 성과지표를 통해 단순한 방식으로 재택근무 대상자들 간의 상대적 성과 비교를 실행할 수 있는 직무가 재택근무 대상 직무로 설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 평가 이슈재택근무 제도 도입과 운영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조직-인사 관리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이슈는 개인평가의 문제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재택근무 제도에서 발생하는 공간의 분리와 연계된 문제이자, 상대적 성과 비교와 연계된 문제이다. 업무수행 과정상의 명확한 조정-통제가 곤란하다는 재택근무 제도의 한계를 고려 시, 성과 측정을 위한 평가지표 설계에 있어서의 적극적 계량화 노력은 필연적이다. 이는 과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모니터링이 불가한 상황 속에서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적 평가지표를 활용 시, 평가 결과 왜곡에 대한 피평가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이는 전체 평가제도 운영의 리스크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일반적 근무 형태에서 투입(Input)-과정(Throughput)-결과(Result)의 3가지 유형으로 평가지표를 구성하는 이유는 계획에서 실행과 종료에 이르는 업무수행 전 과정에 걸쳐 투여되는 피평가자의 노력과 성과를 측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불가능에 가까운 재택근무 제도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평가지표의 구성은 결과 지표에 중점을 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업무수행을 통해 산출되는 최종 결과에 대한 평가에 주력해야만, 계량화된 평가가 가능하고, 산출된 결과에 대한 상대적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Fact Gathering의 중요성여기에서 제기되는 또 하나의 이슈가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평가이다.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다면,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평가는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재택근무 제도 운영에 있어 업무수행 과정은 평가 결과를 도출하는 직접적 수단이기보다는 계량화된 지표를 중심으로 도출된 양(Quantity) 관점의 평가 결과에 대한 질(Quality) 관점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 이는 계량화된 결과지표 중심의 평가는 결국 상대적인 성과 창출 양의 비교에 매몰되고, 이로 인해 업무수행 질의 하락이 발생되는 악순환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업무수행 과정, 즉 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결국 기존 근무 형태에서 보다 'Fact Gathering'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Fact Gathering은 평가 결과에 대한 근거 확보를 위해 일, 주, 월 단위의 평가 정보(즉, 사실)를 축적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연말에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평가 결과에 대한 피평가자의 이의제기가 발생했을 경우, 결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활동이 바로 Fact Gathering인 것이다. 양 중심의 평가 구조를 갖는 재택근무 제도 하에서는 기존 근무 형태에서처럼 업무수행 질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므로, 피평가자가 재택근무 시, 어떠한 업무수행의 오류를 범하는지, 계획된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는지, 성과 달성을 위한 제약 요인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통해 계량적 결과, 즉 성과의 달성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주1회 또는 월1회 단위로 재택근무자와의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적극적인 Fact Gathering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피평가자에게 명확한 산출물로써, 피드백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재택근무 제도는 시공간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기존 근무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접근으로 제도 도입과 운영 자체는 단순할 수 있으나 내포되어 있는 이슈와 문제를 사전적으로 발굴하여 대응 방안을 수립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제도 운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상사나 동료의 개입 없이 주도적으로 업무수행은 가능해지나 소속감 저하로 유대관계 형성 및 창의성 발휘를 어렵게 하거나, 'Out of Sight, out of mind'로 인해 승진이나 역량 개발에서 소외됨으로 인해 저성과자가 양산되는 왜곡된 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다.결국 재택근무 제도를 안착시키고, Flexible Working이 갖는 근본 목적인 일과 삶의 양립을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그리고 핵심인재 유지를 달성하게 하는 건전한 제도 도입과 운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택근무가 갖는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우리 기업의 고유한 특성에 맞게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