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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채용동향

현대차_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조직을 ACE로 만들어라

2019-01-08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은 문화 개선-혁신을 위한 노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왜 최근 들어 기업문화나 조직문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까?

우선 경영환경의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VUCA 경영환경이다. 과거에 빠른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했던 많은 한국 기업들이 성장이 정체되거나, 어려움을 맞는 이유도 VUCA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1990년 말~2000년 초 전 세계는 향후 400만대 이상 생산-판매하는 5~6개 자동차 회사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유수의 컨설팅 결과들이 넘쳐났다. 이에 현대차는 기아차 인수, 3사 합병 등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출범해 당시 글로벌 탑 5(GT5)라는 양적 성장전략과 추격자 전략을 펼쳤다. 2001년 품질경영, 2003년 글로벌 경영, 2005년 브랜드 경영을 선언하며 2000년 이후 초고속 성장경영을 이루었고 결국 2010년, 10년 만에 초고속 성장을 이뤄 글로벌 탑 5 자동차 회사가 됐다. 현대차의 이런 고속 성장의 DNA는 무엇이었을까? 조직 운영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과거 50년의 성공 DNA

무엇보다 강력한 Top-Down 리더십, 부문별 최적화된 분업체계, 단기-결과 최우선주의, 과업 중심 사고, 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Top-Down 리더십 

현대차는 故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내려오는 현대정신과 정몽구 회장의 뚝심 경영으로 불리는 강력한 의사결정으로 업무를 추진했다. 자동차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현대차가 선진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조직 역량을 결집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부문별 최적화된 분업체계 

상품, 연구개발, 생산 공장, 품질, 판매 등 각 부문별로 역할과 책임이 명확했고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했다. 당시만 해도 비교적 내외부의 복잡성이 낮았고,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도 분명했기 때문에 최적화된 분업체계가 빛을 낼 수 있었다.

 

단기-결과 최우선 주의 

현대차는 과거 주어진 오더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낸다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단기에 주어진 성과를 명확하게 냈다. 과정보다는 주어진 목표에 집중해 반드시 실행해 내는 결과주의가 거의 매년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명확한 방향과 목표가 정해지면 그것을 실행해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과업중심 사고로 효율적인 조직운영 

먼저 조직의 성장이 우선이고, 생존이 중요한 시절이었다. 당시 직원들의 강한 애사심과 열정으로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통해 빠른 성장을 뒷받침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양적 성장 전략으로 선진 메이커들의 경쟁력을 조기에 따라잡기 위해 추격자 전략Fast follower이 매우 유효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다는 말처럼 지난 고도성공의 이면에는 '성장통'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양적 성장전략에 최적화된 일하는 방식은 사업초기엔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VUCA로 불리는 현재의 경영환경에는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런 성장통은 안티현대, 직무 만족도 저하, 비합리적 노사관계 등으로 나타나 급성장한 현대차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현대차는 기존의 양적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질적 성장 활동으로써 비전, 핵심가치, 워크스마트 등의 조직문화 변화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수의 컨설팅 자문과 내부적인 자성과 반성을 통해 선도자 전략 First Mover으로 과감하게 패러다임 시프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로저 코너와 톰스미스의 성과 피라미드 이론에서는 경험은 믿음을 만들고, 이 믿음이 행동의 기반이 되며, 행동은 성과를 만든다고 한다. 현대차도 새로운 경험과 믿음을 가지고 행동(일하는 방식)을 해야 새로운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 현대차가 선도자 전략으로 나아가기 위해 실천하는 4가지 핵심 축은 바텀 업Bottom Up, 전체 최적화, 중장기 관점에서 과정 중시, 직원중심 신뢰기반이다.

 

미래 50년의 성공 키워드

바텀업

모든 직원들의 진취적이고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순조롭게 경영층에 전달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현대차는 보고문화를 개선하고 있다. 이메일, 쪽지, 모바일, 온라인 결재 등 보고채널을 다양화하고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스탠딩 책상을 도입해 종이 없는 보고Paperless Office를 지향하고, 실무자와 결재자가 같은 눈높이로 보고하는 수평적인 보고문화가 안착되고 있다. 지난 5월 투스카니 의인에게 신속하게 벨로스터를 지급할 수 있었던 배경도 보고문화를 빠르게 개선한 결과이다. 또한 주 52시간에 맞춰서 수십 년간 실시하던 주말 당직제도를 폐지하는 등 기존의 관행적으로 해왔던 업무 중 불필요한 것들은 워크 다이어트를 실시하고 있다.

 

전체 최적화 

고도성장 과정에서 조직규모 및 인원수의 증가로 인해 나타난 부문간 갈등, 경계업무 소홀, 조직 이기주의 극복을 위해 전체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이런 변화의 흐름을 조직문화-리더십 변화교육을 통해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고 있다. 소통과 협력의 시작으로 고위임원들부터 솔선수범 할 수 있도록 TOP리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위 임원들이 매월 1박 2일 동안 서로 현안이슈를 토론하고 미래경쟁력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등 전 부문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또한 리더스 모닝포럼으로 본사 모든 팀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각 부문별 업무를 공유하고 전체적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권역본부 체계를 구축해 기존 조직의 비효율을 없애고자 상품, 재경, 생산, 판매, 경영지원부문의 통합조직 체계를 마련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과정을 중시 

현대차는 과거-단기 성과주의의 폐해를 반성하며, 중장기 관점을 바탕으로 과정 또한 중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조직혁신을 위해 인재, 기술 등 미래핵심역량에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유수의 S급 핵심인재를 영입해 고성능, 전략기술 등 중장기 기술혁신에 준비하고 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강남, 고양) 등 고객 트렌드 변화에 적극대응 하고자 체험시설을 확대해 브랜드를 강화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직원 역량강화를 위해 품질, 구매, 기획 등 14개 직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고, 내년에는 19개까지 확장해 현장주도 인재육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50년 노하우가 축적된 직원들의 암묵지Tacit knowledge를 체계적으로 전수 할 수 있도록 연구소(R&D) 품질강화 교육단을 꾸려 후배 육성과 기술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중심 신뢰기반 문화 

과거 조직우선주의와 달리 이제는 직원이 중심이 되고 자율적으로 책임감 있게 성과를 만들고 있다. "월요일이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Thanks God It's Monday"가 될 수 있도록 직원들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고 리딩해 나가는 시스템과 사무환경 레이아웃을 변경해 직원들이 보다 몰입할 수 있는 사무환경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캠퍼스데이로 자율적인 복장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직원들이 매년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H-break를 독려하며 다양한 식사메뉴를 구성해 점심시간에 감성 도시락 딜리버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컬처체인지 프로그램으로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조직을 ACE로 만들어라

현대차는 이제 성장통을 극복해서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기업이 돼야 한다. 이런 새로운 결과를 위해서 직원들은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식이 바뀌고 인식에 따라 행동(일하는 방식)이 변화할 것이다.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을 무조건 바꾸라고 하기 보다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더불어 각종 규제와 절차, 시스템 등을 함께 연동해 변화해야만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나타날 것이다. 결국은 해답은 사람이고, ACE 직원이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Autonomous, 창의적으로Creative, 적극적으로Enthusiastic 일하는 기업문화가 앞으로 현대차의 최고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회사에 에이스가 넘치는 회사, 직원이 꿈꾸는 회사, 직원이 성장하는 회사로 다시 태어난다면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다.

 

박삼열 현대자동차 기업문화혁신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