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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입니다 뭐하고 살지 모르겠습니다.

@ 모든 회원분들께
저는 지방 4년제 졸업하고 학과는 제약 바이오 쪽입니다. 
2020년도에 중견 제약회사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했었고 이화학 실험을 했습니다. 과도한 업무와, 상사와 회사의 갑질이 너무 심하여 이 일이 맞지 않는다 생각하여  재직 6개월만에 퇴사 했습니다. 
제가 품질관리부를 퇴사한 이유를 적겠습니다. 

1.  제약품질관리부 특성상 실험일 하는 것 하나하나 모두 다 문서화를 시키고 기입을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작업에서 저는 실수도 많이 했습니다. 

2. 실험이라는 것 자체가 항상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제가 실수를 하거나, 시약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분석기꼐가 이상하던가 등등 여러가지 변수들이 항상 존재합니다. 저는 이러한 변수들 때문에 실험을 재실험하는 일들이 많았고 제가 실험을 잘 하더라도 시약, 기기 문제로 결과가 안 나오면  너무 화가 났습니다.  실험 계획을 다 짜놓았는데, 이런 변수들이 생기면 다 뒤로 미뤄지고 일정이 틀어지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3. 이것은 회사 규모나 실험실 인원에 따라 다른데 실험실에 있는 모든 기기, 시약들은 공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종의 군기 같은 것도 많았습니다. 저도 여러 사람이 있는 실험실에서 안전과 일의 효율과 질서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군기는 필요하닥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잘못을 하면 모든 인원을 다 집합시켜서 그 사람을 망신을 줍니다. 이런 분위기가 싫었습니다. 

4. 3번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앞 사람이 분석 기기를 고장을 내거나, 기기를 실시간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대기하거나,  
   시약을 다 사용했는데 말하지 않아서 저의 실험을 진행 할 수 없을 때 화가 났습니다.

5. 무엇보다 제일 큰 이유가 5번인데 실험하면서 계속 실수를 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처음 배우고 접해보는 일이어서 실수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내일은 실수 하지 않고 잘 해야지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주변에도 다들 저보고 처음엔 다 그렇지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 제 자신이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거에서 문제가 터지고 이런 것이 반복되는 회사생활이였습니다. 그래서 퇴사했습니다. 

6. 실험 일이라는 것이 실수를 하면 싹 다 갈아엎고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해서 마음적으로 너무 부담이 됐습니다. 

그리고 토익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6개월 정도 놀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간단한 실험 알바와 짧게 짧게 실험실 계약직들을 1년간 했습니다.

저는 직종을 바꾸면 괜찮을까 싶어서 연구직으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그래서 연구직을 하려면 석사를 진학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기관 연구원에서 학연 학생으로 석사를 취득하려고 했습니다. 정부기관 연구원 계약직을 하면서 연구직에 대한 분위기와 지식을 쌓았습니다. 박사님들과 함께 실험실 일을 했습니다. 전에 품질관리부에서 있었을 때보다는 사람도 훨씬 적고 실험실이 쾌적하여 좋았습니다. 

하지만 석사를 진학하겠다는 생각도 접었습니다.근데 여기서도 실험을 할 때 실수를 하는 제 자신을 도저히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실험실 일이 안 맞는 거 같습니다. 다른 업종은 실수를 하여도 만회를 하거나 되돌릴 수 있지만, 실험업무는 실수를 하면 처음부터 다 갈아엎어야 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권위적인 교수나 박사 밑에서 매일 매일 시험을 보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이분들이 집에 안가면 저도 일이 다 끝났지만 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들어가 보니 공부를 시작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영어 논문들을 읽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뭐든 쉬운 게 없다는 것은 잘 압니다. 제가 너무 쉽게만 살려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딱 각자 맡은 일만하고 끝내는 업무가 저한테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전공이 제약, 바이오여서 그 동안계속 바이오 제약 쪽 일을 했지만 이제는 저랑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험실 업무는 못하겠습니다.  제가 전공한 것을 버려야 할 거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습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 저만 이렇게 살기 싫은지 모르겠습니다. 위로의 글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말 앞으로 뭐하고 살지 모르겠습니다.  이거에 대한 조언을 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어떤 업무가 맞을까요.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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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갑입니다. 제 고민과 유사하네요. ㅋㅋㅋㅋㅋ 왜사는 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일이라도 일단 하기로 했습니다.
    7Jxgch2X03vHn88 님이 2022.04.17 작성
  • 나이가 무기입니다, 하는 조언은 도움이 안되더라구요ㅎ 저도 그나이때 직업으로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사람이힘들고 일이힘들고 돈이 부족해도 한우물만 파온결과 지금은 충분히 만족하며 삽니다. 주위 선배 형들과 술한잔 하며 하소연도 하고 조언도 듣고 해보세요. 많은 도움 될겁니다.
    ndsEy8g2pwPQO7k 님이 2022.04.17 작성
  •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제 경우에는 경력이 3년 정도가 되어가는데 이 분야에 대해 실력이 크게 는건지 제 실력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최근 재직했던 곳에서 잦은 실수 때문에 계약해지 당하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는데요. 저도 좌절감 때문에 힘든 시간을 지내왔지만 제 결론은 어떤 일을 하든 이러한 좌절과 실패는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새로운 일에 자꾸 부딪혔기 때문에 넘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물론 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보완해 나가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하려고 지금 쉬면서 인터넷 강의 같은걸 찾아 듣고 있습니다. 글쓴님의 경우에 제 조언이 맞는 건지는 확신 못하겠지만 지금 상황에 너무 크게 좌절하거나 힘들어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이고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와 관련해서 뭔가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뭐 결국 스스로에게 답을 찾아야 하겠네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답변이면 좋겠습니다. 같이 힘내자고요!
    hXLWFXts37Kdemq 님이 2022.04.16 작성
  • 꼭 전공쪽 일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일을 해보시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내가 공부한 분야가 다르게 내 성향이 전혀 틀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찾아가는게 또 내 직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요. 스스로 하고 싶은일과 성향을 파악하는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자신의 성격과 일하는 스타일 그리고 목표점과 취향 같은 것을 진지하게 탐구해 보시는게 좋아요. 사람인도 그렇고 워크넷에 다양한 심리검사와 직업성향 검사 같은것들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많이 해보시고요.

    그리고 스스로 심리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스트레스 받거나 분노하거나 결핍이나 불만족을 가지는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일을 하거나 생활을 하는데에도 스스로 좋은 에너지가 없으면은 그 일을 꾸준히 하기가 힘들어요. 내 안의 심리적인 문제나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관리하는 것도 좋은 사람이 되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너무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건 아닌지 아니면 자신을 너무 낮게 보는 건 아닌지 한번 들여다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업교육이나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거나 취미나 배움을 가져 보시는게 좋아요. 처음엔 재미로 관심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답니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하는 존재랍니다. 너무 자신의 모습에 위축되지 마시고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 발전에 나간다 생각하시고 자신감을 가지시오 바랍니다.
    인생엔정답이없다 님이 2022.04.15 작성
  • 음 일단 노가다를 한번 해보세요 그다음엔 택배상하차 알바도 해보시고
    그러면 생각이 확 바뀔껍니다 너무 편한일만 하셔서 그래요 진짜 진짜 힘든일이 뭔지 몸으로 느껴보시면 정신 바짝차리고 일하게 될겁니다.
    아산조자룡 님이 2022.04.15 작성
    노가다도 해봤습니다. 한여름 땡볕에서 공장 까대기도 해봤고 상하차 , 쿠팡 다 해봤습니다.
    PnMaErUUyfzRQDf 님이 2022.04.1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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