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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 기대하는 것들
얼마 전 다녀왔던 본사의 HR임원 워크숍은 참가자들을 향한 두 가지 질문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질문은 이상적인 업무관계(WR: Working Relationship)란 무엇인가였다. 여기에 대한 많은 리더들의 답은, 업무 자체(과정)의 중요성을 넘어서 결과물의 탁월함을 창출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필요한 3T에 대해 배웠는데 바로 Trusting(신뢰), Tasking(과업) 그리고 Tending(육성)이다. 마치 삼각대가 하나라도 불균형하면 똑바로 설 수 없는 것처럼 이 세 가지의 균형과 조합이 중요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는 최적의 업무관계를 이룰 수 없다고 한다. 이 삼각대의 균형의 시작은 리더가 팔로워에게 주는 신뢰이다.두 번째 질문은 리더십에 대한 정의였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결정-실행하는 능력'이라는 간단하고도 강력한 대답으로 귀결됐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nd Ambiguity)시대에는 빠른 속도에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도전이 새로운 형태이며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리더가 의사결정을 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으며 또한 리더의 해결이 완벽한 답이 될 수도 없다고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임파워먼트'이다. 이것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전문성과 강점을 이용해 스스로 그리고 아주 빠른 속도로 최적의 판단에 의해 수반되는 행동을 자율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의 바탕도 신뢰이다. 신뢰는 팔로워들이 리더로부터 원하는 첫째 요구사항이다.회사에서는 이 신뢰를 기본으로 하면서, 리더들이 꼭 지켜야 할 리더십의 본질(Leadership Essentials)을 ▲Clarity▲Courage▲Humanity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리더십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Clarity (지속 가능한 사업 구축)리더로서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비전을 설정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리더는 '저 먼 지평선'을 향해 조직 전체를 움직이게 하며 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독려해야 한다. 리더의 '말'이 아니라 '뜻'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간절히 바라고 함께 도달할 곳에 대한 방향성이 필수여야 한다.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着手小局]' 즉,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한수 한수에 집중하도록, 작은 성공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뜻을 지닌 바둑용어가 리더십에도 적용될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성과를 이뤘을 때 만족하지 않고, 다시 결승선을 움직이도록 밀어붙이는 열정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리더십의 첫 번째 의무이며 역할이다.Courage (옳은 일을 수행하는 용기)용기와 리더십을 함께 연상할 때 가장 많이 대두되는 리더가 이순신 장군이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가 될 것이다"라는 말이 그의 리더십을 함축한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발현되는 용기는 어떤 것일까? 리더의 큰 역할 중 하나는 외부의 도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조직에 자극하고 나아가 여기에 걸맞도록 구성원의 성장 의지를 도모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데서 오는 호기심 그리고 이어지는 행동, 그것이 다시 새로운 생각으로의 선순환이 되도록, 리더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많은 도전과 변화의 파도타기에 성공하도록 구성원이 두려움 없이 대응하고 성공하게 하며,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들 뒤에는 최종 책임을 지는 리더가 있다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조직에서 구성원의 생각을 변화시키기란 매우 힘든 과제다. 흔히들 생각이 행동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행동이 생각을 변화시킨다. 그렇다면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이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수많은 행동을 통해서 점차로 생각이 변화되도록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Humanity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필자의 회사의 신입직원 교육 첫날, 첫 교육시간, 첫 장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Best of me is called and is able to respond every day at AIA! ('최고의 나의 모습'이 매일 요청되고 발현되는 곳!)이것은 회사가 구성원에게 원하는 것이고, 리더들이 구성원이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조성하게 함이다. 구성원의 최고의 모습(BOM: Best of Me)이 매일 발휘되도록 자극하고 독려하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각기 다른 재능과 강점을 가진 구성원이 철저한 자기인식을 바탕으로 성장하도록 함이다. 개개인의 강점이 모여서 팀의 성과가 극대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조직의 자산 6요소 중에 '구성원의 강점'이 있다. 약점을 보완하여 '평균적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의 가치를 통해 '차별화된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求同存異)이 최고의 팀을 만드는 비결일 것이다.자산이 되고, 고객 이상의 투자자가 되는 '구성원'의 시대4차 산업혁명시대가 조직과 리더십에게 주는 메시지 중 필자의 마음에 가장 새겨진 단어가 있다.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넘어서 이제는 구성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의 시대가 온다는 것.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고 만족스럽지 않을 때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추구하듯이, 구성원도 조직을 경험하고 불만스러울 때는 냉정하게 조직을 바꾼다는 것이다. 구성원을 '비용'으로 인식하던 것이 '자산'이 됐고, 이제는 '고객' 이상의 '투자자'가 되는 시대가 도래 하는 것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여기서, 구성원의 조직여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리더십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삶도 그러하지만 조직에서의 리더십도 반복할 수 없다. 즉 그 자리에 그 시간에 존재하는 리더십이란 세상에 하나뿐인 기회인 것이다. 무거운 의무이며 특권이다. 그러나 너무 쫄지는 말자. 완벽한 삶이 없듯이 완벽한 리더십은 없다. 우리 뇌의 신경세포에는 거울 뉴런이 있어서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하는데 조직에서의 리더의 행동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리더십을 구사하느라 너무 신중하다가 결정적 순간을 놓치기 보다는 깨진 거울이라도 그곳에서 반사되는 작은 빛으로 영감을 받는 개인, 성장하는 팀이 되도록 빠르고 솔직한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그렇게 다시 시작해보자. Begin again! 이강란 한국 AIA생명 인사부 전무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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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울 때 비로소 완전하다
나는 나다울 때 비로소 완전하다
오민영 기자 지난 9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고용노동부 주최로 제11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행사의 초청 명사 가운데 반가운 얼굴이 있었으니 <서방님>, <키친>, <오래오래> 등의 대표곡으로 유명한 가수 이소은이다.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이번엔 노래가 아닌 특별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나만의 문화로 나의 가치를 세우다'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대중과 만나기 위해서다.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4장의 음반을 내고 듀엣의 여왕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돌연 미국행을 결심했다. 2009년 노스웨스턴 대학교 로스쿨 입학을 시작으로 법학에 파고들었고, 졸업 후에는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제상업회의소(ICC,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국제중재법원 뉴욕지부 부의장으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는 중이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만 기억하는 국내 팬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변신일 테다. 최상의 업무 능력과 만족을 이끌어내는 나다운 삶이소은 국제변호사가 뉴욕에서 생활한 지도 어느덧 6년째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이 대도시에서 다양한 케이스와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이란 참으로 크다고. 허나 한편으로는 스스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분주한 일상에 밀려 '살아진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단다. 그럴 때 그는 내면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한다."나다운 인생을 살 때 좋은 점은 두 가지예요. 먼저 최상의 능력 발휘를 할 수 있죠. 또, 궁극적으로 만족을 느끼고 기쁘게 살 수 있어요. 그렇다고 편하거나 좋은 일만 골라서 하라는 의미는 아니에요.(웃음) 어려운 도전 앞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과 의지를 확고히 한다면 일에 대한 저항을 줄이고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거죠."이 변호사는 이번 강연 준비를 하면서 자신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정리했다. 이를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해시태그(이하'#')을 빌어 나열했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우선 외부에서 그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키워드는 #가수 #변호사 #로스쿨 #뉴욕 #국제기관 #음악 #법 #영문학 #서방님 #듀엣의 여왕 등이다. 과연 법과 음악, 두 분야에 야심차게 도전해온 이력이 도드라지는 단어들이다.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운 맘에 내면의 키워드도 정리했다며 공개했다. #고민 #불확실함 #다양함 #감성과 이성 #음악 #책 #소통 #국제무대 #30대 중반 #변화 #몰라 #다 괜찮아!! 등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나름 맘속에 품고 있던 고뇌가 엿보이는 단어도 있다. 바쁜 가운데서도 굳이 이 복잡한 작업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 서 있는 이 위치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더욱 강한 의지를 갖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다.150시간 동안 준비한 15분 연설 준 소중한 의미그렇다면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했을 때 기억에 남을만한 성취를 이룬 적이 있을까. 처음으로 밝힌다며 운을 뗀 이 변호사는 작년 6월 UN 국제무역법위원회UNCITRAL에서 주최한 인천무역법 포럼에 연사로 섰던 경험을 떠올렸다. 위원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의 막을 내리는 클로징 무대였다. 세대 간 대담으로 구성된 연설에서 그는 주니어 세대 대표를 맡았고, 시니어 세대 대표로는 법조계에서 존경받는 유명 국제변호사가 나섰다. 대단한 인물과의 스피치인 만큼 공들여 준비했다. 헌데 행사 개막일에 만난 시니어 대표에게 설명했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다른 방식의 전개를 조언했다. 그야말로 야단난 상황이었다. 전문가가 이견을 제시했으니 다시 검토해야 할 텐데 할 일은 쌓여 있고, 행사 만찬에도 참석해야 했다."만찬 이후 호텔로 돌아가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자료를 꼼꼼히 확인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살펴보고 훑어볼수록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전달해야겠다는 확신이 강해지더군요. 그래서 내 생각을 믿고 따르기로 했죠."가수 데뷔 때보다도 떨리는 무대가 끝나자 UN 국제무역법위원회 의장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진심 어린 연설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소감에 피로와 긴장이 사르르 녹았다. 150시간 동안 준비해 고작 15분 만에 끝낸 스피치는 '나는 나다울 때 비로소 완전하다'는 믿음을 재차 확인시켜준 귀중한 경험이었다. 성장을 꿈꾸며 변화에 늘 열려 있는 '이소은 스타일'이소은 변호사의 이력은 확실히 눈에 띈다. 가수와 국제변호사로서의 성공을 동시에 거머쥐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삶이기에 실패는 마주해본 적도 없을 것 같다고 하니 손사래를 치며 밝고 쾌활하게 웃음 짓는다."실패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어요.(웃음) 저는 실패 이력서라는 것도 써봤어요. 원하는 대로 성취하고 싶었지만 결과가 다르게 끝나버린 일들을 모아놓은 기록이에요." 그는 하고픈 것이 있으면 주저 없이 도전한다. 그만큼 쓰디쓴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허나 거기서 주저앉지 않고 교훈을 얻어 다시 일어났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커리어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번은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스타트 업 기업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매료돼 변호사 모집에 지원한 적이 있다. 연차부터 경력까지 자격 요건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아쉽게도 구성원이 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곳 법무팀장과의 전화 면접을 통해 친해지면서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게 되고, 좋은 인맥 네트워크도 형성했다. 국제변호사라는 직업과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이 변호사는 늘 기회에 열려 있다. 변화의 바람이 분다면 숨기보다는 당당히 맞서는 것이 그 자신다움, 즉 '이소은 스타일'이다."도전할 때 어떤 확신이 있어 뛰어드는 건 아니에요. 성공률은 1%에 못 미칠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죠. 성장률은 100%라는 거요."
20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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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퍼실리테이션 활용 사례
조직의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퍼실리테이션 활용 사례
정은혜 HR Insight 기자 한 조직 내 부서 간 협업도 쉽지 않은데 민간과 관공서의 협업은 어떨까? 복지거버넌스도 어려운 협업의 길을 더디게 가고 있었다. 복지거버넌스는 복지 분야 종사자 처우 개선 등 몇 가지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며 잘 진행되는 듯했지만 민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거버넌스가 존재하는 것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됐다. 서울시나 민간이 처음 해보는 시도였기 때문에 정체성이나 목표, 각자의 역할이 모호한 상태로 좌충우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가을, 퍼실리테이션의 개념과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담당 주무관의 워크숍 퍼실리테이션 요청이 들어왔다.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통한 새로운 발견워크숍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2014년 이후 3년의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복지거버넌스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막상 돌아온 길을 구체적으로 회고해 보니 초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음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한 자리에 모인 50여 명의 구성원들과 성과를 공유하자 그간의 노력과 열정을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됐다.워크숍의 두 번째 성과는 복지거버넌스의 미션과 비전을 수립한 것이었다. 어느 조직이나 미션은 이미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이유가 있어서 설립된 것이고 그 이유가 곧 미션이기 때문이다. 다만 잘 공유돼 있지 않아 구성원들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본 워크숍에서는 설립 당시로 돌아가 복지거버넌스가 만들어진 배경과 취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도 함께, 일도 함께, 나눔도 함께'라는 비전 슬로건까지 만들어 냈다. 세 번째 성과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역할분담 논의를 긍정적인 톤으로 했다는 점일 것이다. 종종 민간은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를 비판하고 공무원은 민간의 '민원'을 두려워하며 서로 적대시하곤 한다. 워크숍에서는 이 점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고 서로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제안했고 이를 수용하는 과정은 서로에게 흐뭇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었다. 가장 큰 성과는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었던 협의체의 활동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된 점이다. 복지거버넌스는 10개 분과로 구성돼 있는데, 사령탑 차원에서 갈 길을 명확하게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분과별 모임 또한 추진력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통해 각 분과 별 대표자와 실무자가 서울시의 협치 방침과 복지거버넌스의 미션과 비전을 이해하고 나니, '아, 우리 분과는 이러이러한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와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리하여 본 워크숍의 결과를 각 분과 대표들이 분과로 돌아가 연말까지 공유하고 2017년 활동계획을 수립하게 됐으며, 실제로 2017년 많은 분과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게 됐다. 체계적이지 않은 난상토의로 시간은 흘렀으나 결론이 잘 도출되지 않거나,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아 다음 모임에 같은 얘기를 반복하며 참석자들을 지치게 하는 많은 회의체를 볼 수 있다. 본 서울복지거버넌스 워크숍은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잘 설계된 토의 과정을 통해 참석자 간 합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고 실천력을 높였던 다양한 사례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서울시라는 상징성 높은 지자체의 이러한 시도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조직의 재창조'의 저자 프레데릭 라루는 그의 책에서 바야흐로 참여를 넘어 자율 통치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보여줬다. 그러한 자율 통치의 시대로 이행하는 데 있어 퍼실리테이션이 매우 유용하고 필수적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는 전직 국어교사였으며, 2013년 전문상담교사로 전직(轉職)해 현재는 중학교의 위클래스 업무로 개인 및 집단상담과 학부모, 교사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업무는 교과를 담당하던 때보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서 1인 기업을 하는 것처럼 무척 바쁘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무척 행복하다. 퍼실리테이터 과정을 배우기 전에는 국어와 문학교과를 가르칠 때 한 번도 모둠 작업을 해 본 경험이 없다. 진도 나가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일방적인 수업만 진행했으며 아주 단호한 태도로 "내가 다 알려줄게, 나만 봐~"라는 식으로 아이들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신뢰하지 않았다. 모둠 작업 시에는 집단이 몰려 떠들까봐 전전긍긍했지, 그들에게 집단지성의 힘을 통한 문제해결력이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facilitator ! facilitation ! 참 놀랍고 매력적인 세계2010년 양성에서 학습하는 내내, 과정을 이수하는 내내 퍼실리테이터, 퍼실리테이션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랬던 내 인생은 퍼실리테이션 입문 전과 후로 나뉘게 됐다. 퍼실리테이션의 철학과 태도를 통해 인간관이 달라졌다. <뇌가 공사중>이라 생각도 없고 개념도 없다는 무서운(?) 청소년기의 절정인 중학생을 만나지만 필자는 그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다. 4계절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각각 다르듯이 봄이라고 재촉하며 꽃을 피우라 강요할 필요가 없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호기심과 설렘으로 질문하고 경청해 자기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안내하는 촉진자의 역할이 교사의 역할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 이후 모둠별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수업의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늘 단계를 고려한다. 수업 종치면 시작해서 다시 종이 쳐 수업이 끝날 때까지 일방적으로 막힘없이 쭉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가 <시작이 반>이라고 오프닝을 통해 흥미를 유발해 집중시키는 것, 교사와 안전한 라포형성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 Facilitation 5 steps -1. 아이스브레이크를 통한 Powerful opening2. Idea Gathering3. Top Workshop Method 아이디어 체계화4. Decision Making5. Reflective Closing 교사는 퍼실리테이터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학생중심의 수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업에 대한 관점을 점검하려는 교사의 노력과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 Bruner는 '지식의 구조에 대해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원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격려해야 한다'라면서 교사의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육 분야에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참여자가 직접 고민하고 토론함으로써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퍼실리테이션의 도구와 기술, 철학을 수업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다양한 연수와 워크숍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실 내에서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주도하는 학습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사의 러닝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량이 요구된다. G권역은 2010년 7개 마을을 중심으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시작해 5년간 약 70억이 투입된 곳이다. 주민들의 열정으로 초기에는 그런대로 사업이 추진되는 듯했으나 사업 계획에 대한 주민들과의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의 부족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들이 확대된 상황에서 이를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통해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기본계획 수립시 권역 주민들의 의사개진과 결정에 대한 합의가 결여된 결과로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마을별 이기주의가 발생하는 등 추진동력이 저하되고 추진위원회의 의결기구마저 기능이 상실됐다. 거기에다 권역 추진위원장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은 주민참여라는 상향식 사업추진을 어렵게 했으며 결국 마을별 나눠먹기식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주민들은 권역사업을 단순한 마을별 사업의 합으로 치부해 지나친 이기심과 불만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급기야 마을별 사업 포기라는 극단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주관기관인 농어촌공사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워크숍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퍼실리테이션 워크숍(현장포럼) 목표 및 추진 내용농어촌공사 담당과장의 권역을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에 더해 퍼실리테이션으로 권역을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상호 확인하고 워크숍 계획설계에 착수했다. 맞춤형 퍼실리테이션을 위해 권역을 더 이해할 필요성이 생겨 권역사업 관련자들과 사전 협의를 제안했고 거기에서 워크숍에서 다룰 중점토의 사항들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 주제들의 해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외부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 설계 시에 반영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발견했다. 사전미팅에서 파악한 시사점과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다양한 기법과 내용을 토대로 활발한 토의와 합의적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계속됐다. 결론을 맺기까지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이 재구성되고 전략체계가 재설계되는 등 가시적인 변화의 모습들이 보이자 주민들은 과거의 열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동안 쌓였던 갈등해결이 가장 어려운 난제였다. 위원장의 독선과 카리스마로 모두가 문제점에 대한 의견개진을 회피하고 종이에 쓰는 것조차 꺼려했다. 기존의 기법으로는 더 이상 워크숍 진행이 어렵게 되자 미리 준비하고 개발했던 도구(판도라 상자)를 적용했다. 의견사항을 포스트잇에 기록해 판도라 상자에 넣고 이를 누가 작성 했는지 알 수 없도록 디지털화했다. 그 기법에 의해 참여자는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집계해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위원들의 의견개진도 제대로 된 적이 없었다. 이제 문제점들은 확실히 개선됐다는 안도감이 감돌았다. 남은 것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만드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토의의 방향은 그쪽으로 흘러갔다. 조직개편에 대한 사안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만해도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많은 논의 끝에 조직재정비와 역할분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당연히 권역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조성된 상태라 진지하게 토의가 이뤄지고 결론들이 도출됐다. 워크숍에서 도출된 분야별 과제는 각 위원 책임 하에 추진하고 전체 회의에서 논의하는 체계도 만들었다. 많은 과제들이 토의되고 결정 이후에 추진됐다. 이와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현재는 보다 다양한 사업을 확대해 마을출자 협동조합에 의한 공동판매장 운영 등으로 연 매출 2억 이상을 달성하는 성과도 창출하고 있다. KT의 '1등 워크숍'은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KT를 대표하는 워크숍이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KT 1등 워크숍에는 지금까지 총 3만5000여 명의 직원이 참여해 2400여 개의 의제를 토론하고, 이때 결정된 내용 중 70% 이상을 실제 업무에서 실행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실제로 KT가 지난 4년간 1등 워크숍의 성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한 결과 매출 기여 측면에서 그룹사, 부서, 전사 워크숍을 통해 약 3879억 원에 해당하는 성과를 냈다. 비용적 부분을 측정하면 워크숍에서 도출된 문제 해결책으로 절감한 비용이 1200억 원이 넘는다. 소통-협업-임파워먼트의 시작 '1등 워크숍'KT는 2013년, 20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의 하향세만큼 조직문화도 침체되는 위기 상황을 겪었다. 이때 새로 부임한 황창규 회장은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권한 위임)'를 강조했고 임원에서부터 아젠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랜 논의 끝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모든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여기에서부터 1등 워크숍이 시작됐다. 1등 워크숍은 직원들이 모여서 회사 내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 등을 위해 끝장토론을 펼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때에는 직급이나 부서에 상관없이 회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1등 워크숍의 힘은 무엇보다 그 실행력에 있다. 결과가 도출된다고 해도 실행이 없다면 그 과정이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1등 워크숍에서는 현장에 함께 한 임원이 그 자리에서 실행여부를 결정해주니 실행까지 지체할 이유가 없다. 최근 조직에서는 사일로silo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1등 워크숍은 특정 주제에 대해 관련 팀은 물론 그룹사 담당자들이 모두 모여 토론을 벌이기 때문에 부서간의 벽을 허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 예로 KT는 오래된 난제였던 '콜센터 권한 위임' 관련 논의를 초기 1등 워크숍에서 해결했다. 관련자가 모두 모여 해결 방안을 찾은 뒤 실제 이행이 되는지 점검했다. 1~2년이 지나고 나니 고객의 소리(VOC-Voice of Customer) 중에서 불만과 항의로 분류되는 '네거티브Negative VOC'가 매년 50%씩 감소했다. 2017년의 네거티브 VOC는 2014년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고객만족평가도 당연히 올라갔다. 순위는 동종 업계 내 2, 3등에서 대부분 1등으로 뛰어올랐고, 딱 한 분야에서만 2등이 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등 워크숍의 숨은 공신, 퍼실리테이터1등 워크숍이 KT 내부에서 '혁신의 도구'로 자리 잡게 된 데는 퍼실리테이터의 공이 단연 크다. 이들은 끝장토론의 진행자처럼 워크숍 진행을 맡는다. 그룹 내 각 조직에서 지원 및 추천을 통해 선발된 퍼실리테이터는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회의를 이끌어 나간다. 업무 외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회사 업무를 종합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워크숍 진행자로 느끼는 뿌듯함이 크기 때문에 퍼실리테이터는 매년 늘어가고 있다. KT 안에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꼭 1등 워크숍에서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1등 워크숍과 같은 문제 해결 워크숍 뿐 아니라 성과창출, 아이디어 발굴,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워크숍이 개최되고 이때에도 퍼실리테이터들이 나서게 된다. [주] —————1) '내일을 여는 길목에 서다'는 서울시 복지정책과에서 기안한 위 사례 워크숍의 제목임2) 이 내용은 지난 11월 10일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KT사례를 바탕으로 취재-정리한 것임을 밝힌다.
20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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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워낸 사내벤처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잘 키워낸 사내벤처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대기업 사내벤처 육성이 일궈낸 혁신 오민영 기자 삼성전자 C랩 국제무대에서 마음껏 역량 펼칠 기회를 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는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이 일궈낸 성과는 눈부시다. 현재까지 완료한 127개 프로젝트 가운데 54개는 삼성전자 사업부로 이관해 이어가고 있으며, 25개 사업은 스핀오프(Spin Off)1)로 분사했다. 참여 인원은 600여 명에 달하고, 독립 기업이 고용한 인원만 해도 100여 명이다.C랩의 방식은 간단하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전폭적으로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사내 공모를 통해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인정받은 프로젝트는 1년간 예산, 인력 운용, 일정 등을 자유롭게 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에 구성원들은 현업에서 벗어나 오로지 사업에만 집중한다. C랩으로 선발된 스타트 업 기업들이 입 모아 칭찬하는 장점은 바로 질 높은 인력 풀이다. 삼성전자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술자, 개발자, 마케터 등의 인재를 등용해 사업 진행 기간 동안 함께 일할 수 있다.재무성과에 대한 압박은 없다. 단, 판로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돕는다. 전 세계 IT업계의 최대 이벤트로 불리는 미국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유럽 시장의 관문인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등에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한다.일반 스타트 업 기업은 상상하지 못할 혜택이다. 그러니 하겠다는 사람이 줄 설 수밖에 없다. 1년에 한두 번 열리는 C랩 공모의 경쟁률만 해도 최대 150:1이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벤처기업을 키우고, 신 시장을 개척해 공생을 도모하기에 사회적으로도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청년 스타트 업 육성을 첫 번째 과제로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보고서에서 C랩을 모범적 사례로 꼽은 이유다. 롯데 엑셀러레이터 폭넓은 인프라와 투자 유치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롯데는 창업보육 전문 법인을 통해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 업 기업을 함께 육성한다. 2016년 2월 설립한 롯데 엑셀러레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문을 연 지 2개월 만인 같은 해 4월에 스타트 업 기업 육성 프로그램 엘 캠프(L-Camp) 1기를 모집하고 본격적으로 발굴-육성에 나섰다. 현재까지 지원한 회사는 30여 개이며, 이 중 13개 사는 추가 펀딩을 유치한 바 있다. 또, 올해 4월에는 신생 벤처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엘 캠프 2기 데모 데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비록 벤처 육성에 뛰어든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잠재력은 충분하다. 유통, 서비스, 문화, 관광, 케미칼, 금융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인프라를 활용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뒷받침한다. 또한 엘 캠프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와 협업을 도모한다.엘 캠프는 연 2회 열리며, 이를 통해 선정한 사내외 벤처 기업에는 ▲2,000 ~ 5,000만원의 초기 투자비용 ▲6개월간의 멘토링 및 코칭 과정 ▲그룹 인프라 테스트 베드(Test Bed) ▲사무공간 등을 제공한다. 또한 국내외 벤처 캐피탈 및 롯데그룹 신사업 담당 임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소개하고 시제품-서비스를 전시하는 데모데이를 열어 투자 유치와 홍보의 기회를 준다. 이 과정으로 착실하게 성장한 기업은 롯데와 손잡고 더 큰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실제로 엘 캠프 1-2기 29개 사 대부분은 롯데 계열사와의 협업을 진행하거나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AI(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의 하이테크 기술에도 투자를 늘리고자 한다는 롯데 액셀러레이터는 유망 스타트 업을 위한 펀드 결성 및 자금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린 스타트 업 숫자보다 중요한 건 세상을 바꾸는 창업자 정신 시작은 5억 원의 자금이었다. 제품 제작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사내 벤처에 맡겼다. 첫해 매출 장부는 아예 열어보지 않았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 업은 롯데마트와 롭스 전 지점, 이마트 등에 입점한 스포츠 선케어 전문 브랜드 '아웃런'을 탄생시켰다.린 스타트 업이 첫발을 뗀 건 지난 2015년이다. 직원의 자발성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했다. 직원 3~4명이 팀을 이뤄 뷰티 관련 프로그램을 제안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해 별도의 신사업 태스크포스(Task Force) 팀으로 발령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으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우선 본사를 벗어나 별도의 사무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고, 최소 2년간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면 근무 평가에서 우대받으며, 2년 차부터 흑자를 내면 순이익의 20%는 팀원들에게 돌아간다. 만약 사업에 실패한다고 해도 걱정은 없다. 구성원들은 기존 소속으로 복귀하면 된다. 매출과 이익 부담에서 탈피하니 심리적 부담감은 줄고 도전 정신에는 힘이 실린다.현재 1기 출신 사내벤처인 친환경 천연 유래 화장품 브랜드 '가온도담'과 앞서 소개한 '아웃 런'의 제품은 출시 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1월 선발한 2기에선 남성 그루밍 브랜드 '브로앤 팁스(가칭)'와 마스크팩 브랜드 '디스테디(가칭)'가 개발-운영 과정을 밟고 있다. 대기업에 부는 사내벤처 바람반짝 인기로 사그라지지 않으려면?벤처 붐의 원조인 IT업계부터 보수적인 금융권에 이르기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바야흐로 사내벤처 육성의 시대다.연간 1조 원대 영업수익을 올리며 성공신화를 이뤄가고 있는 네이버는 태생부터가 사내벤처다. 따라서 그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사내벤처 DNA를 심는 작업에 나섰다. 사내 독립기업인 CIC(Company In Company)를 키우고, 따로 나가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다. 국내외 1,800만 사용자를 확보한 웹툰, 웹소설 조직은 별도 법인으로의 독립을 계획하고 있다.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사내벤처 육성을 시도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키우기 위해 선정된 벤처기업엔 자율복장과 자유로운 출퇴근을 허용하며, 독립된 사무실에서 방해 받지 않고 과제를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그 밖에 ▲LG전자의 아이디어발전소를 포함해 ▲포스코의 아이디어마켓플레이스 ▲SK텔레콤의 브라보 리스타트 ▲SK플래닛의 101 스타트업 코리아 등 다양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 힘차게 가동 중이다.분명 사내벤처 육성은 고무적이다. 신시장 개척과 동시에 유연한 조직문화 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헌데 최고경영자가 바뀌거나 경영 상황이 변하면 유명무실해지기도 쉽다. 반짝 인기로 사그라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실패를 성장 과정의 한 단계로 인정하고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혁신적 아이디어가 제안, 평가, 검증 등을 통해 사업화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된다면 사내벤처를 성공으로 이끄는 시간이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주] ——————————1) 스핀오프(Spin Off) : 기업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부 사업부문을 떼어내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방식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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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조직은 괜찮을까 _ 효과적인 조직진단의 선택
윤훈상 머서코리아 인사조직 자문부문 전무 작년 봄, 2016년 3월. 우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많은 보드게임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고,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가장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바둑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대표 이세돌을 꺾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정말로 믿기 힘들었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큰 변화가 바로 눈앞에 닥쳐왔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때마침 클라우스 슈밥이 WEF(World Economic Forum)에서 3차 산업혁명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다고 주창하면서, 그 동안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빠른 환경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지금의 변화 속도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앞으로 더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정농단, 탄핵정국에서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커다란 변화가 우리의 현재에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최근의 1년여를 돌아보면 안팎으로 엄청난 변화의 물결 위에서 우리는 서 있고, 어지러움을 느끼고 나아갈 방향을 놓칠 것만 같다. 무엇이 직원의 몰입을 이끄나필자는 여러 CEO, 경영진들과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근 비슷한 이슈가 자주 언급되는 것을 느끼게 됐다. 바로 이렇게 급변하는 외부환경 속에서 ▲우리 회사는 앞으로 괜찮을 것인지 ▲우리 구성원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경영자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들 같은 생각을 갖고 한 방향으로 함께 하는 것인지 등의 걱정과 의문이 한시도 머릿속을 떠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도 계속 옛날 방식으로 아침 출근시간과 근태 챙기고, 하나하나 업무지시를 해야만 일을 하고, 습관성 야근이 매일 반복되는 회사의 조직 분위기를 이제는 정말 바꾸고 싶다고 한다. 미국 회사 특히,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곳의 직원들은 정말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일하고, 매우 능동적인 모습으로 자기 관리를 하며 전문성 있게 일하는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이 너무나 부럽다는 얘기도 덧붙인다.이러한 대화는 결국 흐름이 전문성, 직무중심, 기업문화 등등으로 가지에 가지를 펼쳐나가게 되는데, 일단 이번 기고에서 잠시 생각할 부분은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직원들이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스스로 열심히 하게 되는 경지에 도달하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이것이야말로 많은 CEO가 애타게 찾는 그런 회사의 모습 아닐까? 비단, 이러한 갈구는 최근에 들어서야 나타난 것은 아니다. 오래 전 많은 기업들의 사훈이나 핵심가치에 자주 등장하던 '주인정신'이라는 단어는 이미 예전부터 이러한 마음가짐을 직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최근에 사용하는 단어로 바꾸어 말하자면, 이렇게 구성원이 스스로 자신의 회사가 성공하도록 돕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상태를 몰입(Engagement)의 단계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 '직원 몰입' 또는 '조직 몰입'이라는 용어가 같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지가 조직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희망하는 궁극의 도달점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우리 구성원의 조직 몰입도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매우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수준과 부족한 부분을 이해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함께 판단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직원 몰입도를 조사하라우리 회사에 대해 직원들이 어느 정도로 몰입하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직원의 몰입 수준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장이나 임원이 직원들에게 '지금 회사에 만족하고 잘 다니고 있나?'라고 직접 이야기를 꺼낸다면, 아마도 매우 긍정적인 답변 일색으로만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런 접근으로 구성원의 몰입도를 판단한다면, 이것은 직원의 솔직한 답변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전체 조직을 대표하기 어려운 일부의 반응이라는 점이 직원 몰입도를 조사했다고 보기 어렵겠다.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예전부터, '직원만족도 조사' '조직 진단' '직원의식 조사'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설문조사가 현황 진단의 도구로 많이 사용됐다. 설문은 응답자에게 익명성을 확보해주면서, 동시에 많은 응답자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한 회사의 구성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직원 몰입도 조사(Engagement Survey)'라는 설문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 직원들이 회사에 어느 정도로 몰입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겠다. 많은 경영자들이 원하는 '몰입'의 경지에 다다르려면, 먼저 직원 몰입도 조사를 통해서 현재가 어떤 수준인지 잘 알고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첫 단추일 것이다. 직원 몰입도 조사에서 고려사항유사한 설문방식의 조직진단 방법론은 이미 여러 컨설팅 기관을 비롯해 다양한 업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단을 하는 것이 목적하는 직원 몰입도를 잘 측정할 수 있을까? 몇 가지 고려 사항을 함께 얘기해 보겠다. 설문 구조가 균형적인지 파악하라첫 번째로 진단의 프레임이 될 설문 구조가 한 회사의 조직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균형적으로 설계되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구조적인 틀 없이, 단순히 많은 문항의 병렬적인 나열은 조사 뒤 분석단계에서 충분한 시사점을 뽑아내기가 어렵다. 또한 특정 영역에만 많은 문항이 전개되거나 질문의 깊이가 고르지 못한 불균형을 나타낸다면 이 또한 통합적인 관점을 갖고 조직과 구성원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조직진단 차원에서 직원 몰입도를 조사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구조의 모델에 바탕을 둔 설문 진단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진단보고서를 미리 살펴라두 번째로 설문을 통한 직원몰입도 조사가 실시된 후에, 결과물로 제공되는 진단보고서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미리 살펴본다면 좋을 것이다. 최근에 요청을 받고 방문 미팅을 해 보면, 의외로 많은 고객들이 내부 TF팀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진단을 해봤는데, 유의미한 시사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하거나, 또는 외부업체를 통해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반복적인 그래프에 많은 숫자의 나열만 있을 뿐,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이 접하게 된다.설문이라는 조사방식 자체가 많은 표본을 통계 처리하고 결과 값으로 그만큼의 숫자를 뽑아내게 되겠지만, 이런 숫자나 수치적 변화 자체에 너무 매몰되면 곤란해진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갖고 있는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해서 시사점을 찾아내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부분이다. 전년도 대비 수치의 변화가 올랐으면 기뻐하고, 내려가면 슬퍼하는 표면적인 이해보다는 그 원인을 해석하고 숫자 뒤에 숨은 의미를 풀어보는 것이 회사와 구성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특히, 최근에는 설문 시스템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구성까지 되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충분한 해석이 부족할 수 있다. 한 가지라도 좋은 시사점을 담은 고품질의 진단보고서는 진단을 실시하는 기관이 얼마나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지, 담당하는 컨설턴트가 얼마나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좌우되는 면이 적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 설문을 진행할 것인가 고민하라세 번째는 요새 많은 기술의 발달이 이뤄져서 큰 문제는 없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설문 진단을 진행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근 10년이 넘게 개인PC를 사용한 설문 조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이를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 최근에는 스마트 폰의 높은 보급률과 젊은 계층의 친숙함을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설문조사도 확산되고 있다. 또 한편 재미난 현상 중에 하나는 이러한 설문템플릿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익명성'을 제공해 주는 것인데, 오히려 최신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불신감을 나타내기도 하여 시대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이 설문을 진행하고 밀봉 제출하는 것에 더 안심하는 모습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어느 방식 하나가 정답은 아니지만, 설문 진단의 대상이 되는 구성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적합한 방식의 템플릿을 사용한다면 보다 많은 응답률과 진솔한 의견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세 가지 측면이 잘 갖춰져 있다고 판단되면, 어느 정도 안정된 직원몰입도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겠다. 설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많은 구성원이 갖고 있는 생각, 조직에 대한 몰입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점은 조직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정보가 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어 한 가지 덧붙여 본다면, 설문이라는 진단 방법 역시도 많은 장점 뒤에 몇 가지 한계가 있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도구를 병행한다면 보다 효과성 높은 진단이 될 것이다. 인터뷰를 통한 진단이 주는 효과성설문은 응답자 개인이 화면 또는 지면을 통해 단독적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물론 기술적인 문항 구성으로 불성실 응답을 표본에서 걸러내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설문이라는 도구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구성원 전체의 일부라 할지라도, 인터뷰 형식을 빌려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특히나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정리하고, 설문 진단의 결과와 함께 연계 분석을 해보면, 보다 많은 내용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구조적으로 잘 짜인 설문과 자유롭게 생각을 표출할 기회를 주는 인터뷰는 매우 좋은 궁합의 조사 방법이다.인터뷰 진단은 현장의 구성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목소리를 듣는 것이기 때문에, 꼼꼼한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인터뷰 세션에 참여하는 대상 직원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에서부터 몇 차례나 실시할 것인가 등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나 인터뷰를 실시할 때에 많은 수의 직원들을 일일이 한 명씩 만나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지만 그룹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룹 인터뷰를 할 때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먼저 인터뷰 세션에 참여하는 대상자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첫 번째이다. 여러 명이 함께 발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솔직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구성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팀장과 팀원을 함께 모아서 인터뷰를 진행하면, 팀원은 거의 발언하지 못하는 소극적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그 다음으로 인터뷰 실시를 요식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진단 도구로 추후 분석까지 고려한다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그룹의 표본이 회사의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할 것이다. 특정 집단이나 계층만을 진행해서는 대표성을 담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목소리를 청취했다고 판단되는 인터뷰 세션을 구성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바로 인터뷰 세션을 몇 번이나 진행해야 할 것인지가 결정될 사항이다.이외에도 몇 가지 요건들이 있는데, 일단은 효과적으로 인터뷰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말 능숙하고 경험 있는 진행자가 필요하다. 그룹 인터뷰의 특성상 아무리 발언 기회를 줘도, 서로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진행자는 참석 대상자들이 편안히 많은 발언을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잘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인터뷰 시작 전에 발언 내용에 대해 비밀유지 처리를 해준다는 것을 인지시켜 준다면, 보다 인터뷰 진단 목적을 달성하기 좋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인터뷰 진행자는 내부보다는 외부 전문가가 맡아 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고, 게다가 내부 담당자도 해당 인터뷰 세션에 배석하지 않는 센스를 보여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인터뷰 진행에 도움이 되겠다. 경영자가 지향하는 회사 모습의 이상향, 직원들이 회사 일에 나의 일처럼 몰입하는 경지, 이러한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많은 노력과 액션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지만, 그러한 변화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직원들의 몰입도 수준이 어떤 정도이고, 어느 부분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조직몰입도 조사를 효과적으로 실시해 보는 것은 몰입도 제고라는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출발 준비가 되겠다. 이번 기고에서는 효과적인 직원 몰입도 조사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중심으로 생각해 봤는데, 다음 호에서는 직원 몰입도 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최근의 트렌드, 시사점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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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코리아 _ 비즈니스와 고객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 결국 사람이 핵심
구찌 코리아 _ 비즈니스와 고객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
결국 사람이 핵심! 취재 정은혜 기자 "브랜드는 강화하되, 판매는 소수에게만!"
한 인터뷰1)에서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어링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럭셔리 브랜드는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지만 그 자체가 대중화 되면 안 된다는 것. 따라서 대중과는 일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피노 회장의
말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방향성과 함께 자사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사실 최근 케어링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구찌의 성장은 업계에서 눈부시다 할 정도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는 높아졌고, 브랜드의
위상이 달라졌으며 당연히 매출도 급상승했다.
"최근 구찌는 고객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고 비즈니스적으로 커다란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당연히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구찌를 사랑하고 구매하시는 고객들을 위해 명품 브랜드로서 품위와 가치를 지켜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죠."
정재홍 구찌 코리아 인사부 상무는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그만큼의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히 좋은 제품과 최상의 서비스가 더해져야 한다고. 결국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 즉 '사람'이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명품과 패션에 대한 애정은 기본, 서비스 마인드도 갖춰야
구찌 코리아는 현재 4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약
7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대다수가 매장직원인 만큼 그들에 대한 인사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장직원들에게는 특히 차별화된 서비스 정신, 고객과의
소통 능력, 숙련된 판매 스킬 및 제품 지식, 업무에 대한
열정 등이 필요 역량으로 꼽힌다. 명품업계는 유통-서비스
산업과 배경을 같이 하면서도 '럭셔리'라는 특수성이 반영된다. 따라서 구찌 코리아도 이러한 업계의 특성을 반영한 인재 확보와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구찌 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의 첫 번째 요건은 명품과 패션에 대한 애정이다. 기본적으로 명품 & 패션 산업에 관심이 높고 애정이 넘치는 직원이 조직 내 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성과창출에 대한 욕구이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업계의
경쟁 구도와 조직의 발전에 따라 성취하고자 하는 열정과 에너지가 인재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세 번째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이다. 구찌 코리아는 럭셔리 브랜드의 경험을 가진 인력을 채용하면서도 항공이나
호텔 등과 같은 업계의 서비스 경험을 가진 인력도 선호한다. 즉. ▲고객중심의
사고 ▲목표에 대한 열정과 성취의지 ▲명품&패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장 큰 인재의 요건으로 꼽는다.
직원들의 전문성과 다양성이 필요한 시대
구찌 코리아에 합류하기 전까지 IT 업계에서 HR을
담당해 온 정재홍 상무는 IT산업과 명품산업은 매우 다르지만 비슷한 면도 많다고 말한다. 먼저 빠른 비즈니스 속도이다. IT산업은 말 그대로 속도전이다. 누가 먼저 개발하고 제품을 선보이느냐가 기업 성장의 관건이 된다. 이는
명품패션도 마찬가지라고. 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여기에 대한 만족을 이끄는
브랜드만이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의 창의성과 유연성이 비즈니스는 물론, 조직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HR은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일하는 데에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구찌 코리아는 매년 직원 몰입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은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높아진 자긍심이다.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또한 소통을 강조하고, '님 호칭 사용' 등 젊은 인력들의 특성을 반영한 조직문화 변화 노력에 따라 만족도와 몰입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HR에서는 조직문화의 변화-발전과
더불어 직원들의 비전과 커리어 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요즘 직원들은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만을 원하진 않죠. 회사의 명확한 비전과 개인의
커리어 성장 등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구찌 코리아는 이러한 직원들의 니즈와 회사 정책이 연결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찌 코리아는 매장과 오피스 간의 직무 이동을 가능하게 열어놓고 있어 직원들이 다양한 경력 개발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점장들의 커리어 개발을 위해 두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해 보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직원들이 조직에서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기회가 발생하고, 그 기회는 준비된 인재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죠. HR은 비즈니스의 성장 방향과 기회를 선제적으로 읽고, 직원들이
열려있는 기회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직원들 또한 그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중년의 직원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매장 스텝으로 긴 시간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에 국내에선 젊은 직원은 스텝, 나이 든 사람은 매니저나 점장이
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자리한다. 정 상무는 조직은 성별, 나이, 경력 등 다양한 구성을 가질 때 건강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연령대의 매장 구성원을 직원은 물론, 고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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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 간과하지 마세요!
번아웃 증후군, 간과하지 마세요!
이현아 HR Insight 기자 최근 번아웃 상태에 빠졌다고 한탄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오랜 기간 동안 느끼는 피로감과 업무에 대한 흥미도 저하를 설명하는 심리학적 용어다. 피곤하고
지쳐 만사가 귀찮아지고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았던 경험을 떠올려 보라. 번아웃 상태에 빠지면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이상 오랫동안 지속된다. 얼마나 삶이 지치고 재미없겠는가. 이런 지친 삶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다이룸
한의원의 원장이자, 지난 7월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라는
번아웃 증후군 극복을 위한 책을 발간한 이진희 작가다.
번아웃 심화시키는 '일중독에 대한 관대함'
이진희 작가는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방신경정신과 한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대 때 우울증이 있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고자 한방신경정신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루 4시간씩 자며 열정적으로 일하던 와중 스스로가 소진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진희 작가는 정말 좋아하는 지금의 일을
언젠가 싫어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번아웃 증후군 관련책까지 발간하게 됐다고.
그는 직장인들이 번아웃되는 원인을 업무 과부하로만 보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조리한
상황, 적절하지 못한 보상, 일 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인 나와
상부 의견이 다를 때 오는 무력감 등과 업무 과부하가 겹쳐질 때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번아웃 증후군 환자가 초-중기에는 증상을 간과하다가 치료가 필요한 고등도 상태가 돼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보통 만성피로로 시작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불면증보다는 과다수면
상태가 나타난다. 여기서 좀더 심해지면 불면증과 통증이 생기고 중고등도 번아웃 상태가 되면 통증들이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탈모 등의 병증으로 심화된다고 한다.
"번아웃 증후군 초기에는 잘 자고, 잘 먹고, 푹
쉬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중독, 일을 많이 하는 것에 굉장히 관대하다는 거예요. 일중독에 걸린 사람들을
성공한 사람, 본받아야 할 사람으로 보죠.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해서 일어나는 심신의 문제에 대해서도 '힘들지만 너는 그걸 극복해야 해' '네가 정신력이 약해서 그래'라고 쉽게 치부하곤 합니다.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조차도 정신력이 약해서 그런가,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너무나 안타깝죠."
감사일기-수건 이용한 분노풀기로 번아웃 극복
번아웃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물어보자 이진희 작가는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감정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거나 게임 등 취미생활을 하면서 감정을 승화시키는데 이것도 일종의 회피라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내가 가려운 부분이 아닌 엉뚱한 부분을 아프게 하거나 간지럼 펴서 그 자극 때문에
원래의 자극을 덜 생각하게 만드는 식이란 거다. 이것이 간지럼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듯 감정도
마찬가지다. 회피하기 보다는 감사일기, 수건을 이용한 분노풀기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풀어줘야 한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면역력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다. 하루
중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감사를 느낀 것이 있다면 -예를 들어 '피곤하고
지친 얼굴로 출근을 하는 나에게 밝은 미소로 인사하고 웃어준 버스 기사님께 감사하다' '오늘 나에게
괜찮냐고 따듯하게 말해준 ○○씨에게 감사하다' 식으로- 감사일기를
쓰면 된다. 만약 감사할 일을 찾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다행일기'로 시작해 봐도 좋다. 힘들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부정적으로
변하려 한다. 이때 '다행'이라
여기면 최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마음에 작은 전환점이 생긴다. 다행일기는 '나는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더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나는 비록 힘들긴 하지만 몸 가눌 내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다'의 형식으로 쓰면 된다. 이러한 감사, 다행일기는 누군가에게는 아주 강렬한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대개는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긍정성을 되찾아준다.
이 작가는 '수건을 이용한 분노풀기'도 추천한다. 이 방법은 그가 세계적인 영성지도자 '루이스 헤이'의 'Heal your life(당신의 삶을 치유하라)'라는 확언치유 워크숍에 참여했을 때 알게 된 방법을 약간 변형한 것이다. 우선
종이와 필기구, 수건, 시끄러운 음악과 이어폰을 준비한다. 최근에 나를 가장 짜증나게 만들었던 사람이 나에게 했던 행동을 떠올리며 종이에 3개 정도 적는다. 감정을 표현하고 풀기 전에 '감정을 느끼고 내려놓아도 괜찮다'는 말을 10번 이상 되뇐다. 이 분노를 소리 내서 표현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반복한다. 마음의 준비가 됐으면 이어폰을 꽂고 시끄러운 음악을 튼다. 이후 겹겹이 접은 수건을 입에 대고 종이에 적은 행동들 때문에 발생한 마음속 감정을 소리로 풀면 된다. 그냥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악!'하고 소리를 질러도 좋다. 아무리 큰소리를 질러도 수건을 2~3겹 겹쳐 충분히 두껍게 해준다면 방 밖의 사람은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를 정도로 방음효과가
좋으니 가족을 놀라게 하거나, 큰소리로 인한 민원이 들어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 나은 치유를 위해 탐구하는 삶
이진희 작가는 다시 번아웃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일에 대한 관심과 탐구정신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평일에는 한의사로서 마음이 아프고 삶이 힘든 사람들을 상담-치료하고 주말에 힘이 닿을 때면 종종 한의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새로운 심리치료 방법인 EFT를 연구하는 'EFT 코리아'의
이사로써 워크숍을 개최, 정서적인 문제를 주어진 형식에 맞게 표현하고 경혈을 두드려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Hornbeam, Centaury 등 38가지
식물(꽃)에서 치유력을 가진 부분을 추출해 만든 에센스를
자신의 증상과 상황에 맞게 배합해 물, 주스 등에 타 마시는 '배치플라워' 치료법에도
2017-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