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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줄이는 회사 문화 구축 방법
최미화 교육과정 개발 전문가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직 내 구성원이 다양해짐에 따라 인종, 성별, 신체특성, 연령, 종교, 성향에 따른 차별 철폐 및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조처가 요구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누군가를
폄하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중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해당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이미지 훼손을 가져온다. 반면, 제품에서 화이트닝Whitening, 레드 스킨스Red skins라는 문구를
삭제한 로레알, 네슬레처럼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은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도입하려는 조직의 현실새로 들어온 인턴사원이 면담을 신청해 왔다. 정규 채용의 성비 균형, 여성인재 중 해외파견자 및 임원의 유무, 평균 육아휴직 기간 등
그 질문은 놀라우리만치 구체적이다. 이처럼 다양성과 포용의 조직문화에 대한 Z세대의 관심과 기대는 크다.
하지만 우리 조직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성인재가 중요하다는 점은 남녀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직장 내 여성 관련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비정규직, 고졸 사원, 장애인, 외국인 직원을 위한
D&I 제도 역시, 조직 내에서 힘을 받기 어렵고 때로는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조직 내 성숙하지 못한 시각과 미흡한 준비 속 HR의 성급한 D&I 제도 추진은 자칫 포용의 대상자를 더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몇
년 전, 임원 후보자가 된 여성 이사로부터 본인이 후보임을 비밀로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글로벌 D&I 정책에 따라 여성 리더의 비율을 높이는
안이 논의 중이었는데, '조직 내 중요 보직에 대한 여성 할당 정책이 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가, 또는 그 반대인가'에 대한 논쟁 속에서 특혜 대상자로 거론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였다. 제도 도입 시 사내 의견 교류는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며 실제 그 여성 후보가 높은
성과와 긍정적인 평판을 지닌 인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위축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마도
여성 우대정책이 여성 엘리트들에 대한 편견을 가져와 그동안의 성과가 평가절하되거나 개인의 자부심을 훼손하는 직-간접적
경험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도입은 이렇듯 예상치 못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다양성
관련 제도 도입 시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차별 해소를 위한 제도가 또 다른 차별을 만들면 안 되기에, 다양성
관련 제도 도입 시 섬세한 기획이 필요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제도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범위와 기준이 명확하며, 진행 절차와 효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 외, 제도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리
회사의 수용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파악하라<표 1>과 같이, 현 조직에 해당되는 사항은 몇 가지가 있는지 확인하여 D&I 문화 수용 가능 여부를 사전 진단해 보자.
상기 15개 문항 중 10개
이상의 문항에 '그렇다'로 응답한 경우 D&I 문화 정착을 위한 직접적인 활동을 시작해도 된다. 그러나 5개 미만의 문항만 해당된다면 기본적인 소통의 문화부터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며 섣불리 D&I 관련 제도를 도입할 경우 심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5~9개 문항에 '그렇다'로
응답했다면, 변화의 정도를 고민하여 합리적 수준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자. 예를 들어, 여성 임원이 없는 상태인데 올해 당장 3명의 여성 임원을 선발한다거나 하반기 장애인 채용 비율을 두 배 이상 높인다거나 하는 급진적 변화는 기존 직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특히, 승진, 평가, 업무 배정과 관련된 사항은 구성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직원들과 밀접한 근무 환경부터 변화시켜 나가며 천천히 D&I 문화에 젖어들게 하자.
변화의
리더와 단위를 유연하게 선정하라매번 똑같은 사람,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조직문화 개선 운동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식상할뿐더러 피로감을 준다. 사내에 영향력이 크고 평판이 좋은 리더를 중심으로 D&I 에이전트 풀D&I Agent Pool을
새롭게 구성하고, 그 풀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자. 이 방법은 D&I 프로젝트를 신선하게 받아들이게 할 뿐만 아니라, 실제
해당 프로젝트의 체인저를 다수로 구성함으로써 변화의 파급력을 높인다.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의 직급과 관리해야 할 팀의 단위 또한 횡-종적으로
유연하게 선정하자.
예를 들어, 평판이 좋고 포용의 리더십이 있는 본부장급 리더가 있다면
해당 조직은 본부 단위로 변화를 일으키고, 특정 기수에 유독 따르는 이가 많은 직원이 있다면 해당 직급
및 연차는 그 에이전트가 담당하도록 지정하자.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어느 직급이라도 체인저가 될 수
있게끔 하는 등 HR의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 D&I 가치를
전파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행사,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대상자에 교집합이 생기더라도 지루해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구성원은 HR이 직접 케어하자.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라다양성을 위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던 조직의 리더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앞에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신규 고객 창출, 수익성 개선과 같이 조직 내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면 모를까, 다양성과 포용의 조직문화 구축은 주목을 받기도, 성과를 이뤄내기도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동안의 차별을 시정하고 실질적으로 약자의 지위를 격상시키기 위해서는, '평등Equality'에서 '공정Equity'으로, 지금과는 다른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회사에서 막대한 재원을 들여 양성한 인력이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제도 미비로 퇴사하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임직원의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써 보다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이다. HR은 구성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D&I에 앞장서고 있다는
자부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젠더
이슈가 아닌 통합의 이슈로 그 범위를 확대하라많은 회사의 여성위원회가 여성인재들과 간담회를 열고 불평등 사례를 조사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수립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때때로 여성위원회가 추진하는 일들이 편향된 움직임으로 비추어져 남녀 갈등을 유발한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실 여성위원회 출범 의도는 남성, 여성을 구분하는 젠더 이슈가 아닌, 다양성을 존중하고 조직의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되는 통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훌륭한 인재들이 좋은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좋은
회사가 또 임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포용적인 조직문화 만들기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출범 의도에 맞추어, 여성위원회 지원 대상을 보다 포괄적인
범위로 확대해 보자. '워킹맘을 위한 행사'는 임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가족 초청행사'로 변경할 수 있고, 교육을 진행할 경우 그 강사와 대상을 '여성'만이 아닌 '남녀' 모두로
확대할 수 있다. HR의 메시지 역시 '여성 우대 정책 수립'보다는 '누구든, 능력
있는 사람이면 리더가 될 수 있는 문화 만들기'로 바꾸어 보자.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한 내부 홍보를 병행하자.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 조직문화 개선 활동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줄이고 임직원으로부터 더 큰 이해와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문가가 되도록 지원하라여전히 조직 내에서 여성, 장애인 등 소수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직원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당장 내 앞길이 중요하지, 더디게만
진행되는 회사의 변화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이들이 조직 내 리더로 성장하기까지는 분명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조언을 구할만한 멘토가 없어,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판단된다면 이들에게 회사 밖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자. 정부기관 및 전문교육업체에서는 여성인재 양성을 위한 멘토링, 네트워킹
프로그램, 글로벌 여성 리더 초청 강연 등 포용의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외부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여 커리어에 대한 일대일 조언을 받아보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학습 및 코칭을 받은 이들이 조직으로 돌아와,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고 영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자.
D&I 정책에 편승하여 쉽게 일자리를
얻거나 승진을 한들,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리더가 되는 것은 결국 본인의 노력에 달려있음을 명확히 전달하자. 다양성 및 포용의 조직문화는 의사결정권자가 기존의 친숙한 인재집단을 넘어 더 넓은 범위로 후보를 탐색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동안 소외된 인재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련된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의 전문성이 중요하다. 내가 맡은 업무에서는
성별, 신체특성, 인종, 성향
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동료들이 알 수 있도록,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여러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 제도를 잘 활용하고 유지하느냐에 있다. 그렇기에 D&I 조직문화 구축은 길고도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HR 업무 중 어디 쉬운 것이 있던가. 우리는 그 힘듦 속에서도 많은 것을 해내 온 단단한 사람이다. 믿는
것을 실천해 나갈 용기를 가지고, 보다 나은 조직과 세상을 만들어 나갈 당신을 응원한다.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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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방법론] 왜 퍼실리테이션이 화제인가
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표 / 《반영조직》 저자퍼실리테이션이 핫하다. 수평적 조직문화, 애자일 도입, MZ 세대, 도시재생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이다.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요즘 부쩍 늘어난 관심과 확산의 바탕에는 무엇이 깔려있는 것일까?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과 변화하는 상황을 토대로 분석해 보면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1.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블라인드가 핫하고, 클럽하우스가 핫하다. 자신의 목소리를 편하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살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집단의 일원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역할을 한다는 것은 '뭣이 중헌디!'에 대한 의견을 내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내 목소리가 집단이나 조직의 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이 땅에 태어나서 20년 넘게 공부에 매진했다. 입시를 위해서든, 취업을 위해서든 학업에 열중했다. 많은 지식을 습득했고 꿈을 이루려는 열망도 키워냈다. 직장에서도 배우려는 자세로 귀를 쫑긋 세워 배움을 이어가지만 조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배운 것을 쓸 수 없는 좌절감이 찾아온다.사원과 대리를 거쳐 과장이 되었다. 이제는 회사 돌아가는 것을 알고 주어진 과업을 책임 있게 수행할 안목과 경험도 쌓였다. 그러나 아래로는 알 수 없는 신입사원의 태도와 충돌하고, 위로는 팀장과 임원의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팀장이 되니 할 일이 너무 많다. 팀장이 되기 전에는 내 목소리 없이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팀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옛 팀장처럼 고유 업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위아래에서 쏟아지는 목소리를 전달하고 처리하느라 정작 내 목소리를 낼 겨를이 없다. 어쩌다 조금 내려면 '꼰대다' '대든다'는 소리를 듣는다.사장이나 임원이 되었다고 목소리를 마음대로 내는 것도 아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아우성이고 정작 조직 전체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 목소리는 조직에 전달이 되지 않는다. 남의 목소리는 많은데 내 목소리는 없다. 적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좀 더 목소리를 살려낼 것인가?2. 사람은 무리 속에서 살아간다'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관계가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때 관계의 어려움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겪지만, 몇 가지 핵심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가족, 기업, 조합, 국가 등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산다. 집을 짓거나, 도둑을 막거나, 화장품을 만들거나, 전쟁을 치르거나, 전염병을 퇴치하거나, 이것을 하든 저것을 하든 협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1인 기업을 하는 사람, 버츄얼로 일을 하는 사람마저도 삶과 일의 현장에서는 대부분 무리와 함께 존재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리와 협력하고, 나아가 보다 나은 성취를 위해 타인과 협력한다. 이 무리와 협력하는 삶에는 내재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바로,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사람, 일하지 않는 무임승차자라는 '차이'의 출현이다. 나은 성과를 내는 사람은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사람을 만나면 배가 아프고, 무임승차자를 만나면 화가 난다. 잘해도 못해도 괴로움을 만들어낸다. 피할 수 없는 내재적인 문제이다.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끊이지 않는 평가와 인사 불만은 여기서 비롯된다. 이 '시기'와 '분노'는 자연스런 감정이다. 필요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생겨난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 자연스런 감정이 무리 안에서 자주 발생하면 무리의 삶은 효용과 의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이직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시기'를 불러오는 고성과자와 '분노'를 유발하는 저성과자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인류는 무리에서 필요한 조율을 위해 누군가를 리더로 삼아왔다. 그러므로 어느 조직을 가나 많은 리더들이 있다. 그리고 서점에는 수만권의 리더십 책이 출간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리더가 없다'는 아쉬움을 종종 느낀다. 어떤 리더를 원하기에 여전히 리더에 대하여 목마른 것인가?3. 우리는 탐색하고 결정한다수소차냐, 전기차냐? 그것이 문제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은 결정을 뜻한다. 삶에 유리한 결정을 위하여 끊임없이 탐색한다. 그리고 행동의 순간을 맞이하면서 결정을 내린다. 오감은 탐색을 위한 정보의 수집 통로가 된다. 그리고 오감으로 수집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린다. 조직 역시 구성원 개개인을 통하여 이를 실현한다. 이 과정을 조금 단순화하여 정리하면 마주침-정보-지각-탐색-결정-행동의 순서가 보인다. 어느 것이 우리에게 최선인지에 대한 탐색과 결정이 인간과 조직의 지적 활동의 핵심이 된다. 결정은 행동에 앞서고, 행동은 영향에 앞선다. 결정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즉, 행동할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정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실제로는 행동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어' '이번에는 꼭 다이어트 할 거야'와 비슷하다. 진심으로 행동할 것을 결정한 것인지, 전시와 회피를 위한 결정을 한 것인지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본인마저 스스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행동은 외부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그 영향은 자기 또는 외부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다. 외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 그 외부 또는 고객은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대가를 지불할 의지를 가지게 된다.탐색과 결정은 바로 여기를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조직은 수많은 회의를 개최하고 수많은 보고서를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제대로 탐색하고 결정하는 데는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인가? 4. 나와 조직은 어떤 관계인가조직은 내 성취의 발판이 된다. 달리 말하면 도구다. 조직 밖에서 혼자 이룰 수 있는 성취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다. 자연인 또는 구도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경우라면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세속에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맛보며 살고자 한다면 어떤 조직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1인 이상의 기업을 창업하거나 기존 조직의 CEO가 되는 것도 포함된다. 자신이 조직을 도구로 삼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조직이 나를 도구 삼는다고 아우성이다. 칸트는 '인간을 목적으로 대우하라'면서 인간의 도구화를 경계했다. 도구로 삼는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악행이 된다. 도구가 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결정자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결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적을 위한 유리한 결정을 하는 것이므로 자신을 목적적 존재로 만드는 것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어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은 바로 자신 이외의 타자를 도구 삼는 것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갖고 사는 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는 도구가 된다. 조직은 조직의 목적이 있고, 나는 나의 목적이 있다. 서로 배타적으로 목적을 실현한다면 그 상대방은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따른다. 그러므로 목적의 상호 구성이 필요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발적 도구로서의 헌신이 필요하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구성원 모두 결정의 주체가 되는 것(수평적 조직문화, 공유 리더십)이고, 자신이 결정했기 때문에 그 결정을 실천하는 자발적 도구가 되는 것(서번트 리더십)이다.다이어트를 결정했기 때문에 스스로 맛있는 것을 먹지 않는 것과 같다. 다이어트라는 목적에 스스로 자발적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적과 도구는 어떻게 통합되는가?5. VUCA, 고지식 세상'결정 장애가 있어요.' MZ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VUCA 세상이 되었다. 주변은 변덕스럽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원인과 결과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각은 오만가지다.그 어느 때보다 학력이 높은 세상이 되었다. 학교 교육을 마치고도 기업 교육을 통해 배우고, 언론과 방송을 통해 배우고,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해 배운다. 클럽하우스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그 곳에서 신선한 경험과 시각을 마주한다. 아는 것이 많아진 구성원들이 조직에 모여있다. 고지식 세상이다.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은 목소리를 내고 싶은 욕구가 높아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미래를 위하여 어떤 결정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리더에게 '답을 말해 주세요'하면서 의존하고, 권위를 부여하던 시대와는 판이한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답을 주는 역할 보다는 구성원의 고지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리더의 정보와 지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구성원들은 너무 많은 정보를 가졌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 지 확신이 부족하다. 조직을 둘러싼 환경은 VUCA로 변화무쌍하다.조직은 행동하기 전에 탐색하고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내는 리더를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바로, 퍼실리테이션의 시대가 된 것이다.퍼실리테이션이 뜨고 있는 것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상황과 본성이 결합된 결과이다. 확립된 권위에 의존하여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새로운 정보를 종합하여 통섭의 결론을 만드는 과정을 조직이 보유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퍼실리테이션은 바로 이것을 잘 해내는 일련의 철학, 이론, 스킬, 도구의 총합이다. 결과적으로 잘 해내는 것이지 퍼실리테이션이라고 주장하고 이름 붙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퍼실리테이션을 제대로 알고 익히고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힙한 리더가 되는 중요한 방법이다.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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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통한 성장에 기름을 붓는 역할은?
유준희 조직문화 공작소, AIPU 대표 한 개인이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다. 때로는 하루, 때로는
한 달, 또 한해를 돌아보며 스스로 그동안 잘한 것은 무엇이었고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성찰해보고
앞으로 더 노력할 점을 찾아보는 습관은 그 사람이 날마다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
마찬가지로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 내 성찰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조직의 물리적 성장만이 아니라 조직 내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직장에서 가장 성장했다고 느꼈던 순간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힘들었지만 열정적으로 몰입해 일했던 순간을 이야기할
것이다. 조직도, 구성원도 자신이 하는 일의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통해서 성장한다. 성찰의 조직적 습관은 이러한 '일을
통한 성장'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다.
참여적
리뷰 활동, 성찰의 조직적 습관이 된다 성찰의 조직적인 습관은 크게 보면 조직 내 개인간에 이루어지는 피드백 활동과 구성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리뷰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드백은 리더십이나 성과관리 측면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조직 내의 참여적 리뷰 활동에 대한 관심은 그 중요도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 사실상 조직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구성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리뷰 활동이 훨씬 더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참여적
리뷰는 조직과 개인의 물리적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적용 가능한 방안들을
제시해 줄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조직에 성장의 조직 정서를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참여적 리뷰 활동은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어떤 업무활동을 종료했을 때 그 업무활동을 함께 한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해당 업무활동에서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된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성찰하는 정례적인 활동을 말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업무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좋은 성과를 이끌어 낸 성공한 업무들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실패한 업무들에서도 잘한 행동이 있고, 성공한 업무에서도 잘못한
행동이 있다.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우리는 조직과 개인의 학습과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참여적 리뷰 활동은 "실패한 업무라고 할지라도 조직과
개인의 학습경험이 된다면 그것은 미래의 성과를 창출한 것"이라는 조직문화의 긍정적인 집단가정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것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와 같은 막연하고 무책임한 믿음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결과주의
마인드셋과 시스템적 마인드셋의 차이 참여적 리뷰 활동이 조직과 구성원의 실질적인 성장을 위한 대안이 되고 성장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결과주의 마인드셋Outcome Mindset과 시스템적 마인드셋System Mindset이 리뷰 활동 자체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로 구축되고 참여자들의 의식에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캠빗>을 보면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미국의 체스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그날의 체스 게임결과를 밤새워
토론하며 대안을 세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은 먼저 게임에서의 어떤 수가 왜 나빴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이
왜 먹히지 않았는지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게임전략을 세워야 할지를 토론한다. 이는 결과 중심 마인드셋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의 체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하고 있는 동료 플레이어가 왜 그 시점에서 그 전략을 또는 그 수를 선택하게
됐는지를 논의했다. 그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들었지 등과 같은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료에게 어떻게 격려와 조언해야 할지 그리고 게임 루틴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토론했다. 이것은 시스템적 마인드셋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주의
마인드셋 관점의 리뷰 여기 프로젝트를 막 마친 한 팀이 있고, 프로젝트의 결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모든 팀원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만일 이 팀에 성장의 조직문화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팀원들은 마침내 골치 아픈 업무가 끝났다는 것에 안도하고 그 누구도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굳이 먼저 끄집어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보다는 작은 문제점들은
조용히 덮고 넘어가고 '다음 프로젝트나 잘하면 되지'라고
스스로 위안할 것이다. 물론 이 팀은 서로의 잘못을 들추고 책임을 떠넘기려고 신경전을 벌이는 최악의
팀보다는 훨씬 나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팀의 그 어느 곳에서도 학습과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일 이 팀이 성장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면 프로젝트를 마친 후에 팀원들이 모여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한
이유를 함께 분석해 볼 것이다. 물론 이 활동은 누군가의 잘못을 가려내거나 책임 전가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실패로부터의 학습의 포인트를 찾기 위함일 것이다. 프로젝트에서 잘못 이해했거나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선택과 행동이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됐는지 등을 찾아내고, 다음에
유사한 프로젝트를 할 때에 어떤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또 조금
더 나아간다면, 비록 프로젝트 결과가 부정적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탁월함을 발휘한 것들이나 상황에 나빠졌음에도
적극적이고 현명하게 대처함으로써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일들을 들추어내어 서로 치하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결과주의 마인드셋 관점에서의 리뷰 활동인데 효과적인 팀이라면 이미 이 정도는 하고 있을 것이다.
시스템적
마인드셋 관점의 리뷰 자,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 팀이 시스템적 마인드셋의 관점에서
리뷰 활동을 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팀원들은 단순히 프로젝트 결과와 현상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우리 팀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그때 그런 의사결정에 이르게 되었을까? 한두 사람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는지, 또는 반대로
의사결정을 위한 합의의 과정이 지나치게 길거나 복잡하여 실행력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 팀의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안들에 도달하게 된다.
또한 프로젝트 과정에서 우리 팀원들 각자는 무엇에 동기부여 됐고, 그러한
동기들이 우리 팀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우리 팀이 협력된 탁월함을 발휘하는 데에 충분했는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팀이 향후 보다 나은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수행 방식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나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얻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프로젝트 막 마친 한 팀이 있고, 프로젝트의 결과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사실을 모든 팀원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팀에 성장의 조직문화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팀원들은 스스로를 자화자찬하고 서로에게 감사 인사와 칭찬의 말을 전하며 건배를
할 것이다. 물론 이 팀도 한두 사람만이 성취와 능력을 인정받고 프로젝트의 과정에 함께한 다수의 팀원들은
무시되는 그런 최악의 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팀에도
학습과 성장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다.
만일 이 팀도 성장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면 프로젝트를 마친 후에 팀원들이 모여 이번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무엇을 잘했는지 우리의 강점이 무엇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다음에 유사한 프로젝트를 할 때에 지금보다 더 잘 해내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가 결과주의 마인드셋 관점에서의 참여적 리뷰 활동이다. 또한 이 팀은 우리 팀이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각각의 단계마다 우리가 어떻게 그런 탁월한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됐는지, 그러한 선택과 결정들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다. 팀원들은 스스로도 인식하지도 못했던 우리 팀의 탁월한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 수행 방식들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을 우리 팀의 공식적인 일하는 방식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가 시스템적 마인드셋 관점에서의 참여적
리뷰 활동이다.
프로젝트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한 리뷰 활동 프로젝트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반드시 그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이 나빴다고 할 수는 없다. 프로젝트가 결과가 나빴음에도 의사결정 방식은 훌륭했을 수도 있다.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는 그 수행과정에서의 일어난 선택안과 행동들의 산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러한 선택안과
행동들을 이끌어낸 그 조직의 시스템의 산물이기도 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이 팀은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에도 그리고 성공했을 때에도 참여적 리뷰 활동을 통해 팀원들의 개인적인
역량 향상을 위한 학습 경험을 유발했고, 동시에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 수행 방식을 더 고도화할
수 있는 조직의 학습경험을 유발했다. 이 팀은 매번 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팀원 개인의 역량은 물론 조직의
역량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참여적 리뷰 활동이 구성원의 성장경험과 조직역량
제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성장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리뷰의 활동 안에서 자연스럽게 결과주의
마인드셋과 시스템적 마인드셋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리뷰 활동 프로세스를 갖추어야 한다.
참여적 리뷰 활동의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것은 막연히 매번 주요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전체회의를 통해 프로젝트
수행과정을 되돌아보는 회의를 하거나 회식으로 서로의 노고를 치하 하는 것을 정례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프로젝트 사후회의를 이끌어가는 회의의 구체적인 질문과 절차, 운영방식을 업무 도구화하고, 언제 누가 리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지, 누가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갖는지, 그리고 리뷰 활동의 산출물과 그 활용에 대한 것들을 공식화된 업무활동으로 정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참여적 리뷰 활동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AAR(After Action
Review)을 들수 있다. AAR은 성공한 업무와 실패한 업무에 모두 적용 가능한 체계적인
리뷰 활동 프로세스이다. 프로젝트 완료 후 즉석에서 몇 가지 구조화된 질문들의 흐름을 통해 참여자들이
함께 긍정적인 관점에서 프로젝트 수행의 과정에서 잘했던 행동과 보완해야 할 행동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는 학습의 경험을 제공한다.
AAR의 다소 아쉬운 부분은 앞서
강조한 결과주의 마인드셋과 시스템적 마인드셋의 관점을 구분해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여러분의
조직이 기존에 AAR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는 상태라면, AAR의
질문 구조를 시스템적 마인드셋 관점의 분석이 조금 강조될 수 있도록 일부 보완-운영해 보기를 추천한다. 반대로 여러분의 조직이 공식적인 참여적 리뷰 활동 방법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새롭게 우리 조직만의 참여적
리뷰 활동 프로세스를 구축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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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맡은 일만 잘하면 된다는 착각 없애기
유디v 브런치 작가
brunch.co.kr/@goodgdg
*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비즈옵스(BizOps)로 근무하며 조직 구조와 체계를 다루고 있다.
"다른 팀이 무슨 일 하는지 왜 알아야 돼?"
필자는 이 말을 들으면 속으로 안도한다. 대개 이러한 말은 전사 회의
시간에 다른 팀의 업무 브리핑을 들으며 지루하다는 듯 하품하는 사람이 말한다. 그들은 거기에 더해 '시간이 아깝다'는 말을 덧붙이곤 한다. 만약 이러한 표현을 우연히 듣게 됐다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사히 여겨도 된다.
조직 내 사일로Silo 현상을
미리 알아차리게 됐기 때문이다.
사일로에는 곡식 창고라는 뜻이 있다. 단단한 벽을 두르고 남들이 곡식에
접근하지 못하게 창고를 만든 것처럼, 회사 내에서도 여러 사일로가 생긴다. 한 팀이 다른 팀과 벽을 치고 자기 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현상이다. 이들은
서로 협력해야 함에도 협력하지 않고, 회사 전체의 목표나 공동의 목표보다도 자기 팀의 손해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자기 팀의 손익이라 함은,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평가/보상에서 더 많이 인정받는 것 등을 말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지켜보면 속에서 천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서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나 몰라라' 하고 반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IT회사에서 앱 서비스를 만드는데 기획팀과
개발팀의 사이가 좋지 않다. 기획팀에서는 '개발팀이 매번
자기들 업무를 줄이기 위해 개발해야 하는 기능을 안 된다고만 한다'며 욕한다. 개발팀에서는 '기획자라는 사람들이 개발 이해도가 낮아서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도 모르면서 매번 언제까지 가능하냐는 무리한 일정만 요구한다'라고
욕한다. 그들은 상대팀이 매일 무슨 일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업무가
많은지 적은지, 업무 프로세스가 어떤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상대팀을 무능하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다.
혹은 이런 경우도 있다. 서로 완전히 무관심한 경우다. 영업팀에서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마케팅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고객 인터뷰를 따로 진행한다. 어쩌다가는 서로 같은 고객한테 전화해서 다른 내용을 물어보기도
한다. 만약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았더라면 같은 일을 두 번, 세 번 반복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고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인터뷰 방법론에
대한 노하우도 나누었으리라. 하지만 직장에서는 서로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멍청한 시간낭비가 반복된다.
사일로
현상은 왜 발생할까?
단언컨대 사일로의 시작은 다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것에서 출발한다. 겉보기에는
고작 다른 팀의 업무를 모르는 것 때문에 사일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게 논리적 비약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드러난 현상의 이면에 담겨 있는 가치관이다. 작은 생각이 파생시키는 수많은 행동이 쌓여서
사일로 현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나가다가 "다른
팀이 무슨 일 하는지 왜 알아야 돼?"라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면 행운을 잡은 것과 같다. 그 사람이 야기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른
팀원이 하는 일을 모르면 신뢰가 줄어든다
동료에게 일을 맡기거나 협력하려면 기본적으로 그를 신뢰해야 한다. 그가
맡은 업무를 열심히 수행해 기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뢰가 기본 전제다. 결과가 좋은지는
제쳐두더라도,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그가 '무슨 일을, 얼마나 열심히,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나는
매일 뼈 빠지게 일하는데 저 팀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일을 열심히 하는지도 믿음이 안 가면
어떻게 그들에게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사무실에서 다 같이 모여 일할 땐 그나마 나았다. 바로 맞은편 자리에서
같이 야근하는 모습이나 바쁜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다른 사람이
일하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도 알기 어려워졌고, 동시에 내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다는 불안감도 생겼다. 그래서 원격으로 근무하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행정 절차들이 늘어난다. 경영자도 직원을 신뢰하기 어렵고, 직원도 직원끼리 신뢰하기 어렵고, 내가 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어려운 탓이다. 그만큼 직장에선 다른 사람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맡은 일만 잘하면 된다는 착각
다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무관심한 사람은 습관적으로 편을 가른다.
"그 일은 기획팀에서 해줘야 할 일이다" "그 일은 디자인팀에서
아직 안 넘겨줘서 못 하고 있다"라는 등 매 순간 우리 팀과 다른 팀을 나눈다. 기획팀이 지금 갑작스러운 문제로 얼마나 난처한 상황인지, 디자인팀에
업무가 너무 몰린 상황인지 등 다른 팀의 상황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 팀의 이익만 대변한다. 결국
모든 문제를 다른 팀에 넘기고 자신의 성과 부진 또한 축소하려 한다. 전형적인 사일로 현상이다.
내가 속한 조직에도 그러한 팀원이 있어서 수차례에 걸쳐 1on1 미팅을
진행했었다. 그들은 왜 다른 팀에 무관심하고, 다른 팀과
편을 가르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기저에는 '선의'가 숨어있었다. '나는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이었다. 여기에는 이해득실을 따지거나 정치질을 하려는 악의가
없었다. 특히 보수적인 직장에서 근무한 사람에게서 이러한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보수적인 회사는 권한을 절대 쉽게 주지 않는다.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경영진이 결정하고, 전략도 팀장급만 논의해서 정하며 일개 직원들은 탑다운 방식으로 이를 통보받는다. 회사의 방향이나 전략, 당면한 문제들은 꽁꽁 숨기고 사원들에게 공유하지
않는다. 그들이 불안해하거나 업무에 몰입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도 덧붙인다. 그리고는 '너는 네가 맡은 일에만 집중해'라고 이야기한다. 직원들은 그냥 위에서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고 다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게 된다. 즉, 조직의 보수적인 구조와 문화가 직원의
마음가짐을 이기적으로 만들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직원들이 다른 팀에 무관심해진다.
사일로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일로 현상을 해결하려면 다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밖에 없게 만들고, 회사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다.
회사
방향성과 문제를 공유한다 ― 주간회의
회사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속한 조직은
매주 1~2회씩 전사 인원이 모여 주간회의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뤘다. 분기 혹은 반기 목표와 마일스톤, 팀별 프로젝트 현황, 레드 플래그Red Flag1), 축하할 일, 전사
공지사항 등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팀별 업무 내용을 정리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일이었다. 해당
파트의 전문 용어들까지는 알 필요가 없으나, 프로젝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만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용어를 정리했다. 따로 용어집을 만들고, 신규
입사자에게는 매번 온보딩 과정에서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이렇게 직원들이 알게 하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정보를 떠먹여 줘야 한다. 장문의
글이나 복잡한 숫자들을 늘어놓고서는, 공지했는데 왜 확인하지 않았냐고 따져봤자 아무 소용 없다. 원래 실무자는 자기 일에 집중하느라 다른 정보에는 둔감하다. 그러니
이를 받아들이고, 애초에 정보를 쉽게 가공해서 반복적으로, 친절하게
전달하는 수밖에 없다.
주간회의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레드 플래그인데,이는 사업의 적신호가
될 만한 우려 사항을 뜻한다. 전체 사업이나 다른 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걱정거리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이를 회의 시간에 하나씩 점검하며 다 같이 해결 방안을 찾아본다. 이렇게
했을 때 장점은 문제를 '남의 팀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보통 문제가 터지고 나서 네 탓, 내 탓을 따지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레드 플래그를 미리 공유하면 '공동의 문제'가 되어 사일로 현상이 줄어든다.
먼저
나서서 투명하게 공개한다 ― 회고 다이어리
각자의 일일 업무를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회사가 다른 팀의 업무를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다른 팀 업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특히 딱딱한 업무 보고 형태가 되면 쓰는 사람도
불편하고, 아무도 다른 사람 업무를 쳐다보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리'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특이한 부분이다.
회고 다이어리는 일일 업무와 더불어 그날의 회고를 적는 사내 게시판이다. 일기
형식으로 하루를 돌아보고 그날의 느낌을 적기도 하고, 업무적인 느낀 점이나 고민을 적기도 한다. 모두가 보는 공간에 적기 때문에 처음엔 부담스러워하지만, 나중엔
서로의 회고를 읽어보며 자극을 받는다. 업무를 공유할 뿐 아니라 고민과 인사이트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특히 그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갈망하는
것도 역량이다 ― 채용
사실 협업은 껄끄럽고 번거로운 일이다. 서로 싸우듯이 의견 차이를 좁힐
때도 있고, 안 해도 되는데 굳이 나서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런
협업을 잘하려면 무언가 갈망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2) 왜냐하면 갈망하는 사람은 더 상위의 가치를 위해서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직장과 직업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수준이 나뉜다. 일을 수단으로만 보는
사람은 퇴근할 시간만 기다린다. 자기 직무와 커리어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자기 맡은 일에만 신경 쓴다. 그리고 회사가 가는 방향에 공감하는 사람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팀과도 협력한다. 더 나아가 자신이 맡은 역할과 회사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아는 사람은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한다. 사람의 가치관을 바꾸고 억지로 동기부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에, 처음부터
공동의 목표를 갈망하는 사람을 뽑는 게 좋다. 물론 모든 구성원이 갈망하는 사람일 필요는 없다. 역할에 따라 팔로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회사의 전체 방향이나 문제점까지도 모든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구성원들의 관점을
조직 단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다. 직원을 직원으로 보면 직원으로서만 회사를 다닐 것이고, 동반자로 보면 함께 회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채용만큼 중요한 건 또라이를 내보내는 일이다. 사일로 현상을 조장하는
촉매가 있다면 내보내야 한다. 한 명의 또라이가 있으면 주변의 모든 사람이 그의 프레임에 영향을 받는다. 그들은 언제나 문제의 원인을 '사람'이나 '숨은 의도'에서
찾고, 언제나 손익을 따진다. 그들을 내버려 두면 그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직을 바꾸려 들 것이다. "다른 팀이 하는 일을 왜 알아야 되나요? 비효율적인 회의를 없애주세요"라고 주장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도
모르는 회사가 된다. 나는 그들이 내가 속한 조직을 망치는 꼴을 1분 1초도 보고 싶지 않다.
개인이 회사의 방향에 공감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도록 얼라인Align 해야 한다. 얼라인이 잘된 구성원은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이 많고, 회사에 기여하려 한다. 그런 사람들이 사일로를 깨부순다.
반면 다른 팀이 무슨 일 하는지 왜 알아야 되냐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사일로를 만든다. 그 신호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1)《managing》, 해럴드 제닌 저,
권오열 옮김, 오씨이오 발행
2)《최고의 팀은 왜 기본에 충실한가》, 패트릭 렌시오니 저, 유정식 옮김,
흐름출판 발행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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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왜 할까?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
최윤희 비상교육 HR전략 CORE 실장 일을
재정의하고 직무를 재설계하라 직무에 대한 의미부여는 단순히 의미만 부여하는 차원을 넘어 일을 재정의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을 재정의하면 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재정의한 일의 목적에
따라 역할과 일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 직무의 역할과 방법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을 직무재설계라고 한다. 목적이
명확한 일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보인다. 이에 따라 직무를 재설계하면 새로운 역할, 새로운 결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일의 전문성이 쌓인다.
직무를 재설계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일의 의미'라는 추상적인 주제는 다음 네 가지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첫째,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왜
이 방법으로 하는 걸까?둘째, 목적에 맞지 않은, 버려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셋째, 이 일은 변화된 시대에 맞는 걸까?넷째, 지금 하는 일로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첫 번째 질문은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성대로
하던 일 처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HRer들은
질문에 대한 답, 핵심을 찾아 제대로 일한다.
두 번째 질문은 직무 다이어트.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일은 멈추고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점검하는 것이다. 목적지를 향한 과정에서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괜찮은 일'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핵심이다. 조직이
오래되면 과정과 절차라는 이름으로 관행이 생겨 군더더기 지방이 쌓이게 마련이다. 개인의 직무도 마찬가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법제화된 시대에
효율적 일하기라는 직무 다이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버리고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세 번째 질문은 일의 목적을 미래 관점에서 재정의해 새로운 역할을 찾는 것이다. 과거에 중요하고 당연했던 것이 미래 관점에서 직무를 재조명하면 버려야 할 군살인지도 모른다. 미래
관점에서 일을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면 결과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채용담당자라면
이력서만 검토하고 면접 일정만 짜서는 안 된다. 좋은 인재 유치를 위해 빅 데이터를 추출하고 인공지능과
비대면 가상현실 면접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지원자 정합성 예측 지표 개발, 채용 데이터 분석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시도는 직무 가치를 올린다. 이런
시도와 경험은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나의 생존 무기가 된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뺏기는
피해자가 아니라 활용 능력자가 된다.
네 번째 질문은 고객이 얻는 효용을 중심으로 직무를 재편하는 것이다. 최근
피플팀이 뜨고 있다. 오래전 인사는 관리하고 통제하는 부서였다. 만약
인사를 구성원을 케어하는 팀으로, 회사에서 좋은 경험을 만드는 것으로 재정의 한다면 직무를 재편할 수
있다. N사가 '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라는 기능에서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을 고객에게 알린다.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제안해서 영상 산업의 다양성과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업을 재정의 하듯 말이다. 인사부서의 고객을 누구로 정의할 것인가? 고객이
인사 직무를 통해 어떤 효용을 얻게 할 것인가를 뉴노멀 시대에 한번 쯤 고민해 본다면 새로운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
일의 목적 찾기란 '일을 왜 할까?'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이다. 답을 찾았다면 일에 의미가 부여되면서 타성에 젖어 있던 어제의 나는 사라지고
생명력 강한 나로 새로 태어날 것이다.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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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인문학 이야기
배보경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멀리 떨어져서 본다면 경영은 경제학이나 공학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경영 은 오히려 사람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경영은 인문학이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조안 마그레타
경영經營의 한자를 풀어보면 '계획하여 다스린다'이다. 다스리는 대상은 소위 얘기하는 경영의 3요소인 물자, 자본, 사람이다. 그런데 이 3요소의 비중은 다르다.
사람 이 핵심이다. 인문학은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사람과 사람의 근원적인 문제, 사람들 이 만든 문화, 사람의 가치와 사람만이 가지는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경영을 잘 하기 위해서는 필수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문학, 사학, 철학, 시, 서, 화, 악이다. 추상력을
연마하기 위한 이성적 훈련을 위해서는 문사철을, 감성적 훈련을 통한 상상력 연마는 시서화악이 도움을
준다. 경영현장에서는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집어내는 추상력과 사소한 문제 속에 담겨 있는
엄청난 의미를 읽어내는 상상력 모두가 필요하다.
데이빗 소로의 ≪월든≫: 나를 담담하게 들여다보기해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평범한 등장인물들이 인문학에 대한 식견이
매우 높음을 확인하며 놀란다. 그리고는 해외여행이 자유로웠던 시절을 떠올려본다. 기차와 공원에서 여유롭게 책을 보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뜨였다. 슬쩍
무엇을 읽고 있는지 곁눈질을 해 보면 소설이나 수필과 같은 문학 서적이었다. 어떤 이들의 책은 가죽
표지로 감싸져 있었다. 차림은 수수했지만 그들의 표정과 모습에서 품격과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경제적 순위나 상황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을 굳건하게 붙들고 나름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듯한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70년대 후반 대학가에 타임지나 뉴스위크 지를 옆에 끼고 다니던 것처럼 인문학 바람이 불었을 때 경영자들은 ≪월든≫을 자주 입에 올렸다. 그리고 반경 1마일, 그러니까 1.6킬로미터 안에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숲에 손노동만으로 생계를 꾸리며 살아가는 소로우의 삶을 부러워했다.
몇몇 경영인들과 함께 자기 성찰을 위해 공부를 시작하면서 ≪월든≫을 다시 펼쳤다. 간간이
귀감이 되는 문장에 줄을 그어 보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기는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간결한 표현이
사실적이어서 섬세했지만 '이것을 내가 왜 읽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를 담담하게 들여다보기에 아직 준비가 덜 됐던 것이다. 소로우의
표현처럼 '자기가 한 일로 얻은 평판, 즉 자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에 얽매여 있는 노예이자 포로'였던 것이다. 눈은 책을
읽어 내려갔지만 나의 생각은 여전히 편견과 허상을 좇고 있었다.
마음이 가는 부분이 아니라 해설을 비롯해 머리말부터 차례대로 온전히 몰입해 또다시 읽어 본다. 그냥
읽었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가 왜 그렇게 표현을 했는지 생각하며, 나의 일상과 내가 접하는 자연의 모습을
그려 본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주워들은 이야기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꾸밈없고 진솔한 얘기가
더 소중하다'는 그의 주장이 월든 전체를 통해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인생이란 것은 자신이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하나의 실험'이라며
시선을 안으로 돌려 자신의 마음속에 발견되지 않은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기를 강조했다. 늦었지만 그래도
나를 담담하게 들여다보고 나의 특별함을 찾아보는 여행을 시도해 본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
"한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하다. 그들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중략…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한 그루 나무이거나
돌, 기껏해야 동물일 뿐이다. 그러나 알고자 하는 인식의
첫 불꽃이 희미하게 밝혀질 때, 그때 비로소 사람이 된다."
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격려이다. 알고자 하면 이 가능성은 우리 자신의 것이 된다. 지식을 쌓아도, 경험을 해도 의문을 갖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거나 지니고만 있으면 소용이 없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얻어도 곧바로 날아가는 지식 습득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기대하던 바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덮었다. 목적이 있었지만 진정으로 나 자신이 목적하는 바는 아니었다. 가야 할 곳이 정해져 있었기에 생각을 깊이 하지 않고 빨리 그곳에 가는 것이 중요했다. 정해진 것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모두 무시했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렸던 것이다. 이제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를 해본다. 이
나이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음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내면에 집중해보자 버진그룹의 CEO인 리처드
브랜슨은 그가 쓴 두 권의 자서전 제목으로 '버진다움'을
채택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에만 집착했던 시절의 이야기는 '버진다움을
잃으며'로 붙였고, 2017년에 출간한 두 번째 자서전의
제목은 '버진다움을 찾아서'로 했다. 기업가로서의 삶이 진정한 성공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 찾아냈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좋은 시기와 나쁜 시기, 시험과 시련, 실패와 승리를 거친다. 단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계단을 오르고 나서 더욱 강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뿐이다."
그는 지금도 단계를 오르기 위해 날마다 버진다움을 찾고 있다고 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내면이 요구하는 나에게 이제 제대로 충실해 본다. 접하는 것들을 그냥 넘기기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로
건너간 '나 다운 나'이다.
니체는 길의 풀 하나도 거기에 있을 이유가 있다고 했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한다. 대신 머리로 들어온 내용이 가슴을 뛰게 하고 발까지 전해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생생한 자연과 호흡하되
몸을 혹사하지 않기를 다짐한다. 그냥 지나친 고전을 다시 펼치면서 하루를 시작하며 매일 '나 다운 나'가 되기 위해 건너가기를 시도해 본다.
* 배보경 교수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조직행동론과
변화관리와 리더십을 강의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와
Executive Education Center 센터장을 맡고 있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원장과 KAIST 경영대학 경영자과정 총괄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부원장, 한국 아이비엠 조직문화프로그램 매니저를 역임했다.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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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는 직원들, 구성원 행동주의 확산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기존과는
다른 주제와 행동 방식으로 참여기존의 구성원들은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순응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다. 이는
충성심이 높은 직원일수록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두드러지게 달라진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구성원 행동주의Employee
Activism」1)의 부상이다. 구성원 행동주의란 직원들이 회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고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집단행동을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구성원 행동주의는 직원들의 집단행동이라는 측면에서 노동조합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는 기존의 집단행동
방식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구성원 행동주의는 주제나 행동 방식 등에서 기존 노동조합을 통한 의견
표출 방식과는 다르다.
구성원 행동주의의 주제는 기존 노동조합이 집중해 왔던 개별적 근로조건 이슈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윤리 경영, 성추행-성폭력, 갑질 문제, 인권 경영이나 환경 이슈 등이 그것이다. 참여 주체에 있어서도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애사심 높은 직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왜
촉발되고 확산되는가?구성원 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배경은 크게 다음 3가지 요인으로 설명된다.
①
주체의 변화 : 적극적 사회 참여 인식을 지닌 'MZ세대의
등장'MZ세대의 등장은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시키는 가장 핵심적 요인의 하나이다. 국내 한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세대 중 약 65% 이상은
'SNS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2)
이처럼 기존 세대에 비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지가 높은 MZ세대는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자신들의 가치가 실현되기를 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은 회사의 정책이나 경영진의 행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경향이 크다.
②
소통 방식의 진화 : 구성원 행동주의 확산의 강력한 도구인 'SNS'소셜미디어의 발달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으며, '좋아요' 버튼 하나로 쉽게 타인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시공간적
제약이 해소된 SNS는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2019년 미국의 온라인 가구 판매
업체인 웨이페어Wayfair 직원들은
정부의 비인권적 이민정책에 협조해서는 안 된다며 이민자 수용소에 대한 가구 공급 철회를 요구했다. 직원들의
요구사항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 후 집단 시위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아시아나그룹의 '미투' 등의 사건들 역시 '갑질 경영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블라인드Blind3)에서의 구성원 폭로가 도화선이었다.
③
사회 인식의 변화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확산2019년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이윤 창출과 주주 이익 실현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업의 존재가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BRT(Business Round
Table)의 성명에는 아마존, 애플 등 미국 주요 기업의 CEO 181명이 참여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주요 기업들이 오래된 경영 원칙을 변경했다"며 "이는 기업이 직면한 사회적 책임 및 감시 강화에
대한 무언의 인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은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직원들은 기후 변화 예방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집단적 행동을 했고 회사는 환경 기금 100억 달러(약 12조원) 기부를 발표했다.
구성원
행동주의를 기회로 만든 나이키구성원 행동주의가 모든 기업을
위기로 내몰지는 않는다. 구성원 목소리에 항상 깨어있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업은 구성원 행동주의를 기업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키이다.
2018년, 나이키 CEO 마크 파커는 여직원 단체에서 진행한 여성 차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접한 이후 기업 문화 혁신을 약속했다. CEO는 사건에 연루된 6명의 고위급 남성 임원을 퇴출시켰고, 관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인사 업무 전반에 대한 포괄적 재검토를 진행해 내부 성폭력 보고 절차를 개정하고 관리자들의 관련 교육도 의무화했다.
여직원들의 집단행동을 계기로 촉발된 조직문화 혁신 과정은 조직 내 팽배해왔던 나이키의 '브로 컬처Bro Culture, 남성 중심 문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잘못된 대응으로 대규모 파업을 맞았지만 나이키는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를 통해 긍정적인 조직문화 개선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구성원
행동주의 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과거와 달리 이제 '할 말은 하는 직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됐다. 앞으로 기업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고, 근로자 인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강화되면 구성원 행동주의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 행동주의에 대한 잘못된 대처는 기업 이미지 하락, 우수
인재 이탈 등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앞서 살펴본 나이키의 사례처럼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기업의 조직문화를 쇄신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들은
구성원 행동주의 부상에 주목하고 회사가 처한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사전에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개별 구성원들에 대해 보다 정교한 의견 청취가 필요하다. 그동안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직원들, 특히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직원들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구성원 행동주의에서는 노조에 소속돼
있지 않은 일반 구성원들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의 의견을 보다 효과적으로 청취하고
분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를 반영해 최근 구성원 설문조사에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의견 청취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텔은 10만 명에
달하는 구성원들의 인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감정 분석 프로그램4)을 활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는 블라인드에 올라온 궁금증과 오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신입사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둘째, 세대와 계층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조직 내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노동조합과 같은 전통적 대의 기구가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대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소통
채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신세대의 요구를 경영에 반영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 델은 공통의 관심사와 배경을 지닌 임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ERG5)를 활성화해 조직 내 다양성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셋째, 기업 가치는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한 CEO의 행동은 즉각적이고 단호하며 문제의 본질을 짚어야 한다. 최근 구성원 행동주의 사례를 보면, 직장
내 윤리 문제뿐 아니라 환경, 인권 등 사회-정치적 문제도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의사결정이 기존에 추구해 오던 가치와 괴리될 때 직원들은 가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따라서 경영진은 과거보다 더 높은 기준의 윤리성과 투명성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기업의 가치를 직원들과 공감하고 실천해야 한다.
예컨대, 펩시코Pepsico는
전임 CEO인 인드라 누이 시기부터 '목적 있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 PwP'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PwP의 핵심은 환경 보호, 고객 가치, 임직원 웰빙을 재무적인 목표와 동등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PwP의
실천 결과, 펩시코는 제품과 생산 공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동시에 순매출은 80% 성장했으며 주가 수익률도 업계와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등 재무적 성과도 달성했다. 이러한 펩시코의 혁신은 CEO가
중심이 되어 보다 높은 수준의 기업의 가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한 좋은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1) 액티비즘Activism은 원래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중의 집단적 행동을 의미했으나 최근 기업 내에서도 유사한 행동양식이 표출되면서 Employee
Activism, 즉 구성원 행동주의로 알려지기 시작함.
2)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1534세대가치관조사>, 2019. 11
3) 구성원 설문조사에 포함된 주관식
응답뿐만 아니라, 사내 게시글, 게시물에 대한 댓글 등을
포함해 구성원들이 회사나 정책, 제도, 회사 생활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분석함.
4) ERG(EmployeeResourceGroup)는 성별, 출신배경, 취미나
공통관심사 등으로 연결된 사내 커뮤니티로서 멘토링, 자원봉사, 네트워킹, 리더십 개발, 지역사회 참여 등의 역할을 자율적으로 수행함.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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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확보를 위한 기업의 주요 차별점
정태희 리박스 컨설팅 대표 / 교육공학 박사오늘날의 치열한 인재 확보 전쟁에서 직원경험은 기업의 주요 차별점이 되고 있다. 최초 지원과 인터뷰 과정부터 합류, 채용, 경력 개발, 퇴직까지 직원을 위한 긍정적이고 유용한 여정을 제공하는 기업은 참여, 문화, 사기, 유지에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갖는다. 하지만 반대로 직원경험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좋은 직원경험을 설계하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개선책을 찾아나가야 한다.직원경험을 개선하는 방법첫째, 직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하라. 관리 또는 HR 부서에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또한 긍정적인 직원경험이 부서별로 다를 수 있고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가장 먼저 직원들의 필요를 묻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각각의 터치포인트에서 적절하게 측정하라. 참여, 사기, 유지, 협업은 모두 직원경험을 측정하는 탄탄한 지표다. 내부 설문조사, 익명의 피드백, 포괄적인 인터뷰, 퇴사 인터뷰 등은 어디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기술로 지원하라. AI와 머신 러닝, 챗봇, 자동화된 셀프 서비스 같은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은 직원경험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HR 설계 및 우수한 직원경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디지털 및 모바일 도구가 많이 출시됐다. Flow, Slack, Google G-suit, Trello와 같이 생산성과 협업을 위한 앱도 많이 사용되고, BetterWorks, Workboard 등과 같은 성과관리 제품도 있다. 다양한 웰빙과 직원의 서비스 플랫폼들도 효과적으로 직원경험을 지원한다. IT 서비스와 도구들을 활용함으로써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하여 사람에게 더 많이 재투자할 수 있다.넷째, 뛰어난 직원경험을 가진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하라. 일부 기업은 이미 완벽하게 '훌륭한 직원경험'이 있으며 입소문은 나기 마련이다. 성공 사례들을 벤치마킹 해 우리 조직에 맞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직원경험을 추진한 몇 가지 해외 성공사례들이 있다. 각 조직이 직원경험을 시작한 동기와 실천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직원존중의 마인드셋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직원경험 여정을 설계하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성공적으로 직원경험을 실행하는 기업에어비앤비 : 핵심가치 보존과 총체적 직원경험 설계에어비앤비는 채용 면접에서 기술/기능 인터뷰 후, 핵심가치 인터뷰를 실시한다. 면접관은 지원자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면접자가 에어비앤비에 합류하려는 이유와 에어비앤비의 가치관과 어떻게 부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HR에 국한되지 않고 직원경험과 관련된 부서의 사람들을 모아서 팀을 구성해, 총체적인 직원경험을 설계했다. End-to-End의 총체적인 직원 여정으로서 직원의 모든 터치포인트를 조직의 문제와 연관지었다. 접객 서비스 업계에서는 전례 없이 전 직원에게 1년의 마지막 2주 간 휴가를 주고, 배우자 또는 자녀와 사별한 직원들에게 20일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단기적인 조직의 이익보다는 개별화된 직원에 집중해 직원 개개인의 터치포인트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어비앤비는 초기에 직원경험이 어떠한 것이라는 전문적 지식과 편견이 없었기 때문에 프레임과 방식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미 설계된 경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자신들에게 맞는 직원경험을 설계한 모범 사례이다. 직원경험EX에서 인간경험HX으로 확장하라직원경험은 상향적이고 개인적이어야 하고, 고용주가 아닌 직원이 중심이어야 한다. 경험이 개인에 집중하면, 자신의 작업을 잘 수행하기 위해 충족시켜야 하는 모든 심리적 요구를 통합할 수 있다. 경험이 상향적이고, 개인적이어야 비로소 '인간 경험'에 집중할 수 있다.직장에서의 인간 경험은 직원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업무 프로세스를 넘어 업무 자체의 의미에 초점을 두어 직장에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인 질문을 목표로 한다.· 나는 나의 강점과 능력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 나는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존경하는 사람들과 협력하고 있습니까?· 내가 존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나는 존중받고 있습니까?· 나는 매일 최선을 다하기 위해 충분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까?·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받습니까?· 나는 왜 여기에 있습니까?진정한 인간 경험은 업무에 의미를 포함시키고, 모든 직원이 가장 긍정적이고 지원적이며 개인적인 방식으로 기여하는 경험이다. 직장에서의 의미는 최종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개인과 조직의 노력을 통해 창출된다. 의미는 직원들이 계속해서 더 나은 일을 하도록 동기부여하고, 성과와 차이를 만들도록 지원한다. 성공적인 직원경험 설계를 위한 HR의 역량 강화HR 자체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비즈니스 상황이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화함에 따라, HR의 역할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최종 목적은 HR을 '미래에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다. HR은 조직의 인식과 문화를 전체적으로 개편해 조직원이 자신의 목표와 역할을 인식하고 실행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조직 전체를 재설계함에 앞서 사일로(조직 부서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를 없애고, 조직에서 고객경험과 직원경험을 동일 선상에 놓아, 고객들만큼 직원도 중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시켜야 한다. 결국 직원경험 설계는 다함께 창조해야 한다. HR이 독자적으로 직원경험을 향상시킬 수 없다. 성공적인 직원경험을 설계하고 실행하려면, 마케팅, IT, 재무, 관리, 시설 등 전 영역의 협업이 필요하다. 직원경험을 공동 창조하고 추진하려는 경영진의 리더십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다.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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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환경에서 시도할 수 있는 조직문화 활동
유준희 조직문화 공작소, AIPU 대표 많은 조직문화 담당자들과 리더들이 비대면 상황에서 조직문화를 챙기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업무수행에서 물리적 제약이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회복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하니 조직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교육이나 프로그램 같은 모임은 고사하고 서로 대화하는 것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조직문화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도 사람들에게 조직문화는 '우리의 일과는
조금 떨어진 특별한 것'이거나 '다 같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어떤 것'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직문화는 우리가 일하는 일상에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고, 오히려 비대면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좋은 조직문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이전부터 말해왔듯이 조직문화란 조직구성원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과 조직,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과 믿음인 집단가정이 구성원의 행동패턴과 물리적 환경, 조직기능인 인공물과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집단가정은 조직구성원 간 주고받는 대화나 경험,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인 일상 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강화된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집단가정이 형성되고 강화되는 방법인 '일상 내 상호작용'이 비대면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오프라인 상에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하는 상호작용이 아직도 익숙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현재 상황에서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필자는 비대면 상황에서도
좋은 조직문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한 조직의 리더들과 구성원을 만났고, 이와 관련된 사례와
그 과정에서 나타난 좋은 변화를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재택근무에
대한 잘못된 집단가정을 탈피하라 A책임은 조직문화 담당자로, 도안을 그리는 디자이너와 이를 실제로 재현해
내는 기술직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에 대해 걱정을 안고 있었다. 이들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공간과 전문적인 도구, 리더의 지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최근 실시된 강제 순환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다들 흩어져 있으니 조직문화 활동 역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재택근무에
대한 잘못된 집단가정'이 떠올랐다.
# 관리 시스템이 개입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성실하게 일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내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일하기 어렵다. # 재택근무자를 위한 어떤 지침이나 지원이 상부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니 기다려야 한다.
이와 같은 생각들은 조직구성원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방해가 된다. 재택근무는 일하는 환경이 회사가 아닌 집일뿐이고, 환경과 시스템의
미비로 조직구성원들은 다소 불편함을 겪고 있을 뿐이며, 사실 그런 상황에서도 조직의 목적에 적합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고 수행하는 것은 사실 특별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실제로 이 조직의 리더들은 A책임이 걱정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지식의 학습이 필요하거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요구되는 업무를 분류해 재택근무 시에도 구성원들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 작업물에 여러 팀이 협업하며 교대근무를 할 때에는 자신들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문장으로만 작성된 인수인계서가 아닌 직접 그린 이미지를 포함한 인수인계서를 만들어 공유해 연계 업무도 원활히 진행했다. 2주 간의 짧고도 긴 순환 재택근무 기간을 경험한 리더들 중 특별히 큰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없었다.
비대면 상황에서의 업무 수행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을
떠올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언급한 사례처럼 어떤 상황이든 최선의 방법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들의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마저도 떠올리기 어렵다면 화상회의 툴을 사용해
조직구성원들이 함께 '업무상황에서 자극이 되었던 리더나 동료의 행동'이나 '과거 함께 경험한 성공 또는 실패 상황에서의 의미 있는 포인트'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화는 조직구성원들에게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더 나은 방안을 탐색하는 성장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우리는
서로 도움이 되는 유능한 존재, 우리는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좋은 집단가정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사람들은 조직문화를 어떤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이러한 대화 또한 좋은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방법인 것이다.
화상회의
툴로 캐주얼한 대화를 이끌어라 B상무는 올해 구성된 신생 조직의 최상위 리더로, 조직의 팀 중 다수의
팀은 수도권의 본사에, 1개 팀은 지방도시에 위치해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B상무는 팀장 이하 리더들에게 소규모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각별히 유지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으나, 정작 물리적 거리와 이동의 제약이 큰 상황에서 자신의 리더십
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신생 조직이니만큼 리더 간 소통을 활성화
해 조직 응집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전사 방침으로 회의는 오직 화상으로만 진행되고 있고 회식과 같은
대면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이에 필자는 화상회의 툴 사용을 권하며 회의를 포함한 조직 내 대화의 방식을 좀 더 캐주얼하게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다. B상무는 시공간 제한 없이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고직급자의 갑질처럼 보일 것을 걱정했는데, 그동안 이 조직에서 진행되는 회의가 얼마나 격식을 갖춘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일하며 겪는 대화 상황은 주요 안건 회의처럼 모두가 집중해 상대의 생각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공식적 상황뿐만 아니라, 일에 대해 자유롭게 잡담하고 가벼운 대화로 친밀도를 높이는 비공식적인 상황도
포함된다. 비대면 상황이 아니라 일반 사무실이라 가정했을 때, 조직의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안부를 묻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아주 짧게 묻는 것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또, 지방에 있는 소조직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조직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사람들은 자신과 자주 상호작용
하는 대상을 공동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한 정기적 회의나 회식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상호작용하는 경우 서로를 같은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는 공동체라기보다는 단순한 업무적-거래적
관계로만 인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추후 B상무를 만났을 때 그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결과를 공유해 주었다. 필자와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B상무는 메신저로 자신의 리더십팀에게
화상회의 초대장을 공유했고, 30분 후 하위 리더들과 화상으로 비공식적 회의를 진행했다. 누군가는 툴을 사용하는데 서툴렀고, 평소 사무적인 이야기만 주고받던
사이라 자연스러운 대화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사무실에서, 누군가는 현장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참여했고, 조직 내의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에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B상무는 강조했다.
이 조직에서 화상회의 툴을 활용한 대화가 확대되고 일상이 되면 B상무는 이전보다 부담 없는
마음으로 짧은 시간 동안 구성원들을 케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리더의 이러한 노력은 조직 내에 '우리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목적을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좋은 가정을 형성하고 강화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변화를 준비하라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를 극복의 대상보다는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로만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이 시기가 지나면 이전과 동일한 일상을 다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사건 이후에는 변화가 따르기 마련이며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또 다른 일상이 만들어진 것만
같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부분의 조직들이 이번에 경험한 변화가 일의 본질이나 성격의 변화가 아닌,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과 방식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의
발전을 통한 시스템의 개선으로 추후 지속적으로 보완될 것이며, 소개한 바와 같이 현재에도 많은 조직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업무 환경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정말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19와 같은 거대한 사건 또는 사건으로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사소한
변화의 시작점을 매 순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익숙했던 업무 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 방법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변화를 통해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에만 머무르게 되고,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 또한 '불가능'과 '어려움'이라는 것에 그치게 될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강조되고 발현되어야만 하는
조직문화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며, 지속적으로
변화를 마주하게 되는 변화가 일상화된 시대에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인 것이다.
지속적
상호작용으로 조직 공동체성을 유지하라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재택근무도 길어지며 많은 직장인들이 감염에
대한 불안, 고용 유지에 대한 두려움, 활동 제약에 따른
무기력감을 호소하며 코로나 블루Blue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많은 기업에서 이를
예방 및 관리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장기 재택근무자들은 활용하는 단어의 수 감소, 상대방의 감정 파악에서의 어려움, 사회적 고립감 등 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이러한 문제점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상황에서도 비대면 소통을 통한 지속적 상호작용으로 조직의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 행동의 실천에는 거부감을 표현하거나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심지어는 '내가 이걸 어떻게 하나'라는 식의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기도 한다. 필자는
최근 한 미팅에서 '우리 조직은 보수적이어서 최근 3개월간의
재택근무 기간이 있었음에도 화상회의 툴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사례에서 B상무의 화상회의에 참여했던 조직 리더들은
동시간대 필자가 만났던 리더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가장 높은 연령과 보수적 태도를 보인 이들이었다. 즉, 변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아직
낯설고 어색한 상황을 깨뜨리려는 첫 시도와 일상으로 만들기 위한 반복적인 노력인 것이다.
필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이제까지 없었던 특별하고 새로운 것이 아닌, 이전부터
요구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동시에 발전시켜야 할 본질적인 일에서의 원칙임을 말하고 싶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순간마다, 그리고 각 조직과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현될 수도 있을
것이나 어떤 기준점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어떤 외부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조직문화를 만들고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20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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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담당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상시성과관리
박정영
CiT코칭연구소 대표 최근 기업의 HR담당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중 하나가 상시성과관리이다. 특히,
OKR(Objectives & Key Results)이 구글을 비롯해 성공적인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상시성과관리 방식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OKR을 도입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월별
피드백 데이, 주간 일대일 면담 등의 상시성과관리 방식을 도입한 기업들 역시 지속적인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에서는 성공적인 방식들이 왜 우리 기업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
MS, 구글, 인텔이 혁신하고 성과를 내는 것은 그들의 시스템만이 아니라 철학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개개인의 행복과 성장이 조직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믿는다. 바로
이 믿음에 상시성과관리의 핵심이 담겨 있다. 초개인화 시대가 되면서 그야말로 사람들People이 아닌 한 인간Humanbeing으로서의
개개인Individual이 소중해졌다. 그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일하고 얼마나 성장하고 있느냐 그 자체가 중요해진 것이다. 상시성과관리는 전통적인 성과관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판에서 작동 가능한 시스템이다. 즉, 기저에
흐르고 있는 인간중심의 철학 없이 각각의 프랙티스들만 들고 와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여기에서는 인간중심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상시성과관리를 ASMRTM로
정리해 제시하고자 한다.
Agile
Goal-Setting (애자일 목표수립)애자일 목표수립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기존의 KPI를 1/4의 기간으로 쪼개어 연간 4번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새로운 판의 중심축은 인간중심의 철학이다. 예를
들어 OKR에서의 목표는 개개인의 포부나 목적과 연계된 야심차고 열망이 담긴, 가슴 설레고 살아 숨쉬는 문샷 목표Moonshot Goal이다. '매출 00% 달성하는 000앱
개발하기'와 '고객이 화들짝 놀라서 하루종일 보고 싶은 000앱 개발하기' 중 OKR이
지향하는 Objective는 무엇일까? SMART의 기준이라면
전자가 더 좋은 목표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캐스캐이딩Cascading된
생명력 없는 목표일 가능성이 크다. OKR에서의 목표는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하고 개개인이 하고 싶은, 나의 목적성이 담긴 것이어야
한다.
애자일하다는 것은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수립되는 것만이 아니라 목표의 주체인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수립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순간 '그게 가능해? 조직에서 누가 그런 목표를 가질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사람과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기계화시켜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기계화된 사람에게서
주도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직원을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효율성의 패러다임에서 애자일 목표수립은
그저 이상일 뿐이다.
KPI 체제에서는 목표가 탑다운으로
내려오고 각 구성원의 목표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존재하지만, 상시성과관리에서는 조직의 목표와
개개인의 목표가 상호 소통이 되어 한 방향 정렬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다.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조직의 목표가 결정되고, 다시 구성원들은 조직의 목표를 보고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그리고 정말 중요하고 하고 싶은 일을 개인의 목표로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살아있는 목표는 수립된 문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OKR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간에 정성을 쏟는 일대일 면담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Simple
System (간단한 시스템)성과관리는 조직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고, 일상의 모든 활동은 대화로
구성된다. 따라서 상시로 성과관리 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대화를 담아 낼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경우 '기존'에 있던 리더와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고려하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만 치우칠 수 있다. 시스템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툴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기존의 성과관리 커뮤니케이션 툴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커뮤니케이션을 섬세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스템의 범위도 사전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상시성과관리의 어떤
부분을 시스템으로 담아 낼 것인가에 따라 상시코칭/일대일 면담을 촉진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리더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상시 관리하는 시스템, 협업을 관리하는
시스템, 구성원 개개인의 관점에서 자신의 성과를 관리하는 시스템(개인
포트폴리오 개념), 혹은 평가까지 포함해 전체 성과관리를 총괄하는 시스템 등을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개발 후에는 시스템의 기능과 목적에 대해서 조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 때 팀장들뿐만 아니라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목적에 대한 설명과 홍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1차 개발이 끝난 후 개발자들이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며 실행
단계에서 나오는 오류와 수정사항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면 짧은 시간 안에 현업 적용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시스템
역시 개발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사람이 중심인 것을 증명하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상시성과관리의 목적을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Meaningful
Conversation (의미 있는 대화)넷플릭스의 최고인재책임자 맥커드는 "기업의 성과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대화는 상시성과관리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리더와 구성원간의 의미 있는 대화란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를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일을 통해 기여하기 원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원한다는
기본적인 믿음이 없다면 이러한 대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조직 내의 대화 기회가 줄어들고 불안이 증폭되면서 정기적이고
빈번하고 상시적인 양질의 대화(Regular, Frequent, Continuous, Quality
Conversation)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서둘러
인텔의 1on1(일대일 면담)을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는 "1on1을
통해 90분의 시간을 투자하면 2주 혹은 80시간 이상의 업무향상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정기적인 1on1을 도입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찮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검증된 두 가지 원칙은 ① 정기적(격주)-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② 구성원이 1on1의 주제를 가지고 오는
것이다. 격주로 공식적인 대화를 해야만 급한 현업에 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행을 팔로우업하게 되고
그래야 구성원과 조직도 그 성과를 체험하고 1on1의 효과성을 느낄 수 있다. 한편, 구성원이 주제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리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고, 리더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구성원 입장에서는 정기적인 1on1이 견디기 힘든 시간이 된다.대화 주제는 '업무'로 국한하기보다 구성원이 원하면 어떠한 주제도 가능하도록 열어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구성원은 리더가 진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on1을 도입했던 국내 대기업의
어느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1on1 하기 직전에라도 반드시 주제를 문자로 보내도록 했다. 그 리더는 주제를 구성원이 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1on1을 초기에 도입할 때 1on1은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 구성원들의 권리라는 것을 리더도 구성원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정착시키기 어렵다.
1on1을 도입하는데 있어 또 다른
변수는 리더의 대화역량이다.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스킬(경청하기, 질문하기, 인정하기 등)도
중요하지만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개발하고 전개하는 역량이 필요하다.1on1을
모니터링하게 되면 리더들 대부분은 "그럼 장단점 파악하고 분석해서 보고서 작성해봐"로 마무리 하는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1on1을 할 때마다
새로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그 시간이 구성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의미 있는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대화가 되어야 하는데 리더의 대화역량은 몇 시간의 교육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Real-Time
Feedback (실시간 피드백) 사실 피드백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불편한 영역이다. 피드백이 본래 의미와
달리 지적질이나 질책을 가리키는 말로 오염됐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심지어 일부 조직에서는 평가결과
공유나 정기적인 면담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어, 실시간 피드백을 활성화하기 전에 반드시 우리 조직에서
'피드백'이 어떤 의미로 소통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올바로 고치기 위해서는 세게 한 대 쳐야 정신 차리지' 하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는 조직에서 상시성과관리의 방법론으로 피드백을 도입한다고 한들 성공할리 만무하다.
피드백의 본질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상시적으로 진전 상태Progress를
공유하는 대화이며,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나누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런
점에서 조직원들의 성공을 지향하는 상시성과관리의 핵심 요소로 볼 수 있다. 굳이 피드백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서로의 관점을 자유자재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된다.
2021-01-19