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기업에서 인재육성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작은 기업에서 인재육성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이현아 HR Insight 기자 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8 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HRD 트렌드와 기 업 교육 전망 공유'라는 주제로' 전경련 IMI HR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강경원 휴먼네트웍스 이사가' 중견-중 소기업의 인재육성 이슈 및 사례'를 발표해 참석한 인사담당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 내용을 정리해 전달하고자 한다. 기업의 교육 담당자들의 고민에는 몇 가지 공통된 사안이 있다. ▲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 및 참여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몰입이 떨어진 직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핵심인재를 어떻게 육성할까 ▲사무직과 생산직 인재는 어떤 차이점을 두고 육성할 것인가 등이다. 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참여는 그들이 원하는 교육이 이뤄질 때 비로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핵심인재에 대한 육성은 HRD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HRM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만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의 업무상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인사관리 측면에서 접근하여 실행해야 하는 부서다. HR의 목표에 부합하는 육성 체계HR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정의된다. 첫 번째로 기업의 채용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바꿔 인재를 끌어당기는 확보attraction, 두 번째로 확보한 인재에 대한 평가, 보상의 성과관리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는 유지Retention, 세 번째로 구성원의 경력 및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교육체계 수립 및 훈련을 실행하는 육성Development이다. 여기에 대한 확실한 정리 이후에 교육체계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직급으로 교육체계를 구분하고 계층 교육, 공통교육, 직무교육, 특별교육, 리더십 교육, 특별 교육으로 짜여 있는 획일화된 체계에 맞춰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인재를 제대로 확보, 유지,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전개해 나가야 할까. 성과중심의 HRD를 전개하라HRD와 HRM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목표는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평가와 보상이다. 실제로 성과주의는 구성원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보상이 주어지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고 조직의 상향평준화가 일어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정의한다. HRD에서 구성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합당한 보상은 교육이다. 그러나 성과가 아닌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만 HRD를 생각하기 때문에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은 교육비를 줄이고 있다. 좀더 성과주의적인 측면에서 교육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인재육성의 목표는 이니셔티브initiative와 퍼스트 팔로워first follower 양성이다. 빠르게 답습하는 것이 아닌 먼저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을 만드는 데에 교육의 목적이 있고 그 부분이 결국 기업의 성과로 이어진다. 우리 기업에서 실시한 교육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니셔티브를 관리했고 얼마나 많은 퍼스트 팔로워를 육성해 냈느냐는 성과를 거두기 위한 HRD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사내강사를 적극 양성하라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은 내부에 인력이 많지 않다. 교육담당자가 없는 중소기업도 상당히 많다. HRM에서 HRD 업무까지 폭넓게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내 강사의 양성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은 기획력이 높은 직원을 양성하기를 원한다. 기획력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모아 조직이 원하는 방향의 방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기획력이 좋다는 것은 정보를 수집해 가공하고 분석한 후 이를 문서화 하는 것인데, 그 마지막 단계가 바로 문서화한 지식을 회사에 공유하는 것이다. 기업은 사내강사라는 기획력 높은 인재를 통해 기업이 획득하고 기획한 정보를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교육의 니즈를 분석하라교육 니즈에 대해 확실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의 요구사항과 구성원의 요구사항은 다르다. 구성원의 요구에 맞출지, 경영진의 요구에 맞출지, 이들의 니즈에서 공통분모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경력개발계획(CDP)에서의 가장 큰 목표는 각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경영진은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키워내길 바란다. 하지만 구성원은 자신들이 이미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고 여긴다. 한 분야에서 십여 년을 넘게 일했다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일주일에 걸쳐 해야 했던 작업을 이제는 4시간이면 할 만큼의 능력을 갖춘 전문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십 명이 함께 단체줄넘기를 실수 없이 했다고 해서 그들을 전문가라고 칭하진 않는다. 물론 전문가일수도 있지만 단순히 숙련가일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와 숙련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창의와 혁신이 있다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창의와 혁신 없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낸 성과라면 1만 시간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숙련가이다. 기업은 숙련가가 아닌 전문가를 원한다.결국 전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숙련가의 차이를 발견하고 기업의 핵심인재에게 그것을 가르쳐 그들을 '퍼스트 팔로워'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숙련가도 필요하다. 앞서 인재육성 이슈에서 사무직과 생산직 인재육성 방법과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 하는 교육 담당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는데, 생산직의 경우 숙련가가 필요하다. 멀티 플레이어, 다기능공이 바로 숙련가다. 하지만 일반 사무직, 지식 작업자인 경우 숙련가보다는 전문가가 필요하다.사무직 직원을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와 혁신을 교육해야 한다. 창의와 혁신은 10시간 동안 창의와 혁신을 강의하는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창의와 혁신을 교육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과제를 토대로 액션러닝을 실시하는 방법이다. 창의와 혁신이라는 역량을 구체적인 과제로 풀어낸 액션러닝을 실행한 후 그것을 평가하고 실제 업무와 일치시키고 결국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지식과 스킬에 근거한 역량교육을 하라우리는 역량을 교육하는 것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한다. 하지만 과연 역량도 능력처럼 교육을 통해 개발을 할 수 있을까. 역량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축구선수를 생각해 보자. 축구선수에게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피드, 힘, 판단력, 순발력을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농구선수나 육상선수에게도 필요하다. 축구선수의 역량은 축구라는 종목에 좀 더 집중해서 도출해야 한다. 이를테면 순간 반응속도, 궤도예측, 패스세기 조절, 균형감각 등이다. 그런데 기업에서는 변화관리, 창의, 혁신과 같은 가치를 역량으로 삼아 교육을 한다. 구체화되지 않은 역량은 교육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구체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구성원들에게 스킬과 지식을 교육해야 한다. 숙련가를 깨쳐서 전문가로 만들 때의 지식과 스킬은 시시각각 변한다. 이렇게 변하는 부분을 배우게 해야 교육이 실효성 있어지고 실효성이 있어야 구성원들의 학습으로 이어진다. 직무전문가(SME) 통해서 체크리스트에 따라 역량평가를 하고 서베이를 만들어 역량 도출을 하는 대신 지식과 스킬을 가르쳐야 한다. 기업의 팀장들이나 15년 이상 근무한 직무전문가에게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은 무엇인지 5가지씩 도출하라고 하면 대부분이 바로 도출하지 못한다. 어떤 지식과 스킬들이 필요한지 모른 채 두루뭉술하게 도출한 역량으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식과 스킬에 근거한 역량교육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조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생각해 보면 된다. 조직은 지시하고 협의하고 합의하고 보고하는 것을 잘하면 된다. 이 네 가지를 잘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인재육성 교육에서의 1차 목적이다. 물론 그 후로 재무팀은 재무회계, 영업팀은 채권관리 등 세분화된 교육이 진행 되지만 1차 목적은 대기업이나 중견, 중소기업이나 지시, 협의, 합의, 보고를 잘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직무기술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현상이 어떤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HIPO(High Potential)라 불리는 핵심인재의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핵심인재 육성에 있어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First What, Than Who' 방식을 택하고 있다. 어떤 직무나 포지션을 정해놓고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임자가 될 사람들을 훈련시켜 양성하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내부에는 적임자가 될 만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통해 핵심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핵심인재는 보통 일을 통한 육성Experience(70%), 보스의 코칭과 면담Exposure(20%), 교육Education(10%)에 의해 양성되는데 이 중 교육은 10%에 불과하다. 20%는 상사의 코칭과 면담이고 나머지 70%는 일을 통한 육성이다. 그만큼 일을 통한 육성이 중요하다. 핵심인재를 육성할 때는 HRM과 HRD가 함께 움직여야 하고, 이를 통해 HIPO를 육성해 책임자로 보임을 시키면 ROI(Return On Investment)가 나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교육 계획을 수립할 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3가지만 꼽아 보자. 작년에 교육비용 얼마를 썼는데 그 교육을 해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자. 예를 들어 한 사원이 전 사원에게 또는 특정 본부에 메일을 보냈는데 50%가 그 메일을 이해를 못해서 그 중 30%가 무슨 소리인지 묻는 회신을 하고 20%는 무슨 말인지 모른 채 묻지도 않았다면, 메일 쓰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조직은 지시하고 협의하고 합의하고 보고하는 것을 잘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말을 잘하고 보고서나 메일 작성과 같은 글쓰기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면 글쓰기와 말하기 교육을 해 지식과 스킬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04-03
-
-
스마트폰과 인사노무관리 _ SNS, 소통의 확장 업무의 확장
스마트폰과 인사노무관리 _ SNS, 소통의 확장? 업무의 확장? 김동미 노무법인 미담 대표노무사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정보통신기기에 의한 노동인권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근로자의 63%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고, 스마트폰과 회사 이메일을 연동해 사용하는 비율도 36%에 이르렀다. 또한 조사대상 근로자의 58.6%가 퇴근 이후에도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67%는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휴일과 퇴근 이후에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퇴근 후에도 회사와 SNS, 스마트폰 등으로 연결되어 제대로 된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은 이제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스마트 워크의 불편한 현실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연간 2,285시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퇴근을 해도 직장 상사가 메신저를 보내올 경우 스마트 기기를 활용1)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근로자 2,402명을 조사한 결과 업무시간 외 시간에 업무목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시간은 평균 1.44시간, 휴일은 1.6시간으로 1주당 11.3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연간 근로시간은 2,285시간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업무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노동의 유연화를 가져온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근로자의 개인적 여가시간 중 이뤄지는 업무상 연락이나 업무처리로 인해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분명한 점은 최근 SNS가 보편화됨에 따라 이를 이용하여 퇴근 전-후를 불문하고 업무지시를 내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근로자의 스트레스 및 장시간 근로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근무시간 외 직장 상사로부터 온 업무 관련 전화, 메일, 메시지 등을 받지 않을 권리인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고, 이는 장시간 근로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에도 반드시 개선해야할 문제라는 것이다. 일명 '퇴근 후 카톡 금지법' 논의의 시작카톡을 통한 업무지시 문제 개선, 즉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을 위해 작년 6월 이미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등 12인이 일명 '퇴근 후 카톡금지법'이라 불리는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제안한 바 있다.당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업무시간 외라도 긴급한 연락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업종별로 여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법률로 일괄하여 금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 연락의 업무 관련성 여부를 입증하기 어려워 법 조항의 집행가능성이 낮다는 점 및 사용자가 아닌 상급 근로자가 하급 근로자에게 업무상 지시를 내리는 행위는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 등 현실적 집행가능성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그런데 지난 8월 4일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등 16인이 다시 퇴근 후 카톡금지법을 발의했다. 퇴근 후 카톡을 통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주요 골자는 동일하지만, 업무의 종료시각 이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직접 또는 간접으로 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리는 등 근로자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아니 되며, 만약 정당한 사유에 따라 업무지시를 내리는 경우 연장근로로 보고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법률안 차이점이 있다.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에 따라 수행한 업무시간의 근로시간 인정 문제퇴근 후 카톡금지법은 현재 환경노동위원회 계류 중에 있어 법 개정까지 이뤄질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법 개정과는 별개로 업무시간 외의 시간(퇴근 후 또는 휴일)에 카톡으로 이뤄지는 업무지시에 따라 행한 근로 또는 업무시간 외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업무시간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면 근로시간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50조에서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근로시간의 정의에 대해서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판례나 해석에 맡겨져 있다.판례 등에서는 근로시간에 대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11.23., 선고 2006다41990판결 참조)고 정의하고 있다. 반면 퇴근시간 이후 사용자의 명시 또는 묵시의 수인이 없는 상황에서 임의로 제공된 근로는 사용자의 지휘명령 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상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업무시간 외의 시간에 사용자의 업무 지시에 따라 근로를 제공했다면 이는 당연히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사용자의 명시 또는 묵시적 수인 아래 근로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근로시간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의 기산점과 종료점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정하여진 출근시각과 퇴근시각이 되며, 특별한 정함이 없는 경우 근로시간 기산점은 근로자가 자기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하에 두는 시점으로, 종료점은 사용자의 지휘명령에서 해방되는 시점이므로 근로자가 실제로 구속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했다면 사용한 스마트 기기를 확인해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업무는 처리 속도, 시기를 근로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량의 여지가 높아 근로의 기산점과 종료점의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경우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따른 사업장 밖 간주근로제2) 또는 동법 동조 제3항에 따른 재량근로제3) 등 사업장의 특성 및 여건에 맞춘 제도 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산업안전 문제근로시간에 대한 논의는 입법발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이뤄져 왔으나, SNS 등을 통한 업무지시로 장시간 근로 및 사생활의 자유 침해에 따른 스트레스에의 노출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아직 미약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에 장시간 근로 등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높은 작업을 하는 경우 건강장해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장시간 근로 또는 스트레스로 뇌출혈 등 질병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역시 객관적 근거 등을 통한 입증의 어려움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려운 점 역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다. 관련 법 마련보다는 기업문화 개선이 우선돼야최근 정부는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등 근로시간 외 업무지시 제한 등을 포함하여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문화 확산을 국정과제(71-2 근로자의 휴식있는 삶 보장)로 선정했고,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는 근무시간 외에 카카오톡 등 메신저, SNS,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며, 올해 말까지 연구 용역 결과를 받고 프랑스의 유사 사례를 검토해 법 제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근무시간 외에 업무지시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퇴근 후 카톡금지법 등 법 제정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사생활을 존중하려는 기업문화 정착이 우선되어야 한다. 선진화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근무시간과 근무 이외의 시간 구분이 명확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는 근무시간에 해결하도록 하고 퇴근 후엔 가급적 연락을 하지 않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 —————1) 스마트기기를 업무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스마트기기를 이용하여 이메일, 메신저, SNS 등을 통해 업무지시를 주고받거나 각종 업무를 처리-수행하는 것을 말한다(이경희-김기선, "스마트기기 사용이 근로자의 일과 삶에 미치는 영향", 2015.12.).
2018-04-02
-
-
-
성공하는 변화관리 VS 실패하는 변화관리
성공하는 변화관리 VS 실패하는 변화관리 이규형 OUTSIGHT조직경영연구소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DEC(Digital Equipment Corp.)나 노키아와 같은 기업은 한때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공룡 기업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성공에 취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다 이제는 과거의 뒤안길에 서게 됐다. 이처럼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변화관리에 실패했는가, 성공했는가에 따라 존폐가 갈렸다.변화관리에 실패한 DEC와 노키아필자가 근무했던 DEC는 90년대 초까지 컴퓨터 업계에서 IBM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초우량 기업이었다. 당시 컴퓨팅 기술은 대형 컴퓨터에서 개인용 PC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었다.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인 대형 컴퓨터 위주의 시장에 개인용 PC라는 혁신적인 기술변화의 파고가 몰려오고 있던 것이다. MIT 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로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인 켄 올슨Kenneth Olson은 기존 기술의 성공에 빠져 새로운 기술로 이행하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 둔감했다. 기술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도 공룡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대형 컴퓨터 중심의 경영 문화나 기술 인력은 PC기술의 진보를 경시했다. 소위 전문적 기술 집단인 컴퓨터 엔지니어들은 대형 컴퓨터 기술에만 집착해 PC를 컴퓨터로 보지 않고 장난감처럼 얕잡아 봤다. 그러나 PC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고 시장은 빠르게 PC가 장악하게 됐다. CEO의 위기의식 부재와 조직의 저항으로 결국 DEC는 PC중심의 컴퓨팅 시대에 뒤처지고 말았다. 1997년 DEC는 PC기업인 Compaq Computer사에 M&A 당해 40년 역사의 종말을 맞았다.노키아의 경우도 피처폰Feature Phone 휴대전화의 성공에 취해 스마트폰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를 답습하다가 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년대 중반까지 노키아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절대강자였다. 그러나 2007년에 시장에 나타난 애플의 아이폰은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었다. 바야흐로 휴대전화는 덤폰Dumb Phone에서 똑똑한 스마트폰으로 변한 것이다. 기존 피처폰 시장에서 성공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이 급성장해 대중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2009년까지도 실감하지 못했거나 무시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2009년과 2010년에도 기존 제품의 생산에 매달렸다. 뒤늦게 오픈소스 기반의 운영체제인 심비안을 개발하며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 위기의식의 부재와 패러다임 변화에 저항하는 비대조직의 관성으로 제때 변화와 혁신을 이루지 못한 노키아는 급격히 추락했다. 결국 변화를 가로막는 승자의 저주는 피처폰의 왕국 노키아도 무너뜨렸다.변화관리에 성공한 삼성이와는 반대로 변화관리에 성공해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선 기업이 있다. 1987년의 삼성은 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이 1조에 불과한 초라한 국내기업이었다. 그룹 총수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그룹의 위기상황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세계적인 명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장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기대한 수준의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제품은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원하는 만큼 품질이 개선되지 않았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이 회장은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다. 1995년 150억 원 상당의 무선전화기 15만대를 삼성전자 직원들이 보는 가운데 화형식을 치른 것이다. 심지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며 변화를 요구했다. 순혈주의 인사정책을 포기하고 외부의 인재를 적극 받아들였다.삼성은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리더의 의지,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변화에 동참한 직원들은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삼성의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제품은 세계시장의 최고 제품으로 자리매김했고, 삼성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2017년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460조원을 넘고 브랜드가치는 세계 6위, 삼성전자만의 매출이 201조원(2016년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기업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원인과 성공적인 변화관리 전략은 무엇인가? 기업조직을 둘러 싼 내외의 환경은 늘 변화한다. 변화하는 환경은 기업조직으로 하여금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한다.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도태될 것인가. 선택지는 이렇게 좁혀져 있다.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적자생존의 원리는 시장이란 정글에도 작용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다.리더의 아웃사이트 - 밖에서 안을 보라변화를 위한 노력은 리더가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이므로 본질적으로 리더십의 영역이다. 기업의 변화관리 리더십에서 핵심은 경영자의 위기의식과 혁신에 대한 의지이다. 리더의 위기의식은 변화의 흐름을 읽어 내는 변화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다. 바람결에 스치는 변화의 냄새를 알아차리는 리더의 후각이 통찰력-인사이트insight이다.그러나 변화를 감지해도 사고방식을 바꾸거나 행동의 패턴을 변화시키기란 대단히 어렵다. 습관적인 사고와 행동의 패턴은 과거에 종속되기 쉽다. 따라서 과거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고와 행동의 혁신이 필요하다. 인시아드INSEAD의 조직행동론 교수인 허미니아 아이바라Herminia Ibarra는 혁신을 위해서는 '안에서 밖'을 보려는 인사이트 사고에서 벗어나 '밖에서 안'을 보는 아웃사이트outsight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사이트는 자기의 경험과 지식의 한계로 인해 혁신적 사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경영혁신의 전도사 김찬배 박사도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생각의 틀을 바꾸는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눈을 밖으로 돌리라고 주문한다. 변화와 혁신에 성공한 기업의 리더들은 외부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이고, 밖에서 안을 보며 변화를 이끌었다.아웃사이트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밖으로 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받아 들여야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제한된 지식과 경험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고자 하는 인사이트로는 눈부시게 빠른 기술의 진보와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다. 외부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감수성의 지평을 확장함으로써 습관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실천적인 행동이 사고방식도 변화시킨다. 변화의 요구를 묵살하고 뒤로 미루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낡은 자존감, 낡은 습관을 버리게 한다. 리더의 아웃사이트는 습관적 사고를 변화시켜 혁신을 이루는 새로운 전략적 사고의 틀이다.왜 변해야 하는가기업이 변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기업이 직접 체감하는 변화의 압박요인은 경쟁이다. 경쟁기업이나 경쟁상품의 출현은 기업을 긴장시키고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둘째, 기술은 일을 변화시키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한다. 기술변화로 인해 기업의 흥망이 좌우된다. 셋째, 오늘날 우리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에 살고 있다. 단순히 국내 경제요인 뿐 아니라 세계 경제적 요인의 변화는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변화시킬 정도로 연결돼 있다. 1997년의 한국의 IMF 외환위기 사태나 2008년에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를 돌아보면 세계가 얼마나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실감 할 수 있다.넷째,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적 트렌드가 변화를 요구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트렌드와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다르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취향에 적응한 기업이 뜨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약진은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축에 있다는 증거다. 이들의 트렌드는 YOLO(You Only Live Once)로 진화해 개인 취향에 몰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뜨고 있다.다섯째,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성, 인종과 문화적 다양성에 의한 변화요구가 기업을 압박한다. 여섯째, 외교적 갈등, 전쟁 등 세계정세의 변화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의 사드THAAD갈등으로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기업은 손해를 보며 중국을 떠나야 하거나, 중국 관광객의 감소로 면세점이 문을 닫고 인력을 감축한다. 이라크의 전후 재건사업이나 이란에 대한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는 기업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효율적인 변화관리 프로세스변화의 대상에 따라 변화관리의 계획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조직의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할 경우 물리적인 작업환경도 바꾸게 될 것이고, 상품이나 서비스에 변화를 주려 하는 경우 새로운 기계나 기술의 도입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여기에 맞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능과 작동법에 대한 교육 훈련이 요구되거나 새로운 기술 인력으로의 대체를 요구한다. 새로운 제품에 맞는 지식을 갖추고 거래처의 속성을 이해하는 판매사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그러나 변화관리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프로세스가 있다. 가장 널리 인용되는 변화관리 프로세스는 사회 심리학자인 레빈이 주장한 3단계 변화과정 모델이다. 레빈에 따르면 조직 안에서 변화는 현상의 해제, 이동, 재고정의 3단계를 거친다. 레빈의 모델에서 현재의 상태는 균형을 의미한다. 변화는 현재의 균형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변화의 첫 단계는 균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즉 개인과 조직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현상해제가 필요하다. 다음 단계에서는 현상유지로부터 변화의 상태로 이동한다. 이동의 단계에서는 현재의 균형에서 벗어나려는 추진력이 증가하고 동시에 이동을 방해하는 저항은 감소함으로써 이동이 이루어진다. 이동이 끝나면 변화된 상태로 재고정 함으로써 변화는 마무리 된다.이후 좀 더 세분화된 변화모델은 단계별로 조직의 문제 진단, 변화 계획수립, 변화 실행전략, 소통과 설득 및 변화의 고착화 과정으로 발전됐다. 레빈의 모델을 기반으로 분류해 본다면 현상의 해제단계에서는 조직의 문제를 인식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한다. 변화 이동단계에서 강력한 변화계획과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긴다. 마지막으로 재고정 단계에서 변화를 고착시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직원 저항을 극복하는 방법변화를 책임져야 하는 리더들은 변화에 대응해 변화를 관리하고 변화를 실행하도록 요구 받는다. 리더의 변화에 대한 의지가 혁신의 시작이다. 그러나 리더의 위기의식과 혁신의지가 리더에게만 머물러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 기업의 구성원이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혁신에 동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혁신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변화관리에서 개인과 조직의 변화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변화관리의 핵심이다.인간은 습관을 반복하는 속성을 가진 보수적인 동물이다. 또한 조직도 잘 짜인 규칙과 절차가 관성화됨으로써 보수적 속성을 갖는다. 보수적 속성은 변화에 저항한다. 개인이나 조직도 습관을 바꿔야 하는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경영자가 혁신에 성공하려면 변화의 과정과 단계에서 개인과 조직의 저항을 극복해 직원들을 혁신에 동참하게 하는 변화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항을 극복하는 접근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전술이 유효하다.첫째, 소통과 교육으로 저항을 줄인다. 변화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소통함으로써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때때로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상황을 악화시킨다. 정확한 사실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오해는 불식되고 저항은 진정된다.둘째, 직원의 참여가 저항을 줄인다.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을 의사결정에 참여시키는 것이 저항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이 증명됐다. 변화의 계획, 실행 및 학습과정에 직원을 참여시키면 직원들 스스로 변화에 대한 참여와 몰입이 높아지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낮아진다. 이같은 직원 참여경영은 본질적으로 양방향 소통과 정보의 공유를 통해 직원들로 하여금 단순히 변화에 따르게 하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에 헌신하게 만든다.셋째, 상담과 지원으로 저항을 줄인다. 변화에 대해 직원들의 두려움과 근심이 높은 경우 상담과 치료, 새로운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한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저항을 줄이기 위해 협상이나 조작, 강압적 전술로 접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전술이 제한적으로 효과를 보일지 모르나 그 역효과의 위험이 불확실한 효과를 감수할 정도인지는 의심스럽다. 또한 이런 접근으로는 변화에 참여해야 하는 모든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동시에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이후 어떤 변화의 노력도 보다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첫째, 협상으로 저항을 금품, 진급 또는 예산지원 등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 전술은 여론 주도자나 일부 강경 노조 지도부 같은 저항의 원천세력과 협상하는 것이다. 이것의 약점은 뒷거래나 갈취의 위험이 있다.둘째, 사실을 조작한다. 조작은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은밀한 공작을 말한다. 사실을 조작해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정보를 뒤로 숨기거나 거짓 소문으로 직원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들이 조작의 예이다. 조작은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발각될 경우 모든 변화노력이 허사가 되는 역효과를 낳는다.마지막으로, 변화를 강제해 저항하는 직원들에게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위협하거나 압박한다. 예컨대 임금삭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강제는 조작과 마찬가지의 장단점이 있음을 이해하고 강제 전술을 사용함에 신중해야 한다.변화관리에서 실패하는 사례를 보면 부정적 전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대로 소통하지 않고 소수의 변화관리자들만이 밀실에서 결정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다가 실패하게 된다. 성공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면 리더들이 변화의 전면에 나서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위기의식과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변화의 과정에 직원들이 참여해 책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2018-04-02
-
-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직무급 도입·평가제도 개편·비정규직 전환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직무급 도입·평가제도 개편·비정규직 전환이현아 HR Insight 기자 노사발전재단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7 일터혁신과 지역일자리 국제컨퍼런스'가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일터혁신 지수로 보는 한국의 일터혁신 수준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과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 각국의 성공한 지역일자리 성공 사례 발표가 진행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중 국내 기업의 일터혁신 사례를 전달해 본다.구성원 특성 반영한 직무급 설계 _ 아성플라스틱밸브(주)아성플라스틱밸브는 산업용 밸브, 클린 PVC, 소방용 CPVC 등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과거 호봉제를 운영, 사무직 직원들도 호봉에 따라 자동으로 급여가 오르는 급여 시스템이었다.지난 2007년 기업 규모가 커지고 경영 환경이 바뀜에 따라 평가제도 등 인사제도를 개선하려 했으나 평가의 공정성 문제와 직원들의 반발로 실패했다. 이후 2011년에도 평가제도를 구축했으나 실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역량과 운영능력 부족으로 실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량 있는 인재 확보 및 임금의 내부 공정성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2012년 노사발전재단의 컨설팅을 신청, 업적평가 및 역량평가 제도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 때 설계된 평가제도를 기반으로 지난 2014년 사무직 직원 연봉제를 도입했다. 나아가 올해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해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의 직무가치를 반영한 직군별 임금체계 개편 및 평가제도 개선 작업을 실시했다. 아성플라스틱밸브가 수차례 실패의 경험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한 이유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함이었다. 통상임금 확대 및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환경에서 아성플라스틱밸브 또한 내부적으로는 통상임금 문제를 겪었고 특히 금형, 해외영업 등 특정 직무군의 경우 인재채용이 어렵고 이직률도 높은 상황이었다. 내부의 불만 뿐 아니라 외부에서 뛰어난 경력자를 채용하려 해도 현행 연봉 테이블에 맞지 않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다.또한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제조업 공장이었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에게 매력적인 근무지가 아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원급 임금을 매년 높게 인상했고 이 때문에 사원급 임금과 차부장급 임금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문제도 있었다. 재원의 한계로 모든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해 줄 수 없고 결국 능력에 따른 차등지급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다.이러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아성플라스틱밸브에서는 사전에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제도부터 단계적으로 개선을 시도했다. 우선 임금직무체계 개편에 나섰다. 이미 직무에 따라 임금 수준이 다소 차이가 났지만 이를 좀더 명확히 하고자 직무분석을 실시했다. 중소기업은 직원 한 명이 여러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론상으로 정확하게 분석을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각 직원들이 하고 있는 업무를 정리한다는 취지에서 분석을 시도했다. 직무분석 시에는 Junior(사원 주임급) - Senior(대리 과장급) - Manager(차부장급)으로 분리한 직급을 반영해 세부 역할을 정했다. 또한 직무분석 결과에 따라 실제 담당자를 대입해 보고 수준에 맞지 않는 경우 수정했다.다음으로는 직무평가요소를 선정했다. 다양한 평가요소 중 아성플라스틱밸브에 맞는 요소인 전문성, 의사소통, 의사결정 능력, 직무영향력, 관리책임 등을 고려, 급여등급 결정에 반영했다. 실제 직무평가는 각 부서장들이 실시했으며 경영진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현행 임금 수준 및 채용 시 임금수준 등을 고려했다. 최종 평가 결과에 따라 '가' 등급부터 '마' 등급까지, 부서별-직무별 급여등급이 정해졌다. 아성플라스틱밸브는 과거 호봉제로 운영했기 때문에 기본급은 낮고 수당이 많으며, 상여금이 있는 임금 구조였다. 통상임금의 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므로 임금체계 개선 시 이러한 부분을 반영, 필수적인 수당만 남기고 모두 기본급화해 직무급으로 전환했다. 직무급은 매년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인상하고 다시 월급으로 나눠 지급하도록 했다.성과급은 회사 성과와 부서(팀) 성과를 핵심평가지표(KPI)를 통해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조직평가와 개인의 역량과 업적을 평가해 급여 및 승진, 능력개발에 반영하는 개인평가를 각각 실시해 지급하고 있다. 또 기존의 승진제도를 인사평가 결과와 연계하고 직원들이 본인의 승진여부에 대해 예측,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승진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이 포인트는 기본적으로 인사평가 등급별로 부여되고, 어학, 상벌, 컴퓨터활용능력, 승진 누락자 가감 등 직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포인트와 합산된다. 합산 포인트가 최소승진 포인트가 되면 심의 후 최종 승진 여부가 결정된다평가제도 개선과 비정규직 전환 _ 이스타포트(주)이스타포트는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자회사로서 현재 6개 국내 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의 체크인, 탑승 수속 등 여객서비스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지상조업업체이다. 이스타포트는 공항 지상서비스업이라는 특성상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고 근무시간이 불규칙했으며, 감정노동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편이었다. 이 때문에 수시로 신입직원을 채용하다보니 비정규직 지원 비율이 높아졌고 비정규직 차별 문제, 여성 근로자 채용 등에 대한 여러 법률의 제약을 받게 됐다. 적법한 틀 안에서 인력관리를 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일터혁신 컨설팅을 신청했다.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앞서 일터혁신 각 분야별 수준 진단, 근로자 인식 파악, 컨설팅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근로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적관리제도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회사와 경영진, 각 팀의 관리자들에 대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수치화된 만족도를 확인했다. 각 공항별로 팀 간 만족도에 차이가 있었으며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부적인 원인을 파악했다. 직원 설문조사와 이스타포트의 인력 특성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바꿔 나가기로 했다.이스타포트는 설립 당시 모 회사인 이스타항공의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그러다보니 관리인력에 비해 평가 프로세스가 다소 복잡하고 직원들의 수행 직무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어 제도보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스타포트의 직무환경과 수행업무에 적합하게 조정한 평가지표를 설계하기로 했다.이에 앞서 이스타포트는 업력이 짧다보니 사전 직무분석이 충분치 않아 우선 직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후 채용이나 직무전환 배치를 위한 직무분석을 하기로 했다. 인원 규모가 크고 업무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수행되는 대표 공항(지점) 3곳을 선정해 개인별 직무조사 배포 및 인터뷰를 통해 직무정보를 수정했다. 또한 이스타포트는 직무는 동일하나 수행방법 및 필요 스킬 등이 지점(국내/국제)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각 지점별 담당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1차 직무기술서를 도출하고 관리팀과의 협의를 통해 최종 직무기술서를 작성했다.직무기술서는 각 직무별 주요 업무 및 세부 활동과 이러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갖춰야할 요건들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카운터 업무 중 승객 체크인 서비스의 경우 업무목표를 정확한 정보 확인 입력 및 좌석 배정으로 두고 핵심평가지표(KPI)를 '오입력 방지 및 정확도 제고'로 뒀으며, 산식을 발생건수로 해 핵심평가지표 풀pool을 설정했다.이와 함께 직원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공통 역량이나 관리자를 위한 리더십 역량, 직무역량의 각 항목들을 토대로 역량평가 지표를 만들어 업적평가와 상호보완해 사용하고 있다.더불어 정규직 전환 프로세스도 설계했다. 설계에 앞서 이스타포트의 취업규칙이나 급여명세서, 임금대장 등을 살펴본 결과 특별히 차별적인 내용은 없었다. 다만 1년에 두 차례 지급하는 명절 휴가비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차별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아 규정을 변경, 이제는 동일한 수준의 휴가비를 지급하고 있다.이스타포트는 전체 인력의 50%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환대상 ▲전환방식 ▲전환도구 ▲전환유형 ▲전환 절차 등의 정규직 전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전환 기준은 앞서 설계했던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직원이 다 전환된다는 안일한 태도를 견제하기 위해 6개월 동안 1회의 평가를 받도록 했다.정규직 전환 후 임금 수준이나 직급 부여 여부를 검토한 결과 무기계약직으로 변경하는 타 회사들과 달리, 별도의 직군이 아닌 이스타포트의 정규직으로 흡수하는 형태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일정 시간 계약직의 형태를 거치면 평가를 통해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정규직으로서 여러 혜택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컨설팅 진행 과정에서 기존 비정규직 직원 중 업무수행 성적이 우수하고 항공서비스 업무에 적합한 직원들을 우선 평가해 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는 정부 지원사업과 연계해 지원금을 받아 자부담을 줄였다. 실제로 정규직 전환을 통해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따른 매출액 향상과 이직률 감소, 업무 수행 능력이 검증된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인사제도 진단에 따른 노동법규 준수 및 안정적인 인사관리 등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었다.
2018-04-02
-
고령화시대 성과주의 임금제도의 발전 방향
김환일 전북대학교 학생취업지원처 교수최근 성과주의 임금은 연공주의의 불합리한 인사 관행에서 탈피하여 기업의 경영성과에 기여하는 글로벌 보상제도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우리나라 기업의 전통적인 강점인 팀워크를 저해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방해했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에서 성과주의 임금제도는 어느 정도의 양적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한편으로 부족한 질적 성공을 위해서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우리나라 성과주의 임금의 문제점우리나라에서 성과주의 임금은 '동기부여, 재무성과 향상, 우수한 인재 확보-유지'에 긍정적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급격하게 미국식 성과주의 임금으로 확대에 따라 ▲성과주의 임금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지 않음 ▲단기성과에 초점 ▲개인별 보상의 과도한 격차 ▲금전적 보상에만 치중 ▲결과 지향에 따른 임금결정 폐해 ▲성과평가의 불신 등 다양한 부정적 효과를 노출하고 있다.일본의 경우도 2000년 성과주의 진전이 있는 가운데 성과주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2001년판 일본적 성과주의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단기성과 추구, 연대감의 상실, 부하 등 후계자 육성의 경시, 도전정신 상실, 노력과 과정에 대한 평가에 불만' 등의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다. 즉 인건비 절감 목적의 성과주의는 차별임금으로 동기부여하려고 했으나, 눈앞의 성과 향상만을 추구함에 따라 연대감이나 의사소통을 악화시키고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지속적인 경쟁우위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성과주의 임금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지 않다성과주의 임금은 조직내부에서 구성원간의 경쟁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성과주의 임금을 조직내 직원간의 경쟁을 통해 성과를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이라는 일반적 인식을 갖고 있어 문제이다. 이러한 올바르지 않는 인식에 따른 우리 기업의 성과평가와 보상차별화는 과도한 경쟁의식을 유발하여 구성원간, 부서간 협력을 저해한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조직내부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초래하므로 인해 정보공유를 저해하여 조직성과를 방해하고 있다.단기적 성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우리나라 기업들이 성과주의의 도입으로 단기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장기적 성장기반이 취약하다. 단기목표에 치중해 성과가 쉽게 나는 현안과제와 비용절감에만 초점을 두고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와 인재육성에는 소홀하기 쉽다. 재무성과, 단기 실적 등 단기지표만을 중시할 경우 장기적 성장기반 마련이 곤란하다. 단기적 성공에 치중하면 빠른 변화, 과감한 투자, 도전을 회피하게 된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만을 중시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인재를 양성하는데 미흡하다. 특히 기업 경쟁원천이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변화하고 있어 재무성과와 함께 미래성과를 좌우하는 품질, 서비스, 혁신 등 비재무성과도 중시-관리해야 한다. 또한 조직분위기가 위축되고 일 자체에 대한 보람을 등한시 하여 우수인재 유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개인별 임금의 과도한 격차이다연봉제 등 성과주의 임금이 실시로 임금등급 폭이 도입초기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의 경우 동일 직급내 임금격차는 1994년 5%에서 2001년 20~40%로 확대됐고, 삼성전자, 제일제당의 경우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과에 따른 과도한 임금격차는 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 일부 구성원만 동기부여를 시키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구성원은 오히려 사기 저하를 초래하기 쉽다. 즉 과도한 임금격차는 단기적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초래하여 팀-부서간 협력 저해, 정보공유 미흡, 조직분위기 경직, 성과피로도 등으로 사기저하를 가져와 오히려 조직효과를 저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도 커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 기업들의 경우 변동적 상여는 2개월 정도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그 격차가 크지 않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도 브로드밴딩(broad banding)을 통해 직무등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과도한 임금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금전적 보상에만 치중하고 있다임금이 현금 중심의 금전적 보상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연봉, 성과급 등 금전적으로 성과를 보상해야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금위주의 보상은 아직 연공급 중심인 상황 하에서 인건비를 증가시켜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총보상의 구성은 급여, 성과급, 복리후생, 교육훈련 등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성과배분제도의 지급형태는 노동부의 2008.8 조사결과에 의하면 현금(특별상여금/수당) 94.9%, 우리사주 등 주식 2.8%, 사내복지기금 1.2%, 스톡옵션 1.2%, 기타 순으로 지나치게 현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결과 지향에 따른 임금결정으로 폐해가 크다성과주의 임금은 '결과' 위주의 단기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개인별 임금을 결정한다. 이로 인해 결과 지향이 지속가능경영을 저해하고 있다. 성과관리의 초점이 투입이나 과정보다 결과에 두고 있어 미래성장을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하게 된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핵심 성과지표로 당해 연도의 영업, 매출과 이익 등 재무성과를 중시하는 반면, 신사업 발굴과 교육투자, 부하 등 후계자 육성 등 지속성장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결과지상주의로 미국 기업 중 엔론사, 월드컴, 타이코인터내셔날, 제록스 등에서 CEO들이 스톡옵션, 보너스 등을 받기 위해 회계부정과 장부조작을 통해 기업 성과를 부풀려 파산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기업도 SK 등 상당수 기업에서 분식회계 사실이 적발되어 어려움을 경험한 바 있으나 사외이사 도입 등 투명경영을 통해 극복한 경험이 있다.성과평가의 불신이다성과주의 임금에 대한 성과평가관리가 매우 미흡하다. 목표관리, 성과측정 및 평가피드백 미흡 등 성과관리제도의 부실로 성과주의 임금의 필수조건이라 할 평가의 공정성이 아직 신뢰받지 못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노동부의 2005년 조사결과에 의하면 성과주의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평가의 공정성 60.4%로 가장 많이 나타나 평가결과에 대한 불신이 크다. 국내기업의 경우 승진대상자 중심으로 상위평가를 부여하거나 중간평가를 중심으로 집중하는 관행이 여전이 남아 있다.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제도를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는 수준에서 탈피하여 개별기업 차원에서 고유의 기업문화를 토대로 향후 성과주의 임금제도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재설정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성과주의 임금의 발전방향우리나라 성과주의 임금의 다양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미래 임금전략의 새로운 방향은 ▲외부시장유연임금(market sensitive based pay) ▲변동적 성과급(variable performance-based pay) ▲위험공유 파트너십 ▲공헌할 수 있는 탄력적 기회 ▲수평적 승진 ▲고용가능성 ▲팀 공헌과 함께 ▲고임금(high base pay) ▲성과성공 공유 ▲고용안정(employment security) 보장 ▲보다 더 작은 임금격차(smaller pay differences) ▲내부승진 ▲전사적 정보 공유 ▲교육훈련 등을 실시함으로써 고참여(high commitment)를 하는 조직을 만들어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재 매년 종업원의 임금인상, 향후 글로벌 경쟁력은 있는가, 정년연장의 시대, 성과주의 임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형 성과주의 임금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등 다양한 성과주의 임금과제를 갖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고찰해 보자. 한국형 성과주의 임금 토대가 구축돼야 한다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는 성과주의 임금 토대가 구축돼야 한다. 미국식과 일본식 성과주의 임금은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한다. 선진국을 따라 하는 임금제도 모방은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제도의 기획-설계에서 도입-운영-정착까지 전 과정에서 기능하는 의식, 행동관습, 그리고 기업문화(가치관-행동양식)의 일부 등에서 한국형 성과주의 임금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에서 성과주의 임금제도에 대한 직원의 신뢰감과 납득성이 낮기 때문에 이를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더욱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방안의 하나는 최고경영자의 제도혁신 방안 및 방향성이 현장 제일선에 빨리 전달되고, 거꾸로 현장의 솔직한 의견이 위로 전달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다.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과주의 임금은 무한경쟁을 지향하는 플러스섬게임(plus-sum game)이 아니라 단순한 영합게임(zero-sum game)1)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all or nothing). 이에 우리나라 조직문화에서 젊고 능력과 역량이 우수한 사람들은 성과주의 임금을 선호하는 경향을 갖고 그러지 못한 대부분 사람은 선호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지만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이유로 미국식 직무급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다보니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지 않아 연봉제 도입에 실패하는 사례도 자주 보이고 있다. 개인의 성과와 임금은 보다 많아진 것 같은데 단기성과 추구, 지식공유 및 팀워크 미흡으로 조직성과와 임금은 오히려 저하된다. 사실 성과주의 임금은 개인별 목표설정을 통해 목표달성을 동기부여하는 것이며, 이 목표달성은 조직 내에서 개인간 경쟁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는 성과주의 임금제도를 마련해야 한다.적정한 임금격차로 공정성과 납득성을 높여야 한다임금격차가 적정하게 결정되어 공정성과 납득성을 제고해야할 것이다. 개인별 큰 임금격차는 구성원의 동기부여, 팀워크, 조직 활성화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Business School)의 린다 그래튼 교수에 의하면 "기업활동이 복잡해지고, 혁신의 중요성이 증대할수록 구성원간에 경쟁보다는 협력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초기 고과등급에 따라 최하위 고과등급은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으나 효과가 없어 플러스섬 방식으로 바꾸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최근 비누적식 방식에 따른 과도한 급여 변동에서 누적식 연봉제로 바꿔 장기적 성과주의로 전환했다. 과거 능력가감급의 차등폭이 능력급의 +70%~-70% 정도로 종업원이 느끼는 성과피로도가 컸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과주의 임금은 좋은 성과를 얻은 사람에게 좀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플러스섬게임의 임금지급방식이어야 하고 임금삭감 등 제로섬게임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인적 특성의 경우 우수성과자와 저성과자 중심으로 차등폭 확대, 핵심인재의 임금2)은 강화하되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성과자들은 차등폭을 축소하여 기업에 대한 충성심 및 팀워크를 제고해야 한다.임금수준 및 임금구성 체계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임금수준 및 임금구성체계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만일 임금수준 및 임금구성체계가 공정치 못하다고 인식되면 조직성과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LG그룹은 임금수준 및 임금구성 체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1990년대부터 전사 차원에서 임금만족도 조사를 한 후 반영하고 있으며, 한국IBM 등 외국계 기업은 조직성과와 경영전략, 경영환경, 조직분위기 등 조직내외부에 문제를 보이면 수시로 설문조사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또한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관리자에 대한 총보상은 기본급(base) 75%, 상여(bonus+options) 25%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독일 다이믈러 벤츠사의 관리자에 대한 총보상은 기본급(base) 40%, 상여(bonus+options) 60% 등으로 구성되고 있다. 일본 도시바의 관리직에 대한 총보상은 기본급(core pay) 42%, 직위 및 고과(position & rank) 21%, 상여(bonus) 37% 등으로 구성되어 성과에 따른 임금의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개별 기업의 임금수준에 있어서 성과와 연계하여 이뤄지는 임금차별화가 직원간에의 납득성을 높인다는 인식을 갖도록 정기적인 종업원 설문조사, 임금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개인성과와 집단성과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개인성과와 집단성과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성과주의 임금은 초기 개인성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개인성과는 동기부여, 팀워크, 정보공유 등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쳐 집단성과를 통해 그 기능을 제고하여 왔다. 한국IBM의 경우 초기 개인성과를 중심으로 연봉, 성과급을 결정했으나 지식공유 미흡, 팀워크 저조로 조직성과에 부정적 영향에 따라 개인성과+집단성과+조직성과에 적정한 가중치를 두고 결정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경우도 사업부에 따라 성과임금의 편차가 매우 커 문제를 갖고 있었다. 성과가 좋은 사업부는 이익배분(profit sharing)을 최대 50%까지 지급받는 반면 성과가 저조한 사업부는 이익배분 0%로 부서간에 큰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사의 2013년 초과이익분배금(PS)은 반도체사업부 18%, 이미징사업부 12%, 무선사업부 50%,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50%, 생활가전사업부 12%를 지급했다. 물론 생산성 인센티브(PI)를 일정하게 배분하여 보완하고 있지만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많은 업무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부로 이동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임금 중 기본급(base pay)은 개인성과평가를 중심으로 하고, 성과급(pay for performance)은 개인성과평가+집단성과평가(팀평가)+조직성과평가를 통해 종업원들이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금전적 임금과 함께 비금전적 임금도 제공해야 한다금전적 임금과 함께 비금전적 임금도 제공해야 한다. 미국의 시그나(Signa) 회사는 종업원에게 총보상명세서를 주어 모든 종업원들이 보상과 삶 전체에 걸친 재정계획 및 실제 소득에 대해 세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보상의 구성항목은 회사의 보상방침, 현재보상(기본급, 변동급), 각종 복리후생, 휴가의 가치, 의료보장, 의료보험, 연금, 사망시 급여 및 보험, 퇴직플랜, 저축 계획 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 현금 중심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현금으로만 임금을 지급하다보면 아직 연공중심 운영과 임금인상률이 높아 인건비 증가에 큰 부담을 갖게 되고 기업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총보상(total compensation) 관점에서 금전적 임금과 함께 비금전적 임금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조직구성원들은 금전적 이유만으로 일하지 않고, 금전적 지급만으로 동기부여되는 것도 아니므로 인정, 경력개발 기회, 승진승격 등 비금전적 임금도 적절히 제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수한 인재들은 금전적 임금 이상으로 인정 및 직위, 경력개발(CDP), 학습기회, 고용안정, 도전적인 직무, 가족여행 등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직무환경을 중시하고 만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재육성형 임금제도 및 평가제도의 활성화이다인재육성형 임금제도 및 평가제도의 활성화이다. 단기성과에 치중하여 인재활용만 중시하는 미국식 임금시스템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에 치명적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성과주의 임금제도는 단기실적에 치중하여 인재육성에 더욱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평가의 공정성을 높여 구성원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는 인재육성형 평가시스템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평가의 주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평가자의 훈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평가가 쉽지 않으며, 특히 CEO의 평가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고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장기간을 필요로 한다.[주] ——————————1) 전체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성과가 나쁜 사람의 몫을 뺏어 성과가 좋은 사람에게 주므로 동기부여 효과가 낮기 때문에 목표기준보다 높은 성과를 내면 임금을 지급하는 플러스섬게임의 임금전략을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2) L그룹, S그룹의 사례에 의하면 핵심인재의 임금은 중간성과자들의 2배에서 5배 정도를 지급받는다고 한다.
2018-04-02
-
영화 속 HR _ 머니볼(Money ball)을 통해 본 빅 데이터와 HR
영화 속 HR _ <머니볼(Money ball)>을
통해 본 빅 데이터와 HR 박준우 노무법인 인재경영컨설팅 대표노무사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경영 전반에서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이제는 활용의 단계로 나아간 영역도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조직의 인적자원과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빅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HR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HR 애널리틱스Analytics가 주목을 받고 있다. 빅 데이터와 HR조직 내 활용 가능한 HR 데이터는 나이, 성별, 학력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근속, 이전 직무 경력, 승진 내역, 연봉 히스토리 등 직무관련 히스토리 변수, 성과등급, 실적, 프로젝트 내역, 인적성 검사 결과 등 스킬과 역량 변수, 보상 히스토리, 성과급, 보상 종류 및 유형, 투자 성향 등 보상 변수, 임직원 설문조사 결과, 사내 블로그 활동, 지식경영시스템 등록 내역, 댓글 등 소셜 변수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HR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통합하고, 질적 수준을 관리하고, 직원 관련 기본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빅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자체에 대한 신뢰도와 데이터 관리 수준이 기본이기 때문이다.기존의 데이터 분석은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로 사용됐다. HR도 예외는 아니다. 이직률, 승진율, 근속 현황, 인력구조, 보상수준 등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데이터를 활용해 온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빅 데이터는 단순히 현황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현황의 원인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HR 데이터뿐만 아니라 조직의 다양한 성과데이터와 HR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즉, 조직성과와 연계해 분석해야 한다. 조직, 직무, 연력 관련해서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예측 기반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는 현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활용이기 때문이다.이러한 HR 애널리틱스가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많은 기업이 막상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해도 분석에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산재돼 있는 데이터를 한군데로 통합하고 가공하는 일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데이터 관리 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빅 데이터 활용의 출발이다. 게다가 성과 데이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또한 의미 있는 분석에는 결과 변수가 필요하다. 그것도 정량적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현실은 이러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고, 결국 왜곡되거나 의미 없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다보니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다음은 분석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실제 실무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HR에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사업의 성과를 높이고, 이를 위해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HR 애널리틱스는 각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보여주기 식이나 다른 기업에서 하는 것을 대충 흉내 내거나 그럴 듯한 결과처럼 보이는 단순한 분석에 치중하는 것은 제대로 된 HR 애널리틱스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더 심한 경우에는 HR 애널리틱스가 HR 활동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한 HR을 위한 분석에만 집중하는 경향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분석을 위한 분석은 당연히 지양돼야 한다.마지막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동안 HR 관련 데이터 분석은 계량화된 양적 분석보다는 질적인 분석에 더 치우쳐 왔다. 이른바 직관, 감, 과거 경험, 느낌, 평판 등이 그것이다. 이것을 한꺼번에 바꿔 갑자기 분석적인 마인드와 통계적인 기법을 갖추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HR 부서는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인력 충원이나 개발 등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의 경기, 야구필자는 야구를 좋아한다.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고, 운 좋게 야구부의 성적이 좋아서 단체응원을 많이 갔었다. 요즘은 프로야구의 좋아하는 팀의 시즌권을 구매해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좋아하는 선수의 등번호와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자주 야구장을 찾는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응원하는 팀이 2위에 그쳤지만, 그래도 그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고 코리안 시리즈에서도 정규리그 1위 팀을 꺾고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우승할 것이라 믿는다.야구는 경기의 룰이 복잡하고 용어들도 초보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타석과 타수, 안타, 볼넷, 희생플라이, 스트라이크 낫 아웃, 보크, 수비 시프트, 선발, 셋업, 홀드, 세이브, 마무리, 인필드 플라이 등등. 초보자의 경우 이러한 복잡한 룰과 생소한 용어로 인해 야구가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야구 경기에는 온갖 데이터들이 난무한다. 기본적으로 타자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 BIPA(인필드 타구의 타율 {(안타-홈런)/(타수-삼진-홈런-희비)}) 등등. 투수는 승률, 피안타율, 방어율,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WHIP((볼넷+피안타)/이닝), PER((삼진+볼넷)/이닝) 등등. 그래서 흔히들 야구를 데이터의 경기라고 한다. 타자, 수비, 투수 등 포지션별로 사용되는 데이터가 무척 많다. 메이저리그(MLB)가 아닌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야구에서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이러한 혁명을 이끈 건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다.2002년 시즌 개막 당시 메이저리그의 가장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지출한 연봉 총액은 4,000만 달러였으며, 이에 비해 가장 부자 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그 3배인 1억 2,600만 달러를 썼다. 오늘날 스포츠에서 자본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뉴욕 양키스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둬야 했지만, 그해 오클랜드는 103승으로 양키스와 동일한 승수를 거두는 놀라운 성과를 낸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가난한 구단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고 이를 바탕으로 2011년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인 단장 빌리 빈 역을 맡아 제작된 영화가 바로 '머니볼(Money Ball)'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성과 개선, 영화 '머니볼'영화는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쑤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고졸 선수출신 단장인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야구 문외한인 '피터'를 영입해 기존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따라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시작된다.빌리는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생활 문란, 잦은 부상, 최고령 등의 이유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던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킨다. 당연히 스카우터, 감독 등 모두가 미친 짓이라며 그를 비난한다. 그는 시즌 초기 연패를 거듭했고 야구의 통설과 관행을 무시한 데이터 야구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빌리는 감이나 평판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데이터만을 바탕으로 팀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그 결과 기적과 같은 성과를 거두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브래드 피트의 명연기는 덤이다. 빌리 빈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모험 이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방법론인 세이버메드릭스Sabermetric는 야구를 전혀 다른 비즈니스로 바꾼다. 참고로 세이버메트릭스는 선수의 성적이나 경기 작전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을 통칭한다.빌리 빈은 기존 야구계가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과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선수 출신임에도 야구계의 기존 모든 관습과 편견을 거부한다. 기존의 선수 평가 기준에서 보면 자신은 모든 스카우터의 선망 대상일 정도로 뛰어난 유망주였으나, 선수 생활은 실패로 끝났다. 빌리 빈은 기존 방식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가 자기 자신이라고 본다.빌리 빈과 어슬레틱스 구단은 아직 몸값이 낮은 가능성 있는 신인이나 다른 팀이 주목하지 않는 저평가 된 선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데려온다. 다만 그 기준이 기존 선수 평가에서 중요하게 여긴 타율이나 홈런, 도루 등이 아니다. 대신 통계학적으로 고려한 결과,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출루율과 장타율 등에 주목한다. 기존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다른 구단들은 이런 능력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빌리 빈은 그런 선수들을 낮은 몸값으로 데려올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는 그에게 보스턴의 단장직을 권한다. 그러면서 향후 메이저리그가 빌리 빈의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15년이 지난 지금의 야구계는 그의 말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영화는 데이터가 정보가 되고, 정보가 지식이 되고, 이러한 지식이 우리의 의식과 삶을 변화시키는 단계를 야구를 통해 보여준다. 생생한 사례고 실제 일어난 일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15년이나 지난 지금에는 출루율 등 머니볼에서 사용된 개념과 분석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도 크다.이른바 빅 데이터 시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빅 데이터를 이야기하지만 어려운 통계나 데이터 마이닝과 같은 기술적인 면들만을 강조한다. 이는 HR에서도 마찬가지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모습이나 영향, 변화 등이 막연하기만 하다. 이러한 점에서 영화 머니볼은 빅 데이터 활용이 강조되는 HR에게도 좋은 사례가 된다. 데이터 분석을 넘어 합리적 의사결정 도구빅 데이터를 인적자원 관리나 인재경영에 활용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즉, 단순한 분석이나 진단을 위한 것에 그쳐서는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거 전통적인 인사관리를 흔히 직감과 경험에 의한 관리라고 이야기 한다. 인사행정이 위주가 되고 효율적 일처리를 지향했다. 항상 전략이나 사업이 벌어진 후에 뒤치다꺼리를 하는 게 주된 일이었으며, 인건비에 대한 관리가 주된 목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인사관리는 부가가치에 대한 관리로 전환되면서 직감과 경험을 대신해서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통찰력이 강조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됐다. 즉, 인사관리 자체의 효과적인 운영을 주된 목표로 하며,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인사상 의사결정을 하고자 한다.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미래의 인사관리는 이러한 통찰력Insight을 넘어 예측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사업전체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며, 상황과 사람의 변화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예측기반의 분석을 지향해야 한다.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예측을 위한 분석이 돼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와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측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미다.현재 빅 데이터 인사관리를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에서는 인력고령화 및 환경변화에 대비하거나 구성원의 성과창출 요인을 발견하거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거나 조직 내 산재된 각종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계하는 작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빅 데이터를 활용한 인사관리가 쉽게 도입되거나 조직 내에서 활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화에서도 기존 방법에 익숙한 소속팀 감독을 포함한 야구계 전반에서 야구는 데이터로 하는 게 아니라는 비난을 받는 등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마찬가지로 빅 데이터 활용을 인사관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발과 저항과 부정 등 온갖 장애를 다 이겨내야 할 것이다. HR데이터 분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직 내 의구심을 극복하고 단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HR데이터 분석을 새로운 경영기법이나 트렌드로 보고 단순히 시도하는 것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또한 빅 데이터 분석을 HR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구성원 관련 의사결정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데이터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이 전제돼야 한다. 데이터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HR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